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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축구란 무엇인가?
공 하나로 많은 사람들을 천국과 지옥으로 보낼 수 있는 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축구가 예전에는 금지시키기까지 했었다는 것에 놀랐다. 직접 운동장에서 공 하나를 둘러싸고 뛰고, 골대 앞으로 전진하면서 공하나에 모든 시선을 고정시키지는 않더라도 그러한 선수들을 지켜보는 것 하나로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그런 축구가 금지종목이었었다니 무척이나 놀랍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여러가지 종목의 스포츠를 배우면서 '축구'에 대해서만은 그 역사를 제대로 완성할 수 없는 종목이라고... 세계의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이 하였던 것은 알게 되었지만, 그 역사에 대해서는 뿌리가 너무나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기에 역사라고 내놓을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고...다만 돼지의 오줌보로 여러사람이서 공을 주고 받고 흙탕물에서도 정신없이 뛰어놀만큼의 매력적인 스포츠였었다는 그런 이야기만 생각이 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축구에 대해 알고 싶은 것보다도 많은 세월을 축구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보상으로 '축구'라는것에 대해 이해라도 해 볼 심산이었다. 다만 그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훨씬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니...남자들이 축구에 대해 침이 튀기도록 이야기속에 빠질 때. 난 한마디씩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다. 하하 생각만 해도 책 하나로 미리부터 이리 웃어보기는 처음이니. 아뭏튼 축구가 옛날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돼지 오줌보를 가지고 차고 날리고 그러면서 즐겼지만, 대단한 승부욕때문이었는지 결국은 승부에 집착하여 큰 싸움이 벌어지곤 했다니 어쩔 수 없이 금지시켰어야 했을 그런 스포츠였지 않았을까 당연하다 생각한다. 그러다가 축구가 대중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인식되어 왔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고 어떠한 틀로 탈바꿈하면서 드디어 지구의 4분의 1이 90분동안 모두 함께 생방송을 볼 수 있는 대단한 위치까지 성장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니. 왜 축구가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며, 어떻게 해서 '대중 현상'까지 되었을지에 대해 알게 되다니. 참 이 책 많은 지식까지 안겨주는 책이다.
열정적인 사람들이 그다지 없는 곳에서도 축구가 주는 쾌락은 질긴 것이었나보다. 로빈슨이 위대한 축구 후원자였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축구의 매력때문에 주일예배후에 오후에 축구를 따로 하는 시간까지 가졌었다니 말이다.
2002년 월드컵을 비롯해서 축구에 대해 많은 호기심과 함께 열렬한 팬이 되기 시작하면서 경기관람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참으로 불안하고 아슬아슬할 때가 많은 것이 축구가 아닌가 싶다. 가끔 지인들이 펼치는 경기에 가게 되면 가끔씩 대형사고가 터지는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얼마나 안스러운지. 그러면서도 의아한 것은 그런 위험함을 무릎쓰고서라도 축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축구의 역사부분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러한 온갖 종류의 골절을 야기하는 혼란스러운 군중의 밀치기 방식에서 긍정적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축구는 신체 전체를 힘 있고 튼튼하게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체액을 아래로 내려가게 해서 머리와 상체의 부담을 덜어준다. 소화에도 좋고, 방광과 신장의 결석을 배출시킨다." 많이 달려야 하는 축구는 승마처럼 허벅지를 강화한다. 그러나 내상과 골절 위험이 잇으므로 너무 격렬한 플레이는 피해야 한다. 이처럼 문제의식을 제대로 인식하고 축구 개혁을 위해 코치와 심판 역활을 도입하고 누군가 게임과 팀을 바로잡고 필드에서 지시를 내리는 권위를 가져서 이제까지의 난점들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보완 과정을 거쳤기에 대중문화로의 진입이 한결 가벼워졌을것이리라.
이제는 축구가 남자들만의 스포츠가 아니라 많은 여성들도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데 여태까지의 축구 발전역사와 더불어 위험한 부분들에 대한 방어책으로 더 보완하고 다듬어 가는일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장사속의 스포츠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진정한 스포츠가 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