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부터 누구나 다른 나라을 얘기할 때 나라 이름과 수도 이름을 함께 기억한다. 국가의 성격을 가장 잘 담고 있고, 통치 행정 도시이자 경제적, 문화적으로 한 국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서울' 역시 수도이자 심장부로서 이곳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부터 가장 먼저 지어진 궁궐 '경복궁'을 비롯하여 자주독립을 위해 세운 문 '독립문'이 있고, K-POP으로도 유명세를 지닌 '강남' 등 우리의 역사와 함께해온 곳이다. 부산, 경주, 전주 등 조선 시대 이전의 수도로서 기능해온 곳 역시 그때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들이다. 눈을 세계로 돌려도 도시와 국가, 인류의 관계는 불가분의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렇게 도시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발전해오고 인류 역사를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는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도 인간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또한 멈출 줄 모르고 달려온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는 경계가 없이 확장하며, 인생 주기가 있는 생명체처럼 태어나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생을 마치는 흥망성쇠를 거친다. 도시에는 인간의 역사와 삶이 집약되어 있다. 그 안에는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고 많은 사람의 삶이 덧대어져 끊임없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서서히 완성되며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는 아주 길고 긴 이야기와 같다.





한 나라의 도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나라의 역사나 살아온 발자취,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이나 체계화된 시스템으로만 돌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 부모님 혹은 부모님의 부모님 대(代)의 시간이 계속 중첩되며 만들어진 시간의 무늬 위에 다시 새로운 무늬가 더해지며 생기는 그림과도 같다. 오래 살고 있다고 해서 도시의 전모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

많은 이미지가 파편처럼 여기저기 널려 있고, 파편 위로 빛들이 난반사되어 일정한 형상을 인식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라는 책을 천천히 읽으며 그 모습을 이어 붙여야 한다.

건축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노은주·임형남은 도시를 둘러싼 역사·예술·미래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산책을 하듯 인문학 여행을 한다. 이 책 『도시 인문학』은 전 세계 13개 국가의 21개 도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건축으로 채워져 있다. 건축을 구성하는 복잡한 구조와 설비,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내부의 움직임을 계획하는 일은 도시를 이용하는 적정한 용도의 배분과 자동차와 사람의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도로 계획과 균형 잡히고 유기적인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건물은 하나의 도시와 같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장기적인 도시계획 측면에서 고려하고, 교통량과 도시 경관 등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면밀히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도시에는 많은 시간과 이야기가 깔려야 그 도시만의 풍경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건축은 땅이 꾸는 꿈이고, 사람들의 삶에서 길어 올리는 이야기다. 땅과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둘 사이를 중재해 건축으로 빚어내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쓴 이유다.



첵에 따르면 도시는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도 인간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또한 멈출 줄 모르고 달려온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는 경계가 없이 확장하며, 인생 주기가 있는 생명체처럼 태어나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생을 마치는 흥망성쇠를 거친다.

도시에는 인간의 역사와 삶이 집약되어 있다. 그 안에는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고 많은 사람의 삶이 덧대어져 끊임없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서서히 완성되며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는 아주 길고 긴 이야기와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이나 체계화된 시스템으로만 돌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 부모님 혹은 부모님의 부모님 대(代)의 시간이 계속 중첩되며 만들어진 시간의 무늬 위에 다시 새로운 무늬가 더해지며 생기는 그림과도 같다. 오래 살고 있다고 해서 도시의 전모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 많은 이미지가 파편처럼 여기저기 널려 있고, 파편 위로 빛들이 난반사되어 일정한 형상을 인식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라는 책을 천천히 읽으며 그 모습을 이어 붙여야 한다. 이 책은 도시가 담고 있는 역사, 문화, 미래, 예술 등으로 구분해 썼다.



제1장은 역사가 만든 도시들을 찾아가본다. 로마의 마지막 영광인 하기아 소피아 성당이 있는 터키 이스탄불, 미궁처럼 하나의 집으로 이루어진 장구잉촌이 있는 중국 후난성 웨양현, 모더니즘의 몸과 전통 건축의 영혼이 담긴 아라냐 저비용 주거 단지가 있는 인도 인도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지혜의 집이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문화와 문명을 연결한 카라반사라이가 있는 터키 코니아, 슬픔과 불안이 새겨진 홍콩 상하이 은행이 있는 중국 홍콩, 홀로코스트의 아픔을 기억하는 유대인박물관이 있는 독일 베를린을 여행한다.

제2장은 예술이 만든 도시들을 찾아가본다. 모더니즘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레이크 쇼어 드라이브 아파트가 있는 미국 시카고, 건축가의 은유적 감성이 드러난 벨뷰 아트 뮤지엄이 있는 미국 벨뷰, 건축도 식물처럼 성장한다는 로그너 바트블루마우 호텔이 있는 오스트리아 바트블루마우, 전통 농장을 재현해놓은 글라스 팜이 있는 네덜란드 스헤인덜, 자연과 예술을 존중한 지추 미술관이 있는 일본 나오시마, 예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 이탈리아 베니스, 무릉도원을 품은 미호 뮤지엄이 있는 일본 고카를 여행한다.


