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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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 것일까?

속세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신이 본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동물과 인간이 차이 나는 부분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는 우리는 형이상학을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본연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래로부터 많은 철학자와 현인들이 고민하고 고민해서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이것은 필설로 형용하기 쉽지 않으므로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이 책 <<이언의 철학 여행>>은 열네 살 어린 소년과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 정의되지 않은 신비한 노인의 지적 모험을 그린 독특한 구조의 소설 작품으로 우리가 평상시 궁금해했던 형이상학의 여러 가지 논제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철학서이다.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식, 과학, 참과 거짓, 신, 악, 자유의지, 논리, 윤리와 도덕 등 다양한 13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세계 철학사를 장식했던 153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철학적 잠언들을 인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요점은, 보이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야. 말하자면 우리의 감각이 실재를 결정하는 적당한 도구는 아니라는 거지. 단지 실재처럼 보일 뿐이라는 거야.... 따라서 감각에 의존해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져서는 안 돼. 무엇인가를 안다는 건 어느 정도 확신한다든가, 그럴 것 같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우리는 존재에 대한 지식을 원해. 하지만 그러한 의미의 지식은 불가능해. 조금 전에 감각을 통해서는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잖니."

>> 사람이 무엇인가를 믿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 눈으로 사실을 볼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눈에 보이면 믿을 수 있을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감각들도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시각만 해도 그렇다. 인터넷에서 착시 현상 사진으로 검색하면 우리 눈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는 사진과 그림들로 가득하다. 보지 못하는 것들을 믿는 것이 더 높은 차원의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네가 더 이상 완벽해질 수 없는 완벽한 존재를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 존재는 존재해야만 해. 이러한 존재를 우리는 신이라고 부르지. 너도 알다시피 신은 정의상 콘 아이스크림과는 달라. 완벽한 존재는 더 이상 좋아질 수가 없어.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거야. 완벽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야. 존재하지 않는다면 더 좋아질 수 있는 조건이 남아 있는 것이고, 따라서 완벽할 수가 없어. 하지만 신은 완벽하기 때문에 존재해야만 할 거야."

>> 과학의 발달은 우주의 기원까지 연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우주가 빅뱅 이전 한 점(특이점)을 이뤘을 때 그 한 점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스스로? 아니면 신이라 불리는 누군가에 의해?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만큼의 신이 있고 한편으로는 무신론자도 있다. 신이 없다고 하기에는 세상에는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자연의 법칙들이 있고 신이 있다고 하기에는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무질서와 불평등과 악이 존재한다. 삶이 다하는 날 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있을까?


"먼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다음에는 명예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거야. 마지막 욕망, 즉 욕망하지 않겠다는 욕망이 남을 때까지 네 모든 욕망을 차례로 버리도록 해라. 마지막 욕망마저 버리면 네게는 어떤 욕망도 남지 않을 거야. 두 번째는 그저 욕망을 없애다는 거다. 이유를 따지지 마. 그냥 하는 거야. 이건 힘들 거야. 하지만 일단 이루고 나면 네 자아는 사라지고 넌 열반에 들 수 있을 거다."

>> 7장 동양 사상 부분에 나오는 글귀이다. 이언과 노인뿐만 아니라 동양의 현자가 등장하여 주인공인 이언에게 도를 설파하는 장면이다. 동양 사상의 전형적인 선문답 형태의 글로 느껴진다. 욕망을 버리면 열반에 들 수 있고 도를 이룰 수 있다고 하지만 욕망을 버리려고 하는 생각 자체도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100개의 욕망을 버리는데 성공하고 욕망을 버리겠다는 욕망 단 하나만이 남았다고 했을 때 이 욕망은 욕망이 아닌 것일까? 아니면 버리기 지극히 쉬운 아주 작은 욕망인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나는 질문에 도리어 머리만 복잡해진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경지를 문자로 이해하고 문자로 물어 쓸려고 하기 때문에 도리어 생각의 폭만 좁아지는 느낌이다.


