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이 저렇듯 타오른다면

가으내 단풍구경을 다녔다
단풍잎만 단풍이 아니다
물드는 건 다 단풍이다
정년퇴임한 가을이 산마다 곱다

얼레덜레 물들던 산그늘이
알록달록 수런거리던 산자락이
골짜기마다 마침내 울긋불긋 타오르거니
새 울음소리 눈물 없듯
골짜기들 타올라도 연기 없거니

막판이 저렇듯 타오른다면
사람살이 얼마나 아름다우랴
타오르는 골짜기들이
소리도 눈물도 연기도 없이
막판의 가슴을 훑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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