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세계는 아직도 바다와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민음의 시 308
김경미 지음 / 민음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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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습니다.
경쾌인지 경박인지는 읽는 사람 취향에 달렸지요.

덤으로 김경미에 대해 알게 된 것
1. 작약을 좋아한다
2. 한때 잘나가는 청춘이었다
3. 사람 만나는 게 싫지만, 외롭다.

잡지를 펼치니 행복 취급한 사람들만 가득합니다
그 위험물 없이도 나는
여전히 나를 살아 있다고 간주하지만

당신의 세계는 어떤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오래도록 바라보는 바다를 취급하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소포는 오지 않고 - P12

밤비는 더욱 거세지고 우산은 없고
청춘 다 낭비하고
비에 젖은 맨몸 다 드러난 채
차비도 없이 걸어서 바다를 건너
그 나라 가야 하는 듯 - P23

내 인상착의가 내가 아니라고
내가 내 인상착의가 아니라고

내 인상착의를 어째야 할지 몰라서
비닐우산처럼 내던졌다가
다시 주워 들었다가

우연히 나를 잘못 만난 나처럼
갈 곳이 없었다 - P65

대답 없는 전화번호들
걸지 않았으므로 - P77

휩쓸리다


휩쓸려서 얼굴을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시간을 버린 적도 많았다

휩쓸려서 폐허라는 말을 사랑하고
포도나무 밑 그늘이란 말을 좋아해서
곤란했던 때도 있었다

신발을 구겨 신듯
성격에 휩쓸려
인간에게도 바다에게도 가지 못했다

후회에는 갔다

나 혼자 내 힘으로
매번 - P91

독일 여성 나탈리는 남편과 사별한 지 한 달됐는데
남편 사진을 지니고 다닌다
남편 얼굴이 잘 생각 안 나서 - P89

남자들은
고르랬다고 비싼 와인을 고르는 여자가 섭섭하고

여자들은
갈수록 허름한 모텔을 고르는 남자가 괘씸하고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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