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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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녀 처지로는 결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는데도,

갑자기 구름 사이로 '와타나베 미츠'라는 이름이 한 줄기 빛으로 내려와 사나에를 밝게 비쳤다.

그 빛은 밋짱 언니였을까?

 

이 책은 저자 오노 마사쓰구가 태어난 일본 큐슈지역 오이타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코 가볍지 않은, 그렇다고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무겁지 않은...

 

사나에의 아버지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융통성이 없는 교사였으며,

오이타현에서 가까이 있는 흑섬. 그리고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문섬에 대한 그리움을 품게 만든

그 어머니 그리고 오이타현의 작은 울타리 안에서의 여러 사람들 그 살아가는 방법들을 들여다보는

기회도 생긴다. 그리고 그들이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방법까지도.

각자의 삶의 언어로 표현하고 그 무게를 어떻게 승화시켜가는지, 그리고 그 무게를 어떻게 이겨가는지

그들에게 어떠한 빛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보도록 그렇게 줄거리는 이어진다.

 

누가 누구랄것도 없이 잔잔한 미소 속 뒤에는 깊은 한숨이 도사리고 있는 그 모습이

어느 순간 꺽여져 버릴까봐 노심초사 걱정이 들기도 하였지만, 결코 그들을 슬픔으로 누르지는 못한다.

 

그건, 그 힘은 도대체 무엇일지...

 

밋짱언니가, 그녀의 몬트리올 교회에서의 기도때문이었을까?

밋짱 언니는 정말 사나에의 정신적인 기둥이요 빛이 되었던 근거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녀들을 바로 세우고, 그 주변인들을 바로 세웠던 것은 기도때문이라고. 그렇게 오래 기도한 덕분이라고

그렇게 말해야 할지.

 

책 속의 글귀들을 읽어보면 흡사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단순하게 그것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그 무엇이 그들, 그들의 마음속에는 존재하는듯하다.

 

우리는 그 힘을 그 빛줄기를 찾아가는 여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삶에 이정표는 때로는 어느 누군가가 되기도 한다. 사나에에게 밋짱언니가 삶의 빛이요 이정표가 되었듯이.

캐빈에게 사나에가 빛이 되어야 하듯이.

 

 

 

발효와 부패사이.

생각 너머 언어의 표현은 참 색다르다.

일본 문화, 인본인들의 의식구조 그 생각의 구조 모양 색깔을 가늠하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이다.

아이가 잘못 되면, 옛 어른들은 자신의 죄때문이라고 말을했다.

근데, 사나에는 부패에서 발생한 독이 사나에의 몸을 통해 아들에게 전해지고 말았던건 아닐까.

그래서 캐빈에게 지렁이가 그렇게 많이 꿈틀대는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인들의 삶의 모습이 우리네것과 비슷한듯 하면서도 너무 다른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9년 전의 기도 속에는 '힘'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끊임없이 흘러간다.

2016.8.3.소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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