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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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독자는 대략 15년 전쯤부터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던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로 평가되던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꽤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습관에 관한 책을 수십 권을 읽었지만 가장 머릿속에 남아 있다. 코비가 책에서 밝힌 '습관들이기 노트'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큰 노트를 사서 직접 그려넣고 사용했을 정도이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말대로 좋은 습관을 몸에 길들여 평생 가져간다면 '성공'은 모르지만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꽤 큰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습관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독자는 지금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신 있게 평가할 수 없다. 코비의 말대로 습관을 들이지 못해서 그런지, 중간에 습관을 잃어버려서 그런지 모르지만 지금은 기억에만 남아 있고 그때 길들인 습관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지 않았나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부는 남아서 지금까지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 중에 하나가 독서다.

물론 메모 습관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지한 것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면 분명 코비의 가르침이 내 삶의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긴 하다.



형식상 자기계발 분야로 분류되는 '습관책'은 지금도 조금씩 방법이나 내용을 달리 하면서 서점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나온 것 중의 가장 관심이 갔던 『습관의 디테일』은 그렇게 읽게 됐다. 눈길이 금세 갔던 것도 정보화된 사회에 맞춰 디테일 부분이 습관을 들이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습관은 단순 행동의 반복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좋은 습관은 좋은 삶으로 이어지고, 나쁜 습관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것은 스스로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고민해서 어떤 습관을 길들일지 결정하는 일은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학자나 전문가들이 지적해준 습관을 길들여 그 습관대로 사는 게 좋은 삶이고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한다면 애초에 잘못된 생각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어떤 습관이든 사람의 습관은 환경에 따라,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것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습관을 길들여 어떤 것이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자신이 원하고 필요한 습관을 길들여야지 지적해주는 습관을 길들여서는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없고, 나중에 애써 길들인 좋은 습관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습관이 되었으면 하는 좋은 행동을 순서대로 반복하고, 그것을 바로 축하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다." 이것은 지극히 평범한 얘기다. 이미 100년 전 심리학자나 의사들이 세워놓은 행동 습관 이론에 근거한다. 프로이드 등 정신과 의사나 현대 심리학의 원조 구스타프 칼 융이 주장한 이론이다.

생각-행복-반복-습관-인생의 공식 프레임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 맞는 것이 있으면 꾸준히 반복해서 습관화하란 얘기다. 이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운동 선수에게나 군대에서 훈련할 때 해본 사람은 금세 수긍이 가는 이론이다.

다만 운동 선수나 군대는 코치가 좋은 습관을 가르쳐주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꾸려야 할 일반 사람에겐 스스로 좋은 습관 길들이는 일을 해야 한다. 운동이나 공부에는 코치가 있지만 삶, 인생에는 코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처한 환경도 다른데 획일적으로 어떤 것을 길들여 습관을 들이면 당신은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습관책은 거기까지의 안내일 뿐이며 더 이상의 어떤 것을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지는 않는다.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신(神)이 아니라면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은 진리 아닌가. 습관책 저자들의 이론,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옳은 내용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실생활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습관책이어서 더 신뢰가 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비약이다. 습관책 중에서 저자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쓸 수는 없다. 의사라면 치료와 연구 경험이 있을 것이고 자기계발 전문가라면 자신의 생각대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아직 인생관이나 가치관 등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가르침이 될 수 있다. 또 그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하다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더 신뢰가 간다. 어떤 일이든 아주 작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로 쪼개서 습관화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그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탠퍼드대 행동설계연구소장이 6만 명의 삶을 추적해 완성한 습관 설계 법칙이 이 책 『습관의 디테일』이다. 저자 BJ 포그에 따르면 20년 간 6만 명의 삶의 추적하며 놀라운 비밀을 발견한다. 바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부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나비효과처럼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든 사람들이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이에 영감을 얻는 저자는 6만 명의 행동 데이터와 최신 행동과학, 뇌괴학 연구를 집약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습관 설계의 법칙(TINY HABITS)을 정립했다.



저자는 책에서 습관을 만드는데 동기, 의지, 노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팔굽혀펴기 2회 하기’ ‘플랭크 5초 버티기’ ‘포스트 잇 한 장 쓰기’처럼 작고 사소한 행동을 일상의 자극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실천하고, 이를 실천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축하하면 우리는 뇌는 이 행동을 습관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힌다. 『습관의 디테일』에는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행동 설계 7단계를 통해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습관을 만드는 과학적 방법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출판사 측은 『설득의 심리학』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뉴욕타임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 전 세계 명사와 언론이 극찬한 BJ 포그 박사의 습관 설계 법칙을 익히면 당신도 책상 정리, 아침 운동 같은 좋은 습관은 몸에 익히고 휴대폰 과다 사용, 음주, 흡연처럼 나쁜 습관은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흔히 ‘작은 것이 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삶에 있어서만은 누구나 거대하고 극적인 변화를 꿈꾼다. 아니 그런 변화여야만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 5시 기상을 목표로 알람을 맞추고, 한 달에 10kg 감량을 향해 식사와 운동 계획을 짜고, 하루에 한 시간은 꼭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뿐인가. 연말연시가 되면 어김없이 금연과 금주, 다이어트를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작심삼일’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란 것쯤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다.” “하루 10분이라도 운동하고 싶다.” “푹 자고 싶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하고 싶다.” 이런 작은 결심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이를 매일의 작은 습관으로 만든 사람일수록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부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나비효과처럼 작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안 해서 그러지 저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저자가 참여한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 결과 대답은 ‘아니오’다. 의지가 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조차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심각한 수준의 비만, 불면증, 스트레스를 겪는 이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면, 사소한 실패가 쌓여 큰 좌절감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작은 것은 강하지만, 작은 변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구루로 불리는 BJ 포그 박사는 이 책에서 6만 명 이상의 행동 데이터와 최신 행동과학, 뇌과학 연구를 집약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습관 설계의 법칙(TINY HABITS)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은 그 어떤 것이라도 동기, 능력, 자극의 3요소가 함께 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이 3요소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습관을 만들 수 있고 없앨 수도 있다. 단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동기부여, 의지력 같은 요소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습관 설계의 법칙을 배우기 전에 ‘내 탓하기’부터 그만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제 또 폭음을 하고 말았어. 나는 틀려먹었어.” “또 늦잠을 잤어. 나는 왜 이리 게으를까.” “또 운동을 빼먹었어. 나는 의지가 너무 약해.” 우리는 자신을 탓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늦잠을 자고, 폭음을 하고, 운동을 빼먹은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다. 그러나 저자는 변화에 실패하는 원인은 ‘내’가 아니라 ‘접근 방식’에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수납장을 조립하는데, 설명서가 잘못되었고 빠진 부품도 있다면? 결코 수납장을 완성할 수 없다. 누구의 잘못일까? 내 잘못은 아니다. 제조사의 잘못이다. 그런데 우리는 노력하다 실패했을 때 ‘제조사’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탓한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면 우리 내면의 비판자는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고,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데 실패하면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기 바쁘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실패하지 않았을 텐데.” “규칙과 프로그램을 정확히 따랐다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면 성공했을 텐데.” “마음을 가다듬고 더 노력했다면 잘 됐을 텐데.” 하고 말이다. 저자는 습관 만들기에 실패하는 원인은 성격상 결함이 아니라 설계상 결함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동기, 의지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말한다.



