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여행 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이재형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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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독자는 지중해성 기후의 프랑스 남부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풍광과 기후가 좋아 연중 따뜻한 날씨와 지중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안 도시들의 동화 같은 집도 잇따라 떠오르는 풍경이다. 독자는 프랑스 여행 때 니스를 중심으로 한 몇 개의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때가 1월인 데도 바닷가 백사장에는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 깜짝 놀란 경험도 있다. 멀리 눈 쌓인 알프스를 배경으로 그야말로 이국적 풍경을 실감했었다. 연중 화창한 날씨 탓인지 이쪽 사람들은 성격도 온화하고 온순하다고 하니 여행지로서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바닷가 언덕을 따라 층층이 줄 지어 서 있는 저택들을 보고 혹시 옛날 로마가 이런 휴양지가 탐나서 유럽 전역을 자신들의 속국으로 만들었나 싶기도 했다. 지중해변을 따라 지금도 이 도시와 마을의 경계는 모호한 편이라고 한다.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전망에 여행자들이 매혹되는 이유다.

이 책 『프로방스 여행』는 이곳 프로방스에서 십여 년을 살았다는 저자 이재형에게는 지금 사는 파리를 떠나 이곳 프로방스로 자주 여행을 오는가 싶다. 이번에도 프로방스 여행으로 이를 계기로 프로방스 전역의 도시들을 들러 소개해 준다. 특히 이 지역이 배출한 예술가들과 그들은 떠났지만 여전히 그들과 함께 숨쉬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프로방스 주민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는 프로방스 23개 도시를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에 초점을 맞췄다.

 


 

〈아를〉은 누가 뭐래도 고흐의 도시임에 틀림없다. 아를은 프랑스의 코뮌(주민자치제) 중 가장 넓은 지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론강이 흐르고 황량한 크로 평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로마의 원형경기장과 공동묘지, 극장, 공중목욕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이 옛 로마령 갈리아의 주요 도시였음을 알려준다. 이 도시에는 박물관도 많고 축제도 다양하다. 고흐, 고갱, 피카소가 이곳에 머물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 미술관도 있다. 이곳의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는 단연 고흐다. 그가 이곳에서 산 지낸 시간은 겨우 2년 여밖에 안 되지만 수많은 그림과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저자는 안내한다.

 

1888년 2월 2일, 반 고흐는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15시간을 여행한 끝에 아를에 도착했다. 그는 이제 프로방스의 강렬한 빛과 눈부시게 선명한 하늘, 투명한 공기 속에서 꽃을 피운 과실수와 협죽도, 보라색 땅, 올리브나무의 은빛, 실편백나무의 진한 녹색을 그리게 될 것이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 보냈다. “난 새로운 예술의 미래가 프로방스에 있다고 믿어.”(p.14)

 

책에 따르면 1988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반 고흐는 아를 시내에 있는 카페의 밤 풍경을 그린다. 〈밤 카페〉는 라마르틴 광장에 있었던 역전 카페를 그린 것인데, 이 카페는 아쉽게도 지금 남아 있지 않다. 반면에 시내 한가운데의 포룸 광장에 가면 노란색으로 칠해진 반 고흐 카페가 단번에 시선을 잡아끈다. 〈밤의 카페 테라스〉의 소재인 이 카페- 당시에는 '테라스'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카페라고 불리운다- 는 아직 남아 있어서 이름을 찾는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었다.

 


 

아를을 떠나 프랑스 제2의 도시이자 최대 항구인 〈마르세유〉로 간다. 기원전 6세기 경 그리스에 살던 포카이아 사람들이 건너와 건설한 마르세유의 역사는 무엇보다도 이민자들의 물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이 도시는 율리우스 케사르에게 점령당하면서 로마 제국의 일부가 되었고, 연이어 서고트족과 동고트족의 손에 넘어가면서 그리스인과 아르메니아인, 이탈리아인, 코르시카인, 유대인, 스페인인,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북아프리카인, 베트남인, 캄보디아인, 코모르인 등 전 세계 사람들을 받아들였다. 이곳 수많은 이민자들은 갈등과 투쟁, 화해를 거치며 마르세유의 역사를 만들어냈고, 이들의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를 마르세유만큼 조화롭게 결합시킨 프랑스의 도시는 없다고 저자는 잘라 말한다.

이곳은 수많은 예술가가 즐겨 찾았지만, 특히 유명한 영화 촬영지로 이곳을 선택한 영화인들이 많다고 한다. 프로방스의 작가로는 마르셀 파뇰(1895~1974)은 작품에서 자신의 고향인 프로방스 지역 사람들 특유의 정서와 일상, 사고방식, 풍속을 세심하게 묘사한 '프로방스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고 저자는 알려준다. 마르셀 파뇰은 연극과 영화에 집중하여 '영화화된 연극'의 거장이 되었다. 이는 특히 희곡으로 쓰였다가 영화화된 그의 유명한 마르세유 3부작 〈마리우스〉와 〈파니〉, 〈세자르〉 덕분이라고 전한다. 또 〈빵집 마누라〉는 프랑스의 국민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다. 독자는 읽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이 영화는 마을의 민주주의에 관한 영화라고 한다. 이 공동체 구성원 중 한 명이 당하는 불명예는 곧 공동체 전체의 불명예이며, 빵집 주인의 명예를 회복하려면 모두가 나서야 한다. 바로 이것이 마르셀 파뇰의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바스티드 뇌브 남쪽의 라 트레이으 마을에서 찍은 영화도 수없이 많다. 독자도 본 적이 있는 〈마농의 샘〉 역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살짝 전해준다. 이 영화에는 그의 아내 자클린 파뇰이 마농 역을 연기했다. 독자의 머릿속에 〈마농의 샘〉 한 장면이 스치듯 지나간다. 소설 『마농의 샘』은 마르셀 파뇰의 작품이지만 그의 부인이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그 마을의 묘지에 마르셀 파뇰의 묘지에 가족과 함께 묻혀 있으며 묘비에는 "그는 샘과 친구들, 아내를 사랑했다"고 쓰여 있다.

