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역사 - 죽음은 어떻게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앤드루 도이그 지음, 석혜미 옮김 / 브론스테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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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역사

 : 앤드류 도이그

 : 브론스테인

읽은기간 : 2023/05/20 -2023/05/29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그런데 제목이 이상하다. 죽음의 역사라기보다는 죽음의 원인이 더 맞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전염병, 음식, 유전, 행동으로 구분하여 죽음의 원인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기록된 책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하게 죽음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많이 배웠다.

다만, 유전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많이 있을 것 같다.

DNA편집을 통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하는데 유전자 조작이라는 게 책에서 이야기한대로 정확하게 알고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전자조작에 의한 치료라는게 일반 수술이나 약보다 후유증도 심각할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나타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치료만 하게 될까? 더 뛰어난 유전자를 만들고 싶지는 않을까?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상만 하던 일들을 실제로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또, 마지막 파트에서 자동차에 의한 죽음을 읽으면서는 자동차 안전에 대한 도입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돈에 의해 지배받는 세상이다 보니 돈버는 일을 방해하는 일을 비난하고 막는 힘이 엄청 강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의 힘을 느낀다.

죽음앞에서 사람은 겸손해야 하는데 이 다양한 죽음의 원인앞에서 내 삶을 더 사랑하고 의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9 흑사병은 1348년 1월 피사 항구를 통해 토스카나에 들어왔다. 두달 만에 강을 거슬러 피렌체에 도달했고, 남쪽으로 퍼져 시에나까지 닿았다.

p14 이 책에서는 오늘날 인간이 살아가고 죽는 방식을 살펴보는 한편, 미래로 눈을 돌려 차세대 건강 혁명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도 알아볼 것이다. 줄기세포, 장기이식, 유전자 조작 등의 신기술로 현재 죽음의 원인은 대부분 정복될 전망이다.

p22 현대적인 사망의 정의에서는 호흡 정지, 심장박동 정지, 고통에 대한 반응 또는 동공 확장보다 뇌사 개념이 중요하다.

p28 죽음의 조사관은 아마 역사상 가장 불쾌한 직업일 것이다. 그러나 시체 한 구당 수당이 있어서 역병이 창궐할 때면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p37 그랜트는 인구 및 보험 통계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도구인 생명표를 발명했다. 생명표는 연령대별 사망자 수를 보여준다.

p41 그랜트는 얇은 책 한 권으로 통계학, 인구통계학, 보험계리학, 역학의 창시자 중 하나라고 평가받게 됐다.

p55 기술자들이 수도관과 하수도를 훌륭하게 만들었음에도 수인성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람이 붐비는 공공 목욕탕에서 쓰이는 물은 전혀 깨끗하지 않았다

p61 프랑스는 1958년에 현재의 이라크(68.9세), 1961년에 현재의 북한(70.6세), 1986년에 현재의 이란(75.5세) 수준이 됐다. 세계 최빈국들조차 선진국의 그리 멀지 않은 과거보다 기대수명이 높다. 오늘날 가장 가난한 국가도 19세기의 어떤 나라보다 건강하다

p76 낚시나 사냥, 채집과 비교하면 농사일은 뼈 빠지는 노동이었고, 시간도 훨씬 많이 들었다.

p77 기원전 1만 년에 400만이었던 세계 인구가 농경의 발명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5,000년까지 겨우 500만으로밖에 늘지 않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

p92 안타깝게도 검역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흑사병은 언제든 돌았다. 흑사병이 마지막으로 창궐한 것은 1720년 프랑스의 지중해 도시 마르세유 항구에서였다.

p100 고대 생물학 표본의 DNA 염기서열을 알아내는 현대 기법은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이전에도 수천 년간 인류가 역병으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p104 치명적인 균이 설치류에서 인간으로 최소 세 번 옮았다는 것은 언제든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페스트 박멸은 불가능해 보인다. 페스트균은 호주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발견되며 설치류 숙주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p105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보면, 79억 명의 인구는 단순히 엄청나게 ㅁ낳은 식량 공급원일 뿐이다.

p107 프랑스의 루이 15, 영국의 메리 2세, 러시아의 표트르 2세, 중국의 순치제,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사 대공비 모두 천연두로 사망했다.

p114 1978년 4월 17일 세계보건기구는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조사완료. 발병 사례 없음. 알ㄹ 마우 말린은 세계 최후의 천연두 확진 환자. 2년 후, 제너가 백신을 발명하고 거의 200년 만에,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서 천연두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아마 이는 국제보건의 가장 큰 쾌거일 것이다.