『습관의 디테일』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작고 사소한 행동의 반복(능력)과 우리 뇌를 지배하는 감정의 연결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7단계 행동 설계를 따라야 한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그리고(1단계) 실천 가능한 목록을 만든다(2단계). 이후 “화장실에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를 한다”처럼 구체적인 행동과 짝을 이룰 수 있는 일상의 자극을 찾아(3단계) 연결한다(4단계). 단 모든 행동은 실천이 가능한 최소한의 단위로 잘게 쪼개고 나눈다(5단계). 실천한 후에는 뇌의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즉각적으로 축하한다(6단계). 앞의 단계를 반복하고 확대하면(7단계) 원하는 행동은 어떤 것이라도 습관으로 만들 수 있고, 나쁜 습관은 없앨 수 있다.

저자를 비롯해 그의 코칭을 받은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의 습관 설계 법칙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실제로 저자는 사랑하는 조카의 죽음과 사업상의 실패 때문에 극심한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매일 아침 일어나면 침대에 잠시 걸터앉는 버릇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잠에서 깨어 발을 바닥에 댄(자극)’ 후에 ‘멋진 하루가 될 거야’라고 말하고(행동) 미소를 짓는다(축하)는 작은 습관을 실천했다. 이제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매일 아침을 긍정의 에너지로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경험 외에도 “화장실에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하기” '매일 아침 이 하나에 치실질 하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오늘 할 일 하나 쓰기'처럼 사소한 습관 하나를 통해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와 그 노하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칫솔을 새로운 장소에 두기, 매일 아침 식사 전에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 정리하기, 저녁마다 화분에 물주기, 아침에 커피를 내리면서 스쾃 2회 하기, 수요일에 쓰레기 내놓기, 흡연과 금연, 새벽 3시까지 인스타그램 하기, 퇴근 후 남편에게 키스하기, 침대 정리하기 또는 정리하지 않기, 초콜릿 먹기 또는 먹지 않기. 앞에 나열한 행동의 일부는 긍정적 습관이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 내가 알아낸 사실은 이 모든 인간 행동의 구성 요소가 똑같다는 것이다.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에서 행동과 반응이 나온다. 그것들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작동 원리는 같다. 인간 행동의 구성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무력감에서 탈출할 수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말처럼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작동 원리는 모두 같다. 독한 의지력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내는 동기부여 방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내가 꿈꾸는 열망을 작고 사소한 행동으로 만들고 이를 자극과 연결하자. 그리고 매순간 자신을 축하하라. 시간과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잠깐 실패해도 괜찮다. 작은 습관은 짧게는 10초 길어도 3분이 넘지 않는 행동이므로 하루 이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습관의 디테일』은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비즈니스인사이더」 「포브스」 등 주요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다. 「포춘」은 저자를 “당신이 기억해야 할 10명의 새로운 구루”에 선정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만든 케빈 시스트롬과 실리콘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가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기도 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그의 연구 업적을 두고 “인간 행동과 그 발생 요인을 이해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습관 관련 도서들이 주로 개인적인 체험이나 여러 과학 이론을 차용해 온 것이 비해 『습관의 디테일』은 과학과 실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회의에 지각하거나 약속을 잊어 먹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라.(비즈니스인사이더)” “다이어트, 금주, 금연에 매번 실패하고 낙담한다면, BJ 포그를 만날 시간(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서평처럼 인생의 변화를 꿈꾸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사람들,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없애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 BJ 포그(BRIAN JEFFREY FOGG)


미국 최고의 습관 설계 전문가이자 행동과학자. 브리검영대학교에서 언어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심리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사회심리학의 대가인 필립 짐바르도 교수와 인간 심리와 행동 기제에 대해 연구했다. 1997년 우수한 심리학자에게 수여하는 멕코비 상을 수상했다. 잠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가 1998년 스탠퍼드대학교 행동설계연구소(BEHAVIOR DESIGN LAB)를 창립했다. 연구소장으로 일하며 20여 년간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작동하는 원리를 탐구했다. 자신의 연구를 활용해 포춘 500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계발에 참여했다. 인스타그램을 창업한 케빈 시스트롬과 실리콘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가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다. 2018년〈포춘〉에서 ‘당신이 기억해야 할 10명의 새로운 구루’로 선정됐다.

한때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린 저자는 행동과학 이론을 자신에게 적용하면 불면증에서 탈출하고 건강한 습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여러 가지 시도 끝에 ‘화장실을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 하기’ ‘이 하나에 치실질하기’ 등 아주 사소한 행동이 습관을 만드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행동과학과 자신의 경험을 결합해 이론으로 정립하고 TINY HABITS이라 이름 붙였다. 현재 TINY HABIT ACADEMY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습관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역자 : 김미정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10년 넘게 영상번역가로 활동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바른번역에 소속되어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그릿》 《자기통찰》 《끝까지 해내는 기술》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의 52가지 공통점》 《변화의 시작 5AM 클럽》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 《슈퍼버그》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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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 - 사진가 안웅철의 시선
안웅철 지음 / 파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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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있는 것을 그대로 작품에 옮기는 예술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그대로, 순간을 잡아내 찍기 때문에 '시간예술', '순간예술'이다. 또 영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영상예술'이기도 하다. 그러나 순간의 상황을 잘 잡아내 그대로 작품에 옮겼다는 사실만으로 '예술'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 스위스의 화가 파울 쿨레(Paul Kle)의 말대로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예술이다"는 말처럼 한 장의 사진 속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도 사진 작가들은 보이도록 전하는 게 많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실제나 진실은 어쩌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사진 작가들은 예술로 승화시킨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들이 작품을 만들 때는 예술가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굳이 사진 예술에 대해 독자가 여기서 언급하는 이유는 사진 예술은 예술이라기보다 기록이다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가끔 있어서다. 그 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그들은 사진만 얘기하는 것이다. 사진으로서의 예술을 얘기하지 않는다. 즉 자신들이 본 것만 얘기하기 때문에 '사진 예술'이라 하지 않고 '기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얘기하는데 예술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연이나 인체의 아름다운 장면을 찍었다고 사진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사진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장면을 위해 사진 작가는 피사체로 대상을 정한 것일 뿐 사진 작가가 예술 사진을 찍었을 때는 사진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앞서 말한 화가의 말대로 그래서 사진 예술은 예술의 한 범주임에 틀림없다.



사진 속의 그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말을 던지고, 때로는 공감을,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를 보는 이가 알아채는 순간 그 사진은 예술이 된다. 표현 방법이 순간의 장면이고, 사실적이고 직설적이라 해서 예술성이 없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하다. 사진에 스토리가 실리면 소설이 되고, 시적 영상미를 강조하면 시가 된다. 그림이 그렇듯 사진도 그렇다. 우리 삶의 모습을 찍은 사진도 마찬가지다.

남대문 시장 상인의 거친 손, 농부나 노동자의 마디 굵은 손, 스포츠 스타들의 손발의 사진 등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관찰자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무슨 의도로 그 사진을 찍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너무 당연하다. 그들이 삶을 위해,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는지가 사진은 가감없이 보여준다. 관찰자는 감동하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치열한 삶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올 때 우리의 휴머니즘은 살아나고 당연히 감동의 감성도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인간의 예술 감수성을 건드리는 작품이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 예술인가.