그런 느낌은 터키의 대표적인 도시인 이스탄불에 가면 더욱 확연하게 느껴진다. 이슬람에 의해 정복되면서 이름이 바뀐 이 도시가 바로 예전의 콘스탄티노플이다. 현대적인 도시이면서도, 시간을 멀리 뒤로 돌려서 아라비안나이트의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 같은 뒷골목이 공존하는 곳이며, 많은 관광객과 일상이 섞여 있는 곳이다. 지구의 다양한 공간과 시간을 모아서 압축해 넣은 수정구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스탄불에 가면 가장 먼저 가게 되는 하기아 소피아 성당이 있는 언덕은 그 핵심이 되는 지역이다.

- p.24 「동서양의 역사를 품다 : 터키 이스탄불 - 하기아 소피아 성당」 중에서



제3장은 미래가 만든 도시들을 찾아가본다.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종이로 만든 집’이 있는 일본 고베, 공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시애틀 공공 도서관이 있는 미국 시애틀, 자연의 형상을 닮은 성 가족성당이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연한 사고가 만들어낸 하이테크 건축 퐁피두센터가 있는 프랑스 파리, ‘사악하지 않은 도시’를 꿈꾸는 공동체 친화적인 구글 사옥이 있는 미국 서니베일, 21세기 문명의 상징이자 정보의 왕국 페이스북 사옥이 있는 미국 멘로파크, 인간의 욕망이 담긴 부르즈 칼리파가 있는 아랍에미리트연방 두바이를 여행한다.

이 책에서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일본 시가현 고카시의 미호 뮤지엄을 설계한 이오밍페이(1983년 수상), 미국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사옥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1989년 수상),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의 지추 미술관을 설계한 안도 다다오(1995년 수상),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렌초 피아노(1998년 수상)와 리처드 로저스(2007년 수상), 중국 홍콩의 홍콩 상하이 은행을 설계한 노먼 포스터(1999년 수상), 미국 시애틀의 시애틀 공공 도서관을 설계한 렘 콜하스(2000년 수상), 일본 효고현 고베의 종이로 만든 집을 설계한 반 시게루(2014년 수상), 인도 인도르의 아란야 저비용 주거 단지를 설계한 발크리슈나 도시(2018년 수상) 등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비아르케 잉겔스는 “실리콘밸리는 기술 진화와 세계 경제를 이끄는 혁신의 원동력이었다. 지금까지 이러한 방대한 지적·경제적 자원의 대부분은 디지털 영역에만 국한되어왔다. 우리는 향후 구글러의 작업 환경이 구글의 활동 영역만큼 적응력 있고 유연하며 지능적일 것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새로운 자전거도로와 상업 공간이 마을 주민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올빼미 서식지와 개울 같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활기찬 도시를 위해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르는 계획안이었다.

- p. 273~274, 「일하면서 거주하는 공동체를 위한 공간 : 미국 서니베일 - 구글 사옥」 중에서



도시는 아픔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박물관은 인류의 참담한 역사의 기억을 기록한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많은 도시에는 유대인박물관이 세워졌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인상적인 박물관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대인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오래된 도시 베를린에 생경하게 끼워져 있다. 이는 낡은 고가구 위에 놓인 첨단 전자제품처럼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연과 티타늄으로 둘러싸인 유대인박물관의 표면에는 사선으로 그어진 선들이 손톱에 할퀴어진 상처처럼 도드라지게 보인다. 유대인박물관에는 납작한 철로 제작된 가면 1만 개가 깔린 메나셰 카디슈만의 설치 작품 ‘공백의 기억’이 있는데, 이는 홀로코스트로 인해 희생된 유대인들을 상징한다.

또한 기울어진 49개의 콘크리트 기둥으로 구성된 ‘추방의 정원’은 유대인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삶을 표현하고 있다.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난감하게 만드는 유대인박물관은 생각 없이 남을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았던, 과거에 인류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강력한 건축적인 기록이다.


홍콩은 양면성을 가진 묘한 도시다. 중국과 영국이 겹쳐져 있는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구는 과밀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부자 도시이기도 하다. 몇 군데를 둘러보고 홍콩을 알았다고 하기는 힘들다. 극도로 상업화되고 자본주의가 발달한 도시적 면모와 그 이면에 있는 낙후되고 디스토피아적인 슬럼 지역 등이 공존하는 모습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성찰을 담은 여러 공상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블레이드 러너〉가 그랬고 〈공각기동대〉가 그랬다.

