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해부도감 - 가족 구성원의 감성과 소박한 일상을 건축에 고스란히 녹여내다 해부도감 시리즈
오시마 겐지 글.그림,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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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신들의 집 인테리어도 스스로 많이들 개성에 맞춰서 바꿔 나가고 있는 실정이며, 거기에다 집도 여러가지 모습으로 직접 설계하고 건축하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집에 대한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이다. 시골에서 중학교 학과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고 왔었나보다. 집에 도착해서는 숙제는 하지 않고 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나름대로 집의 모형을 그리고 집의 구조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몇날 몇일을 학교 갔다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었다. 부엌은 이곳에 안방은 저곳에 마루는 이곳 마당을 어떻게 꾸미느냐는 그 다음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었던 기억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는데 서울에서 빼곡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 속에서도 나름대로 인테리어도 고쳐보고 수선도 해보고 바꿔보기도 하고 그렇게 나름의 주거공간에 대한 애착을 그렇게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주하게 되는 신문 내용들 속에서 어떤 전원주택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졌는지 등등을 바라볼 때에 내 깊은 속에서 꾸물꾸물 그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었다. 그렇게 내 집에 대한 애착은 다시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었나보다.

 

'집짓기 해부도감' 이라 해서 거창하게 수학이 들어가 있는 그런 건축학적 이미지로만 먼저 생각하게 되었지만, 그보다는 요리 레시피처럼 이 책도 '집짓기 페시피'가 빼곡하게 그것도 실례로만 구성되어 있다. 마치 도감처럼 어디서부터 읽어도 상관이 없다.

 

얼마전에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갈 일이 있었는데, 주방에 비치는 조망용 창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부엌이 아일랜드 부엌이었는데 그것도 갖고 싶은 순위에 속하였지만, 그래도 좀 된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예전의 명성에 전혀 뒤쳐지지 않을 그런 구조를 바라보고 역시 앞을 내다보는 시공사의 설계가 두드러져 보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만나는 부엌의 모습 속에서 그 모습을 발견하게 될줄이야.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기본 틀을 제공해주고 있기때문이다. 집안의 집의 얼굴을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해서 정리되는 집의 비밀 그리고 세세한 부분을 빈틈없이 즐길 수 있도록 아주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굳이 지금 당장 내 집을 짓지 않아도,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필요할 여러가지 정리법등이나 현관이나 발코니 세면실이나 옷장등을 바꾸기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 있어서 따라해보기만 해도 수월할듯하다.

 

소리대책과 습기대책에서부터 방범과 피난대책까지 아주 아주 세밀하게 나와 있는 것을 보니, 역시 전문가가 만든 책이라 뭔가 다르구나를 확연히 느끼게 된다. 하긴 이 책이 인테리어 책이 아니라 건축 전문가가 쓴 건축책이었다는 것을 잠시 잊은 모양이다.

 

건축이란것이 지붕만 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쾌적한 생활의 구조와 배치, 수납 정리와 무려 문고리까지 모두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2015.3.29.소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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