'사진 에세이'라고 명명된 이 책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서 아주 새롭지만 친근한 이국의 풍광과 무척 일상적이지만 낯선 우리의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사진작가 안웅철의 감각적인 시선 속에서 우리 모두의 지금은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안웅철은 뉴욕과 아이슬란드, 몽골, 페루, 인도, 홍콩, 스코틀랜드 등 지구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포착한 경이로운 풍경 사진들과 축구 선수 박지성, 가수 서태지, 조동진, 김광석,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미술가 제프 쿤스 등 정서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인물 사진들, 그리고 작가로서 깊은 고민이 엿보이는 순수 사진 라인업과 진지하면서도 경쾌한 태도가 담긴 일상의 시선들까지, 안웅철의 사진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그가 사진에 매혹되고, 세계적 음악 레이블인 독일 ECM 레코드의 음반 커버 사진을 담당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사진가로 호흡을 맞추기까지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 지면을 가득 채운 사진과 문장들은 공감각적인 책 읽기를 선사한다. 작가에게 커다란 영감을 전달하는 낯설거나 익숙한 장소(여행)와 사람들(혹은 동·식물들)에 대한 그만의 접근법과 함께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독자들에게 전하는 각별한 조언도 흥미롭다.



갈 때마다 뉴욕의 새로운 명소를 만났다. 어리둥절해질 만큼 뉴욕은 빠르게 변했다. 그런데 그렇게 변화하는 풍경도 흥미로웠지만, 내 카메라가 머무는 지점과 마음이 가는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처음 뉴욕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를 세워서 촬영한 세로 사진이 많았다면, 요즘은 가로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의도한 바가 아니라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내 사진이 담기는 풍경이 맨해튼 중심에서 점점 외곽으로 바뀌는 것을 깨달았다.

- p. 14 「다시 뉴욕」 중에서



“안웅철은 정적인 순간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담아내며 동시에 역동적인 움직임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그의 렌즈를 통해 탄생한 이미지들은 강렬한 에너지를 담고 있으며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음반 재킷(사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독일 ECM 레코드의 대표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의 이야기다. 미국의 미술평론가 라울 자무디오(RAUL ZAMUDIO)는 “안웅철의 사진은 시각적으로 취하게 하는 모네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향수는 자신을 과거로 보낸다’고 했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그의 사진은 우리를 과거로 보낸다.

안웅철의 사진에서 과거는 이미 지나버린 것만이 아니며 미래도 앞으로 다가올 아득한 것만이 아니다. 안웅철은 사진을 통해 과거와 미래는 현재라는 하천에 나란히 흐르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상업적인 광고 촬영이라면 콘셉트에 맞는 날씨가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 날씨를 고려해 본 일이 별로 없다. 쿠스코에서도 그랬다. 맑고 쾌청한 날씨라고 좋은 사진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애초부터 사진 찍기에 좋은 날씨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게 좋은 날씨는 바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는 그날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흔히들 말하는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적에도 내게는 그랬고, 쿠스코에서는 그랬다.

- p. 35 「페루 쿠스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꼽」 중에서



안웅철은 사진 뒤에 숨어있던 작가였다. 말도 글도 썩 잘하는 사람인데 말이다. 아트디렉터로서 광고회사 이사직을 겸했을 만큼 트렌디한 재주꾼이자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끝간 데 없이 음악 지식을 쏟아내던 그는 본업인 사진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세 권의 책을 출간하는 동안에도 그는 사진으로만 독자와 만났다. 그렇게 그는 촉촉하게 물기가 묻어나는 뉴욕 풍경과 사각 프레임 바깥으로 터질 것 같던 상심 가득한 하늘 사진 몇 장으로 기억되곤 했다.

서정적 뷰파인더 앞에서 독자 혹은 관람객이 된 우리는 그만의 감성에 젖어 들곤 했지만, 그때마다 작가는 뒷짐을 진 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몇 마디 사진 설명이 아닌 두툼한 책 가득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낸 것이다. 여행과 풍경, 음악과 뮤지션, 가족과 주변 사람들, 현재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 피사체가 무생물일지라도 천천히 교감을 나누고 나서야 카메라에 담는 사진가 안웅철의 태도는 그렇게 사진 에세이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담겨 있다.



"꼭 10년만에 다시 프롤로그를 쓴다. 물론 이 책은 최근 작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했던 글을 포함하고 있지만, 모든 사진을 다시 펼치고 글을 새롭게 썼다고 할 만큼 전면적으로 손을 봤다. 힘겹게 첫 번째 사진 에세이를 냈던 1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때도 원고를 다 써놓고 출판사에 넘기질 못했는데, 10년이 지나도 이 놈의 글에 대한 자신감은 조금도 늘지 않았다. 당연한 게 아닌가… 나는 펜보다 카메라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기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에 익숙한 사진가이므로.

이번 책의 원고를 처음 쓴 2018년 가을과 책으로 묶어내기로 마음먹은 2019년 가을, 그리고 책이 출간되어 나올 2020년 가을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니 이렇게나 완벽하게 다른 삶을 살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연초만 하더라도 여러 계획이 서고, 다양한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실현된 것이라곤 이 책 하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가인 나에게는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어쩌면 무의미한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자연의 변화와 시류의 변화, 그 속에서 나의 피사체를 찾고 나만의 세계를 찾아야 하는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은 사진을 빌미삼아 떠난 여행, 스치듯 깊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귀 기울여 들었던 음악, 인상 깊게 봤던 영화에 대한 내 이야기이자 나의 전시 목록이다. 목차를 채우고 있는 24개 컬럼은 그 하나하나가 나의 개인 전시 도록이라고 생각한다. 전시에 선보일 사진을 정리하고 컨셉트와 촬영 의도를 기술한다는 점은 도록을 채우는 작업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가령 컬럼 가운데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꽃’은 얼마 전 북촌의 한 갤러리에서 펼쳤던 개인전 『가花만사성』의 책 버전인 셈이고, ‘하늘 위의 하늘’은2008년에 발표한 『기억의 하늘』 라인업의 연장선이다. 이미 전시회로 선보인 테마가 있듯, 이중 또 몇몇 작품은 새로운 전시로 이어지고 발전할 것이다.

사진만큼 여행을 좋아해서 여러 도시를 사랑하고, 그만큼 음악도 즐겨서 음악가를 사랑했다. 요즘 여행은 물론 음악 듣기도 힘들어졌다. 책을 끝마칠 즈음엔 다시 여유를 찾고 멀리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낼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해준 정성갑과 힘을 실어준 파람북 출판사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며, 영원한 후원자인 나의 세 동생과 몇 해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후배 재호에게 이 책을 바친다."

- 2020년 깊은 가을 안웅철



“절대로 급하게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카메라, 앵글, 파인더를 들여다보기 전에 그 앵글, 파인더를 둘러싼 환경들을 보려고 노력해요. 사진은 저에게 시각일 뿐 아니라 청각, 후각 등 여러 감각으로 다가오거든요. 제가 감각한 다른 감각이 느껴지도록 찍으려 하고 있습니다. 딱히 마음을 흔드는 풍경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나무라도, 같은 물이라도 내 마음을 끄는 극적인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몇 문장으로 이야기하긴 쉽지 않네요. 결론적으로 시각적인 요소는 전체의 30% 정도고 나머지는 그때의 상황, 청각, 후각 등이 동반돼야 완벽한 사진을 찍는 구성요소가 주어지는 거죠!”