- p.92 「슬픔과 불안을 새기다 : 중국 홍콩 - 홍콩 상하이 은행」 중에서



도시에는 슬픔과 불안이 새겨져 있다.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홍콩 상하이 은행은 영국이 홍콩의 몸 위에 새겨놓은 생생한 문신과 같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의 시점이던 20세기 말은 온 세상이 세기말에 대한 공포와 기대가 반씩 섞인 채 휘청거리고 있었다. 특히 자본주의의 최첨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홍콩인들이 겪을 사회주의 국가 체제 안으로 들어갈 때의 불안과 공포는 상당했을 것이다. 당시 홍콩은 시대에 대한 불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든지 성지순례하듯 들르고 싶었던 곳일 것이다. 홍콩 상하이 은행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시대를 초월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영원히 늙지 않는 절대자 같은 자태로 당당히 서 있다.

인간은 질서를 만들고 지성을 만든다. 그러나 그 지성과 과학은 때로 중심으로 들어가기만 할 뿐 나올 수 없는 미궁처럼 우리를 가두기도 한다. 중국 후난성 웨양현에 있는 장구잉촌은 미궁처럼 하나의 집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이곳은 씨족 공동체의 마을이며, 미궁처럼 복잡해 보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몸에 익은 삶의 터전일 것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변형이 되었지만, 기본 얼개를 유지하며 지금 26대, 27대 후손이 굳건히 잘 살고 있다. 2003년 ‘중국역사문화명촌’으로 지정될 당시 660여 가구에 2,100여 명이 살고 있었다. 규모는 칸수로 따지면 1,700여 칸이 되고, 마을 안의 복도와 갈랫길 60여 개가 실핏줄처럼 뻗어 있다. 그래서 방대한 규모와 짜임새 있게 군락을 이룬 장구잉촌은 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이라고도 불린다.



이탈리아 베니스는 감각의 도시이자 예술의 도시이자 건축의 도시다. 120여 개의 섬을 400여 개의 다리로 연결해놓은 물 위의 도시인 베니스는 촘촘하게 붙어 있는 작은 섬들이 정교하게 꿰매놓은 천 조각 같다. 미술품 수집가이자 후원자로 명성을 떨치며 20세기 미술계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인 페기 구겐하임은 베니스에서 그 인물이 남긴 의미가 크다. 유복한 유대인 집안 출신인 페기 구겐하임은 수많은 전위 작가를 후원하고 그들의 전시회를 열어주었다. 그는 수집한 미술 작품들을 모두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했다. 베니스의 중심에 있는 산 마르코 성당은 11세기에 재건되면서부터 동방을 침략할 때 가져온 그리스 시대의 조각 등 여러 가지 장식품으로 가득하다. 예술이란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 혹은 호사가의 과시의 대상이 아니라 인류의 자산이다. 베니스는 그런 자산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도시다.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인간은 자연에 잠시 들른 손님이라고 생각한다. 손님이 함부로 남의 집에 해를 끼치지 않듯 인간도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찌감치 생태 건축을 채택하고 자연의 식물로서 건축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강조했다. 그는 형태적으로는 직선을 쓰지 않고 곡선, 특히 나선 형태를 통해 강한 생명력을 표현한다. 그는 자연과 예술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가지고 건축을 하고 환경운동을 한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은 소각한 쓰레기들에서 나오는 열로 다시 난방을 하는 친환경적인 건축이다. 또한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오스트리아 바트블루마우에 있는 로그너 바트블루마우 호텔은 온통 곡선으로 이어지는 건물과 다양한 색채, 2,4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창문 등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종합된 건축이다.



저자 : 임형남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주)간삼건축, (주)삼우설계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다루다가 (주)SF도시건축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1999년부터 함께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온’이란 순우리말로 가운데·중심이라는 뜻과, ‘집의 평온함(家穩)’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자연과 어우러진 집을 궁리하기 위해 이들은 틈만 나면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고, 도시를 산책한다. 그 여정에서 집이 지어지고, 글과 그림이 모여 책으로 엮이곤 한다. 홍익대, 중앙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SALUBIA Time capsule’, ‘외침과 속삭임’(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환원된 집’(이루 갤러리) 등의 전시회를 열었다. 2011년 ‘금산주택’으로 공간디자인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 한국건축가협회 아천상을 수상했다. 2012년 에 멘토 건축가로 출연했으며, 그 외 <명사들의 책읽기>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 《집주인과 건축가의 행복한 만남》 《서울풍경화첩》 《이야기로 집을 짓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 《작은 집 큰 생각》 등이 있고, <세계일보 ‘키워드로 읽는 건축과 사회’>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자 : 노은주