"나는 내가 진리라고 믿었던 것을 다시 되짚어 보면서 왜 그것들을 믿었는지 곰곰 생각해 보았다. 어떤 것은 그저 습관에 따른 것이었다. 왜 믿는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떤 것은 그렇다고 배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저 믿고 싶은 것도 많았다."

>> 인생을 살면서 지금껏 옳다고 생각했던 진리가 한순간에 진리가 아니라고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개인의 도덕 가치, 종교적인 신념, 사회적인 규범과 통념 속에서 우리는 당연히 그렇다는 듯 별다른 의심 없이 무엇인가를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과학의 발전이던, 사상의 발전이던 기존에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을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평상시 궁금했던 여러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에 대해 소설 형식의 접근과 함께 같은 페이지에 철학자들의 글귀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책 내용과 바로바로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특히 맘에 들었다. 다른 철학서들에 비해 쉬운 편이지만 한번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은 아니기에 틈틈이 계속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먹고살기 바쁜 세상, 거기다 코로나의 공포까지 더해진 복잡다단한 세상에 왜 철학적 사유까지 고민해야 되느냐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잠시 멈춘 이 시기에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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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강의 - 가치투자 아버지의 미공개 글모음
벤저민 그레이엄. 자넷 로위 지음, 박진곤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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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강의>> 4주 독파 챌린지 중 3주 차 서평이다.

이번 내용은 4부 투자전략을 다루고 있다.

◆ 1부: 비즈니스와 금융 윤리

- 과연 미국 기업은 청산가치보다도 못한 것일까?

- 자본주의의 윤리

◆ 2부: 주식과 주식시장

- 새로운 투기 현상에 대한 우려

- 증시의 경고: 전방 위험!

- 가치의 부활

- 주식의 미래

◆ 3부: 직업적 투자의 문제

- 과학적 증권분석의 길

- 주식매매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 대해

◆ 4부: 투자전략

- 증권분석의 문제점

◆ 5부: 상품 비축계획

- 국제 상품 비축 통화를 위한 제안

- 다중 상품 비축 계획의 개요

◆ 6부: 벤저민 그레이엄과의 인터뷰

-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

- 저평가 주식을 찾아내는 가장 간단한 방법

- 그레이엄과 보낸 한 시간

"최근 6년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검토하면서 우리는 주식시장이 과거의 경험에 입각해 움직였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주식시장은 올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다양한 증권들이 다양한 형태로 움직였다.... 기본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분석가는 과거 6년간 주식의 추이를 통해 그 요소들을 파악해야 한다. 하나는 지속성의 원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식시장에서 신뢰가 떨어지는 선택성의 원칙이다. 첫째, 지속성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증권시장은 영원히 탈선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궤도를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내가 말하고 싶은 두 번째는 선택성이다. 이는 분석가와 자문가들을 상당히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에 앞서 몇 주 전에 나는 많은 증권회사 자문가들이 '이제 시상이 지속적인 상승을 중단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고객들의 매수에 선택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사람들은 증권 가격의 변화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은 매우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이지만 역사는 이것이 극도로 왜곡되었음을 보여준다."