“책에도 썼지만, 곶자왈의 시작은 2013년부터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곶자왈이 제 앵글로 들어와 자리 잡은 이유는 첫 번째 시각적인 요소였지만 지금은 시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들을 자극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제 사진을 마주하고서 곶자왈의 습습한 향내음과 부드러운 바람 소리까지 감각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 시리즈는 단기간 끝내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왜 그곳에 관심을 가졌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는데, 저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한 번이라도 거길 가 보세요. 그럼 제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알 것이고 곧 동감할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 상황 때문에 대면 전시와 다른 방식의 사진 공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북촌의 갤러리에서 『가花만사성』 사진전을 갖기도 했지만, 이전보다 관람객 수가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었어요. 틈틈이 개인 홈페이지(www.anwoongchul.com)를 정리하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로 미지의 관람객을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사진을 판매하는 시도를 해봤는데, 물리적인 성과보다는 어떤 가능성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가족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50여 년 가까이 살고 있는 연희동 동네 산책도 꾸준히 즐기고요. 코로나 상황이 잦아들면 세계지도를 펼치고 다시 여행 가방을 챙겨야죠.”



잘 찍은 고양이 사진의 절반은 기다림이다. 그 나머지 절반에서 또 절반은 운이며, 그리고 나머지가 우연이다.

- p. 292 「오늘도 찍고 있습니다」 중에서



젊음은 떨어져도 상관없다. 다시 오를 힘이 있으니. 때로는 떨어지는 것도 아름답다.

p. 295 「오늘도 찍고 있습니다」 중에서



인물 사진을 찍을 때는 대화를 많이 한다. 때로는 사진 찍는 시간보다 더 많이 소모할 때도 있다. 이것저것 근황을 물어보기도 하고 사소한 주제를 놓고 짤막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에 다가가면서 대상으로 하여금 카메라 앞에서 긴장감을 풀고 렌즈를 친근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대화가 통하고 그 대화가 즐거웠다면 절반은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내가 만나온 인물의 반 이상은 카메라에 그다지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다짜고짜 카메라를 들이대면 대부분 거부 반응을 나타내는데 그때 상대와 이야기를 하면서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울리는 각도도 보이고, 기존 이미지와 다른 신선한 모습도 찾을 수 있다.

- p. 141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워」 중에서



배우 고두심 씨는 촬영을 위해 고향 제주도에서 가져온 전통의상을 손수 준비해왔고, 한국 화단의 대가 박서보 화백도 기꺼이 탈의하셔서 인상적인 사진을 위해 노력해주었다, 세계적인 미술가 제프 쿤스도 장시간에 걸친 다양한 요구에도 흔쾌히 동의해 인상적인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최근에 찍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촬영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데, 그녀는 나와 작업하기 위해 무려 2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물론 사는 곳이 국내가 아닌 해외이고 국제적인 활동을 많이 하기에 그렇다손 치더라도 긴 시간을 기다려준 그녀와의 작업은 지금도 나에겐 커다란 기쁨으로 남아있다.

- p. 147 「당신이 꽃보다 아름다워」 중에서




사실 아무리 전문적인 작가라도 풍경의 변화가 크지 않으면 무엇을 찍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특히 사막이나 휑한 초지 혹은 비슷한 지형이 연속되거나 비슷한 나무들만 있는 풍경일 때 특히 그렇다. 그럴 때는 무작정 무엇인가를 찍기 위해 고민하거나 달려들기보다 한 번쯤 카메라를 조용히 내려놓고 대상(지형)을 살피는 것이 좋다. 카메라의 프레임 바깥에도 수많은 풍경이 있다. 사진은 단지 풍경을 프레임에 가두는 행위만이 아니다. 프레임 밖 풍경도 놓치지 않아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려면 가끔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눈으로 들어오는 커다란 프레임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 p. 111 「조슈아트리국립공원―With or Without you」 중에서




하늘은 나에게 마음과 같은 대상이다. 비행기에 올라타 하늘에서 마주한 창 너머의 하늘도, 대지에 발을 디딘 채 올려다본 하늘도 사진을 찍을 당시 내 감정을 엿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밝고 어두운 것, 구름이 많고 적음와 관계없이, 붉고 아름답게 노을 지거나 대기의 변화로 오묘한 색을 발산하는 우연한 시간에도 그 하늘이라는 커다란 시공간에 내 감정이 담긴다. 누군가 내가 촬영한 하늘을 마주하면서 쓸쓸하거나 행복하거나 더러 기대에 부푼다면, 결국 그것은 당시의 솔직한 내 감정이었을 확률이 높다. 그 많은 하늘 사진에는 매번 숨길 수 없는 내 감정이 흐르고 있는 셈이다.

- p. 215 「하늘은 숨길 수 없는 나의 감정」 중에서




안웅철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진가다. 사진을 전공하지도 않은 그가 어떻게 내로라하는 광고 비주얼과 패션 화보는 물론 다큐멘터리 사진과 파인아트 전시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사진작가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을까? 사진가 안웅철만의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사진 에세이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펼치는 동안 독자는 그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진가 안웅철이 오랜 동안 그만의 철학과 감성으로 촬영한 사진 201컷과 24개의 작업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일상을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으로 일궈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 : 안웅철


주로 인물과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안웅철은 사진가로서는 특이하게 음악 관련한 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음악에 관심이 깊어 여러 뮤지션을 촬영해왔고, 두 장의 컴필레이션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소니뮤직 발매). 2014년부터 세계적인 음반사 독일 ECM 레코드와 협업하고 있다.

재즈와 클래식을 주로 발매하는 ECM 레코드는 음반 재킷이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한국 작가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참여하면서 20여 차례 음반의 커버 작업을 해왔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루마는 안웅철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피아노곡으로 풀어낸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러 패션 브랜드와 컬레버레이션 사진 작업을 발표했으며, 지금까지 책 세 권을 펴냈다. 가나아트센터의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한 바 있고(2015~2017), 10여 차례 전시와 아트페어 참여를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오늘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고민 중이다. 『지금이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 출간되고, 해가 바뀌면 먼 곳으로 촬영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물론 세상 사정이 허락한다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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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월드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7
엄정진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과학소설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독자 역시 최근에야 SF 소설의 묘미를 알고 틈나는 대로 읽고 SF 소설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예전에는 과학소설을 공상(空想)과학이라고 '헛된 생각'이라는 뜻으로 폄훼하기도 했지만, 이는 일본에서 SF(Science Fiction)를 잘못 표기한 데서 오는 오해였다고 독자는 알고 있다. 막연한 공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썼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소설'의 의미를 일본에서 그렇게 표현했나 보다.