1969년 원주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월간 플러스, 공간사에서 건축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수목건축에서는 건축기획을, 서울포럼에서 웹진기획을 했다. 리빙TV의 「살고 싶은 집」, 교보웹진 「Pencil」 등을 통해 비평 활동을 했으며, 1999년부터 함께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온’이란 순우리말로 가운데·중심이라는 뜻과, ‘집의 평온함(家穩)’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자연과 어우러진 집을 궁리하기 위해 이들은 틈만 나면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고, 도시를 산책한다. 그 여정에서 집이 지어지고, 글과 그림이 모여 책으로 엮이곤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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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일본의 문학이 왜 추리소설에 강한가. 독자는 늘 그것이 의문이었다. 지금도 의문이긴 마찬가지다. 그동안 일본의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좀 불편한' 진실을 또 마주 대했다는 느낌을 이 소설 『폭염』에서도 지울 수 없다. 불편하다는 것은 일본의 추리소설이 막장 드라마처럼 배경이나 시대성의 성역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일본 독서계는 굉장한 인기 속에 추리소설의 몸집도 불리고, 작가들의 내공도 높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쉽게 표현해 한국의 추리소설은 아직 일본의 저력에 조금 못 미친다고 독자는 판단하기 때문이다. 민족성 때문일까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

우리는 잔인한 행위나 범죄를 싫어하는 반면 일본은 그것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킬 정도로 즐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러나 누구 하나 독자의 이 같은 의문엔 시원하게 답변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추리소설은 일본 것이 가장 재밌다'고 고정관념까지 생길 정도니까 독자만의 잘못된 판단일까. 그렇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우리 문단에서 추리소설을 너무 도외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버릴 수 없다.

이 소설 『작열』의 작가 아키요시 리카코는 스스로의 작품을 이렇게 표현했다. '일본 미스터리가 한국식 막장을 만났을 때'. 썩 유쾌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그렇게 표현한 작가의 자유니까 말꼬리를 붙잡을 이유는 없다. 다만 한국의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로 표현되는 부분이 한국의 일부 드라마를 본 느낌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일본의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즐거움과 몰입에 따른 쾌감도 있지만 스토리의 다양성에도 푹 빠져들곤 한다.

이 소설도 독자에게는 사망한 남편의 복수를 위해 가해자와 결혼해 그의 아내가 된다는 설정에서부터 오는 '잔인한 복수'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단정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버릇이지만 독자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만은 좋지 않은 이 습관이 발동되는 것 같다.

도입부 발단은 굉장히 평온한 일상의 가정의 부부가 등장한다. 여주인공 사키코는 야간 고등학교에서 만난 다다토키와 결혼 후 수년 동안 행복한 부부생활을 해온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로부터 비보를 듣는다. 출근한 남편 다다토키가 근교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다는 것. 도저히 믿을 수 없던 사키코는 남편의 시신을 보고서야 남편이 죽었음을 납득한다. 그러나 남편의 죽음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어지는 경찰의 말은 더욱 사키코를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남편이 사기로 사람들의 돈을 취득했으며 남편의 사고 현장에 사기 피해자로 보이는 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복수를 위해 사랑을 위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독자로서는 처음이다.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의 설정과 비슷하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복수를 계획한 사키코가 과연 어떤 일이 생길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새로운 신분을 얻게 되는 과정은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작가 아키요시 리카코가 진부함을 그냥 놔둘 리 없다. 독자는 그 정도의 인내심을갖고 있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특히...


텔레비전 장식장에 놓인 액자에서 턱시도를 차려입은 다다토키가 미소 짓고 있었다. 결혼식을 올리는 대신에 사진관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다토키의 옆에는 하얀 드레스를 차려입은 내가 있었다. 우리 둘 다 무척이나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당신을 앞으로 지킬게. 이 세상에 서로 의지할 사람은 우리 둘뿐이니까.”

그는 나에게 이렇게 프러포즈했다. 그리고 그 약속대로 그는 쭉 나를 지켜주었다. 내가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도록 부지런히 일해 돈을 벌어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해주었다. 세상에 단 둘뿐이라는 말은 로맨틱한 비유도 과장도 아니었다. 우리는 둘 다 실제로 가족이 없었기 때문이다.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돼. 사키코.”

다다토키의 말이 귓가에 되살아났다. 사키코. 그게 내 본명이었다.(p. 53)




복수를 위해 아내가 되었지만 일단 아내가 된 이상 사키코는 '아내'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부족함이 없이 충실하다. 그리고 히데오 역시 그녀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여준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의 성실함과 높은 직업정신을 눈 앞에서 지속적으로 보는 그녀의 마음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러한 그녀의 내면 심리의 묘사가 사실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닌가 싶다. 복수의 대상임을 숨길 수 없어 방심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증오, 때때로 밀려오는 전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차오르는 눈물, 원치 않는 히데오와의 결혼 생활을 통해 조금씩 흔들리는

마음. 이야기가 조금씩 정말 막장처럼 가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커져만 간다.




소설 『작열』은 앞서 언급한 대로 남편 다다토키를 잃고 살인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성형수술로 얼굴을 고친 후, 살인자에게 접근해 그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사키코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는 상대를 남편으로 맞이해 전 남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려는 그녀의 집념은 대단하다. 매일 죽도록 싫은 사람의 얼굴을 마주해야 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위해 빨래를 하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극심한 고통과 분노 속에서도 사키코는 인내하며 진실을 밝히고, 전 남편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증거를 계속 찾아나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키코는 작열하듯 타오르는 복수심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워도 좋다고 각오한 것이다. 소설 제목이 여기서 나온 듯하다. 배경도 여름이고...




