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습니다.
경쾌인지 경박인지는 읽는 사람 취향에 달렸지요.
덤으로 김경미에 대해 알게 된 것
1. 작약을 좋아한다
2. 한때 잘나가는 청춘이었다
3. 사람 만나는 게 싫지만, 외롭다.
잡지를 펼치니 행복 취급한 사람들만 가득합니다 그 위험물 없이도 나는 여전히 나를 살아 있다고 간주하지만
당신의 세계는 어떤 빗소리와 작약을 취급하는지 오래도록 바라보는 바다를 취급하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소포는 오지 않고 - P12
밤비는 더욱 거세지고 우산은 없고 청춘 다 낭비하고 비에 젖은 맨몸 다 드러난 채 차비도 없이 걸어서 바다를 건너 그 나라 가야 하는 듯 - P23
내 인상착의가 내가 아니라고 내가 내 인상착의가 아니라고
내 인상착의를 어째야 할지 몰라서 비닐우산처럼 내던졌다가 다시 주워 들었다가
우연히 나를 잘못 만난 나처럼 갈 곳이 없었다 - P65
대답 없는 전화번호들 걸지 않았으므로 - P77
휩쓸리다
휩쓸려서 얼굴을 떨어뜨린 적이 있었다 시간을 버린 적도 많았다
휩쓸려서 폐허라는 말을 사랑하고 포도나무 밑 그늘이란 말을 좋아해서 곤란했던 때도 있었다
신발을 구겨 신듯 성격에 휩쓸려 인간에게도 바다에게도 가지 못했다
후회에는 갔다
나 혼자 내 힘으로 매번 - P91
독일 여성 나탈리는 남편과 사별한 지 한 달됐는데 남편 사진을 지니고 다닌다 남편 얼굴이 잘 생각 안 나서 - P89
남자들은 고르랬다고 비싼 와인을 고르는 여자가 섭섭하고
여자들은 갈수록 허름한 모텔을 고르는 남자가 괘씸하고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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