이런 잘못된 인식 외에 SF는 '미래를 배경으로 현실을 비유하거나 풍자, 비판하기' 위한 소설이라고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 허구의 미래 사실로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소설이라는 의미로 이같이 주장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도 잘못된 인식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소설의 바탕이고, 과학적 근거는 작가가 상상하는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한 도구이자 근거일 뿐이다. 더욱이 요즘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과학적 근거를 얼마든지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세계의 도서관'을 손에 들고 다니는 시대인데 풍자를 위한 소설이란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이 소설 『레일월드』는 다른 SF소설과는 조금 다른 점을 가지고 있긴 하다. 과학소설에는 다양한 하위 장르가 있고 저마다 독특하고 흥미로운 세계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과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는 하드 SF와 SF지만 과학적인 기술보다는 재미에 집중하는 스페이스 오페라가 있다. 『레일월드』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표방하지만, 하드 SF의 재미도 곁들인 소설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시리즈가 출간된 그래비티북스의 『우주아이돌 시리즈』도 장르를 구분하면 스페이스 오페라이지만, 『레일월드』에서는 같은 장르이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레일월드』가 출간되는 2020년은 한국 과학소설에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전부터 오랫동안 2020년은 미래를 상징하는 연도로 여겨졌다는 주장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는 한국 SF역사에 남을 작품이고 성과라는 주장이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험담을 담고 있는 『레일월드』는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소설이다. 애니메이션을 봤던 독자들이라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또한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를 패러디한 부분도 있다고 하니, 이를 찾아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스스로 과학적 지식이 짧아 하드 SF가 너무 어렵다는 독자들은 이 기회에 스페이스 오페라이자 정통 과학소설의 흥미를 가미한 『레일월드』를 읽어보면 우리나라 SF소설의 우수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자는 판단하고 있다.


방금 ‘인간’이라고 말했지만, 지구에 번성했던 호모 사피엔스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은 아득히 오래 전 멸종했으니까. 앞으로 내가 인간이나 사람이라고 말할 때는 나와 동등한 존재, 즉 은하 연방에 소속되거나 그에 준하는 고등 지성체를 가리키는 보편적인 호칭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연방은 출신을 따지지 않고 모든 은하계의 지성체를 평등하게 받아들였다. 신분은 오직 두 가지로 나뉠 뿐이다. 나와 같이 각 행성에서 생명체로 태어난 후 연방에 소속된 〈내추럴〉과 연방에서 직접 만들어낸 인공지능. 능력은 인공지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도 생물로 살았던 경험과 풍부한 감각을 가진 내추럴을 연방에서는 소중한 자원으로 여겼다. 그래서 신분차는 없어도 내추럴이 지휘를 맡고 인공지능이 보조하는 역할을 주로 부여받는다.(p.18)



길이 47기가미터에 이르는 원형 선로 위를 달리는 열차처럼 생긴 수수께끼의 거대 구조물 '레일월드'. 이 안에는 파충류에서 진화한 지성체 에우두 종족이 살고 있다. 우주선 임라나호는 우연한 계기로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레일월드는 인구증가와 환경오염으로 멸망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에우두 종족은 이 위기를 전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임라나의 선장은 이를 막기 위해 은하 연방에 개입을 요청하지만 거부당한다.

에우두 종족 1경 5천조 명 이상이 참전한 대규모 전쟁은 바로 그들이 직접 합쳐져 만들어진 단일체끼리의 싸움이다. 은하 연방의 지원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선장은 전쟁을 막기 위해 애쓰지만 무력한 개인의 힘에는 한계가 있고 이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워프웨이를 빠져나오자 검은 종이에 뿌린 쌀알처럼 많은 우주선이 보였다. 크고 작은 우주선과 함께 임라나도 질서정연하게 항로를 따라 워나스-마바이로 향했다. 워나스-마바이는 은하 연방의 수도이자 관청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현재 36곳이 있고 지금도 새로운 수도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지리적인 문제와 광속으로 인한 연락 지연이라는 문제로 인해 모든 워나스-마바이는 동일한 장소로 간주되며 이곳을 비롯하여 연방을 통솔하고 관리하는 집정관은 모두 같은 자격과 권한을 가진다. ‘출생지 혹은 거주지에 가까운 관청을 방문해야 함’ 같은 구시대적인 제약은 없다는 의미.(p. 33)



레일월드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은하 연방은 왜 은하계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까? 전쟁에 휘말린 에우두 종족의 운명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선장은 무엇을 보고 느끼며 판단하게 될까.

장편소설 『레일월드』는 작가가 오랫동안 선보인 〈우주선 임라나 시리즈〉의 일부이자 〈중재 삼부작〉의 첫 편으로, 1990년대부터 부각된 ‘급진적(RADICAL)’ 하드SF의 영향을 받아 진지하고 수준 높은 작품이 다수 등장하면서 과거의 오명에서 벗어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흐름을 이어받았다. 이제 과학과 사변으로 무장한 ‘첨단’ 스페이스 오페라를 읽을 시간이다.


시공자는 미확인, 연방의 승인이 없는 불법 구조물이었다. 구체적인 실태파악이 필요하다고만 적어놓고 실제 조사나 대처는 이루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우주는 넓고 연방의 인원은 늘 부족하니까. 이 고질적인 인력부족 상황을 인공지능을 왕창 만들어서 해결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모양인지? 물론 쉽지 않다는 사실은 이해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하나의 완제품처럼 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까. 부관 정도면 완전히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 할 수 있는 정보의식체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아직도 내 밑에서 배우고 있는 신분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내 경우처럼 유기생명체를 정보의식체로 만드는 편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은하 연방의 시민을 육성하는 방법이다.(p. 180)



책에 따르면 평소와 같이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우주선 임라나의 선장과 부관. 그들이 우주 항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항로에 무수한 조각 더미를 발견한다. 자세히 관찰한 결과 그 조각 더미는 우주 쓰레기나 소행성 잔해가 아니고 수천 구에 달하는 생물체의 사체들이다.

그리고 발견한 네모난 별. 유옌의 말처럼 정말로 평평하고 네모난 별이 있었다. 그것은 무려 47기가미터 (0.31 au에 해당하고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23.6배에 해당하는 길이)에 이르는 선로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 레일 월드이다. 하지만 레일 월드는 이제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

레일 월드에 살고 있는 종족은 이 위기를 전쟁으로 타개하려고 한다. 과거 시리즈에서 훌륭하게 위기를 막아낸 경험이 있는 ‘선장’과 ‘부관’은 이 위기를 막아내고 ‘중재’해낼 수 있을까.


“맛은 못 느껴도 되니까 가문의 일원으로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절실]” “아시잖아요. 유옌님의 입과 구강구조는 겉모습만 비슷하게 만들었을 뿐 아무 쓸모도 없어요. 목소리는 입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나오고, 목구멍이 막혀 있으니 애초에 음식도 물도 삼킬 수 없죠. 정 후손들에게 예의를 차리고 싶으면 음식을 조금 떼서 씹는 시늉만 하다가 안 볼 때 뱉어 버려요.” “[실의] 너무 슬픕니다. 이게 사는 건지 싶고. [한탄]” “저들의 기준으로 당신은 살아있는 게 아니죠. 밥도 안 먹고, 숨도 안 쉬니까요. 명심하세요. 저장된 기억을 제외하면 당신은 저들보다 훨씬, 그야말로 저와 더 한없이 가까운 존재라는 사실을.”(p. 147)



작가는 pilza2라는 필명으로 환상문학 웹진 ‘거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SF 판타지 작가이다. 그가 구축한 스페이스 오페라 세계관인 '우주선 임라나 시리즈'는 우주선 임라나를 타고 다니며 우주 연방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는 내추럴 ‘선장’과 인공지능 ‘부관’의 이야기를 다룬 연작 소설 시리즈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만 해도 우리나라 작가로서는 드문 시리즈인데

더욱이 하드 SF적 세계관까지 함께 곁들이고 있으니 독자로서는 일거양득의 독서가 될 듯하다.