여름은 저물지 않은 채 첫 페이지를 펼친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타는 듯한 날씨와 꺼지지 않는 복수심은 이렇게 하나의 공통분모를 갖고 형상화된다. ‘작열’이라는 제목은 그래서 더 와 닿는다. 또한 작가가 선사하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 역시 탁월한 문학적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독자는 읽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생생한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독자들은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키코의 심정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하면서 점차 자신도 모르게 빨려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마주하게 되는 결말에 숨죽이게 될 것이다. 엄청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과연 사키코의 복수는 성공할 것인가? 운명의 신은 그녀에게 어떤 답을 선사할 것인가?




『작열』은 독자의 취향이 작가와 잘 맞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드라마성이 좋았던 작품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작열하는 태양처럼 부글부글 타오르는 한 여성의 비극적 복수. 눈 내리고 찬바람에 몸을 움츠리는 초겨울 추위를 잊게 만들 정도로 독자들을 달궈주기에 충분하다.


저자 : 아키요시 리카코


일본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를 졸업한 후 미국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원에서 영화·TV 제작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 「눈의 꽃」으로 제3회 ‘Yahoo! JAPAN 문학상’을 수상, 2009년 수상작을 포함한 단편집 『눈의 꽃』이 출간됐다. 첫 번째 장편 『암흑소녀』는 한 여고생의 죽음의 진상을 파헤치는 여섯 동급생 이야기를 다룬 구성과 충격적인 결말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2015년에 출간된 세 번째 장편 『성모』는 ‘반전이 어마어마하다’, ‘오랜만에 나온 최고의 미스터리 작품’, ‘반드시 두 번 읽을 수밖에 없다’ 등등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 외 작품으로 『자살예정일』 『침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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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건너는 집 특서 청소년문학 17
김하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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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 쯤은 지금 이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현실에서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기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경우 그냥 막연하게 '다른 세상'을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창하게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으로의 여행 같은 것을 꿈꾸는 것 말고도 완전히 자신을 모르는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것은 어쩌면 도피가 아니라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되살리는 묘한 에너지가 되기도 하니까. 그러나 그 세상은 평소 자신이 꿈꾸는 세상일 뿐이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다. 시간의 관념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막상 시간을 건너는 집이 있고, 과거, 현재, 미래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문을 열지 고민이 될 것이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일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실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런 문을 열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아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그것은 요즘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살고 싶은지 궁금한 기성세대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이 책 『시간을 건너는 집』에는 각자의 상처를 안은 아이들이 등장한다. 학교 폭력 피해자인 자영이, 췌장암 말기인 엄마 곁에서 지쳐가는 선미, 어린 시절 부모의 방임으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이수, 그리고 비밀을 간직한 강민이. 선미는 췌장암 말기인 엄마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도 않고, 다른 친구들의 화목한 가족을 보고 싶지도 않아 일부러 학교에서 겉돌며 홀로 지내는 아이다. 친했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자영은 막내동생을 돌보는 엄마에게 짐이 될까, 자신의 편이 한 명도 없는 교실에서 혼자 묵묵히 괴로움을 감내한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가진 이수는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하며, 엄마를 ‘엄마’ 대신 ‘저기’라고 부르며 철저히 선을 긋는다.


어머님의 모습이 두렵고 낯설다고 해서 부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어머님이 왜 계속 항암 치료를 받겠다고 고집하셨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있니? 그건 당신이 아니라 너를 위해서였을 거야. 어떻게든 나아서 네 옆을 지켜 주고 싶으셨겠지. 그러니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도록 자주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누렴. 혹시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으시다면, 너 혼자서라도 이야기해라. 네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말해 드려라.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그 일을 후회하고 있다. 내게 하얀 운동화가 주어진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과거로 가 다시 아버지를 만날 거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 드릴 거다. 너는 부디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 궁금한 점이나 힘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편지를 보내라. 시간의 집사는 남는 게 시간밖에 없단다.(p. 126)


이 아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기댈 곳이 없어 홀로 버텨왔던 아이들은 시간의 집에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 간다. 그러나 선택의 날을 앞둔 어느 날, 이수는 학교 폭력을 당하는 자영을 도우려 나섰다가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만다.

