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현담 주해
한용운 지음, 서준섭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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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게’

“再三撈摝始應知 두 번 세 번 걸러 보아야 알게 된다“
구절에서 모르는 한자가 있어 찾아보니
‘撈’자가 건질 로이다. 물고기 잡는 것에 관련한 법률인 어로법(漁撈法)에 쓰이는 글자였다.
그런데, 撈의 세 번째 뜻이 ‘끙게’다. 끙게?
“『농업』 씨앗을 뿌린 뒤에 씨앗이 흙에 덮이게 하는 농기구. 가마니때기에 두 가닥의 줄을 매고 위에 뗏장을 놓고 끈다.”
듣도 보도 못한 말. 죽은말을 하나 만났다. 끄는 도구를 뜻하는 데서 만든 말일텐데 어쩌다 ‘끙’이 되고, ‘개’가 아니라 ‘게’가 되었을까.
그걸 알게 되고, 끙게를 만나거나 만드는 삶이 있을까. 두 번 세 번 걸러 본들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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