 


 

이 책에서 도시 〈아게〉에는 「어린 왕자의 영혼이 머무는 바다」란 부제가 붙어 있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리옹 출신이지만 이 마을과 인연이 깊다고 한다. 그의 누이동생 가브리엘이 1923년 피에르 다게와 결혼을 했고, 그 얼마 전부터 항공 우편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아게에 있는 동생 부부의 성(18세기에 지어진)을 자주 찾아왔다. 그리고 아게 성당에서 엘살바도르 출신 예술가 수엘로 순신 산도발과 종교 결혼식을 올렸다. "아게는 심지어 먼지에서조차 향기가 푸익는 천국이다"고 생텍쥐페리는 썼다 이 마을에 매혹된 생텍쥐페리는 1940년 마지막으로 아게에 머무르면서 『성채』를 썼다고 한다. 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쓴 『어린 왕자』는 1946년 처음으로 프랑스 서점에서 볼 수 있게 됐다고 저자는 전한다.

저자에 따르면 『어린 왕자』는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생텍쥐페리는 이 작품이 성공을 거두는 걸 보지 못했다. 어린 왕자가 지구별 여행을 끝내고 자기 별로 돌아간 것처럼 생텍쥐페리도 1944년 7월 31일 저 높은 하늘로 날아 자기 별로 떠났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게 풍경은 강렬한 원색으로 구성된다."고 말한다. 하늘과 바다의 파랑, 숲의 초록, 바위산의 빨강. 이 강렬한 원색들은 19세기 말에 후기 인상파 화가들, 특히 야수파 화가들을 매혹시켰다. 1897년 아르망 귀요맹은 이 마을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아게의 바위산〉을 그렸다. 1911년 그는 이렇게 쓴다. "나는 붉은 바위와 뒤틀린 나무를 그리는 걸 좋아한다. 나는 이미 주홍색과 다른 붉은색 튜브를 다섯 개나 썼다."(p.103)

 


 

저자는 기차를 갈아타고 영화제로 유명한 곳 칸(Cannes)까지 갔다가 다시 발로리스까지 가는 버스를 갈아탄다. 프로방스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 두 곳 중 한 곳인 국립 피카소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다. 파블로 피카소는 1948년에서 1955년까지 발로리스에 머물렀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던 이 도시에서 피카소는 도자기 예술의 세계에 입문하여 4,500점의 도자기 작품을 남겼다는 새로운 사실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독자는 파카소를 좋아하지만 그가 그렇게 많은 도자기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은 저자로부터 처음 듣는 이야기다. 피카소는 또 이곳에 많은 조각 작품과 회화 작품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 중 대표작이 바로 〈전쟁과 평화〉다.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 그렸다고 저자는 전한다. 아마 한국전쟁을 소재로 피카소가 그린 그림을 떠올렸기 때문에 의외의 사실을 전해주는 듯하다.

이 전언에 따르면 발로리스의 도자기 예술가들이 그의 일흔 번째 생일을 맞아 발로리스성의 소 예배당에서 열어준 축하 파티에서 피카소는 예배당 천장을 그림으로 장식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다. 그는 버려져 있던 이 오래된 성소를 '평화의 사원'으로 만들고 싶어 했고, 그의 이러한 바람은 실현되었다. 〈전쟁과 평화〉는 마주보고 있으며 둥근 천장의 꼭대기에서 만나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왼쪽 그림은 〈전쟁〉이고 오른쪽 그림은 〈평화〉이며, 안쪽에는 반원형 그림이 있다. 어두운 색조의 〈전쟁〉에는 혼란스러운 전투 장면과 이 장면을 지켜보는 평화의 전사가 보인다. 반면 〈평화〉에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표정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 안쪽 그림 〈세계의 네 부분〉에서는 네 사람이 함께 비둘기가 그려진 원반을 들고 있다. 피카소가 혹시 시스티나에 그린 벽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세상에는 신의 세상이지만 피카소가 그린 세상에는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인간의 세상을 말하려던 것은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독자도 가본 적이 있는 도시 〈니스〉로 발길을 옮긴다. 니스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기후도 매우 온화해서 살기 좋은 도시다. 이 도시에서는 천사의 만을 따라 이어져 있는 영국인들의 산책길(이 길 이름은 엣날 니스에 살았던 부자 영국인들에게서 따왔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하염없이 지중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니스는 매우 오래된 도시다. 기원전 6세기에 세워진 그리스인들의 니카이아와 기원전 100년경 로마인들이 세운 세메넬룸이 합쳐서 생겨났다. 중세 때 니스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지금은 공원이 된 산 위의 성에 모여 살다가 14세기부터는 지금 옛 니스(Vieux-Nice)라고 불리는 성 아래쪽에 자리 잡았다. '꽃의 도시'라고 불리울 만큼 꽃과 대규모 꽃 도매시장이 새벽을 깨운다고 하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치 꽃으로부터 아침 인사를 받는 셈이다. 바로크 예술로 탄생한 생트레파라트 성당을 지나 마세나 광장에 이른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니스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니 때맞춰 오면 굉장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될 것 같다.