>>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듯이 주식 시장도 반복되는 패턴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은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주식을 시작했던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차트 분석을 함에 있어서 엘리어트 파동이론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사람의 심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주가도 어떤 규칙에 따라 파동을 그리면서 상승하거나 하락하므로 과거의 흔적(차트)을 분석하면 앞으로의 주가도 예측할 수도 있다는 차트 분석 기법 중의 하나이다. 이 지속성은 다른 말로는 관성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선택성 관점은 이익 전망이 긍정적인 종목을 고르면 시장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개념이지만 이러한 전망(분명하다고 생각했던)이 때로는 틀릴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회사의 장기 전망이 별로 좋지 않다고 전망했던 종목이 당장 올해부터 턴어라운드 하여 시장에서 빛나는 종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망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투자자는 증권시장이 바닥 근처라고 느낄 때 투자하는 편이 더 좋다. 그리고 적절한 조건(사실상 매력적인 특수상황)에서 투자할 수 있다면 시장이 더 하락하고 여러분이 매수한 증권이 그 후에 더 하락하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 작년 3월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급락장을 떠올려 보자. 언론에서는 공포를 조장하는 글만 있었고, 코스피 기준으로 주가지수는 1,000선 붕괴를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 1,400, 1,500 가까이 지수가 하락했을 때 매수에 뛰어들기가 과연 쉬울까? 여기에 가치 투자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자기가 생각했던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보면 투자의 절호의 기회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듯한 두려움 또한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분산투자, 적립식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무한하게 유망한 미래의 개념은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위험하다. 여러분은 가치가 있기를 바라는 만큼 그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그 증권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기 쉽다. 특히 더 위험한 것은 가끔 미래에 대한 예상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미래에 대해 두려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때 여러분의 포지션은 상당히 불리하다."

>> '확증 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 하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무시해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도 동일한 맥락이다. 자신이 고르고 투자한 종목은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지기 쉬워진다. '조금만 있으면 오를 거야'라는 희망 고문 속에서 비자발적인 장기 투자로 흘러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종목을 선택하기 전이던, 선택한 후던 종목과 관련된 모든 정보-좋은 것, 나쁜 것 전부-를 제3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분석가들의 실제 활동과 관련지어 서로 다른 접근 방법을 간략히 살펴보자. 전통적인 접근 방법은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좋은 주식', 다시 말해 강한 주식, 강한 회사, 잘 정착한 회사, 우량회사를 찾는 방법이다. 그런 회사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전하게 살 수 있다.... 둘째는 이익이 성장할 전망이 장기 평균 이상인 회사를 찾는 방법이다. 보통 '성장주'라고 부른다. 셋째는 가까운 장래에 평균보다 나은 기업 활동이 예상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접근 방법인 현명한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증권분석가의 판단에 따라 시장이 낮은 수준에 있을 때마다 주식을 사는 방법이다. 둘째는 특수한 증권이나 개별 증권의 가격이 평가하거나 분석한 가치보다 아주 낮게 거래될 때마다 사는 방법이다."

>> 그레이엄이 얘기한 전통적인 접근 방법의 세 가지 관점은 굳이 분리해 놓긴 했지만 유사한 개념이라는 생각이다. 강한 회사, 우량한 회사는 말 그대로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이고 이는 곧 성장주일 가능성이 많다. 가까운 장래에 평균보다 나은 기업 활동의 의미도 이익의 증가 관점에서 앞의 얘기와 대동소이하다. 다른 접근 방법이 바로 '가치 투자' 방법이다. 그레이엄이 이를 '현명한 방법'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이채롭다. 그것은 그만큼 일반적인 방법이 아니고 소수만이 선택하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평가된 증권은 저가 증권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가 증권들은 고가 증권들에 비해 중요한 침체기에 더 큰 비율로 하락하기 쉽지요. 통계적으로 고점인 증권시장에서 저평가된 증권을 사는 것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몇 가지 기술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만약 시장이 너무 높다고 확신한다면 돈을 할인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현금이나 국채로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입니다. 그러나 다른 시기에(물론 대부분의 시기에) 저평가된 증권 분야는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분석가의 활동에도 적합합니다."

>> 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종목은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 종목이 저평가되어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요즘과 같이 주식시장이 활황 장세일 때는 그동안 주식 투자에 뛰어들지 않았던 사람까지 뛰어들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그럼에 따라 산업, 종목에 관계없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게 된다. 이런 장세 속에서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종목은 문자 그대로 값어치가 낮은 종목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종목은 하락 장세에서는 하방 경직성이 없어 다른 종목보다 낙폭이 더 클 가능성도 농후하다.

