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갑과 을의 사회로 이분화되었다. 회사에서도 거래처간에 갑과을이 존재하고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갑과 을은 여전히 존재했다. 학교를 가도 갑과을은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사회의 어느 단면을 보더라도 갑과 을은 우리의 시야에서 항상 눈에 띄었다.

어느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갑과 을은 우리 곁을 맴돌고 있었다.

 

이 책은 옛날 우리 어렸을 적에 가난한 집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면 상류사회로 진출 할 수 있었던 그 가능성이 있었던 그 시대에 많이도 써먹었던,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을 비틀어 놓은 듯한 제목에서부터 '개천에서 용 나면 안된다'는 말로 우리 사회, 갑질 공화국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파헤쳐 놓은 책이다.

 

 

 

 

대한항공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한동안 들끓었던 갑질사회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던 사건. 모두가 알겠지만, 사건은 미국의 케네디공항에서부터 시작한다. 메뉴얼대로 응대를 하지 않는다고 소리지르는 오너가의 부사장. 그리고 메뉴얼대로 응대했다고 말하는 사무장과 허둥지둥 오너가의 부사장을 대하는 태도는 갑질사회에서 충만한 대우를 받던 이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며 고통이었나보다. 그리해서 허허벌판 이국의 공항에 버려진 박창진 사무장, 그가 그 곳에서 느꼈을 비참함, 모욕에 치를 떨어야 했던 그 시간들을 이 책을 읽으며너 감정이입이 되어 순간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인터넷에서 오르내릴때는 내일이 바빠서 그 감정에 동요되지 않았는데, 새삼스럽게 우리가 사는 사회가 그러한데 새삼스럽게 유난을 떠는가보다. 그런식으로 메마른 감정속에서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었는데, 책 속에서는 그러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결론은 박창진 사무장의 외로운 길, 내부고발자의 길을 응원하기로 했다.

 

부천의 모 백화점에서 주차알바하던 어느 청년에게 무릎까지 꿀리고 사과를 받았던 모녀사건이며 배달원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도록 하는 어떤 아파트들. 그리고 이제는 확실하게 자리잡은듯한 젊은 대학생들의 신입대학생들 군기 잡기 문화,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 있었던 경비아저씨의 안타까운 죽음.

 

"내가 누군지 알아?" 하면서 자신의 위치르 부각시키려고 하는 갑질을 하고자 하는 이들. 그들에게 손석희씨는 "당신은 누구시길래?"라고 도리어 물어보라고 했다는 말에 약간은 시원한 쓴 웃음이 밖으로 나간다.

 

조선시대보다 더한 계급사회? 맞다 우리는 조선시대보다 더한 계급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계급의 상위층으로 가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를 한다. 엄마의 지긋지긋한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어쩌면 잠결에도 들었을 사람들이 아마도 많을것이다. 이 사회가 계급사회가 더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운 이 계급사회가 점점 더 견고해지고, 비 정상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우리는 알았기에 우리의 자식들이 공부도 하지 않고 사회로 나가서 갑이 아닌 을로 살아야 할 때 얼마나 무릎을 꿇어야 하고, 굽신거려야 하는지를 눈으로 보지 않아도 뻔한 결과물이기에 어쩌면 그들의 인생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잔소리를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취업하지 못한 청춘들은 이제 이 사회에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청년들의 미래를 강바닥에 처박았다는 말로 이명박정권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4대강으로 22조 원을 쓰는 대신에 '청년경제' 혹은 "청년뉴딜'의 이름으로 4대강과는 다른 방식의 재정정책을 했더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과연 이대로 좋은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제발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자신들의 미래의 삶에 대해 더 고뇌하고 깊이있는 생각으로 그에 맞는 실천을 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사고방식은 출세해서 편하게 살자는 기존의 틀이 아니라, 출세한 나는 대단한 사람이고 나를 모르는 것은 대단히 무식한 자라는 것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그들의 사고방식, 자기네들끼리 개천에서 난 용의 갑질스러운 혜택을 받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용이 되겠다며 태야을 향해 계속 날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예 생가고차 하지 않은 채 관성과 타성에 따라 계속 나아간다면, 전쟁 같은 삶의 토대위에서 번성한 갑질 공화국 체제하에서 '지금 이대로'를 고수한다면, 그건 바로 '생각하지 않는 범죄'가 될 것이라고 아픈 충고를 날려준다. 강준만 교수는.

 

 

 

 

 

2015.6.12.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