작가에 따르면 처음 이 시리즈를 시작한 게 2013년이니 올해 7년째 쌓아 올린 세계관의 총집합체가 이 시리즈이다. 『레일월드』는 시리즈 중 6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연작 시리즈 중 유일한 장편이다.


저자 : 엄정진


pilza2, 정희자, 엄정진 등의 필명을 사용한다. 환상문학웹진 거울 24호부터 필진으로 활동했고, 99호부터 편집진으로 활동 중이다. 『U, ROBOT』(공저), 『아빠의 우주여행』(공저), 『코뉴코피아』, 『고치 짓는 여인』, 『아직은 끝이 아니야』(공저) 등을 출간했다. 전자책 출판사 페가나를 만들어 『페가나의 신들』, 『달의 첫 방문자』, 야만인 코난 시리즈 등을 번역 출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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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와 모라
김선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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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노라와 모라』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노라가 우연히 만난 모라를 통하여 인생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뿔뿔히 흩어져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부메랑처럼 돌아서 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는 점을 선물처럼 전해준다. 작품의 분위기가 우울하고 슬픔이 감돌지만 삶을 따로 떼놓고 보면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이 타인의 삶을 위해 기여하고, 또 같은 방식으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삶의 의미를 전해주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소설가 김숨은 이 작품에 대해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은 이의 창가에, 이 소설을 놓아두고 싶다”고 평하며 마음 둘 곳 없는 일상에 온기를 불어넣는 소설이라고 작품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 소설은 나지막한 문장과 섬세한 시선으로 삶과 죽음의 평행 관계를 역설하는 작가 김선재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가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애틋하고 특별한 삶의 순간들을 시적인 언어로 풀어내어 왔다. 그리고 이제 『노라와 모라』를 통해 선뜻 손 내밀지 못했던 존재들의 희미한 삶 한가운데로 독자들을 인도해 낸다. 우리의 이웃이자 나 자신이기도 한 세상의 모든 ‘노라와 모라’ 들에게.

『노라와 모라』에서 작가는 이전 작품들에서도 관심 있게 다뤄온 소외된 인물들을 가족의 연으로 다시 엮어낸다. 그의 작품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관계가 바로 ‘엄마와 딸’, ‘아빠와 딸’이다. 이번에는 혈연과 서류로 묶인 가족이 온전히 하나가 되지 못하고 다시 혼자가 되고 마는 중에 ‘죽음’을 계기로 삶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되는 개인들의 역사가 어떻게 지금 이 사회에서 온전히 일어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노라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노(魯)가 성에 돌배나무 라(邏) 자를 쓰는 ‘노라’는 자신이 어째서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의 이유와 거친 손바닥의 촉감으로 남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읊조린다. 어린 딸을 두고 어느 밤에 갑자기 죽어버린 아버지의 유품은 엄마도 처음 본다는 눈 감은 사진뿐이다. 아이 딸린 과부가 되어 딸에게 냉담한 엄마의 영향으로 노라는 어른이 되어서도 매사에 무심하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공감하지 못한다.

말 대신 침묵으로 일관하기를 선택한 노라에게 언제부턴가 회사는 시끌벅적한 회식을 강제하고, 그 길로 노라는 회사를 관둔다.그런 노라가 새로 취직한 곳은 채소의 종자를 구별해 파는 가게 ‘명농사’다. 똑같은 종자를 심어도 여건에 따라 다르게 자라고, 겉모양이 똑같아 보여도 실상 다른 종자인 것들을 보며 세상일에 조금씩 마음이 여는 노라는 자신에게 몇 차례 걸려온 부재중 전화의 발신자가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는 20년 만에 듣는 의붓자매 모라의 것이다. 7년을 함께한 노라의 엄마와 계부가 이혼한 지 20년 만에 모라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노라와 모라는 그렇게 ‘죽음’을 계기로 연결되었다가 헤어지고 또 재회한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더 자고 싶었다. 뭔가가 내 이불 속으로 들어온 건 내가 다시 잠이 들던 순간이었다. 차고 낯선 감각이 팔뚝과 등허리에 닿았다. 흠칫 놀랐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차고 말랑말랑한 그 감각이 모라의 손이고, 다리고 몸이라는 걸 닿는 순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뒤집어쓴 이불 속에서 모라와 내 숨소리가 섞이는 게 느껴졌다. (……) 같은 방에서 자고 깼지만 살이 닿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중에서




소설의 주인공 ‘노라와 모라’는 위태롭게 소외와 학대의 경계를 지나는 이 사회의 약자들과 닮아 있다. 각자의 몫을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순리는 강자에게도 약자에게도 똑같이 부여된다. 그렇기에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생명의 몫은 때때로 가혹하다. 하지만 “혼자서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하는 인물의 속내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세계를 이어주는 희미한 연결고리가 있다. 작가는 ‘노라와 모라’를 통해 우리가 간직한 아픔과 외로움이 기실 모든 인생의 본질임을 보여주며, 이러한 공감을 통해 타인을 향해 마음 여는 데까지 이르게 한다.

살기 위해 궁핍한 기억을 지우려 애쓰지만 따뜻했던 기억은 꼭 붙잡아야 했던 노라와 모라. 이들이 함께한 7년의 기억 중에 유일하게 일치했던 ‘실감의 기억’은 불가해한 삶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연대하게 만드는 작은 발원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다고 느껴질 때, 그럼에도 살아있는 한 만남은 계속된다고 말이다. 누군가와 이어지는 삶에는 온기가 흔적으로 남아 계속해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믿어볼 수 있지 않을까.


노라가 내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갑자기 잠에서 깬 사람처럼 멍하니 눈을 뜬다. 갑자기 느껴지는 손의 서늘한 감촉이 낯설어 어리둥절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던 날까지 먼저 뭘 하는 건 언제나 나였다. 정말이지 이 아이는 내가 먼저 묻고, 먼저 웃어 보여야 마지못해 입을 열거나 찡그린 건지 웃는 건지 모를 표정을 지어 보이던, 새침한 아이였다. (……) 그런데 노라가 지금 그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선을 넘어 온 것 같다. 내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말을 걸고 말을 한다. 그래도…… 아버지잖아. 노라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 「있는 것과 없는 것」 중에서




양모라. 소리 내어 말하면 아직도 노래처럼 들리는 이름. 나는 모라가 자신의 공책 하단에 적어놓았던 이름의 모양을 아직 기억한다. 그런 ㅁ과 ㄹ 같은 것을 어디서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런 걸 볼 수는 없을 거다. 그건 이제 없는 것일까. 이제 없는 세계는 아예 없는 것일까. 나는 여전히 그것들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앞으로도 내내 그럴 거 같다. 다만 나는 한때 하나였던 어떤 시간을 되풀이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누군가 다녀갔다고 여기면 마음이 한결 좋아진다. 너무 애쓰지는 말자고, 모라는 내 손바닥에 메일 주소를 적으며 말했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더 애쓰게

되는 마음이 있다.

- 「노라」 중에서


내가 아는 노라답게 노라는 사진 한 장을 달랑 보내왔다. 내 글씨가 적힌 노라의 손바닥이었다. 나는 길고 가는 손가락을 쭉 펼친 노라의 손과 몇 개의 곡선과 직선으로 이루어진 내 글씨를 오래 바라본다. 아주 긴 명줄을 가진 그 손바닥은 희고, 작다. 바닥을 기며 자라는 넝쿨이 빛을 향해 고개를 드는 순간이 있다. 웅크리고 있던 어린 새들이 입을 벌려 우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생겨나는 세계가 있다. 나는 새로 태어난 우리들의 손바닥을 본다. 낯선 사탕을 아껴 먹던 언젠가의 마음이 된다.

