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레 마을은 하늘이 내려준 천연 커피 재배지다.

해발 2.000미터에 자리한 말레 마을. 본래 고지대일수록 커피 열매는 단단해지고 밀도도 높아진다.  때문에 고지대 커피는 향이 더욱 풍부하고 맛이 깊다.

                           <본문중 9페이지>

 

"우리가 마시고 있는 이 커피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제작진 전원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지게 된 '히말라야 커피로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커피는 브라질이나 콜롬비아같은 대규모 커피 생산지에서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히말리야 고산지대에서 척박한 땅을 비집고 올라와 안개 자욱한 햇빛이 거의 없는 그늘진 곳에서 커피가 더 잘 자란다니 커피의 재배지 자체에 대한 환상부터 아예 깨졌다고 할까. 상상속의 모습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커피의 재배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단순한 커피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히말라야 3.000미터의 가파른 비탈길에서 만난 말레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 그들의 눈물, 그들의 웃음. 그 속에서 커피가 그들의 희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과정들을 접하자니 마음부터 무거워졌다.

 

  3년전 결핵으로 남편을 먼저 보내고 네명의 아이들과 한끼 밥 걱정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던 미나네. 그들에게 염소와 함께 커피나무가 희망이었지만, 그들에게 커피나무를 지켜낼 어떠한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25살의 청춘의 나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그 나이에 어찌보면 30대요. 또 어찌 보면 40대의 과부의 모습으로 삶을 받아들이고 개척해가는 그 삶의 모습에서부터 마음속에 무언가가 묵직하게 들어서기 시작했다. 말레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꼭대기 집에서 움나트, 수바커르, 꺼멀라 삼남매가 엄마 다니사라와 함께 먼 타국으로 이주노동을 간 아빠의 빈자리를 서로 힘을 합해 희망을 만들어가던일. 아빠의 빈자리로 인해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했던 움나트의 희망이었던 커피나무가 폭우로 사라져버렸을 때 움나트의 희망도 폭우와 함께 떠내려가버리고 결국은 그도 이주노동을 가버리고 14살 수바커르가 가장의 몫을 짊어지게 되었던 일을 함께 하면서 제작진들은 그 눈물나는 그들의 삶을 도대체 어떻게 바라볼 수 있었을까.

 

  든든한 남자 '다슈람 판데'의 가족 사랑과 커피 사랑을 보면서 네팔의 여성들이 남자들에 비해 더 많은 일을 하지만, 남자가 앞장서서 아내 라디가를 아끼니 그러한 관습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도 한다. 어린시절 생모가 돌아가시고 일명 '팥쥐엄마'에게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어야 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가족을 위해 이쁜 아내 라이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그나마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하지만, 히말라야 고산지대. 가난한 나라 네팔의 작은 오지마을인 말레마을에서 그리 오랜 행복은 다만 사치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던 가족이 되기도 했다. 둘째 딸 '뿌자'를 낳고 몸이 좋지 못한 라디가를 두고 몇해전에 두바이로 이주노통을 다녀왔듯이 그렇게 또 다시 기르던 가축의 대부분은 처분하되 커피나무만은 라디가에게 부탁하고 떠나는 다슈람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랄뿐이었다.

 

  사람마다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

 

  "충분치 않더라도 같이 웃으며 살 수 있는 가족 더 이상의 이별이 없는 가족 부모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아이들은 엄마아빠에게 응석을 부리는 그런 가족. 그런 가족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16페이지>

 

  이별이 일상이 되어버렸던 가난한 오지마을 말레마을에서의 사람들은 그렇게 이별의식을 행했다. 이별이 너무나도 큰 아픔의 기억으로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박혀버리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말레마음 사람들. 그들에게 가족 모두가 가진것은 충분치 않아도 다 같이 웃으며 살 수 있는 그런 가족의 모습이 그저 사치일 뿐이었다.

 

  말레 마을에 커피를 처음 들여온 데브라스. 그리고 말레 마을에서 가장 많은 커피나무를 가진 둘씨람. 말레 마을 최고의 열혈 커피 농부 이쏘리씨 그들은 커피에 죽고 커피에 사는 커피와 브라더스였다. 그들과 더불어 한 명을 더 추가하자면, 커피나무와 함께 가장의 자리에서 동생들을 엄마를 묵묵히 지켜가던 움나트가 폭우와 함께 절망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이주노동을 떠나고 나서 가장으로 학교와 함께 커피나무를 키우는 일에 매진했던 수바커르다.

 

  단순히 커피 이야기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진한 커피향기와 함께 말레사람들의 제 각각의 그 아픔과 사랑이 담겨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들에게 커피나무가 왜 희망이 되어야 했었는지 앞으로도 커피에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온 몸으로 그 척박함과 고단한 삶을 이겨내고 어떻게 하면 더 깨끗하고 농약을 치지 않고서도 유기농으로 건강한 커피를 더 크게 수확할 수 있는지에 매진하고 있는 말레마을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커피는 아름다운가게의 공정무역 브랜드로 다소나마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었다. 아름다운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온 몸으로 맨손으로 황무지를 일구고 잡초를 제거하고 돌을 주워나르는 말레마을의 모든이들이 더 이상은 이별하지 않고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이젠, 평생의 희망으로 유기농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말레마을 사람들의 삶이 하나 하나 가슴속에서 되살아날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