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별자리 신화 - 선과 악, 성과 사랑, 욕망과 이성이 뒤얽힌 어른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 속 시리즈
김선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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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속 별자리 신화

 : 김선지

 : 아날로그(글담)

 : 2021/08/07 - 2021/08/13


이 책의 전작인 그림속 천문학을 읽었었다.

이 책은 그림속 천문학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12궁도의 별자리를 중심으로 몇몇 별자리 신화들이 추가되었는데 그림과 별자리를 엮어서 재미있게 설명이 되어 있다. 

12궁도의 별자리들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그 별자리가 신화와 어떻게 연관이 되었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됐다.

내가 속한 물병자리가 신화로 따지면 물병이 아니라 술병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작가가 여자라서 신화에 나오는 남성 착취적인 내용에 대해서 해석하는 부분도 신선했다.

어린이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히는 게 맞느냐는 논쟁이 붙는 이유도 사실 이런 여성착취적인 내용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용을 알려주되 해석을 어떻게 해야할 지도 가이드를 가지고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들에게 신화에 대한 해석을 이야기할 때도 좋은 참고가 될 것 같다.

좋은 책이고 재미있는 책이다. 


p20 청동시대가 되자 인간은 더욱 사악해졌고 청동으로 무기를 만들어 전쟁까지 벌였다. 이어서 철의 시대에는 불의와 폭력, 살육, 황금 숭배가 극도에 이르렀고, 끝까지 지상에 머물며 정의를 설파하던 아스트라이아마저 결국에는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었다. 바로 순수와 결백을 상징하는 처녀자리다.

p29 살바토르 로사는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경제적으로 귀족 후원자나 교회에 종속되어 있던 시대에, "나는 순전히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 나는 나의 열정에 이끌려 붓을 움직이며, 열정에 따라 그림을 그릴 때 엑스터시를 느낀다"고 선언했다.

p40 이렇듯 페르세포네 이야기는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자연 순환을 은유할 수도 있고, 개인의 심리적 성숙 과정을 상징하기도 하며, 고대의 결혼 풍습을 반영하는 동시에 성 착취 역사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

p51 레오나르도의 레다는 은은한 미소, 백조와의 미묘한 교감, 여성 신체 고유의 곡선과 S자 포즈, 윤곽선을 부드럽게 처리한 스푸마토 기법에 의해 다정한 느낌과 우아한 분위기가 감돈다.

p65 그의 음악에 반한 디오니소스의 여사제들이 주변을 맴돌며 구애하지만 오르페우스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에 격분한 여자들이 그를 죽여 목을 자르고 시신도 갈기갈기 찢어 강에 버린다. 오르페우스의 머리는 강물을 흘러흘러 그리스 북부 지역의 레스보스섬에 다다르고, 이를 본 무사이(뮤즈) 여신들이 수습해 묻어준다.

p71 워터하우스는 처음에 아름다운 것을 먼저 보게 한 다음 끔찍하고 기괴한 장면으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신화에 따르면 오르페우스는 머리가 잘려 강물 따라 흘러가면서도 계속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p80 겨울 별자리의 오리온이 밝은 1등성을 갖고 있어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반면, 헤라클레스는 한 개의 일등성도 없는 어두컴컴한 별자리다. 그러나 헤라클레스자리에는 밝고 아름다운 볼거리가 있는데, 일명 헤라클레스 대성단이라고 불리는 구상성단 M13이다.

p99 북반구에서만 매년 7월 중순부터 관측되기 시작하며, 8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절정기에는 시간당 최대 100개가 넘는 유성우를 만날 수 있다.

p103 19세기 말부터 유행한 팜 파탈의 개념이 메두사에게 덧입혀지고, 막 싹이 트기 시작한 페미니즘과 동일시되면서 서구 가부장적 사회에서 메두사는 페르세우스 같은 선하고 용감한 남성에 의해 처단되어야 할 사악하고 파괴적인 여성의 상징이 되었다.

p114 재미있는 것은 별자리가 되어서도 전갈과 오리온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전갈자리가 떠오를 때면 오리온 자리가 서쪽 하늘로 달아나 져버리고 전갈이 하늘을 가로질러 쫓아 내려가면 오리온은 동쪽에서 올라오기를 반복한다. 전갈은 영원히 오리온을 죽이지 못하며 오리온 역시 끝도 없이 전갈을 피해 도망 다니는 셈이다.

p141 황금양털을 찾아 떠난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 이야기의 백미는 불세출 영웅들의 모험담이 아니라 팜 파탈의 최고봉 메데이아가 자신을 배신한 남편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들을 살해하는 끔찍한 이야기다.

p149 어떤 이들은 메데이아를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본다. 남성 중심적, 가부장적 가치관이 그녀를 악녀, 혹은 마녀로 만들었고, 그녀는 이아손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철저하게 복수한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것이다.