- 「모라」 중에서



독특하게 작품의 중반에 이를 즈음 소설의 화자는 노라에서 모라로 바뀐다. 노라의 기억에서 발화되던 서사는 모라의 기억으로 치환된다.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일터에 나가는 아빠를 기다리며 보살핌 없이 지내야 했던 ‘모라’는 누구에게도 모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모라의 기억은 노라의 기억과 조금씩 같으면서 다르다. 아버지와 달리 두 딸에게 공평하지 않았던 계모에 대한 기억, 방과 후 자신을 기다리는 노라를 뒤로하고 부러 다른 약속을 만들었던 일들까지 같은 장면이 만들어 내는 전혀 다른 기억들이 조우한다. 그럼에도 노라와 모라가 동일하게 간직하는 유일한 장면은 바로 태풍이 지나가던 어느 밤의 기억이다.


생일 따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아버지 덕분에 나는 내 생일을 자신할 수 없다. 아버지가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음력인지 양력인지 모를 생모의 생일, 혹은 그즈음에 내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전부였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사실이었다. 나는 언젠가부터 생모를 떠올릴 모든 가능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갈치나 꽁치, 고등어 따위를 먹지 않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생모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혼자 잠들었다가 혼자 깨어나야 하는 많은 밤 동안 나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아예 생일을 잊는 쪽을 택했다. 아버지의 말대로 잊어버리면 아무 일도 아닌 일이었다.

- 「말할 수 없는 마음」 중에서




우리는 항상 선택과 결정을 강요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때론 후회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결과에 대해 결코 후회하거나 원망하거나, 슬퍼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결과는 우리 삶의 영속성 안에 항상 있는 것이고, 한순간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삶이 끝나는 일도 없다. 그저 이런 저런 일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우리 삶의 일부로 남을 뿐이다. 관계 역시 한 번 선택했다고 결과가 정해진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일도 없다. 언제나 바로 잡을 기회는 살아가는 한 있다. 다만 그것을 포기하느냐 포기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삶이 바뀔 수는 있지만.


물컵처럼 옛날이 쌓인다. 한 번 쌓이면 걷잡을 수가 없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옛날이라고 말하면 내가 까마득해진다. 잡았다 놓으면 옛날이 되는 이름들이 늘어간다. 층층이 쌓여 서랍이 된다. 서랍은 여는 것. 열면 오늘이 되는 이야기들. 나는 당신들을 꺼내 늘어놓는다.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마다 생각한다. 더 무슨 할 말이 남았을까. 하지 못한 말은 하지 못한 대로도 좋다. 당신이 읽는 동안 내가 들을 수 있다면. 내가 듣는 동안 새들이 말할 수 있다면. 빗소리가 창문을 흔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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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사피엔스 - 인공지능, 초지능 인간이 온다
김수형.AI 강국 보고서 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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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AI(인공지능)'란 말을 들은 것은 지금부터 거슬러 올라가 10년은 된 것 같다. '사람과 같은 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출현할 것이란 학자의 말을 TV를 들었다. 컴퓨터를 대한 지 오래됐고, 컴퓨터로 대변되는 인터넷, 그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별 충격적이지 않은 말이었다. 그리고 가능한 일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독자는 그때도 인공지능이란 말은 생소했지만 컴퓨터가 해내는 당시의 일만으로도 모든 능력이 인간보다 앞선다고 생각했다. 단 한 가지만 빼놓고서... 그것은 창조력이다. 컴퓨터의 속성상 입력한 자료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해 내기 때문에 그것은 뛰어넘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독자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꾼 계기가 있었다. 수년 전 이세돌과의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대하면서다. 독자가 바둑을 잘 두는 것은 아니지만 바둑은 이른바 암기력이나 계산력만으로 잘 둘 수는 없는 것이다. 상황 대처 능력이나 순간적 판단력은 인간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이세돌 프로기사가 압승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결과는...

독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국후 이세돌은 완패를 인정했고, 그 바둑을 성사시킨 이른바 '알파고'를 만든 구글측의 설명은 독자를 아연실색케 했다. 입력한 바둑 기보를 바탕으로 사람이라면 하루 한 판 두기 힘든 바둑을 인공지능은 3만 번 이상을 둔다고 했다.



그리고 바둑계에 일대 변화가 시작됐다. 바둑은 스승에게 배우고 그 기풍은 스승에게서 받은 것과 자신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경험해서 쌓은 '기풍'이 있는데 세계 1, 2, 3위라고 인정하는 기사들의 기풍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바둑의 스승이 사람이 아니고 인공지능이 됐기 때문이란다. 모두 인공지능이 한 수 위의 실력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 공부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결국 인공지능에 누가 더 가깝게 가느냐가 바둑 실력을 측정하는 기준이 될 것 같다.

이후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것보다도 AI가 바둑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능가하고 있는 것을 뉴스나 학계의 발표로 매일 접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이 더 발달되었고, 더 빠르게 발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일주일도 못 돼 더 지능화된 인공지능이 발달하기 때문에 이젠 인간들의 일자리마저 잃게 되는 경우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단순 영역이 아니라 전문화, 창의력, 상상력 등이 필요한 직업도 모조리 얼마 안 가 인공지능이 대신 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피부로 와닿지는 않고 막연히 '그렇게 될 것 같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더 이상 AI를 빼놓고는 현실 세계를 이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으로 무엇인지 차분히 알아가고 싶다.

『비욘드 사피엔스』는 공포감과 함께 인간에게 다가오고 있다. '비욘드 사피엔스(Beyond Sapiens)'란 용어 자체도 이 책을 쓴 매일경제(MBN)의 'AI강국 보고서팀'에 의해 규정된 듯하다. 진화한 인간, 즉 호포 사피엔스를 뛰어넘은 인간이라는 뜻으로 읽혀진다.

이 책에서는 인류(사피엔스)가 AI와 함께한 과거, 현재, 미래를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 영역도 매우 다양해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여러 보도자료와 근거자료를 활용해서 쉽게 설명한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것도 AI라고 할 수 있구나’라고 하며 감탄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기분 좋은 부분은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기술한 부분이다. 2040년, 2050년 이런 미래를 마치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듯이 서술한다. AI가 고도로 발달해서 인간이 혜택을 어떻게 누리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낙관적인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공포심은 사라지고 기분은 좋아졌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능력이 우리 현재 인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직접 해소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많은 문제점을 적시하고 대비해야 한다는주장으로 이렇게 해야 인공지능과 함께 현재 인류가 같이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예측되는 인공지능은 가히 현생 인류인 사피엔스를 완벽히 뛰어넘는 '초인 AI'로의 진화라 불러도 손색없을 듯하다.

