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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쏙! 세계 문학 148 - 《햄릿》부터 〈해리 포터〉까지, 일주일에 끝내는 세계 문학 여행 ㅣ 사고뭉치 8
카타리나 마렌홀츠 글, 박종대 옮김, 던 파리시 그림 / 탐 / 2014년 10월
평점 :

이 책을 옮긴이처럼 걸신들린 듯 허겁지겁 책을 읽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그때는 책의 깊은 맛을 알기보다는 책의 달달한 맛에 더 일끌렸지 않았을까, 그러다가 차츰 책의 단맛, 쓴맛, 씁쓰름한 맛들을 거치면서 식상하기도 하고, 재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그렇게 중단한 듯, 중단하지 않은 듯 그렇게 책을 곁에 두다가, 다시 조금씩 책의 깊은 맛에 조금씩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고는 싶었으나 어려운 책들이 대부분이라, 아니면 책을 고르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 책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이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옮긴이가 청소년기에 읽을 만한 책이 거의 없어 톨스토이나 도스토에프스키, 빅토르 위고, 셰익스피어처럼 이름만 들어도 뭔가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은 작품들을 많이 읽었듯이 우리들도, 아니 나도 그러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러한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읽기가 어려워,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책 속의 글들로 인해 마음의 부담감만 커지며 책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던 것들도 더러 있었는데 그런 책들을 지금 생각해보자면, 아니 이 책을 읽고나니 드는 생각으로는 그 시대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만을 읽으려 욕심낼 것이 아니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쯤 접해보았다면 어떠한 작가가 어려운, 난해한 글을 써내려갔더라도 충분히, 거뜬히 즐거움으로 감사함으로 읽어내려갔을것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무척이나 난해하고 어려운 책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만난 조이스라는 작가는 어려운 작품 쓰기를 즐겼다고 하는데,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이나 2년 뒤에 첫 장편 소설로 <젋은 예술가의 초상>이 출간했는데 디덜러스는 이 작품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는 작가의 옛 자아를 대변했다. 디덜러스, 즉 그리스 어로 다이달로스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뛰어난 장인으로, 크레타 섬의 미노스 왕을 위해 나쁜 괴물을 가둔 미궁을 만든 인물이다. 여튼 이러한 책들을 출간하게 되면서 조이스는 유명해지기 시작했으며 더는 친구들에게 돈을 구걸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미 톱스타였지만, 그의 책을 내는 것은 여전히 모험이었다고 하는 것은 그가 계약사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데다가 끊임없는 원고 교정으로 출판업자를 미치게 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그의 <피네간의 경야>는 그가 죽기 직전에야 완성했는데 지난 100년 동안 나온 작품 중에서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야기다운 이야기가 없을 뿐 아니라 새로 만들어 낸 단어가 수두룩하니 100가지나 되는 언어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동료 작가들조차 이 소설을 읽는 데 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에게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작품들을 썼을까?에 대해 물어봤을 때 "평론가들에게 300년 동안 일거기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참 글을 쓰는 작가들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는데 이런 작가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흥미롭지 않을수가 없다.
영화 대본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소설이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은 은둔형 외톨이 작가 샐린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짧고 굵게 보는 문학사나 가장 중요한 문학상들은 잠시 휴식시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책과 저자가 매치가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가 어떠한 성격이었으며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책 속의 어떠한 부분들이 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옮긴이의 의도대로 어려워 읽지 못하고 도전해보지도 못하는 고전에 쉽게 손을 내미는 순간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2014.11.06. 소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