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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 대한 반성문 ㅣ 시와시학사 시인선 13
복효근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복효근은 참 따뜻하다.
힘없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 많다.
이 시집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인데, 뭔가를 깨달았을 때, 건네는 방식이 아직 노골적인 시(마침 그는 교사라고 하던데, 교훈적인 방식)가 거슬린다. 그렇지만,
숨고 포장하고 흐리는 짓 없이
자신과 삶과 주변을 잔잔히 이야기한다.
저 염소에게 가서 댁의 성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봐야 되겠다. - P22
상응
왕버드나무는 제 옷 다 벗어 제 그늘 아래 홑것들 죄 덮어주고 지난 봄 눈맞추던 어린 버들치 안쓰러워 물 속에도 몇 잎 뿌려주고 - P40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 같이는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되나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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