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투어 그리스 : 고전학자와 함께 둘러보는 신화와 역사의 고향
강대진 지음 / 도도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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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랜드투어 그리스

 : 강대진

 : 도도네

 : 2021/05/17 - 2021/05/22


그리스라는 나라가 그렇다.

막상 가서 보니 돌기둥 외에는 볼 게 없던데, 신화도 그렇고 책에서 배운 것도 그렇고 서양문명의 원류라고 하니 동경의 대상이 된다. 

수천년 전에 만들어놓은 돌기둥을 보면서 선조들의 생각을 읽어내기엔 내 상상력이 너무 부족하다. 

여행 책자에 소개된 내용과 예전에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 그리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지식으로 그리스를 대충 돌아다니게 된다.

이 책은 나처럼 대충 돌아다니는 사람을 장소에 붙잡아놓고 강의하는 책이다.

마치 답사여행을 하듯 아테네 지역, 펠로폰테소스 지역, 그리스 북부, 미케네 섬을 비롯한 에게해지역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한다.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어느 건물을 지나면 무엇이 나오고, 남쪽으로 보이는 것은 무엇이고, 저 유물은 왜 중요한지, 여기서는 뭘 봐야 하는지 등등...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꾼은 아니다. 

나처럼 대충 놀면서 공부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니 소화하기가 버겁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에 야한(?) 이야기도 좀 섞어서 해주면 더 집중해서 들으련만 너무 열심히 공부를 시킨다.

그리스라는 역사적 장소에 와서 판서를 잔뜩한 기분이다. 

대신, 책을 들고 다니며 지역과 유물을 맞춰보는 재미는 쏠쏠할 것 같다.

언제쯤 그리스를 다시 가보려나... 



p16 아크로폴리스라는 단어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원뜻은 '도시의 가장 높은 곳'이란 말로, 대개 그 도시의 내부 요생이다.

p22 디오뉘소스 극장을 보려면 아크로폴리스 위로 올라가서 파르테논 신전의 남쪽 면에서 벼랑 아래로 내려다보거나, 언덕에서 내려온 후 남동쪽으로 가서 따로 둘러보아야 한다.

p27 거룩한 신전을 파괴한 동방인의 무지막지한 행태를 두고 조셉 캠벨 같은 학자는 거듭거듭 비난하지만,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는 먼저 잘못을 저지른 것은 희랍 쪽이었다고 여러차례 지적하고 있다

p31 아테네 니케 신전이 이렇게 많이 손상된 이유는 17세기 후반에 터키 사람들이 베네치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 신전을 허물어서 프로퓔라이아 앞에 방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p43 신화에는 여러 판본이 있는 법이니, 어느 하나만 옳다고 주장할 게 아니다

p50 프로퓔라이아 건물의 서글픈 역사를 잠깐 보았는데, 에렉테이온의 운명은 그보다 더 기구하다. 터키 지배 때 고급 관리의 하렘으로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종교적 공간이던 곳이 외국 지배자에게 성적 쾌락을 제공하는 장소로 변하다니!

p69 튀르크인들은 이 신전을 호약 창고로 이용하고 있었고, 아크로폴리스 먼 서쪽의 언덕을 차지하고 있던 베네치아의 모로시니가 대포로 이 신전을 타격하면서, 2천 년 이상 거의 멀쩡하게 서 있던 고대의 경이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p98 파르테논만 해도 기둥 수가 8x17인데, 이 건물은 가로 방향으로 기둥 두개만큼 더한 8X19에다 동서쪽 입구 앞에 기둥 8개씩을 가로로 덧붙인 형국이었으니, 옛 사람들이 이 계획을 거의 신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 것도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p104 지금은 매우 현대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사실은 이자리가 2천4백년 정도 된 경기장 자리다

p111 ㅜ미케나이 문명의 대표적 유물은 아가멤논의 황금 가면(사실 트로이아 전쟁은 기원전 13세기 또는 12세기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유물은 그보다 3백 년 쯤 전 것이니 아가멤논의 초상일 수는 없다)을 비롯해서 황금으로 만들어진 여러 기물들이다.

p113 상고시대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쿠로스라고 알려진 젊은이 조각상이다

p122 여기까지 우리는 박물관 네 개(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아고라 박물관, 케라메이코스 박물관 등)을 꼽았다. 그 밖에 뷔잔티온-그리스도교 박물관에 가면- 다른 것도 있지만-아이기나에서 출토된 투조 오르페우스상이 있다.

p138 그곳에 가면 여행객이 예상치 못한 유물을 만나게 되는데, 놀랍게도 이집트 신상들이 거기 모셔져 있다.

p140 기록에 따르면 마라톤 경기의 기원은 전 부대 완전 군장 구보 사건인 셈이다.

p149 1959년에 수도 매설 작업 중에 한꺼번에 발견된 것으로 각기 피레우스 아테네, 피레우스 아르테미스, 피레우스 아폴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p169 역사적으로 이 섬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점은 이곳이 미노아 문명(또는 미노스 문명)의 근거지였다는 점, 그리고 신화적으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이곳에서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리아드네와 함께 도망쳤다는 것이다.

p246 코린토스 유적지는 다소 심심하단 인상을 주는데, 입구에 있는 아폴론 신전 기둥들 말고는 땅 위에 서 있는게 거의 없어서다

p249 코린토스는 아테나이처럼 문화가 번성했던 나라도 아니고, 스파르타처럼 군사력으로 유명했던 나라도 아니었다. 그저 양쪽에 항구를 끼고 지협의 목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서 상업적 번영을 누렸던 도시이다.

p260 현대 경기 중에는 완전무장 달리기가 가장 볼 만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사람들이 저마다 개성적인 분장을 하고 출전하기 때문이다.

p265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유물은 돼지 이빨 투구이다. 이것 역시 일리아스에 언급되는 물건인데, 이곳에서 발굴되었다. 크레테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황소 머리 모양 뿔잔도 여기서 발굴된 것이 있다. 지금 여기 언급된 유물들은 모두 아테나이 굴립고고학박물관에 있어서, 약간 어려움이 있다.

p274 아르고스를 포함하는 펠로폰네소스 지역은 십자군 전쟁 이후에 여러 세력의 각축장이 되어서 뷔잔티온과 베네치아, 오토만제국 등의 요새들이 꽤 많이 남아있다

p280 이렇게 신화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도시에 실제로 가보면 놀랍게도 거의 아무 유적이 없다. 젊은이들이 성년식을 올렸다는 아르테미스 신전이 다소간 초라한 기초를 보이고 있는 게 전부다

p318 지금 이 작품에 닭이 그려진 것은 가뉘메데스가 제우스에게 그정 술 따르는 시동 역할만 한게 아니라, 그의 애인이기도 했다는 뜻이다

p319 한 가지만 더 짚고 가자면, 이곳과 델포이 박물관 소장품들은 종교 성지에 속한 것이어서 그런지 작품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아테나이 국립고고학박물관의 경우 생활용품이 많이 끼어 있어서 다소 투박하다 싶은 것들도 꽤 되지만, 여기 있는 것들은 거의가 명품 수준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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