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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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독서 계획은 1960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 꾸준하게 영미권 독자드의 사랑을 받아오면서 1978년에 수정 2판이 나왔으며 그 후 10년이 지나 1986년에는 수정 3판이 출간되었다. 시대의 텍스트를 이겨내지 못하고 플리프턴 패디먼의 '평생 독서 계획'에서 빠진 것도 있으며 추가로 삽입한 책도 있다고 한다.  그 후 1997년에 클리프턴 패디먼이 사망하기 이년전에 마지막 심혈을 기울여 손을 본 결정판이 이종인님이 번역한 이 책이다.  패디먼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출생하여 그곳에 성장했으며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대형 출판사에서 10년간 출판 편집자로 일하면서 편집장까지 거쳤다. 그는 마지막 수정 4판을 내보내기 전 21세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동양 문학의 걸작도 소개해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동양문학 저서들을 설명해 줄 공동 집필자로 존 메이저가 영입되었다. 존 메이저는 하버드 대학에서 동양 언어와 역사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현재는 '이 달의 책' 수석 편집자로 일하고 잇다. 메이저는 전체 분량의 20퍼센트 정도를 집필했으며, 사실상의 저자는 여전히 클리프턴 패디언이었다. 그들은 각자의 글을 담고 마지막에는 이니셜로 구분을 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책을 읽기를 멈추지 아니하고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는 약속에 충실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읽은 책들은 하루에도 수십권씩 쏟아지는 출판물들의 홍수속에서 나의 책읽기는 건강했는지에 대한 물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내가 읽었던 것이기에 소홀하게 생각했던 책들도 있었으며 그 이름도 생소한 많은 지은이들의 책들도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책읽기의 현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새로운 <평생 독서 계획>이 많은 것을 해준다고 주장하지는 않겠다고 한다. 이 책은 마법이 아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당신이나 나나 높은 교양ㅇ을 성취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중략)  이 책들을 읽으면 당신의 마음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략) 이 책들은 자기 계발의 도구라기보다 자기 발견의 도구이다. 고 말한다.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에서그는 '겐지 이야기가 일본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는 데 대하여 시비를 거는 사람은 별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일기는 세이쇼나곤 같은 찌르는 듯한 솔직함은 없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심성을 보여 준다.)

그리고 번역본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번역본에 대해서 한 마디, 아서 웨일리의 번역본은 여러 해 동안 유일한 번역본이었다. 지금 읽어도 즐겁고 그 나름대로 고전이 되엇다. 하지만 나는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새 번역본을 선호한다. 웨일리의 번역본처럼 매끄럽게 잘 읽히고, 무라사키의 원전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웨일리는 나름대로 원전을 편집하고 있어서 <겐지 이야기> 같은 세계적 걸작을 대하는 태도가 좀 소홀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주나, 사이덴스티커는 몸을 낮추면서 무라사키가 스스로 발언하도록 배려하고 잇다. J.S.M (page 109)

 

  고대 중국, 공자보다 앞선 시대의 왕실에 태사공이라는 관리가 있엇는데 이 관리의 임무는 공식 문서를 보관하고 왕의 언행을 기록하면서 천상과 지상의 조짐과 징조를 관찰, 해석, 기록하는 것이었다. 태사공의 직책이 종종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세습되었다. 기원전 2세기에 중국의 두 유명한 태사공, 즉 사마담과 그의 아들 사마천은 인류의 위대한 역사서로 남게 되는 책을 편찬했다. <사기> 편찬 업무를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그는 130장으로 이루어진 거질을 중국 문명의 창시자인 황제에서 기원전 2세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그 다음 10장은 왕조의 세계표다 30장은 중국 통일 이전, 주 왕실로부터 춘추 전국 시대까지의 왕실과 귀족 가문을 다룬다. 그 엄청난 규모만으로도 <사기>는 놀라운 저서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오늘날 이 작품을 읽어도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사마천이 뛰어난 문장가였고 , 또 그의 역사관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대적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꼼꼼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려 했던 그의 노력은 시간의 검증을 견디어냈다. 중국 역사학은 그에게 큰 신세를 졌다. 역사 서술의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더욱 더 커다란 빚을 졌다.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존에스메이저의 글을 보듯이 단순히 사마천의 사기에 대한 지식에서 더 나아가 <사기>에 대한 프레임이 훨씬 더 커지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시대의 텍스트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고전의 매력에 대해 맘껏 느끼게 해준다.

 

  동양과 서양을 어우르는 고전속에서 평생의 책읽기 계획에서 패디먼이 밝혔듯이 그는 한권의 책을 3번 이상씩은 음미하기를 요구한다. 좋은 책은 좋은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듯이 사람을 처음 만나면 잘 알 수 없듯이 책도 한 번 읽어서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여러 번 되풀이하여 읽는 과정에서 그 책을 잘 알게 되는 것처럼 <평생 독서 계획>의 원대한 취지이며, 텍스트와 주석의 관계이기도 한 것을 알게 될것이리라.

 

  133편의 책읽기와 함께 '잠정적 고전'으로 정의한 20세기의 중요한 작가들 100명에 대해서도 평생 독서 계획의 목표로 세우기를 권하고 있다. 30번의 책을 읽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 3번을 읽더라도 어느 순간 어느 때까지 어떠한 책을 붙들고 있었느냐가 중요하다는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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