p124 1848년 이코노미스트는 공공 위생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비판했다. ‘고통과 악은 자연의 충고로서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법률로 그것을 없애려는 자애롭되 참을성 없는 시도는… 항상 선보다는 악을 낳았다.’

p128 티푸스는 이가 우글거리는 비참한 환경에서 최악의 순간에 번진다. 감옥이나 전쟁터를 예로 들 수 있다. 영양 부족, 과잉 수용, 위생의 부재가 티푸스 확산을 촉진한다.

p133 콜레라가 무서운 건 치명률이 높고 건강한 사람이 사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12시간 정도로 매우 짧다는 데 있다.

p141 슬프게도, 파치니의 연구는 주목받지 못했다(이탈리아인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포말전염설이 여전히 주류 이론이었다. 1874년 세계 위생 학회에서 21개 정부 대표들은 만장일치로 콜레라 유발 물질의 주된 매개체는 공기라고 의견을 모았다.

p150 19세기 말 질병의 세균유래설이 인정되고, 마취 기술의 발전으로 제왕절개 수술법이 개발되고 나서야, 출산 시 위생의 중요성이 제대로 논의됐다.

p165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연안 탐험을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이 앞 다투어 무역과 식민지 개척을 위해 아프리카로 몰려가면서, 유럽인들은 거의 면역이 없던 다양한 질병에 노출됐다. 최악은 말라리아, 이질, 황열병이었지만, 자잘한 병은 셀 수도 없었다.

p185 특정 지역 인구가 최대 수용 인구에 도달하면 기근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중세시대 최대 수용 인구는 프랑스 2,000만, 이탈리아 1,400만, 영국 500만 정도였다. 인구가 이 정도 되면 식량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을 때 기근이 발생했다.

p187 1783년 6월, 아이슬란드 남부의 라키 화산 폭발은 여덟 달 동안 멈추지 않았다. 23km 길이의 균열을 따라 130개 분화구에서 용암류, 용암천, 폭발이 발생하여 15km의 용암을 분출했다.

p190 몇 장 안 되는 분량에 기근의 모든 공포를 담아낸 기분 나쁜 이야기다. 음식에 대한 집착, 부모의 죽음, 빈곤, 아동학대, 노예 생활, 굶주림, 살인, 아동 유기, 식인을 다룬다.

p193 기아는 우울증, 조증, 분노, 과민, 불안, 무관심, 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 한 명은 손가락 두 개를 자르기까지 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실험대상자를 선택했는데도 그랬다.

p207 1945년 미군의 보잉 슈퍼포트리스 폭격기는 일본의 주요 섬 사이 내륙해를 폭격하여 일본의 식량 수송을 막았다. 미국은 위선을 떨 생각이 없었다. 이 작전의 코드명은 기아 작전이었다.

p209 우크라이나와 독일에서 굶주렸던 아이들은 60년 뒤 2형 당뇨병에 걸린 경우가 많았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p211 1990년대 중반, 외국인들은 평양에 굶주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눈치챘다. 배고픈 노동자와 고아가 된 아이들이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떠돌았다. 이는 심각한 기근의 징후인데 아직도 이때의 일은 베일에 싸여 있다. 몇 명이 죽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p213 기근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는 이미 다뤘다. 북한은 정확히 그 반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먼저, 정보와 언론의 자유가 필수적이다. 신문, TV 및 기타 언론 매체는 정부의 치어리더 노릇을 하지 말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면 기근에 전혀 대처할 수 없다.

p217 1705년 프랑스인의 평균 신장은 161cm, 체중은 46kg, BMI는 18이었다. 현대 기준으로는 우려될 정도로 낮은 수치다. 1967년 프랑스인의 평균 신장은 12cm 커졌고, 체중은 놀랍게도 27kg이나 늘었다. 20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체구가 50% 커진 것이다.

p257 수정란 하나가 태아 둘로 나뉘어서 생기는 일란성 쌍둥이조차 수정란이 태아로 분열하는 과정에서 무작위 돌연변이가 일어나 몇 가지 차이가 생긴다.

p259 감수분열은 유성생식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정자나 난자, 곷가루로 발전하는 딸세포는 생존 가능한 유기체를 만들 때 필요한 DNS의 절반만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동물은 나머지 절반의 DNA를 제공할 짝을 찾아야 한다.