"나는 증권분석가들이 투기행위를 현명하게 다루려는 노력을 적극 환영한다. 전제조건은 계량적인 접근 방법이다. 모든 경우의 가능성을 계산하고 매매를 성공시킬 승산이 있다는 결론에 근거한다. 계산은 각각의 경우에 따라야 하며 수학적으로 정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절한 지식과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른바 '평균의 법칙'은 바로 그러한 상황에서 투기에 내재하는 많은 개별적인 좌절과 사소한 잘못 들을 수습할 것이다."

>>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감'으로 투자하는 것일 것이다. 이 종목은 감이 좋아서 오를 것 같고 거기에 투자해서 운이 좋아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투자의 횟수가 늘어나면 필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되 그레이엄이 얘기한 것처럼 계량적인 방법을 통해서 기업의 이익과 그 기업이 속한 산업군의 주가 배수, 그리고 이를 통해 목표 주가를 설정해 보는 등의 접근이 필요하다. 예측이 늘 정확할 수는 없겠지만 평균의 법칙을 적극 활용하여 예측한다면 예측의 실패율을 그나마 낮출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그레이엄이 살았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참으로 많다. 이 부분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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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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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사상(老莊思想)

문자 그대로 노자와 장자의 사상, 즉 철학을 얘기하는 것인데 학창 시절 처음 접하고 나도 모르게 끌렸던 기억이 난다. 예를 중시하는 유교사상은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답답하게 느껴졌고, 이에 반대하여 인위를 초월하는 자연의 도를 설파한 사상이 그때 한창 빠져 있었던 무협 소설과 자연스럽게 융화되어 훨씬 더 친근감 있게 다가왔다.

세월은 흘러 흘러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먹고살기 위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돈을 벌기 위해, 부자가 되기 위해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그동안의 삶 속에서 노장사상의 한 축인 장자의 비움 공부는 어떻게 다가올까?

이 책 <<장자의 비움 공부>>는 인문학자인 저자가 저서 '장자'를 읽고 느낀 점을 난해하게 풀어 나가기보다는 책을 읽는 대중과의 접점을 이룰 수 있도록 풀어쓴 책이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장자, 비움의 공부

2부: 장자, 비움의 통찰

3부: 장자, 비움의 창작

로 구성되어 있다.

욕망은 꿈과 같은 것

허유의 삶에 대한 태도

"숲속에 등지를 튼 뱁새에게 필요한 것은 숲 전체가 아니라 나뭇가지 하나이며, 두더지는 황하의 물을 마실 때 강물 전체가 아니라 자개 배를 채울 만큼만 마신다. '임금이시여 이제는 그만 돌아가십시오. 나는 천하를 가지고 할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허유'라는 사람은 고대 중국의 요임금 통치 시절의 현인이자 은자이다. 요임금이 말년에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자 하였으나 그는 한사코 거부하고 은거하게 된다. 권력과 부를 뜬구름처럼 여기고 자신의 분수를 알고 거기에 맞춰 안분지족의 삶을 살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무한 경쟁의 현대 사회에서 남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르고 남보다 더 많이 가지는 것은 오히려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다.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 되어 버렸다. 얻는 것이 있다면 반대 급부로 분명히 잃는 것이 있을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의 종착지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미리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깨달음은 말로 전할 수 없다

"제가 하는 일을 예로 들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수레바퀴를 너무 작게 깎으면 바퀴 집이 헐거워져 빨리 닳고, 반대로 너무 크게 깎으면 끼울 수조차 없습니다. 바퀴 집에 알맞게 깎는 기술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올바른 이치는 존재와 표현 사이에 있기 때문입니다. 신은 이러한 이치를 자식에게 깨우쳐 주지 못하여 일흔이 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습니다. 옛사람들도 깨달음을 다른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히 임금님께서 읽으시는 책을 하찮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니 '염화미소'의 고사가 떠오른다. 석가모니가 설교 중 연꽃을 드니 여러 제자 중 오직 가섭만이 그 뜻을 헤아리고 미소를 지었다는 얘기다. 깨달음, 진리라는 것은 결코 필설로 형용할 수 없으리라. 문자로만 쓰인 지식만을 얻고 마치 그 근원을 전부 파악한 것처럼 얘기하는 '사이비'도 주의해야 하고, 지식만을 머리에 채운 채 행동하지 않는 배움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나를 가꾸고, 능력 없는 것에 주목하라

