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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사랑한 작가, 작가가 사랑한 소설 - 이 시대 최고 작가들의 질투와 사랑을 부른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외 지음, 박여진.한은정 옮김 / 다음생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어쩜 이리도 글을 잘 쓸까? 생각해본적도 많으나, 때로는 '작가들은 같은 작가들 중에서 요즘 말로 롤모델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적도 여러번이다. 어떠한 작가들은 그들의 세계에서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어떤 작가들을 좋아하고 따라 쓰고 싶은 어떠한 모양체가 있을터인데 그러한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책을 나름 읽는다고 하면서도 너무나도 많은 문학의 세계에서 영향력과 우정을 같이 키워갔던 작가들의 세계에는 도통 알 수가 없었으니 그냥 궁금함을 궁금함으로 묻어둘 뿐이었다.
한데 이처럼 작가가 사랑한 작가와 작가가 사랑한 소설에 대해 간지러웠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책이 나왔다니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던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던 모양이다.
박여진님과 한은정님이 엮은 이 책에는 천재 작가 8인의 위대한 명작들이 어떻게 탄생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을 한다. 언어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 작가들고 독자들이 사랑한 문학의 거장들의 작품과 삶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실타래를 풀어가듯, 양파껍질을 벗겨내듯 알게 되는 매력이 있다.
진부함을 극도로 경멸한 진정한 신사라고 알려진 안톤 체호프와 막심 고리끼의 진한 우정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으로 다소나마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막심 고리끼의 회상기에 의하면, 안톤 체호프는 진부함을 극도로 경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체호프 사후 발간된 작품 일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작년의 잎사귀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바로 그 잎사귀와 더불어 시드는 법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그가 사망하기 12년 전 어느 날 그의 일기장은 진부함을 목격하는 문장이 등장한다. "딱히 살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다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산다는 것이 그저 지겨울 따름이다."
-안톤 체호프 중에서 17페이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라이벌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위대한 개츠비 」의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우정을 통해서그들의 작품세계와 그들의 우정을 나누는 표현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작품세계와 함께 그 시대의 문학과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들을 만난다는 것은 역사책으로만 단정지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 듬뿍 담겨있는 역사서를 만나는 듯한 설레임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죽도록 당신이 부럽습니다.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말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우정은 단순한 부러움 그 이상의 것이다.
윌리엄 포크너가 미국문학의 가능성으로 알아본 작가, 셔우드 앤더슨이나 레이먼드 카버가 존경하고 사무엘 베케트가 지적 아버지로 인정한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가 질투했던 단 한사람, 캐서린 맨스필드, 헨리 제임스와 지적인 교류와 우정을 나눈 이디스 워튼의 관계에 대해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세계의 공통점과 닮아가는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전혀 다른 문학의 세계로 알고 있었던 그들이 사실은 문학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는 작품의 세계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닮아가고자 노력하고 힘써서 전진하였던 그 모습들 속에서 그들의 끝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보다 더 아름다운 우정으로 그들의 작품세계에서 그들의 관계를 재조명해보고자 하는 노력들이 더 빛을 발하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책을 접할 때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또 다른 어떤 작가를 롤모델로 삼았으며, 어떠한 작가와 서로에게 힘을 주고 발전적인 우정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 어떠한 글의 일부분에서 그들의 우정이나 사랑이 드러나게 되는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시간을 갖게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