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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보내는 편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림원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배우 김혜자 님의 추천서를 먼저 접한다.
그녀가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연극으로 공연하게 된 이유는 이 작품이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열살 오스카는 백혈병 환자이다. 항상 최선을 다해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애쓰는 의사의 마음도 잘 알고 있으며,
오스카는 다만 그러한 의사들의 최선을 비껴간 환자에 불과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실력이 없어서 그런것도 아니라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안다. 하지만 그 최선에 실패하고나서 차츰 죽음으로 가야만 하는 오스카에게 신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생각을 하듯이 김혜자님도 그러했다.
빨간 가운을 입고 있는 프로레슬러 선수인 장미할머니를 만나면서부터 오스카의 인생도 바뀌게 되는데.
하루를 10년으로 생각하고 살기로 하고 하느님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하는 장미할머니의 제안에 기꺼이 승낙하는데.
열살에 하루밤을 지나 스므살이 되고 또 하루를 보내고 서른살이 되고 마흔살 그리고 부부의 정과 삶의 여유까지 느낄 수 있는 50을 먹고
110살이 되어가는 그 날까지 오스카는 충실하게 하느님에게 편지를 써내려가면서 스스로 하느님에게 질문했던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알아가게 된다.
삶은 그저 주어졌으니 살아가는 거라고...또는 어떤 이는 그렇기에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고...그러다가 삶이 주는 의미도 생각하지 못한체로 삶이 그저 버거운 존재로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무겁게 보내버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오스카는 말한다. 삶은...이 세상에서의 삶은 왜 불공평하느냐가 아니라 잠시 빌린것이라고 신에게 잠시 빌린 이 세상을 보다 알차게 보내려 하는 오스카. 죽음이 두렵지 않은 오스카. 오히려 남은 이들을 더 배려하고 떠나는 오스카의 모습은 이미 열살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페기 블루와 만 60세까지 지냈으니 더더욱...
"죄송해요. 난 엄마랑 아빠도 언젠가 죽는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요." (본문 98페이지)
"그렇지. 네가 먼저 죽지. 하지만 먼저 죽는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들을 모른 척해도 되는 거냐? 무시해도 되는 거냐고." (본문 98페이지)
페기블루와 노년까지 지낸 오스카는 페기 블루랑 한평생을 했는데 떠난 페기 블루가 없으니 혼자라서, 대머리에다 침대에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늙는다는 건 추해요. 오늘은 하느님이 미워요. 라고 표현한다.
하느님이 세상 보는 비결을 가르쳐 준데로 매일 처음 본 느낌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것에 충실하게 실행에 옮겼던 오스카는 장미할머니처럼 백 살에 세상사람들이 모두 받은 선물인 삶을 처음엔 영원한 삶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너무 과대평가했다가 나중에는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긋지긋하다느니 너무 짧다느니 하면서 내동댕이치려고 한다는 사람들이 실은 삶이 선물받은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린 것이기에 아주 잘 써야 한다고 한다.
나도 백살쯤 먹으면 그제서야 깨달을까... 오스카는 백열살까지 일기를 썼다.
백살 먹은 장미할머니의 제안에 승낙하고 실행에 옮긴것을 아주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할테지...
2013.11.23 소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