니스의 가장 큰 자부심은 아마도 파리 다음으로 미술관이 많은 도시라는 점일 것이다. 니스를 사랑한 샤갈과 마티스 미술관 외에도 현대 미술관, 팔레 라스카리, 마세나 빌라, 보자르 미술관, 아니톨 자코브스키나이브 아트 미술관 , 샤를 네그르 사진 미술관, 사미에 고고학 박물관 등 역사가 오래된 도시라는 듯 예술과 미술의 역사를 니스 한 곳에 다 몰아넣은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니스는 앙리 마티스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마티스는 니스에서 대단한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티스는 1917년 처음으로 니스에 왔다. 프로방스의 맑고 투명한 빛에 매료된 그는 니스에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살다가 결정적으로 시미에 언덕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지금 시미에 수도원 공원묘지의 수수한 무덤 속에 잠들어 있다. 1954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자신의 작품 전부를 니스시에 유증했다. 니스시는 17세기에 건축된 아렌느 빌라를 마티스 미술관으로 만들고 마티스가 유증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 목록을 구성했다. 관람객은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데생과 판화, 조각 작품을 통해서도 그의 예술 세게를 이해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올리브나무, 아몬드나무, 무화과나무가 길 양쪽에 서 있는 커브 길을 벌써 몇 번이나 돌았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마치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처럼 피라미드 모양으로 지어진 이 성채 마을이 프로방스의 태양 아래 그 모습을 드러낸다. (중략) 해가 서산마루에 뉘엿거리면 고르드의 돌집들은 빨갛게 물들고 저 아래 계곡은 초록 바다로 변한다. 고르드는 이때가 가장 아름답다.(p.216)

 

이번 여행의 종착지이며 파리에서 남쪽으로 600km 떨어져 있는 아비뇽(Avignon)에 도착했다. 교통의 요지였던 이 도시는 14세기에 교황청이 자리 잡으면서(흔히 ‘아비뇽 유수’라고 부른다) 모습이 확 달라졌다. 교황청은 1995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아비뇽은 세계 최대의 연극제가 열리는 연극의 도시이기도 하다. 매년 7월이 되면 아비뇽은 거대한 연극 무대로 바뀌어, 3주 동안 도시 곳곳에서 연극이 공연된다.(p.233)

 

저자 : 이재형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원대학교, 상명여자대학교 강사를 지냈다. 우리에게 생소했던 프랑스 소설의 세계를 소개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많은 작품들을 번역했으며, 지금은 프랑스에 머물면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상의 용도』 『부엔 까미노』 『어느 하녀의 일기』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꾸뻬 씨의 시간 여행』 『꾸뻬 씨의 사랑 여행』 『마르셀의 여름 1, 2』 『사막의 정원사 무싸』 『카트린 드 메디치』 『장미와 에델바이스』 『이중설계』 『시티 오브 조이』 『조르주 바타유의 눈 이야기』 『레이스 뜨는 여자』 『정원으로 가는 길』 『프로이트: 그의 생애와 사상』 『사회계약론』 『법의 정신』 『군중심리』 『사회계약론』 『패자의 기억』 『최후의 성 말빌』 『세월의 거품』 『밤의 노예』 『지구는 우리의 조국』 『마법의 백과사전』 『말빌』 『신혼여행』 『어느 나무의 일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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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섞이지 않은 나無 - 2023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지원사업 선정작
윤관 지음 / 헤르츠나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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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길어올린 일상의 언어를 시로 쓰고, 시집으로 펴냈다. 그리고 시인은 ‘시를 쓴다‘가 아닌 ‘일기 쓴다‘고 말한다. 시가 일기이고 일기가 시이다. 우리가 이 시집의 시에 대해 쉽게 공감하고 감동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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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 지음 / 헤르츠나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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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공감과 감동이 되는 시를 읽었다. 독자는 시를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 시집 『내가 섞이지 않은 나無』의 시는 여러 편이 쉬운 언어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로 쓰였다. 일부러 멋내는 언어도 없고 평범한 언어가 대부분이다. 물론 시인들이 특별한 언어로, 특별한 시어를 따로 쓰진 않는다. 현대의 독자들은 난해한 시어나 시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상이 글자보다 훨씬 널리 퍼져 있는 시대, 글로 쓴 시들이 어렵다면 누가 읽기를 좋아하겠는가? 그런데도 난해한 시는 나름대로 선택되기도 한다. 형상화를 매우 뛰어나게 해서 가치를 인정받는 시도 있다. 아무튼 현대의 시는 난해하면 읽히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이 시집의 저자 윤관은 이 책을 펴냄으로써 '시인'이란 호칭을 처음으로 얻게 됐지만 그는 시인 이전에 일상적인 '생업을 하며 사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래서 '시를 쓴다'가 아니라 '일기를 쓴다'고 표현한다. 시집을 펼쳐 들면 한두 편의 시를 먼저 읽지만, 그 '맛보기'가 끝나면 대체로 시인의 시 세계가 궁금해진다. 독자만의 시 감상법은 아닐 것이다. 시를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와 비슷할 것이라 독자는 생각한다.