"수많은 데이터를 누구보다 빠르게, 쉬지 않고 학습해,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초인 AI는 '3S(Speed, Study, Strength)'의 특징을 가지고 우리의 삶 속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육체노동의 단순 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지식노동까지 빠르고 정확한 방식으로 혁신하며, 궁극에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조성의 영역(문화, 예술 영역)까지도 넘보고 있는 인공지능의 디스토피아적 비관론과 함께 인간의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가 인간의 자아실현까지 도와준다는 긍정론을 함께 아우르고 있어 자칫 편향될 수 있는 인공지능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경영뿐 아니라 농업, 물류, 제조업, 금융 등 전산업에 걸쳐 적용된 인공지능은 이제 법률, 의료 등의 전문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다. 코로나로 가속화된 언택트 소비 시대의 다양한 인공지능 트렌드는 디지털 경제로 우리 삶을 한 발짝 더 인도하고 있다.



AI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AI에 대체될 것인가. 인간은 AI와 어떻게 공존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 문제가 현실적으로 눈앞에 닥쳐왔다. 한편으론 공포심을 갖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기대감도 큰 독자는 이 책이 출간된 이유를 읽고 나서야 이해하게 됐다. 느낌은 공포심에서 희망으로 바뀌고 불안감에서 투철한 신념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Chapter 1에서는 AI의 발전으로 바뀌고 있는 농업, 물류, 제조업, 금융 등 각종 산업을 조명한다. 그동안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던 법률 등 전문업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는 AI를 알아본다. Chapter 2에서는 언택트 소비, 홈코노미, 헬스케어로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AI를 다룬다. 말 그대로 현재의 AI를 짚어보고 전망하는 것이다.

Chapter 3은 AI를 공공 행정에 도입한 국가의 모습을 보며 치안, 안보, 교통,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공공AI를 알아본다. Chapter 4는 코로나19 및 감염병 사태에서 AI의 활약을 살펴본다. Chapter 5는 이제 막을 올린 AI 경쟁을 집중 조명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AI선진국들의 경쟁 상황을 진단하고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경쟁도 전망한다. Chapter6은 Beyond Sapiens 시대인 2100년을 예상해본 파트다. 책에 따르면 브루킹스 연구소의 인더미트 길 선임 연구위원은 10년 안에 AI 리더십을 쟁취한 국가가 2100년까지 세계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2100년, 각종 산업과 사회가 AI로 말미암아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본다. Chapter7은 AI의 발전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을 경고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한다. AI를 이용하는 인간의 윤리의식의 중요성과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들을 다룬다. 마지막 Chapter8은 MBN보고대회팀과 광주과학기술원이 대한민국에 제시하는 숙제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길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AI 강국을 위한 액션 플랜을 알려주고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하는 여러 제언을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국가 공공행정과 정책 의사 결정에 인공지능이 도입되어, 치안, 안보, 교통, 교육 등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은 이제 지속가능 국가를 위한 핵심이며, 국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평가받기에 이른다. 본서의 5장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AI 경쟁과 AI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중국, 유럽의 상황을 자세히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의 발전과 그 적용을 통해 드러나는 일탈성과 차별, 불평등 야기와 같은 각종 부작용과 폐해를 극복하고, 새롭게 떠오를 AI 윤리 문제를 제안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AI,의 가치 중립성 보장의 문제와 데이터 수집의 허용과 범위의 문제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밖에 비욘드 사피엔스라는 초인 AI 시대에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숙제와 나아갈 방향을 위한 제언도 충실하게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정책 당국과 기업에서 숙고해봐야 할 국가경쟁력과 기업 혁신의 이정표가 되리라 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비욘드 사피엔스 시대를 위한 AI 강국의 길로 나아가는 제언은 아래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1. AI 부서 설치로 한 발 더 나아가자

2. AI 시대의 갈등, 선제 대응하라

3. AI로 연결된 사회를 만들라

4. AI로 기업을 혁신하라

5. AI 인재 육성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세계적인 높은 관심 속에 글로벌 AI 시장은 2025년 3,671억 달러까지 성장하는 등 연평균 63.5%라는 놀라운 성장 속도를 기록했다. 지금으로부터 25년이 지난 2045년, AI는 모든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35만 년 전 시작된 사피엔스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는 듯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AI토피아(AI+Utopia)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 p. 132, 「Chapter 6_AI토피아가 열린다」 중에서


OECD는 향후 AI 적용의 성격과 그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신뢰’가 디지털 변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한다. 특히 공공분야에서 AI 시스템의 ‘신뢰성’은 AI 도입과 확산의 핵심 요소이다. AI 기술의 잠재적 이점은 확보하면서 관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AI의 영향에 대하여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회 전반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AI에 관련된 법률?규정?정책 프레임워크의 적절성 평가 및 새로운 접근법 개발도 필요하다.

- p. 186, 「Chapter 7_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기회를 잡다」 중에서


MBN 보고대회팀은 Beyond Sapiens 시대 대한민국 AI 강국을 만들기 위한 국가 UP 방안을 제안한다. UPTURN(상승하다, 호전되다), UPGRADE(개선하다), UPSCALE(계급?등급?척도를 하나 올리는 것)에 쓰이는 UP을 통해 대한민국 AI 강국을 이끄는 액션 플랜이다. 보고대회팀은 정부와 사회, 지역사회, 인재양성, 기업 분야에서 각각의 5-UP 방안을 마련했다. ▲ UP 1. AI 부서 설치로 한발 더 나아가자 ▲ UP 2. AI 시대의 갈등, 선제 대응하라 ▲ UP 3. AI로 연결된 사회를 만들라 ▲ UP 4. AI\I로 기업을 혁신하라 ▲ UP5. AI 인재 육성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 p. 196, 「Chapter 8_비욘드 사피엔스 시대를 위한 AI 강국의 길」 중에서



AI와 함께, 우리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이미 각 기업에서도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이 책을 쓴 이유가 뚜렷하고, 무엇을 위해 썼는지 공감이 간다. 책을 읽고 나면 공포심보다는 희망도 훨씬 더 생기고 함께 인류 발전에 공헌할 것이란 느낌도 강하게 받는다. 이 책이 서술한 요지를 이해하고 함께하겠다는 독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이 책을 읽어본 독자로서 기대한다.

저자 김수형에 따르면 AI는 포스트 사피엔스 시대에 ‘DEEP CHANGE’를 이끌어갈 INVISIBLE CHANGER로, 과거 인간이 했던 문화·의료·예술·금융·농업·제조 등 우리 생활 전반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도 창조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AI는 사피엔스를 넘어서는 일종의 ‘초인 AI’로 진화한 것이다. ·

이에 따라 MBN의 싱크탱크인 미디어기획부의 AI 강국 보고서 팀은 광주과학기술원과 함께 ‘AI 사피엔스’라는 신인류의 등장에 따른 ‘비욘드 사피엔스’ 시대의 산업군별 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국가의 경쟁력과 기업의 혁신 성공 전략을 알아본다. 나아가 앞으로 100년 뒤, 2100년 AI가 가져올 새 인류 시대를 전망해 변화의 새 시대에 맞춰 대한민국이 AI 경쟁력을 갖추고 AI 강국으로 변화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힌다.


저자 : 김수형


MBN의 싱크탱크인 미디어기획부의 ‘AI 강국 보고서팀’은 △주요 국가의 AI 전략 △AI 중심 혁신 서비스 사례 △대한민국 AI 산업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 등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지스트 교수와 연구진이 대거 참여해 심도 있는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 MBN 미디어기획부는 대한민국 최대 청년멘토링 축제인 ‘MBN Y 포럼’과 MBN 개국 보고대회, 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 원?아시아?화장품?뷰티?포럼, 건강美박람회, 남산 한국의 맛 축제 등 다양한 공익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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