예기치 못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야기는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과연 아이들은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선택의 날, 각자 어떤 문을 선택하게 될까?기댈 곳이 없어 오롯이 혼자 외로움을 버티고 있는 수많은 청소년을 닮았다. ‘시간의 집’에 모인 아이들은 처음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고민하지만, 차츰 서로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시간의 집’은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서툰 아이들이 사람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어 준다.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는 당연히 미래의 문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다. 되도록이면 5년 뒤의 미래로 가서 대학생이 되어 있고 싶었다. 하지만 아저씨의 편지를 되풀이해 읽는 동안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미래로 가야 하나. 시간의 집은 미래의 문을 선택한 아이에게는 뛰어넘은 시간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삶을 만들어 준다고 했지만, 그걸 진짜 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를 살아가다 멤버들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또 존재한다면?(p. 151)



이들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거라는 위로는 그저 허울뿐인 위로에 불과하다. 『시간을 건너는 집』이 건네는 위로가 더욱 감동적인 것은, 감히 ‘쉬운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기에 분명 앞으로도 힘든 일이 찾아오겠지만,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 줄 사람들도 분명 만나게 될 거라고 말한다.

시간의 문을 선택한 아이들의 기억은 사라지더라도 가슴에 품은 용기와 희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김하연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미래가 닥쳐와도 손을 잡아 줄 누군가가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과 애정을 보여준다.


“네가 어떻게 알아?” 유나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아까 그랬잖아. 내가 네 입장이어도 그랬을 거라고. 만약 네가 왕따를 당했다면 나는 안 그랬을 거야. 종은이랑 세은이가 무서워도 네 옆에 있어 주려고 끝까지 용기를 냈을 거야.” “그래서 지금 날 욕하는 거야? 나도 처음에는 노력했어. 당연히 걔들이 잘못한 거니까. 게다가 우리 넷은 절친이었으니까. 근데 못 하겠더라. 계속 네 편을 들었다가는 나도 왕따가 되겠더라고. 내가 잘했다고 말하는 거 아냐. 하지만 우리 반 어떤 애라도 그 상황에 놓였다면 다 널 모른 체했을 거야. 이제 와서 나를 원망하다니 진짜 황당하다. 널 괴롭히기 시작한 건 내가 아니라 종은이랑 세은이잖아.”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너까지 나를 외면했을 때는…… 걔들한테 괴롭힘을 당했을 때보다 훨씬 마음이 아팠어.” 자영의 메마른 뺨에 눈물이 흘렀다. “넌 걔들이 먼저 시작한 일이라고 변명하겠지. 하지만 어떤 일이 얼마만큼의 상처가 되는지는 아무도 몰라.”(pp. 166~167)



네 명의 아이들은 힘겨워하는 현재를 피해 미래로 갈지, 과거로 돌아갈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주인공인 이수는 과거를 선택해서 현재의 시련과 상처를 극복해 나가고, 나머지 친구들은 각자의 다양한 선택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과 사건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런 얽히고설킨 문제의 와중에서도 작가는 학교 폭력에 관한 자영이와 이수의 에피소드로 현실을 표현해주고,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독자들은 자신의 경험이 있든 없든 작가가 이끄는 대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다. 작품에 몰입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 지점을 잘 포착해 독자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노련하게 그 문제를 풀어간다. 상처 있는 아이들의 운명의 순간에 독자들이 외면할 리 없다.

작가는 독자들의 궁금증을끌어내고 소설 속으로 몰입시키기 위한 준비를 끝낸 것이다. 이젠 이 아이들의 부닥칠 상황과 운명은 소설 속 인물들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들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소설 속으로 걸어들어 간다. 힘든 시련을 아이들이 이겨낼지, 어떻게 전개되고 마무리될지 오로지 작가의 손에 달렸다. 함부로 해피엔딩을 끌어내지는 않는다. 너무 뻔한 결과가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갖추려면 복선도 필요하고, 유기적 구성도 필수적이다.


자영은 차가운 바람을 한껏 들이마시며 마지막으로 시간의 집을 올려다봤다. 이 집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는 아이들을 언젠가 또다시 맞아 줄 것이다. 새로운 멤버들은 의심과 불안, 그리고 희망으로 가슴을 두근거리며 하얀 운동화를 신고 돌계단을 오를 것이다.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오늘, 자영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이제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자영은 이미 마음을 정했다.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조금은 불안하지만 이제 예전처럼 두렵지 않다. 모두가 걱정해 준 만큼 씩씩하게 일어설 것이다. 아무도 자신을 괴롭히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자영은 돌계단을 올라 현관문을 열었다.(p. 227)



작가는 '시간'을 선택했고, 결말을 어떻게 내든 관계 없는 독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소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독서의 즐거움도 줄 수 있는 것, 그것은 소설의 결말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자들에게는 이미 보상한 것들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결말이 어떻게 끝나는가보다 어떻게 스토리가 진행되는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다.

공감되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면 독자는 그 책을 다시 읽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독자는 한 번 읽은 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다. 소설로 작가는 주인공 인물들이 닥치는 상황이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고, 그 속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이미 받았다. 그것이 형상화돼 나타난 것이 이 소설이다. 시간을 매개로...

작가의 창작노트에 쓴 이 말이 다시 또렷이 기억속에서 나온다.