시인은 〈들어가며〉에서 시집을 내게 된 소감과 자신의 시작(詩作) 과정을 설명한다. "우주는 나를 제외한 세상이었습니다. 우주는 너무나 광대하고 무변하여 그것을 짐작하고 정의 내리는 건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를 통해 보는 세상이 전부였습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어 시인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조차 나를 통하여 본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나를 제외한 세상은 없다는 걸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는다. "나를 키우면 세상이 커지고", "나를 가두면 세상은 감옥"이었다고 말한다. 이젠 시인은 자신 있게 말한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그 대단한 것의 일부로 끊임없이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때부터 삶은 견딜 만한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시인은 ‘나조차 섞이지 않는 나’의 시선으로 우주를 둘러본다. 온통 귀하고 귀하다. 내 아내, 내 아이, 내 어미, 내 아비 그들의 작은 마음조차 귀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귀하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시인 윤관은 시를 ‘안과 바깥을 이어주는 거대한 침묵 속에서 떼어낸 아주 작은 것이며, 마음을 움직이는 쓸모를 지닌 것’으로 바라본다. 윤관의 첫 시집 『내가 섞이지 않은 나無』가 꼭 그렇다고 소개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 누구나 경험하는 평범한 정황이라는 보편의 바깥을 가로지르는, 윤관의 안쪽에 드리운 특별한 감각은 일상어의 낯선 구성과 문장의 극적인 배열을 통해 미학적 가치를 부여한다. 안쪽에서 자란 깊은 사유는 내밀한 감정의 소요를 치밀한 관찰을 통해 시세계에 담아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쓸모의 다리를 놓아준다. 그런데 이는 윤관만의 것은 아니다. 역시 시집을 출판한 전문가로서의 평가다.

시인은 지금의 자아와 처음의 자아가 다름을 인정한다. 세상에 섞여서 달라진 자아 이전의 원래 자아 찾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찾아가는 여정과 흡사하다.

 

두껍아, 두껍아

한꺼번에 모든 것을 거두어 가는 어둠처럼

나의 전부를 주마

헌것도 새것도 아닌

처음의 나를 다오

 

처음의 내가 생각나질 않아

내가 섞이지 않은 나

처음의 나를 다오(p.59~60) - 「두꺼비집」 중에서

 


 

출판사 측은 또 이 시집 읽기의 또 다른 방식을 귀뜀한다. 이에 따르면 윤관의 시에 흐르는 뚜렷한 정서이긴 하지만, 무릇 시인이라면 마땅히 발현하는 ‘문학’의 방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윤관을 읽어야 하는지, 왜 윤관을 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그의 시정신을 ‘배제의 존재’에서 찾고자 한다. ‘윤관은 일기 쓰듯 시를 쓴다’는 최돈선 시인의 추천사에도 불구하고, 윤관의 시가 일기가 아닌 것은 바로 배제의 존재라는 시정신이 관통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주적 자아로부터 떠오르는 모든 것을 하나씩 배제해 간다. 가족, 욕망, 사랑, 이별, 우정, 찰나의 감각, 바람, 커피…. 이 배제하는 과정이 시로 태어나고, 결국 모든 걸 다 배제하고 난 나머지는, 무한한 우주 앞에 한없이 부끄러운 존재로서 윤관 자신이다. 그리고 기어이 그러한 자신조차 ‘내가 섞이지 않도록’ 처음의 내가 되고자 무(無)를 향한 갈망을 쉬지 않고 염원한다. 그래서 이 시집의 제목이 『내가 섞이지 않은 나無』가 된 것이다.

 

잊혀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꽃 지고 알았다

작은 오솔길오 숲이 걸어가는 소리

산 전체가 묻히는 아득한 역광

그 무게 없는 쓸쓸함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가장 오래 머물렀음을(p.61)

- 「잊혀지는 것」 중에서

 

꿈을 꾸었다

내가 깨끗이 사라지는 꿈이었다(p.99)

- 「완전변태」 중에서

 


 

삶은 한 번뿐이고

순식간에

사라진다고(p.27)

- 「바람의 경전」 중에서

 

나를 제외한 전체와 전체에서 배제된 나, 전체와 나를 이어주는 것은 바로 인연. 윤관은 아무리 소소하다 하더라도 인연을 깊이 바라본다.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그리움조차, 여전한 갈등조차 인연의 마음으로 깊이 바라본다. 거기서 오래도록 성숙한 깨달음이 연꽃처럼 환하게 떠오른다. 윤관에게 인연은 바로 안과 밖을 이어주는 것이며, 마음을 움직이는 쓸모인데, 그의 시가 바로 윤관의 내면과 세상을 이어주는 인연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좋은 하루」에서 반전을 만난다. 윤관의 시가 쉽게 읽힌다는, 또는 반면에 깊은 사유와 깨달음 담은 시라는 양쪽의 편견을 불식한다. 개성 있는 시어, 반짝이는 문장을 넘어, 글이 흐르는 리듬과 사유의 충돌이 빚어내는 말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시간은 늘 흐르고

멈춘 채 흔들린다, 나는

깊어지는 고요를 감당할 수 없어

입자 고운 커피를 내리고

그대에게 편지를

그 편지는 기억이 겪어야 하는 미래

당신은 과거를 찢어내고 있겠지(p.36)

- 「좋은 하루」 중에서

 

