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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ㅣ 문학동네 시집 25
고재종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12월
평점 :
품절
누가 감히 서럽지 않겠습니까.
누가 감히 성성치 않겠습니까. 62
마당은 환하고 불혹은 눈앞이다. 46
1997년 전남 담양 고향에서 농사 짓는, 30대 후반의 시인이 화자이다.
다 죽어가는 농촌처럼 쓸쓸한 할매들이 눈에 밟힌다.
“칠십 평생 논밭을 박박 긴
우리 동네 남평할매 왈,
/나 죽걸랑 화장을 해주소
잿가룰랑 공중에 뿌려주소
사방에 훨훨 날아댕기며,
이 나라 산천경계
죄다 구경허고 말겄네“ 63 눈물
저물녘을 견디는 법
오무라졌던 분꽃이 다시 열릴 때 저 툇마루 끝에 식은 밥 한 덩이 앞에 놓고 앉아 혼자서 멀거니 식은 서천을 바라보는 노인이여! 당신, 어느 초여름날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것도 모르고 옆 논의 아제가 힐끔대는 것도 모르고 그 푸른 논두렁에서 그 초롱초롱한 아이에게 퉁퉁 불은 젖퉁이를 꺼내 물리는 걸 난 본 적이 있지요 당신, 그 薄暮 속의 글성거림에 나는 괜히 사무치어서 이렇게 추억 하나 꺼내봅니다 생은 추억으로 살 때도 있을 법해서 그만 죄로 갈 생각 한번 해본 거지요.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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