“어떤 고난 속에서도 사람은 사람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길에는 꼭 그런 사람이 함께하기를.”


“이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꽤 많다. 막 세상에 태어난 아이, 누군가에게 했던 모진 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그리고 시간. 신조차도 사람이 살아가는 시간을 움직일 수는 없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오직 이 집뿐이지. 단 한 번뿐인 이 놀랍고 엄청난 기회를 너희는 과연 어떻게 쓸까. 자신을 위해서? 아니면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서? 너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이 집이 너희에게 정말로 선물해 주고 싶었던 건 미래나 과거에서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기회가 아니라 바로 행복일 테니까. 자, 누구부터 올라갈래?”(p. 231)


저자 : 김하연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했다. 공부를 마친 뒤에는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책 만드는 일을 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동화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쓴 책으로 〈소능력자들〉 시리즈, 《똥 학교는 싫어요!》, 《어린이를 위해 어린이가 뭉쳤다》, 《날아라 모네 탐정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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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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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건강에 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강의 개념이 병을 치료하는 것에 있었다면, 현재는 건강의 안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병이 들기 전 관리하는 차원으로 발전되었다. 정신 건강도 마찬가지다. 정신병리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소중하게 다루어줘야 한다는 정신 건강 이론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심리적인 안녕에 대한 사회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감정노동'은 우리 곁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발생하는 분노나 슬픔에 대한 감정은 신체 건강만큼 중요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 책 『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감정노동'의 범위다. 우리가 보통 뉴스에서 보고 들은 감정노동은 고객 응대 서비스 직업(전화 상담직)에서 막말이나 욕설을 거칠게 내뱉는 고객을 응대하며 발생하는 불편한 감정을 겪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알고 있다.

이들 직업 종사자들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사람들이다. 전화든 대면이든 또는 인터넷 상담사라든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피해자의 범위를 훨씬 확대하고 있다. 직업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척 등 관계에서도 감정적 피해를 보고 있다면 이들 모두도 감정노동의 피해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노동은 ‘긍정적 감정노동’이다. 고객에게 무조건 친절하고 긍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감정노동’은 이러한 ‘긍정적 감정노동’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 감정과는 다른 정서를 표현해야 하는 모든 상황이 감정노동에 속한다. ‘긍정적 감정노동’ 뿐 아니라, ‘중립적 감정노동’, ‘부정적 감정노동’에 대해서 알아보고 나는 어떤 감정노동을 일으키는 직업에 종사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감정을 관리하는 일, 즉 상대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업무의 40% 이상이 되는 사람을 감정노동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객센터 불만 고객을 응대하는 부서에서 일하는 윤 대리는 현재 심각한 감정노동을 느끼고 있다. 벌써 1주일째 ‘나의 모든 질문에 대해 법 조항을 근거해 답변해달라!’는 고객과 하루에 2~3시간씩 통화하고 있다. 윤 대리는 그 고객에게 느낀 감정노동으로 장염을 앓고 있다.

답답한 윤 대리는 감정연구소 소장을 찾아간다. 대체 ‘감정노동’은 무엇인가? 윤 대리는 ‘감정노동’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나의 현재 감정을 알아차리고, 현재 느끼는 감정노동을 측정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의 ‘리소-허드슨 테스트’를 통해 나의 성격을 알고, 성향에 맞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제시해준다. 이 책은 근본적인 감정노동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윤 대리와 감정연구소의 대화를 통해 감정노동을 지혜롭게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

감정연구소 : 숨을 크게 쉬어보니 어떠세요?

윤대리 : 흥분은 좀 가라앉은 것 같긴 해요.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도대체 저 고객은 왜 그러는 걸까요?

감정연구소 : 흥분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았다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화가 계속해서 난다는 말에도 공감이 돼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윤대리 : 이렇게 화가 나는 제가 이상한 게 아니죠?

감정연구소 : 이상하다니요. 윤 대리님이 화를 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윤대리 : 조금 전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다른 증상들도 있나요?

감정연구소 : 스트레스나 감정노동,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에 관한 사례는 많습니다. 우울증, 식욕과 성욕의저하, 심하면 자살에 이르기도 합니다. 정신건강도 신체건강과 같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관한 모든 사례를 설명하자면 상당히 극단적인 사례를 포함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모두 다 상황이나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저의 경우에는, 10년 넘게 근무한 고객센터의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고 스트레스가 높아 위염약을 달고 살았죠. 불만 고객 때문에 짜증 난다는 생각이 들면 속이 쓰라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증상에 대한 사례도 중요하지만, 내가 현재 느끼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윤대리 : 우울증에 자살이라니 상당히 극단적이긴 하네요. 오히려 소장님의 위염 이야기가 저에게는 확 다가와요. 실은 저도 그 고객 때문에 장염으로 고생 중이거든요. 내 몸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야겠군요.



