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기행 -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지식기행 5
조유전.이기환 지음 / 책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기록이 없다면 역사를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보더라도 기록이 어느만큼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다. 지금의 우리는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통해서 과거를 되짚어보고 그 과거를 통해 얻어지는 교훈으로 우리는 현 시대를 미래의 후손들에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기록에 대해 현존하는 책자를 통해 그 역사를 다시 정리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에 대해 서술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고고학자 조유전과 이기환의 한국사 기행'은 책자로 인한 기록만이 역사로 남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현존하는 역사의 기록만이 완벽한 역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는 수년, 수천년전의 과거가 현재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현존하고 있었다는 직접 발굴로 보여주고 있었으며, 책을 읽는 내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현재로 자유자재로 여행을 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늘이 내려준 고대사의 흔적을 따라 충청의 마한과 백제 그리고 신라와 고구려의 흔적들을 발굴하고 새로이 역사를 써내려가는 그 과정들을 바라보면서 고고학자들의 일에 대한 매력이 이런것에 있기때문에 그들이 힘들고 고난한 삶일지라도 희열을 가지고 그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호남과 제주편을 보면서 고고학이 동북아의 중심에 선 역사를 만나게 되었던 일과 역사가 바뀌고, 또한 역사가 이루어진 곳인 영남에서의 발굴의 역사를, 문명을 낳았으며 또한 국난을 이겨낸 강원도에서의 원주 법천사와 청동기마을, 신석기인들의 도시였던 강릉 초당동 유적들과 청동기 마을로 기억할 수 있는 화천 용암리.위라리 유적들, 서울 경기에서의 학문과 일상이 담긴 유적발굴들을 만나면서 신석기와 청동기 그리고 한성백제인과 조선의 파주 파평윤씨의 일들이 더 이상 과거의 일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미 신문과 방송을 통해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던 조선판 '사랑과 영혼'같은 절절한 사연이 담겨 있었던 원이 엄마의 편지 발굴에 대한 상세한 과정들이기도 했다.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를 담았던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를 발굴하게 되기까지 개규모 택지개발에 앞서 문화재 조사가 필수적이었던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지를 하면서 귀래정파의 선산에서 고성 이씨 귀래정파의 종손 이도형씨의 부탁을 받은 문화재 발굴단들이 그들에게 돌아올 행운의 모습을 눈치라도 챘을까. 현지에 내가 나가있는 그런 흥미진진함이 이 책의 곳곳에 숨어져 있다.  

 





 

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맞이하게 된 문화재발굴과 함께 '비문이 남긴 교훈'이라는 글이 가슴속에 자리잡는다. 현존하는 인지도 높은 책자라 할지라도 고고학자들이 그 책자들과 함께 부족한 사료들로 인해 큰소리 뻥뻥쳐서는 안된다는것을 일깨워주는 확실한, 능력있는 자료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된것이 가장 큰 소득이기도 했다. 단순한 역사에 대한 흥미로 시작을 하였지만, 그와 더불어 만나게 되는 발굴로 만나는 역사의 현장들의 생생한 모습과 그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으며, 더 깊은 역사지식은 물론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서 우리 주위를 함께 지키고 앞으로도 존재하고 있다는 그 존재감을 실감하게 되기도 했던 책읽기 시간이었다. 




 

"돌 몇 개(석곽묘)가 무슨 가치가 있느냐"라고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품을 수 있는 생각들을 너무나 초라하게 만들었으며, 고고학자들의 수고로움과 열정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 만들기도 하였다는 것이 단순한 과거 지향적이라는 말로 치부할 수 없다는 역사인식을 뒤바꿀 수 있는 계기가 부디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파고들기를 희망해본다.

 

 

 

2011.01.27. 소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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