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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첫날처럼 ㅣ 문학동네 시인선 191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평점 :
툭 불거지는 회오.
“나는 오랫동안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르친 대로 살지 못했다” 16
갑작스러이 길을 잃고.
“내 나이 일흔여섯이다
이제 생각하니
나는 작고 못났다
그런데다가
성질도 못됐다
나무야
근데 내가 인자
어찌하면 좋을까” 14
‘무엇인가를 두고 온 것 같’은 산뜻하지 못한 노년의 나날이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걷는다. 온갖 것들과 교감하며 거닐고 감동한다. 위로를 건넨다.
”방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주우며 생각한다
누구나 다 견디지 못할
삶의 무게가 있다고
삶에는 예외가 없다고 그러나
어제보다 조금 더
날아간 꽃잎도 있다고“ 29
무겁지?
다 그래
그러니 조금 더 날아가자고
지금
누구나 길이 없는 산 아래 서 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사랑하게 될까. 어제는 가버렸고 내을은 오지 않았다. 불행을 붙잡고 앉아 있지 마라. 일어서자. 지금이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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