자칫 길을 잃을 것 같은 현란한 사유의 행보 속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감각의 향연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시를 지었을까 싶은 순간에 물 흐르듯 흐르는 언어의 리듬으로 속도감을 부여하고, 과감한 생략으로 시적 엇박자를 부여하며 흥미를 이끈다. 한 연으로 구성한 시 속에 이 엇박자를 배치한 것 자체가 뛰어나다. 시라는 것이 어떤 문법에 의해 구축된 의미의 완성이라기보다 시적 미학의 구체적이고 정교한 표현이라고 했을 때, 독자로 하여금 추상과 구상 사이의 절묘한 긴장을 체험하게 하는 이 감각은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시적 자아로서 부끄러움 뒤에 숨는 윤관은 실제로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생각된다. 「좋은 하루」에서 슬쩍 자신감을 드러내는데, 사실 시집 곳곳에 자존의 자락을 안개처럼 깔아놓았다.

 


 

다만 내가 좋아 나를 쫓았고

내가 쓴 나는

더 이상 나를 속이지 않아

누군가를 속일 일도 사라져갔다(p.128)

- 「생각벌레」 중에서

 

말이나 글로 대신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으며

표현하지 못한 것들의 서러움이 밀려온다(p.69)

- 「나는 시를 꿈꾸지 않는다」 중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조하는 힘을 가진, 그리고 오래도록 생각의 층위를 다지며 사유와 실천의 인연을 이어온 자의 당당함이다. 그의 생각 어느 하나라도 순간적으로 떠오른 게 아니다. 오래오래 익은 것들이다. 시인은 그 무르익은 것들이 썩어서 그 어떤 사소한 것의 거름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저자 : 윤관(윤여성)

 

생업에 종사하며 일기 쓰듯 시를 씁니다. 1971년 태어났고, 대전에 삽니다. 적정선의 고민과 넘어지지 않을 만큼의 무게를 지고 날마다 걸어갑니다. 나는 이 길과 그 길을 걸어가는 작고 속된 이를 사랑합니다. 예전에 품었던 희망과 꿈들은 아득하지만, 이젠 중심도 변두리도 아닌 나로 살고 싶습니다. 이 한 권의 시집에 내가 남아 있습니다. 남겨진 나를 읽는 또 다른 내가 있습니다. 모두가 인연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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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은 분류상 심리학 책이다. 다만 우리가 듣고 부르는 ‘노래’의 가사와 곡들을 받아들이는 감정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해준다. 왜 노래를 듣고 부르고 감정이 몰입되는가를 심리학 차원에서 해석해 주는 것이다. 이 해석은 우리가 노래를 듣고 부르며 감성적으로 어떻게 처리하기에 우리 감정을 순화시켜 주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각각의 개인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기 마련이다. 애창곡이나 즐겨 듣는 노래를 심리학적 방법이나 이론에 의해 '나의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까지 탐색 범위를 넓혀간다.

저자 박진우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이른바 '인생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 〈들어가는 말〉을 통해 "그 노래가 어떻게 인생 노래가 되었나? 어떤 노래가 인생 노래가 되려면 '네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며 네 박자의 조건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결정적 시기다. 남들이 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했고, 그 순간에 어떤 음악을 만났다면 그 음악은 잊지 못할 노래로 남는다. 그러나 특별한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 노래를 만나는 결정적 시기는 엇비슷하다고 말한다.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이 결정되는 시기도, 정치적 성향이 확립되는 시기도, 그리고 인생 노래가 각인되는 시기도 정해져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치적 견해가 형성되는 시기는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시기, 즉 투표권이 생길 때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렇다면 인생 노래가 결정되는 시기는 언제일까? 저자는 최고의 시기를 빛나게 해준 순간이어었거나 반대로 최악의 순간에 위로받았던 노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최고와 최악의 시기는 대략 언제쯤일까? 저자에 따르면 유독 좋은 일과 나쁜 일을 함께 겪는 시기가 있다. 사람들은 굴곡의 세월을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평탄했던 시기보다 더 많이, 더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변화를 많이 경험하는 시기는 대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기에 만난 노래를 인생 노래로 기억한다. 따라서 인생 노래는 그 나이대에 만났을, 혹은 만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힌다.

