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을 만지다 작은숲시선 (사십편시선) 24
이면우 지음 / 작은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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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찾아보니 2018년에 이 시집을 읽고 이렇게 썼다.

“뭐랄까 내면으로 너무 침잠한달까. 모호하다. 또렷하지 못해 아쉬움. 감정을 지나치게 지움, 세월호 침몰을 배경으로 쓴 <고래의 눈물>마저 슬픔이나 분노가 1도 없음. 생기없는 무채색”

이전 시집들에 가득했던, 삶의 구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14년 만에 낸 시집인데, 그 사이 시인은 보일러공 생업을 유지하면서, 방통대를 거쳐 문창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래서일까. 시집 내내 당신을 호명하고 당신에게 얘기하고 당신을 노래한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의문문이 넘실대고 시의 끝을 그렇게 맺는 것도 잦다는 것.

잘 만든 증류주는 재료의 향이 알콜과 조화를 이룬다. 지나친 증류는 그저 순도 높은 에틸알콜에 이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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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1 0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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