p158 강력한 왕권과 장엄한 문화 양식을 확립한 루이 14세 사후, 귀족들은 베르사유에서 파리로 근거지를 옮기고 자유롭고 감각적인 삶의 기쁨을 추구했다. 로코코 미술 양식은 이런 귀족들의 취향에 부합해 남녀 간의 사랑과 같은 유희적 소재를 중심으로 경쾌하고 쾌락적인 스타일을 발전시켰다. 특히 부셰의 작품은 삶의 즐거움과 관능에 중점을 두었다

p161 고갱은 43세 때 13세의 타히티 소녀 테하아마나와 18개월동안 살았고 그녀를 모델로 많은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1893년, 그는 잠시 함께한 현지인 아내를 버리고 파리로 돌아갔다. 1895년 다시 타히티로 돌아온 그는 여러 명의 10대 초반 소녀들과 동거해 아이들까지 낳았으나 역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p176 루벤스는 전성기 르네상스의 고전주의와 카라바조의 바로크 화풍, 사실주의적 플랑드르 전통을 결합해 장엄하고 역동적인 바로크 미술 양식을 완성했다

p180 쌍둥이 형제의 신부 납치나 테세우스의 헬레네 강탈은 고대사회의 약탈혼 모습을 보여준다. 남성이 폭력적으로 여성을 납치, 혹은 겁탈해 강제로 결혼하는 약탈혼은 인류사에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메리카 전 세계에 걸쳐 존재했던 풍습이다.

p188 인간 여성과의 사이에 난 헤라클레스는 힘이 세고 용맹했으며, 티탄족 여신 레토가 낳은 아폴론은 팔망미인형 미남이었고, 바다의 여신 메티스가 낳은 전쟁의 신 아테나는 아레스와 달리 지혜가 있었다

p195 사자자리는 별자리 이름과 형태가 아주 그럴듯하게 들어맞는 별자리로, 사자가 동물의 왕다운 위용으로 밤하늘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페르시아, 시리아, 인도, 바빌로니아 등의 고대 국가에서도 모두 이 별자리의 이름을 사자라고 불렀다.

p196 사자를 죽인 후 가죽을 벗기려 했지만 어떤 도구로도 도저히 찢을 수가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사자 발톱을 사용해 겨우 벗겨내고 갑옷으로 입고 다녔다

p202 루벤스는 건장한 근육형 남성 누드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성서와 신화 속 영웅이나 왕, 지도자 등 강력한 남성을 주제로 하여 격렬한 신체적 움직임과 용맹성을 보여주는 남성 누드를 그렸다.

p211 케이론은 기품과 지혜, 의학 지식, 음악과 무예에 능한 학자이자 존경받는 교사가 되었다. 그는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이아손, 태세우스 등 그리스 신화 속 수많은 영웅의 스승으로서 그들에게 말타기, 활쏘기, 레슬링, 달리기 창던지기 등을 가르쳤다

p218 케라우로스족은 과도한 성욕과 난폭한 성격 탓에 적의를 품은 이들에게 피살되는 경우가 많았다.

p229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친구로, 대체로 술과 노래, 춤을 즐기고 여인과 님프를 유혹하며 성적 쾌락을 쫓는 호색가로 묘사된다

p231 파도 위에 몸을 꼰 채 누워있는 그의 유명한 작품 비너스의 탄생의 인물과 비슷한 여인이 여기서도 등장한다. 세련되게 늘어진 머리채, 둥글고 탐스러운 무릎, 길고 날씬한 몸매, 도자기같이 매끄럽고 흰 피부, 나폴레옹 3세는 이런 유형의 여인에 대한 열광적인 팬이어서 이 작품과 비너스의 탄생 모두를 구매했다고 한다

p236 아테나 여신보다 자신의 직조 기술이 더 낫다며 신과 시합을 벌였다가 거미가 된 아라크네, 자신과 딸이 바다의 요정들인 네레이데스보다 예쁘다고 자만해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산 카시오페이아,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의 어머니 레토를 모욕한 대가로 14명의 아들과 딸을 모두 잃고 돌이 된 니오베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스 신들은 잔인하다

p248 그리스인들은 이 별자리를 물병을 들고 있는 가니메데스의 모습으로 상상했는대, 물병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남쪽물고기자리의 입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신화속 내용에 따르면 물병이 아니라 사실은 술병인 셈이다

p259 대부분의 미술사학자는 그의 그림속에 가니메데스로 그려진 아기들이 유아기에 사망한 아이들을 의미한다는 데 동의한다. 마스의 그림들은 죽은 아기를 추모하고 슬퍼하는 부모들을 위로하는 순기능을 했다

p269 모든 문명권에서 배은 이로움과 해로움, 성스러움과 사악함을 두루 갖춘 복잡한 특성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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