"산의 나무는 스스로 자라 베어지게 되고, 기름불은 스스로 타버린다. 육계는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리고, 옻나무는 옻을 쓸 수 있는 것이어서 껍질이 벗겨진다. 사람들은 모두 쓸데 있는 것의 쓰임을 알지만 쓸데없는 것의 쓰임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도다."

현대 사회는 자기 PR의 시대이다. 능력이 있든 없든 간에 자신의 장점을 잘 포장하여 남에게 드러냄으로써 쓰일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쓰임이 곧 경쟁력인 시대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할 수도 있는 것을 장자는 남이 보지 않는, 보지 못하는 반대편을 보았다. 능력을 드러냄으로써 도리어 생명이 짧아지는 것. 그 실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장자는 도리어 답답해한 것이다. 회사나 조직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남들보다 먼저 승진하며 승승장구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수가 어느 날 갑자기 그 쓰임새를 다하곤 조용하고 쓸쓸히 사라지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자신의 능력이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 장자의 가르침일 것이다.

도는 세상일에 초연해지는 것이다

"황제가 말하였다. 생각도 없고 걱정도 없어야만 비로소 도를 알게 된다. 처신하는 곳도 없고 행하는 것도 없어야만 비로소 도에 편안히 지내게 된다. 따르는 것도 없고 가는 길도 없어야만 비로소 도를 얻게 된다."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은 것이 바로 요즘 현대인의 삶이다. 이런 치열한 삶 속에서 장자가 얘기하는 '도'가 공염불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세상일에서 벗어나라는 얘기는 속세를 벗어나 요즘 유행하는 모 프로처럼 '자연인'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속세에서 생활하며 세상일에 초연하며 번뇌 없이 지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학창 시절부터 가졌던 이 '도'의 아주 작은 끝자락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은 아직까지 변함이 없지만 속세에 물들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과학과 물질문명의 극치를 보여주는 21세기 현대 문명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작년 초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작디작은 바이러스가 전 인류의 이러한 행보에 급제동을 걸어 버렸다. 자연을 거스르고 인성에 역행하는 이러한 모습에 하늘이 주는 엄중한 경고가 아닐까? 앞만 보고 달려온,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현대인들은 수 천 년 전 장자가 던진 비움의 메시지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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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을 위한 부동산 가치투자 : 주택편
이병훈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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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치 투자.

가치 투자라 하면 가장 먼저 주식, 워런 버핏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과 가치 투자라는 조합의 제목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가치 투자라 하면 주식 종목의 내재 가치를 파악하여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낮은 종목을 매수하여 주가가 내재 가치보다 상승하였을 때 매도하여 이익을 취하는 투자전략이다. 같은 관점으로 이 전략은 부동산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나와 있는 저자의 약력이 자세하지 않지만 나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직장 생활과 부동산 투자를 병행하며 목표인 '경제적 자유'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무엇을 했었나? 동일한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저자와 같은 치열함이 있었나 되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다.



