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 - KBS 김재원 아나운서가 히말라야에서 만난 삶의 민낯
김재원 지음 / 푸르메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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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호지의 <오래된 미래>에서 만났던 라다크는 인도 대륙의 북동부, 히말라야 산맥을 타고 앉은 잠무카슈미르 주의 라다크(Ladakh)는 작은 터키라고도 불리우는 인도, 히말라야, 티베트 모두를 느낄 수 있는 곳이며, 

티베트 방언을 쓰는 ‘라다키’들의 삶 속에서는 티베트의 문화와 풍속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1974년, 외부인에게 처음 개방된 이후 현대화를 맞이하는 라다크의 변화를 아쉬워했다. 그들의 삶은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그들에게 있는 삶이 교육이 되는 그들의 공동체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깊었다.

 

"우리 라다크 가요."

 

KBS 김재원 아나운서에 H 이 둘은 히말라야 라다크를 자전거로 리얼체험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펼쳐진다. 여행은 걱정의 연속이라는 말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기 힘들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을 특히나 완전히 낯선 곳에 대한, 특히나 해외여행에 경험이 있는 여행자들이면 여행이 걱정의 연속이라는 말에 조금은 동의를 할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여행을 완전히 마칠때까지 수많은 계획과 착오 그리고 새롭게 부딪히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동행자와의 의사충돌 그리고 여행계획에서 여행지에서의 모든 시간속에서의 의견충돌등과 보다 나은 여행을 위한 그 시간들속에서 고뇌하고 알찬여행으로 가꾸기 위해선 필수적인 고민이다. 하지만 걱정을 현실로 바꾸지 않고 풍선처럼 터뜨려 나가는 것이 여행기도 하다. 김재원 아나운서의 말처럼.

 

자전거은 은색이다. 정확히 말하면 회색, 더 정확히 말하면 쇠 색깔 그대로다. 딱히 모양 날 것도 없고, 옷 색깔 맞춰서 맵시도 낼 수 없는 그냥 자전거다. 그런 개성이라곤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는 그런 자전거를 타고 라다크를 달린다. '레'에서의 젊은 라다크여인 시링은 델리에서 시집온 도시 처녀였다. 시링의 노래 속 가사 "팔리시 팔리시 자나라이, 무체 초르키 무체 초르키." "팔리시 팔리시 자라나이, 무체 초르키 무체 초르키." 곡조는 단조웠고, 가사는 귀에 쏙 들어왔던 이 노래의 가사는 "이방인이여, 이방인이여, 떠나지 말아요. 오래 머물러요. 오래 머물러요." 가 울컥하게 만든다.

 

혼자 하는 여행은 성찰을 위한 것이라지만, 함께 하는 여행은 성찰을 갈등에 양보해야 한다. 발걸음의 주인은 여행자가 아니다. 여행자가 밟고 있는 땅과 그 땅을 덮고 있는 하늘이다. 그 땅과 하늘에 나를 맡기는 것이 참 여행이겠지. 김재원 아나운서의 깊이있는, 그 울림의 언어들을 만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 속 또 다른 울림이 여기 또 있으니, 상황에 순응하는 삶은 기다리는 삶이요, 그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시간의 항아리가 채워져 그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를 따르는 것이란다. 라다크에서의 촬영은 순탄치 않았으나 감사한 것은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고, 짜증 내는 사람도 없었으며, 화내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술 한잔 찾는 사람도 없었으니 이는 라다크의 순수함이 우리의 마음 밭을 갈아 엎어놓은 모양이라고 했다. 여행중에는 특히나 여러 명이 같이 하는 여행길에는 크고 작은 충돌이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라다크 여행길에서 어쩌면 사람과 사람과의 여행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일반 책들보다도 더 깨알같이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는 책 속 내용들에서 여행이라는 새로움, 그리고 <오래된 미래>에서 만났던 라다크를 더 정교하게 더 디테일하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컸던 책이다. 라다크의 민낯을 보는 그 디테일함이 돋보이는 부분이 되기도 하였지만, 김재원 아나운서의 그 깊은 생각들이 나에게로 오는 순간 순간들은 어설픈 여행기를 접했던 그 시간들을 보상받기에 충분했다.

 

김재원 아나운서의 글 중에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 옮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때문이란다.

한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실은 엄청난 일이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령 그 책이 보름간의 여행 후에 쓴 기행문일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맞다. 나는 이 책에서 김재원 아나운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의 일생을 만났다. 라다크라는 이름을 통해서..

책을 만남에 있어 이 생각은 이제 하나의 기준점이 될듯하다.

 

 

 

 

2015.2.28. 소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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