두 번째는 결정적 시기에 만난 결정적 관계가 인생 노래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결정적 관계는 가족, 친구 선후배, 짝사랑하는 상대, 연인 등 다양하다. 음악은 '진화심리학'에서 볼 때 사회적 상황에서 상호 결속력을 강화해 준다. 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도 이런 원리라고 한다. 음악과 언어 활동을 관장하는 뇌신경 영역은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저자는 심리학을 대입시킨다. 엄마의 자장가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길러주고, 부모와 자식 간의 유대를 강화하며, 아이의 언어기능을 발달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에게 음악은 사회적 맥락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으므로, 인생 노래 역시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세 번째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가장 자주 듣는 것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뇌는 가장 처음 좋아하게 된 노래를 계속 찾아 듣도록 유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와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을 때 뇌의 반응 패턴은 전혀 다르다는 실험 결과로 밝혀진 사실이다. 음악치료의 마이클 타웃 교수는 초기 치매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 동안 하루 한 시간씩 들려주었다. 그러자 의사결정, 행동 조절,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피칠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었을 때는 뇌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불안과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의 기능이 완화되었으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불쾌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극에 잘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인 것이다. 이로 인해 결정적 시기에 결정적 관계를 통해 좋아하게 된 노래가 있다면, 그 노래가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거나 그저 스쳐 들리기만 해도 뇌는 모든 신경을 그 노래에 집중한다는 것. 남들은 듣기 힘든 사운드나 비트를 듣고 '이거 내 노래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또 다른 장점은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마음이 안정화된다는 실험 결과도 소개한다. 그래서 화가 나거나 불안하고 초조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나아질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인생 노래를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르거나 악기로 연주한다면 우울한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저자는 제시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부르고 연주할 때, 불안이나 우울 수준은 낮아지고 일상적 행복 수준은 높아졌다는 실험 결과로 자주 듣는 노래가 어떻게 좋아하는 노래가 되는지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은 노랫말이다. 책에 따르면 오랜 세월 시와 노래는 하나였다. 인류의 조상들에게 시는 노래하듯 읊는 맛이었다. 눈으로만 읽는 시는 없었다. 노래가 된 시는 언제나 인간의 삶에 가까이하며 기쁨을 나누고 슬픔을 위로한다. 그러다 시와 노래가 분리된 뒤 시는 언어에만, 노래는 리듬에만 더 치중한 독립된 장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가 지닌 철학, 꿈, 희망, 그리고 치유와 위로의 힘이 있다. 그래서 시적인 노랫말은 어느 순간 마음에 꽂혀 인생 노래가 된다.

 

 

이처럼 심리학의 눈으로 깊이 들여다보고 곱씹으면 좋은 노랫말이 있다고 저자가 '네 박자'를 제시하는 것이다.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 자체는 저마다의 취향일 수 있지만, 노랫말을 통해 배우는 심리학은 시를 통해 느끼는 보편적 깨달음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을 맺는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3~4분 남짓의 노랫말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타인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집필 취지를 밝힌다. 이를테면 아이유의 〈라일락〉을 통해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뇌가 왜 마음과 정반대의 방어기제를 드러내는지 명쾌하게 풀어니다. 또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를 통해 ‘비가 오면 왜 그 사람이 생각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밝혀내기도 한다. 그리고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통해 부러움이 자기 자신을 부정, 파괴하는 감정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통해 잊고 싶은 기억일수록 자꾸 생각나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스텔라장의 〈빌런〉을 통해서는 개소리가 난무하는 어지러운 세상에 현혹되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세심한 선곡도 감탄을 자아내지만, 인디음악부터 팝송까지 가사와 멜로디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던 노래들이 저자의 인문학적 사유와 만나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나에서 우리로 세계를 넓혀가며 사고의 확장을 돕는다. 1부 「나를 알아가는 마음의 지도 그리는 법」에서는 타인을 이해하기에 앞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타인의 고통이나 불행을 보며 기뻐하는 심리, 끝 모를 우울함이 우리의 뇌와 몸에 작용하는 메커니즘,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쓰는 예민한 성격이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어떻게 고갈시키는지, 선택지가 많을수록 왜 피로감이 밀려드는지 등을 다양한 노래와 심리 실험으로 함께 풀어내면서 그에 걸맞은 심리 처방을 내린다.

 


 

2부 「건강한 관계를 위한 사랑의 방정식」에서는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만남부터 이별까지 이른바 사랑의 단계로 나아간다. 결국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랑이 다 같은 것은 아니고, 핵심은 ‘건강한 사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의 노랫말을 읊으며 집착을 초래하는 뇌과학적 원인을 짚은 뒤에 집착이 왜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다줄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주면서 건강하게 관계 맺는 방법들을 자연스레 펼친다. 또한 김동률의〈취중진담〉과 멜로망스(김민석)의 〈취중고백〉, 태연의 〈Happy〉를 통해 사랑 고백법과 적절한 고백 타이밍 등을 설명한다.

3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에서는 나 자신을 오롯이 지켜내면서 타인과, 세상과 한데 어울려 현명하게 살아가고 살아낼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과 깊이 있는 해석 덕분에 익숙했던 노래들이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와 함께 책 곳곳에 풀어놓은 저자의 경험담은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값지고 피부에 와닿는 조언들을 얻게 될 것이다.

누구나 지치고 힘이 들 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위로를 건네는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친구가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는 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을 때, 사랑과 우정이 엇갈리기만 할 때, 왠지 모를 불안함과 우울함에 잡아먹힐 것 같을 때, 지난날의 선택으로 후회가 밀려들 때 등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문제들을 음악을 매개로 해서 하나씩 풀어나간다. 이 책은 특정 음악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BTS, 트와이스, 멜로망스, 이무진, 잔나비, 폴킴 등 33곡의 다양한 노래들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한다. 게다가 독자들이 손쉽게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각 꼭지마다 QR 코드가 있어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우리가 이 책을 읽고 들을 수 있는 이유이다.

