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에서 청색지시선 3
고운기 지음 / 청색종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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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몸에 병을 얻자
나에게는 소주 올린 밥상 대신 한가한 시간이 찾아왔다” 31


짙은 쓸쓸함
“도화지 한 장만한 삶인 것이다
넓이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면 그만이다
/33번 버스는 오지 않고
실은
지난 번 시장이 노선을 개편해 버렸다 한다
/시절은
한 사람의 생애는 그와 같은 것이다” 20

“나의 생애는
재미없는 일정으로 설계된 채 버리지 못한 계절” 33


그러나, 계속되는 것
“옛길은 새길에게 자리를 내주고 두렵지 않다
두렵다면 길이 아니다” 59

시작은 꽃


강릉 길 수로부인이
아니 부끄러워하며 받던

치히로가 아버지의 옛 마을로 갈 때
가슴에 살짝 품고 있던

시작은 꽃이다

그렇게 떠나는 길에 꽃이다
어떤 어려움이 반드시 닥칠 것이니
그럼
용궁에 잡혀가더라도, 귀신의 여관 아궁이에 불을 때더라도
두려움 없이 던져다오
네가 받은 꽃
지지 않고 살아날 꽃

시작하러 떠나는 길
우리는 무리로부터 떨어지는 법이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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