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브런치 -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 브런치 시리즈 4
정시몬 지음 / 부키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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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클래식 브런치

작가 : 정시몬

번역 : 

출판사 : 부키

읽은날 : 2019/03/30 - 2019/05/21

분류 : 일반


이 저자의 책을 꾸준히 읽는데 이 양반의 관심범위가 항상 궁금하다.

역사, 철학, 문학에 이어 음악까지 내용을 발췌하고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어떻게 이렇게 잘 정리할 수가 있지?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른 부분들도 있지만, 그거야 서로 읽고 신뢰하는 책이 다르니까 그런것 같다. 난 차이코프스키가 명예살인을 당했다고 알고 있지만 저자는 그것을 소문으로 이야기한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제전 초연당시의 소란도 난 안무가가 불을 꺼서 더 소란이 확대된 걸로 알고 있는데, 저자는 안무가는 열심히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래도 난 고전주의에 관심이 많다보니 앞쪽내용에 훨씬 집중해서 읽었다. 현대로 넘어와서는 이름도 잘 모르겠고, 음악은 더더욱 모르겠다.

현대음악을 들으면서 멋지고 예술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벌거벗은 임금님이야기가 생각이 날 만큼 이해가 안간다. 

혹 내가 전문가가 되면 그런 음악의 맛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음악만 듣기에도 내 평생이 모자를 것 같다. 

추천음악을 별도로 적어놓았다. 이 음악을 좋아하는 연주자의 연주로만 들어도 10년은 너끈할 것 같다. 10년치 저축을 든 기분이다. 즐겁다. 


p16 바로크는 미술,건축 분야에서 쓴 표현이었고, 품평의 대상을 바로크답다고 하는 것도 칭찬은 아니었다. 칭찬은 커녕 기괴한, 난해한 등의 동의어에 가까웠다 

p41 바흐가 신앙심이 깊은 인물이었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이런저런 소소한 재미를 포기한 금욕의 사나이였던 것은 아니다 

p66 그토록 뛰어난 주제는 신중하게 다루어야 하니, 6성 푸가를 제대로 만들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양해를 구했다 

p70 바흐는 음악의 헌정에 왕이 처음 요구한 것보다 더 퍼주는 모양새를 갖추기는 했지만, 그 속에 프리드리히의 입맛에 맞는 요리는 단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던 셈이다 

p82 총 44편의 작품을 썼을만큼 오페라는 헨델이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장르였고, 실제로 음악가로서 헨델의 위상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처음 정식 직장을 얻은 곳도 함부르크의 오페라 극장이었고, 이탈리아에서의 성공 역시 오페라 작곡을 통해서였다 

p95 스피커 볼륨을 높여 음반을 듣다 보면 때로 오르간 연주자가 건반 누르는 소리, 페달 밟는 소리 등의 잡음이 종종 들리는데, 이 역시 헨델의 오르간 협주곡집을 듣는 독특한 재미라 할 수 있다 

p97 그는다른 데 한눈팔지 않고 주어진 양식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의 조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 

p105 바흐가 요리와 와인을 즐겼던 것처럼 헨델 또한 식도락가였다 

p106 바흐의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중세의 연금술사를 방불케 하는 장인적 실험정신과 완벽주의자였던 반면, 헨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은 탁월한 기업가 정신과 만나 활짝 날개를 폈다 

p120 모차르트는 순회공연 중 왕후장상들 앞에서 곰처럼 재주만 부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방문하는 국가와 도시 특유의 음악적 양식을 섭렵하고 현역 음악가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자신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p123 모차르트 학습법, 모차르트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내세운 학원이나 과외 선생도 있겠지만, 모차르트가 보여준 재능은 어떤 특공 훈련이나 노오력 따위로 가르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절대 아니다 

p126 인자한 성품은 물론 음악에 대한 이해 역시 깊었던 슈라텐바흐 대주교는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일찍부터 높이 평가했고, 유럽 순회공연을 위한 레오폴드의 휴직 역시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p134 이 무렵 모차르트가 부친에게 일부 학생들의 우둔함을 비꼬는 내용의 편지를 쓰자, 레오폴드는 모든 사람이 너 같은 재능을 타고나지는 않았음을 명심하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P169 하이든은 런던에서 헨델과 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바흐 등으로 대표되는 수입된 독일계 음악가의 계보를 이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작곡과 지휘, 피아노 연주 등 1인 3역을 소화하며 청중을 끌어들였다 

P170 하이든의 교향곡은 한결같이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매우 편안하고 예측 가능한 음악적 경험을 선하한다 

P173 하이든이 활동 후기에 작곡한, 특히 그가 런던 방문 전후에 썼다고 해서 런던 교향곡 시리즈라 불리는 교향곡 12곡은 그의 수많은 교향곡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P182 에스테르하지가 보장한 철밥통이 사라지자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명작의 향연, 아무리 생각해도 공교로운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P187 하이든에게는 희소한 자원이었던 주제(선율)가 사실 모차르트에게는 문자 그대로 하늘에서 마구 떨어지는 것이었고, 그냥 주으면 되는 것이었다. 