 


 

문화인류학자 제임스 프레이저James Frazer의 ‘전염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어떤 것의 속성이 다른 것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퀴벌레나 대변이 담겨 있던 컵을 세제로 깨끗하게 씻고 살균 처리까지 해서 깨끗한 물을 담아서 주어도 사람들은 선뜻 물을 마시지 못한다. 마음속에서는 혐오하는 무언가가 컵에 닿는 순간 이미 혐오적 속성이 전이되었다고 속단하기 때문이다. 전염의 법칙은 부정성에 더 강하게 나타나지만, 긍정성일 때도 나타난다. 그런데 전염의 법칙이 꼭 접촉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감정이 매개가 되면 아무런 접촉이 없더라도 전염이 쉽게 일어난다. 멜로망스의 〈선물〉에서 별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예뻐 보였던 이유도 감정 휴리스틱 때문이다. - 「3부, 감정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p.226~227」 중에서

 

우리는 노래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니 나 자신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해보자. 내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노래가 들어 있을 것이다. 또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을 때도 노래를 활용해보자. 대화가 없더라도 노래를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나오는 말, p.287~288」 중에서

 

저자 : 박진우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오롱인재개발센터, SK네트웍스, 한국정보화진흥원(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조직개발과 인적 관리 실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직장인의 심리적 안녕감과 조직의 성과 향상을 위해 심리학 연구 성과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강의와 컨설팅을 하며 글쓰기에 힘쓰고 있다. 음악에 심리적 치유의 힘이 있음을 믿으며, 곱씹을수록 가사가 좋은 노래와 여러 사람이 함께 곡을 만들고 연주하는 밴드음악을 좋아한다. 그동안 쓴 책으로 『심리학, 직장 생활을 도와줘』『리더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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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베이직
질리언 헤셀 지음, 임은주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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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가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필라테스(pilates)'는 운동이라기보다 우리에게는 '요가'의 아류쯤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필라테스의 동작과 요가의 동작이 비슷하게 보인 데서 잘못 알려진 내용이고, 필라테스는 요가와 더불어 현대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운동법이다. 우아하고 스타일리시한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운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흥미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시기쯤부터는 격렬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제는 '필라테스'라는 상업용 간판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독자도 천식환자라 격렬한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된 지 20년쯤 되었다. 이로 인해 요가도 생각해 봤지만 쉽지 않은 동작이 너무 많고, 때로는 전혀 불가능한 동작을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막상 시작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필라테스의 동작이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리 털어놓지만 몇 동작은 흉내내기조차 어렵다. 나이 탓일까?

