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한 권의 책 안에는 수천 아니 수만권의 책이 들어 있었다.

 

입장과 관점이 분명했던 인문주의자 최성일님은 "읽기 위해 쓰고, 쓰기 위해 읽었다"고 자신의 삶을 규정했던 최성일님은 손을 씻고서야 책을 만져야 하는 게 저자에 대하 예의라고 생각했던 사람, 밑줄을 그어도 자를 대듯 금을 긋던 사람, 책을 너무나 좋아했으며 책에 담긴 진실의 세계를 지나치도록 및었던 사람, 그랬기에 그만큼 거짓을 혐오했던 독립적인 비평가 그는 책을 유독히나 좋아했던 자신으로 인해 같이 책을 보며 책과 함께 살고 있는 그의 아내와 자식들을 남겨 두고 떠났다.  그리고 그의 글들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으면서 그의 부인은 말한다. "하늘이 그때 당신을 데려가지 않고 8년의 시간을 주신 것은 당신에게 책을 쓰게 하느라고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 여러 권의 책으로 당신이 이 땅에 살다간 흔적을 남겨줘서 고맙습니다"

 

100여편의 책에 대한 꾸밈없는 그의 칼날처럼 날카로운 글들이 담겨 있다. 그의 글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의 책을 만난다. 그의 글은 참으로 냉혹하면서도 따듯하다는 것을 느낀다. 책에 대한, 저자에 대한 무한한 애착이 깃들어 있음일것이다.

 

"지금껏 따져 물어온 이가 없었다는 기자 출신 소설가의 떨떠름한 말투와 얼마나 다른가! 친일 진상규명은 친일 행위자를 척살하거나 부관참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늦게나마 '지나간 사실로서 기록해 두려는 것일 뿐이다.'며 표현한 책은 임종국의 '밤의 일제 침략사'이다."

 

유명한 하이타니 겐지로의 '태양의 아이'를 어렵게 구한 저자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어떤 장면에서 눈물을 안 떨군 자와는 상종하지 않겠노라 떠들고 다녔다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태양의 아이'를 읽으며 그가 선호하는 감성의 기준이 달라졌다한다. 그는 말한다. '태양의 아이'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지 못한 자는 "결코 상대하지 않으련다."하고...

 

저자를 통한 교양소설은 지루하지 않으며, 고전은 마냥 어렵지만도 않았다.

 

사실 이 책을 선택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도 많은 이들이 걱정을 하는 것은 편식을 하는것으로 인해 영양 불균형이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편식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이는 먹는 것에도 이처럼 편식할까봐 그 편식을 고치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책이 좋아 책을 읽는 동안에 눈이 나빠질까를 걱정하기 보다, 때로는 책에 대한 예기치 못한 비용을 걱정하는 것보다도 더 책에 빠질 수록 심각하게 걱정되는 것이 있었으니 책에도 주관적인 입장에서 좋아하는 분야들만 골라서 읽게 되는 편식, 곧 편독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때문에 입장과 관점이 분명했던 인문주의자 최성일님의 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분야의 책들을 최성일님의 맛깔스런 글과 함께 편식하지 않도록 재미를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책을 읽는 것은 음식을 섭취하는것과 같으며,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과 같다는 말을 어디선가 봤다. 최성일님은 어떤 책에 대한 판단을 머뭇거리거나 유보하고 있을 때 명쾌한 논리로 그 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곤 했다한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논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여러 책들을 동시에 섭렵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하며, 성실함, 글에 대한 진지한 책임감, 글에 들이는 공력 같은 것들이 서평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걸 최성일 선생의 여러 매체에 발표했던 풍성하고 다채로운 서평들을 통해 알게 되었다한다.

 

그의 책에 대한, 독서에 대한 가치관을 옮겨본다.

"폭넓게 읽으라는 독서훈에 공감하지도, 동의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폭'은 다양한 분야를 말하는 게 아니다. 세계관이다. 나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저자의 책은 쉽사리 읽어내기 어렵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