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말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 P81
피워올리는 거다 무너지고 끊기고 곤두박질쳐도 잊지 마라 목숨에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피워올리는 거다 돌아보지 마라 뉘우침도 병이 된다 거리낌이 없다면 반성도 하지 마라 - P49
너와 나의 관계에도 아침에 먹은 밥상 위에도 국가의 질서가 고스란히 박혀 있다 지배와 착취의 질서가 고스란히 박혀 있다 부분이라고 전체보다 작은 것이 아니다 - P23
도시는 달을 끄고 불을 밝혀 낮을 연장시킨다 언제 달을 봤던가 달은 정전돼 있었다 - P29
노동은 다시 우리의 피와 땀으로부터 분리되었다 노동이 우리를 이겼다 우리의 생애를 노동에 실어 건너가지 못했다 노동은 거대한 기관, 그것을 움직여 갈 힘은 우리의 피와 땀 그러냐 얘기치 못한 생애의 문제에 부닥친다 노동의 결과가 우리를 버린 것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다만 힘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가 생애의 문제를 끌고 가는 길과 인간 자체의 문제를 끌고 가는 길 위에 있다 다시 어둠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힘의 문제만이 아니다 - P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