특히 독자는 남성이라 요가와 비슷한 동작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필라테스도 머뭇거리고 있었다.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곳도 수강료가 비쌀 것 같은 느낌이어서 며칠 다니다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의미에서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 『필라테스 베이직』을 보는 순간부터는 필라테스가 ‘나’에게 맞는 운동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든다. 더욱이 이 책의 저자 질리언 헤셀은 독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는 듯이 책 속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필라테스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은 필라테스의 기초부터 시작해 몸이 움직이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준다. 자세와 호흡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체력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책에서 안내하는 자세를 따라하다 보면 척추가 재조정되어 자세가 바르게 개선되고 코어의 힘이 단단해질 것이며, 연습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라테스는 원래 동양의 요가와 선(禪), 고대 로마 및 그리스에서 행해지던 양생법 등을 접목하여 만든 것으로 반복된 동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신체 단련 운동이라고 한다. 필라테스를 창시한 사람은 독일의 스포츠 연구가인 요제프 필라테스라는 사람이다. 고유명사가 보통명사가 된 것이다. 그는 어렸을 때 병을 앓아 몸이 허약했는데 건강을 위해 다이빙, 스키 등의 운동을 하게 되어 성장한 다음에는 체육교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램커스터 포로수용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포로들의 건강을 위하여 다양한 운동 방법을 고안하였는데 이것이 필라테스의 원형이 되었다고 알려진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필라테스를 보급하기에 힘썼고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육체적으로 단련시킨 몸을 이완하고 이를 통해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라테스의 목표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양적인 기운의 흐름을 도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므로 단순한 스트레칭이라고 볼 수 없고 일부 정신 수양적 특성을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대한체육회가 2008년 발간한 스포츠백과에 따르면 필라테스는 반복된 운동과 연속 동작을 통해 근육을 운동시키며 통증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아랫배와 엉덩이 부분을 '파워하우스'라 명명하고 이 부분이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고 여긴다. 모든 동작에 고유의 호흡 패턴을 접목하여 운동 효과를 최대화 하고 있다. 몸의 파워하우스 강화로 자세 교정과 구체적인 근력 강화로 유연성을 향상시키며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를 통해 상해를 방지하고 재활에도 효과가 있다. 심폐 능력과 순환기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과정을 통해 긴장 해소와 스트레스 감소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의 두 장(1~2장)에서는 필라테스의 기본과 함께 조셉 필라테스가 어떻게 이 운동법을 개발했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필라테스가 ‘파워하우스’라고 부르는 신체의 모든 중요 부분을 확인하고 자신의 자세를 평가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제3장에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빔 원리(B.E.A.M. Fundamentals)의 기초를 익히고 운동을 시작한다. 제4장에서는 3장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클래식매트 변형 동작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5분 루틴 시퀀스를 알려 준다. 매트를 깔거나 소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5분 이내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책의 저자 질리안 허셀은 필라테스의 창시자 조셉 필라테스의 제자들과 함께 공부한 필라테스 마스터이다. 빔 원리(B.E.A.M. Fundamentals)라는 자신만의 방법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안전하게 시퀀스를 진행한다. 이 책의 사진에 담긴 그녀의 완벽한 자세는 입문자뿐만 아니라 초보 강사에게도 바이블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출판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새로운 나로 향하는 길」이란 제목의 글에서 필라테스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의 첫 문장도 "필라테스는 모든 사람들 위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독자들이 운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수행하는 모든 작업 동안 더 잘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활용하고 개발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우리 모두는 무한하고 다양한 움직임의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일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움직일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 대부분에게 있어 운동이라는 것이 바쁜 삶에 꼭 필요악이 되었다는 점이다. 하루 일을 끝내고 나면 너무 지키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운동을 위한 시간을 만들지 않는다고 필라테스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만약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이 책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조언한다. 운동을 하지만 현재의 프로그램이 지루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은 또한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저자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운동임을 강조한다. 이 특별한 운동을 위해 필라테스는 기초부터 시작해서 몸이 움직이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필라테스는 척추를 재조정하고 배를 평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세를 개선하여 10년 더 젊어 보이도록 4~5kg 정도 더 가벼워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책의 제목이 '필라테스 베이직'이라고 붙여진 이유도 설명한다. 필라테스를 해본 적이 없는 '초보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베이직이라는 표제어가 붙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재고안해 제시하는 빔(B.E.A.M, Fundamentals) 안에서 필라테스 운동을 배움으로써 매우 큰 효과를 보았다고 자신 있게 밝힌다. 왜냐하면 1930년대에 조셉 필라테스가 그의 독창적인 운동법을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오늘날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반면에 더 활동적이었기 때문이다. 필라테스 운동은 신체 인식, 정신 집중 그리고 호흡 조절을 필요로 한다. 만약 우리가 처음에 자신의 몸과 단절되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몸의 중심을 잘 잡을 수 있을까? 나는 빔 원리가 그 해답이라고 믿는다. 기본이 답이다는 말은 창시자 필라테스가 처음 고안한 것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여기서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호흡을 위한 'B(Breathe)'로 시작한다. 모든 요가 수행자가 알고 있듯이 호흡은 몸과 마음을 조용하게 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호흡은 당신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느리고 깊은 호흡과 짧고 리드미컬한 호흡을 번갈아 가며, 당신은 의식적으로 몸의 에너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에너지를 위한 'E(Energyize)'로 이어진다 - 이는 당신이 운동을 할때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빔(B.E.A.M, Fundamentals)의 'A(Align)'는 정렬을 위한 것이다. 필라테스 운동을 하는 동안 신체의 정확한 형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M(Move)'은 움직임을 위한 것이다. 완벽한 형태로 역동적이게 움직이는 법을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필라테스의 기본적인 동작으로, 신체의 올바른 정렬 유지와 코어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필라테스는 몸을 이완하면서 동시에 복부와 엉덩이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이다.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필라테스의 기본 원리 6가지인 호흡, 중심화, 조절, 집중, 흐름, 정확성에 기반하여 각 동작을 수행해야 한다. 즉, 깊은 호흡으로 복부 근육에 집중하면서, 강화하고자 하는 개별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며, 각 동작에 집중하여 정확한 움직임을 만들어내지만,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동작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시자인 조셉 필라테스는 32개의 기본적인 동작을 만들었으며, 모든 동작은 특별한 기구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질리안 허셀은 여기에 현대인들의 생활과 운동 방식에 맞춰 빔(B.E.A.M, Fundamentals) 운동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창시자 필라테스가 고안한 기본 원리 6가지 동작은 그대로 지금까지 수행되고 있으며, 32개 동작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헌드레드(hundred) 동작은 무릎을 구부리고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들어 시선은 발끝을 향하도록 한다. 이 자세에서 깊은 호흡을 유지하며 두 팔을 위아래로 100번 움직인다. 또 롤 업(roll up)은 두 팔을 위로 들고 누운 상태에서 척추를 하나씩 말아 올린다는 느낌으로 상체를 천천히 일으켜서 앉는다. 이마가 다리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굽힌 후, 천천히 원 자세로 돌아온다. 롤 오버(roll over with legs spread) 동작도 그대로다. 누운 상태에서 쭉 편 양다리를 머리 뒤쪽으로 넘긴 후, 이 자세에서 가능한 만큼 좌우로 다리를 벌린다. 천천히 누운 자세로 돌아오면서 가능한 만큼 다리를 벌린다.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펴서 큰 원을 그리듯이 다리를 돌린 후 반대쪽으로도 동일하게 실시하는 한 다리로 원 그리기(one leg circle )도 마찬가지 동작이다. 뒤로 구르기(rolling back) 역시 기본동작이다. 앉아서 무릎을 굽히고 두 팔로 다리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뒤쪽으로 굴렀다가 원 자세로 되돌아 오는 동작이다. 이런 동작들은 이 책에 사진과 함께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질리언 헤셀이 필라테스 운동의 확산들 위해 힘쓰고 있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의 확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당초 창시자 필라테스가 말한 "모든 사람을 위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 : 질리언 헤셀(Jillian Hessel)

 

조셉 필라테스의 1세대 제자들과 함께 공부했으며, 1981년부터 지금까지 40여 년이 넘게 전 세계에서 필라테스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마스터, 즉 거장들의 집합체’로 활약하면서, 현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 비버리힐즈에서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필라테스 강사들을 멘토링하고 있으며, DVD와 웹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필라테스애니타임(Pilatesanytime.com) 같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그녀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역자 : 임은주

 

국내 최초 미국필라테스연맹(Pilates Methods Alliance, PMA) 강연 발표와 최다 학술 발표를 한 필라테스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연구에 기반한 필라테스를 개발하고 있는 교육자이기도 하며, 현재 새로운 기구과 소도구에 대한 교육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육하는 엔케이트레이딩(발란스드 바디 코리아)의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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