p289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약 20가지 SNP를 살펴보면 이 사람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것인지, 걸린다면 몇 살에 발병할 지 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p293 이 연구가 잘 진행되어 A673T SNP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어떤 대가 없이 알츠하이머병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이 돌연변이를 인간 DNA에 더해야 할지도 모른다. 부모가 갖고 있지 않은 SNP를 배아가 갖도록 인간 DNA를 편집하는 기술은 배아를 검사해서 질병 유발 유전자를 찾는 단계에서 한 발 나아간 시도다.

p302 르준은 1950년대 후반 다운증후군의 원인을 발견한 성과가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랬다. 그러나 정반대로 낙태가 늘어났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했다.

p305 인간의 생명이 수정 시에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면, 사망 원인 1위는 암, 심장질환, 전염병이 아니라 착상실패다. 언제가 그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수정된 배아가 불멸의 영혼을 얻는다고 믿는다면, 사후세계에 있는 영혼의 절반은 낭포일 것이다.

p313 협동 행위는 수천 세대 동안 이어져왔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정의와 공정의 감각이 생겼다. 실제로 인간은 수치심과 죄의식이라는 감정으로 나쁜 행동에 대해 스스로를 벌한다. 이 감정은 너무나 강력해서 심지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p315 1901년에 법률이 새겨진 커다란 돌이 발견됐는데, 분명 공개전시가 목적이었을 것이다. 함무라비의 이름을 걸고 아카드어로 쓰였고, 지금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2.25m 높이 평판의 상단에는 왕이 태양신 샤마슈로부터 법률을 인도받는 그림이 있고, 그 아래에는 전체 법률이 아카드 문자로 새겨져 있다.

p317 함무라비 법전이 신의 허락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종교 관련 법률은 없었다. 함무라비 왕은 국민이 어떠한 신을 경배하든 하지 않든 신경 쓰지 않은 듯하다.

p318 함무바리 법전의 첫머리에는 ‘이 땅에 정의의 규칙을 불러오고, 악함과 악을 행하는 자를 파괴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해하지 않고… 이 땅을 계몽하여 인류가 번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여전히 감탄할 만한 목표다.

p323 약 16-40세의 젊은 층에서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거울을 보면서 ‘이 사람이 나를 죽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해보라.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합친 것보다 나 한 사람이 나에게 더 위험하다

p333 너무 추워 포도가 자라지 않던 북유럽에서 특히 인기를 얻었다. 로마인들은 맥주를 야만인의 술이라고 무시했다. 역사가 타키투스는 이렇게 썼다. 튜턴(게르만 민족의 하나. 지금은 독일, 네델란ㄷ, 스칸디나비아 등 북유럽 민족) 사람들은 보리나 밀을 발효해 만든 끔찍한 음료를 마신다.

p339 DNA 염기서열의 차이에 따라 조금씩 다른 효소가 생산되기 때문에 에탄올은 사람마다 상당히 다른 효과를 유발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에서 흔한 염기서열 변이는 알코올에 부작용을 일으켜 얼굴이 붉어지게 하고 두통과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이런 유전적 차이 때문에 동아시아와 폴리네시아에는 유럽보다 알코올 중독자가 드물다

p348 알코올이 최악이다. 사용자 자신에 대한 피해는 크랙 코카인, 헤로인, 메스암페타민에 이어 4위지만, 타인에게 미치는 피해를 기준으로 하면 최악의 약물이고 2위와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p354 담배 산업 때문에 버지니아는 노예제에 찬성하는 주가 되었고, 250년 후 북부의 자유주와 남부의 노예주가 싸우던 미국 남북전쟁에서 남부연합의 편에 섰다.

p384 네이더의 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네이더의 영향으로 새로 만들어진 법률과 시행령 덕분에 책이 출간된 이후 50년간 350만 명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다.

p386 음주운전에 대한 대중적 반감과 엄격한 처벌에도 음주운전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2017년 미국에서 1만 874명이 음주운전 사고에 의해 사망했는데, 이는 전체 교통사고 사마으이 20%에 해당한다.

p394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세계에서 경제 자원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질병이다. 흔히 발생할 뿐 아니라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누군가는 일을 그만두고 돌봐야 하고, 말기 환자는 요양원에서 몇 년이나 지내야 한다.

p411 법률, 정책, 공학, 통계, 경제학이 발전했을 때, 또는 의욕과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 사회의 저항을 이겨내고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현했을 때 진보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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