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말의 긴 팔 서정시학 서정시 112
문인수 지음 / 서정시학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짧은 시
묵직한 울림

통화중


그곳은 비 온다고?

이곳은 화창하다.

그대 슬픔 조금, 조금씩 마른다.

나는, 천천히 젖는다. - P20

어느 봄날


언덕 아래, 무심코 오줌을 누다가
이런, 매화 만발한 소리를 들었다. - P14

미완이다


어딜 멀리 갔다가 되돌아가는 길인가 보다.
인각사 돌부처 한 분이 천 년 비바람에 많이 닳았다.
거의, 한 덩어리 바위에 가깝다.

그 앞에서 찍은 내 독사진이 있다.
왕복 어디쯤서 만나 잠시 겹친 것일까, 들여다보니 둘 다 미완이다. 지쳐
돌아가는 길이 함께 적적, 막막할 뿐이다. - P58

위도 떠나며


멀어지는 것은 모두 날 붙드는 일말의 힘이 있다. 나는 왜,
뱃전 꽁무니에 붙어 까치발 드나
안 보이는 쪽으로 길게 목을 빼나
멀어지는 것은 모두 내가 놓쳐버리는 간발의 손끝이 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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