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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ㅣ 창비시선 16
정희성 지음 / 창비 / 1978년 11월
평점 :
선동
그 불온의 냄새.
그러나, 부추겨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없는 데가 있던가.
놀러 가자
술 먹자
널 사랑해
정의사회 구현
불신 지옥
심지어 해탈까지
다 자기가 가진 뭔가를 상대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70년대 중후반. 벌써 아득한 때
정희성은 외쳤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그 길은 어디 있나
공사판서 죽어 온 아들은 죽은 아들 터진 물꼬는 터진 물꼬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면 풀잎은 저희끼리 흔들릴 뿐이다 - P59
아들아, 행여 가난에 주눅 들지 말고 미운 놈 미워할 줄 알고 부디 네 불행을 운명으로 알지 마라 가난하고 떳떳하게 사는 이웃과 네가 언제나 한몸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힘임을 잊지 말고 그들이 네 나라임을 잊지 말아라 아직도 돌을 들고 피 흘리는 내 아들아 - P39
저녁 무렵, 박수갈채로 날아오르는 저 비둘기떼 깃치는 소리 들으며 나는 침침한 지하도 입구에 서서 어디론가 끝없이 사라지는 사람들을 본다 건너편 호텔 앞에는 몇 대의 자동차 길에는 굶주린 사람 하나 쓰러져 화단의 진달래가 더욱 붉다. - P27
이곳에 살기 위하여 너는 죽어 땅이 되는가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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