P193 베토벤이 운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동시에 그의 촉망되는 장래를 두고 당시 빈 음악계에서 모종의 의견 일치가 이루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서약 속담처럼 당시 빈의 음악계가 모두 힘을 합쳐 베토벤이라는 소중한 재능을 가꾸어간 셈이다 

p205 베토벤은 생전에 장엄미사를 자신의 최고 걸작이라고 확신했다는데, 본인의 의견은 분명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p242 이런 식의 자유로운 인식을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은 자연현상, 역사나 문학의 한장면, 인간의 희노애락 등 음악 외적인 대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주목받은 시기였다 

p244 멘델스존이 베를린 성악 아카데미의 연주로 직접 지휘한 이 곡은 바흐가 죽은 뒤 거의 100년 만에 멘델스존에 의해 재연되었는데,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바흐의 음악이 새롭게 주목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P266 슈트라우스는 오스트리아와 독일 두 황제 사이의 협력 관계를 통해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그 곡을 바친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황제 왈츠의 선율에 맞춰 건배를 든 두 황제의 파트너십이 인류사에 가져온 결과는 실로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 

P272 브람스의 음악 철학을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아무리 낭만이 좋다 한들 그 속에서도 정신줄을 완전히 놓아 버리지는 말자' 정도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숙련되 기술 없이는 영감이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에 불과하다라는 브람스의 말 또한 그의 음악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P275 학교가 내 교육을 망치도록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고 능청을 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도 정규 교육은 10세까지가 전부다 

p288 부친의 사망에 이어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져야 했던 리스트는 하마터면 부친의 뒤를 따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고, 너무 상심한 나머지 속세를 떠나 카톨릭 사제가 될까를 신중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p300 환상교향곡에서 베를리오즈는 당시 그의 삶을 지배했던, 사랑하지만 자신의 것으로 하지 못한 여인 스미드슨이라는 고정 악상을 작품 도처에 반복되는 주제의 형태로 배치했다 

p327 바그너의 예술에 휩싸여 있다가 음악이 멈춘 자리에서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매우 유감스럽고도 난처한 현실에 직면한다. 그토록 마술적인 음악이 어떤 미지의 존재가 인류에게 준 선물이 아니라 바그너라는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산물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P328 바그너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음악가로서 그에게 품게되는 존경심과 동시에 그의 파렴치한 인간성 사이에서 난처해진다 

p337 바그러는 뷜로에게 감사하기는 커녕 자신 같은 위대한 음악가를 위해 당연한 일을 했다고 여겼다. 그뿐만 아니라 바그너는 뷜로의 아내 코지마를 연인으로 삼기까지 했다 

p346 베르디의 서곡은 아리아의 발췌인 반면, 바그너의 서곡은 전체 오페라의 압축이다. 당연히 연주 시간도 베르디보다 바그너 쪽이 훨씬 길다 

p374 어떤 작품이 예술이라면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할 리 없고,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한다면 예술이 아니다 

p376 문제는 그 해방을 통해 압제에서 벗어나 영광스럽게 다다른 신세계가 음향의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 아니라 방향조차 감 잡을 수 없는 망망대해라는 것이다 

p381 역사적으로 오페라 작품의 절대다수가 다루는 주제는 말 그대로 남녀상열지사다. 주인공이 왕이든 귀족이든 전쟁 영웅이든, 심지어 신이든 상관없다. 오페라 플롯의 기본 구조는 등장인물 사이에서 펼쳐지는 애정과 갈등, 오해, 증오의 이야기다 

P403 서슬퍼런 냉전 시대에 최대 라이벌인 미국 출신 연주자의 손을 들어준 당대 음악인들과 공산당 간부들의 대인배적 행보는 참으로 인상적이다 

p407 만일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가혹하기 짝이 없지만, 콜레라 사망설보다는 금지된 애정 행각을 벌이다가 맞이한 최후라는 시나리오가 차이콥스키 음악의 극적인 특징에 더 어울리는 죽음 같기도 하다 

p415 타고난 재능도 중요하지만 이를 알아보는 재능 역시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스트라빈스키는 자신에게 긴뢰를 준 의뢰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의 생애 최고의 걸작 3편을 연달아 작곡했다 

p420 스트라빈스키는 봄의 제전에서 그 주종관계를 완전히 뒤엎어 리듬 위에 선율과 화음을 종속시키는 음향의 반란을 일으켰다 

p422 요한 슈트라우스의 원무곡 황제가 미래를 장미빛으로 칠한 오스트리아와 독일 황제들 간의 경음악이라면, 봄의 제전은 1차 세계 대전의 공포를 새로운 예술 언어로 예견한 전주곡이었다 

p430 쇼스타코비치 스스로 "정당한 비판에 대한 소비에트 예술가의 창조적인 대응"이라고 정의했던 교향곡 5번이 (예술적이 아니라)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쇼스타코비치를 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이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p441 서곡 1812년, 핀란디아를 감상하는 데 꼭 러시아 사람이거나 핀란드 사람일 필요는 없듯이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감상하는 데 꼭 미국인이거나 친미주의자여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p457 모더니즘 음악을 미래에서 온 음악으로 본 아도르노와는 달리, 1960년대 미국의 비평가 헨리 플레젠츠는 먼 훗날 20세기를 대표한 클래식 음악 장르로 기억되는 것은 모더니즘 음악이 아니라 재즈라고 예측한 바 있다 

P468 역사에서 이와 같은 현상은 아주 드문 일이 아니다. 어느기간 모든 것이 압축적, 폭발적으로 만개하는 단계가 이따금 온다 

p470 현대소설이 전통적인 서사보다 문체와 심리 묘사에 더 집중하듯이 현대 음악 역시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보다 훨씬 복잡하게 미분된 화성체계, 극히 모호한 조성에 의지해 시대적 정서를 담으려 했다는 것이다 

p471 이토록 미숙한 발달 단계에 있는 종이라고 할지라도, 요한 세바스찬 바흐 같은 음악을 배출할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더 안심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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