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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다림 레나테 - 북한 유학생을 사랑한 독일 여인이 47년간 보낸 전세계를 울린 감동의 러브레터
유권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은, 당신을 기다린다는 것"이라는 레나테님의 절절한 진심이 이 한마디에 함축되어 있는듯 하다.
6.25가 일어난 지 60해가 되던 2010년의 6.25는 무척이나 어색하다. 우리의 힘으로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해서 강대국들에 끼어 서로 다른 사상과 이념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으며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고보고 싶어도 볼 수없는 그런 분단의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우리들은 차츰차츰 그 아픔의 역사에서 망각하고 있는 때이기도 했다. 적어도 6.25라는 행사를 해마다 준비를 하면서 그나마 우리의 가슴아픈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고 있는것에 그나마 감사할 일이다. 앞으로는 두번 다시 그러한 어리석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들 스스로가 과거의 역사로 말미암아 미래를 지혜롭게 계획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만 않는다는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생활에서 이젠 너무나도 발전된 모습속에서 우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 먼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처럼 우리는 일년에 6.25 행사를 치르면서 그 몇일동안을 절절한 가슴으로 되돌아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픔은 그것으로 끝난것이아니었으니 수 많은 이산가족들과 함께 '그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TV를 시청하면서 눈으로 마음으로 울면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며 하루 빨리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었고 그들의 아픔이 그것으로 다 아물어졌으면 했었다. 그러면 더 이상의 가슴아픈 사람은 없을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유럽의 한 나라인 독일에서 한 남자를 47년동안이나 오롯이 기다림과 사랑 하나만으로 버텨왔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니 그 여인은 '레나테'라는 분이었다. 북한에서 유학 온 홍옥근이라는 남자를 대학생활에서 만나고 그를 사랑하고 그와 결혼하고 그리고 현철과 우베라는 두 아들을 두고 갑자기 소환명령에 북한으로 떠나게 된 남편 홍옥근을 레나테홍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47년간을 기다릴 수 있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레나테 홍'여사는 남편 '홍옥근'을 어쩜 그리도 좋은점만을 기억해내고 있는지 레나테와 홍옥근이 연애하고 부부로 살아온 과정이 우여곡절이 많아서였을까? 그리 길지않은 몇년간의 인연으로 두 아들을 혼자의 몸으로 훌륭하게 키워내고 더군다나 둘째아들 우베는 아버지인 홍옥근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아서였는지 같은 화학자의 길로 성공을 했으니 레나테 홍의 기다림의 크기만큼 그녀의 옥근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였으며 감탄스러우며 놀랍다.
중앙일보 기자로 베를린주재 독일특파원으로 가게 된 유권하 기자의 끈질기고 지혜로운 계획과 추진력으로 레나테홍 할머니가 북한에서 화학자로 일했던 남편 홍옥근을 평양에서 만나게 되기까지의 그 시간들 속에서 같이 울고 같이 웃고, 같이 애닳픈 마음으로 기다리고 기도하는 심정이었다.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고 했다는 말은 여기서도 통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레나테홍의 남편 홍옥근을 지극히 사랑하고 그 긴 나날들을 기다림으로 버텨온 그녀의 사랑에 하늘도 탐복한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47년간의 긴 기다림에 늙고 병든 몸의 70대에 두 남녀가 만나서 보낸 열흘....그리고 헤어짐.
분단의 역사 그리고 북한의 고립이 만들어내고 있는 수 많은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애환이 고스란히 고스란히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