누구나 돈을 벌기 위한 자신의 방법을 '투기'가 아닌 '투자'로 표현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투자가 아니고 투기에 가까운 경우이다. 이익을 취한다는 면에서 투기와 투자는 같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는 '공부하고 분석하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고, 투기는 'Speculation'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처럼 '어림짐작, 추측을 통하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불확실한 것'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요행으로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닌 경우가 많다. 모든 재테크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공부한 분야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의 영원한 진리인 '저가매수-고가매도'를 통한 수익 창출 방법이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현재의 내재 가치이다. 그리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현재 시장에서의 거래가이다. 부동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현재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면(수요가 적으면) 내재 가치보다 실거래가가 낮게 형성이 된다. 둘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안전 마진'이 크다고 할 수 있고 그만큼 투자의 리스크가 적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러다 시장의 주목을 받아 가치보다 높은 거래가를 형성했을 때 매도하여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므로 조사와 분석을 통하여 냉철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인내의 시간을 감내할 수 있는 끈기도 생길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를 생각해 보자. 그 물건을 쓰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 인터넷 상품평을 통해서 그 물건의 장점과 단점, 특징, 가성비 등을 파악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구매하기에 적절한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번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최저가 상품을 검색하게 된다. 결코 간단한 절차는 아니다.

반면에 투자를 생각해 보자. 과연 물건을 살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자문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번 주변 사람과 분위기에 휩쓸려 부화뇌동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투자라는 것은 결국 사업을 한다는 것이고 투자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 자기만의 사업을 영위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렇게 선뜻 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부동산 투자를 위한 실전 활용서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부동산 투자를 시작함에 있어서 필요한 이론적인 바탕 및 투자 마인드, 조사 및 의사 결정 등 투자의 기본 중의 기본을 다룬 입문서이다. 특히 부동산을 주식의 가치 투자 개념과 결합하여 설명한 부분이 이채로웠다. 결론은 역시 '공부'다. 쉽게 돈을 벌려고 하면 쉽게 돈을 잃는 법이다. 현재 주식과 부동산이 폭등하여 여기저기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화뇌동하지 말고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금이 아니면 어떤가? 투자 기회는 항상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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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는 재테크 - 돈 좀 모아볼까?
김경환 지음 / 가디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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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요즘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일 것이다. 다들 재테크를 통해 부자가 되길 원하지만 쉽지가 않다.

서점의 재테크 코너에는 책들이 넘쳐 나지만 초보자가 접근하기 쉬운 난이도의 책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 <<따라하는 재테크>>는 현업에서 재무 컨설팅을 진행하는 회계사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책이다.


저자는 재테크의 성공 비결은 다이어트의 성공 비결과 같다고 얘기하고 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비유라는 생각이다.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나의 기초 대사량을 먼저 확인한 후 칼로리 섭취량을 기초 대사량 이하로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동일한 맥락을 재테크에 대입시켜 보면 현재의 소비(지출)를 확인 후 소비금액의 상한선을 정하고 소비를 그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다른 한 축은 운동을 통해 소모 칼로리양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이다. 재테크의 관점에서는 저축(절약)과 투자를 통해 현재 나의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다이어트도 새해 소원의 단골 메뉴이듯 그 난이도도 재테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소비생활 꿀팁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현재의 소비를 파악하기 위한 카드 내역 살펴보기로 시작하여 일상 생활에서 무심코 돈이 샐 수 있는 교통비, 통신비, 공과금, 교육비, 품위유지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꿀팁을 아낌없이 알려주고 있다.

Part2부터는 본격적으로 저축과 투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예적금부터 CMA로 시작하여 펀드, 주식, P2P 투자, 변액 보험을 거쳐 리스크가 높은 위험 투자인 암호화폐, 비상장 주식 및 개발도상국 주식까지 소개하고 있다. 빠지면 섭섭할 부동산 관련 내용으로는 주택청약과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는 부동산 경매를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은퇴 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연금보험과 타겟 데이트 펀드(TDF)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Part3는 재무 컨설팅을 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재테크를 하고 있는지의 내용과 사례를 공유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재테크 초보인 재린이를 위한 책이다 보니 깊이 있는 내용까지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사회생활을 갓 시작하여 어떻게 돈을 모으고 불려 나갈지 고민하는 2030 세대들에게는 소비를 포함하여 재테크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에 큰 흐름 속에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울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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