이 책의 구성은 6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Part 1은 감정노동에 관한 내용이다. 특히, 미디어에 노출된 ‘긍정적 감정노동’, 웃으면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감정노동 외에도 부정적 감정노동, 중립적 감정노동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혹은 사회적 위치나 기대로 인해 현재 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모든 상황을 감정노동으로 보고 있다. 첫째,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노동은 ‘긍정적 감정노동’이다. 고객에게 무조건 친절하고 긍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승무원이나 백화점, 레스토랑, 놀이동산, 고객센터 등 일반적인 서비스업에 속한 직업들이 거의 대부분 해당된다.

둘째, 중립적 감정노동이 있다. 이는 정서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직업에서 많이 나타난다. 판사나 운동경기 심판처럼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거나 장의사, 카지노 딜러와 같이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되는 직업이 이에 속한다.

셋째? 부정적 감정노동은 위의 경우와는 달리 격앙된 정서를 요구받는 직업에서 발생한다. 경멸, 공포, 위협, 공격성 등 부정적인 정서상태를 최대한 표출하는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 직업으로 형사, 경찰, 검찰, 조사관, 감독관, 보안 경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감정노동의 직업과 법률에 대해서 다루었다.

Part 2는 감정노동에서 중요한 감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감정노동은 감정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는 감정을 제하고 감정노동을 말할 수 없다. 감정은 어떻게 우리에게 인식되고,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다루어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Part 3은 Part 1에서 다루었던 다양한 감정노동의 상황에 대해 구체화한 사례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우리는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감정노동을 느끼며 살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Part 4는 에니어그램을 통해 나의 기본 감정을 알아차리는 내용이다.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지만, 나의 기본 감정은 어떤 감정에 더 가까이 있는가에 대한 성격진단이다.

Part 5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에 관해 에니어그램의 성격 유형별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는 모든 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해소법이다. 하지만, 감정노동해결연구소를 운영하며 실제로 강의에서 실행했을 때의 강의 만족도 분석결과를 적용했다. 유형별 선호도가 높았던 실습 위주로 기재했다.

마지막으로 Part 6은 감정노동을 해소하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삶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감정노동을 일으키는 밑마음에 대해 알아보고, 삶의 본질을 위해 나의 삶에 어떤 ‘물음’을 던지며 살 것인가에 관해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확고한 답이 있다면 감정노동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나의 마음 근육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그림자'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제시한 최초의 도서라는 점에서 무척 의미가 큰 것 같다.

책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감정노동에 관한 연구가 아직은 부족한 상태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출판된 대부분의 감정노동 관련 책은 외국의 도서를 번역했거나 혹은 외국의 사례를 들고 있어 공감하기가 어려운 면이 많았다. 또한 사례 위주로 나열된 책이 대부분이었고 해결방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이 책의 저자 윤서영 감정노동해결연구소 소장은 ‘감정노동심리해결사’ 자격증(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 2014-2674호)을 운영하며 수집한 다양한 사례와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로 제시하는 최초의 책을 썼다고 밝힌다.

또한 감정노동은 비정규직,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직업에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선입견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감정노동의 상황에 부닥쳤다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연구나 실제 사례 등을 통한 해소 방안이 비교적 부족한 상태에서도 스스로의 성격에 맞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에니어그램의 리소-허드슨 테스트를 통해 나의 성격을 알아보고, 내 성격유형과 어울리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조용히 책을 읽고 따라 하면서 성격이나 심리 상태를 파악해 감정노동에서 쌓인 나쁜 감정을 해소함으로써 개인의 정신적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어려운 이론을 쭈욱 늘어놓은 게 아니라 대화체로 풀어써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저자 : 윤서영


감정노동해결연구소의 원장으로 ‘감정노동심리해결사’, ‘감정노동보호관리사’ 자격증을 운영하며 감정노동에 대해 강의하고 글을 쓴다. 13년 동안 SK텔레콤, G마켓, KT의 MOT에서 근무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 채점위원으로 활동했다. 멘사 코리아 회원이며, 전남대에서 전자상거래학을 전공했다. 연구 및 저서로는 「감정노동 직업군의 정의 및 감정노동 권익보호 매뉴얼의 문헌연구」, 고객센터 서비스 저널, 2018, 7(1), 「불만고객에 대한 콜센터 상담사의 지각된 감정표현규칙이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감정소진의 매개효과」, 전남대학교, 2020. 『진상 고객 갑씨가 등장했다』_감정노동 보호 매뉴얼, 커리어북스, 2019 / 경기콘텐츠진흥원 우수출판 선정도서, 『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커리어북스, 2016, 『영향력 있는 BJ 유투버를 꿈꾼다』, 커리어북스, 2016, 『동심_감정의 미니멀리즘』, 커리어북스, 201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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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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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독자는 대략 15년 전쯤부터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던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로 평가되던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꽤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습관에 관한 책을 수십 권을 읽었지만 가장 머릿속에 남아 있다. 코비가 책에서 밝힌 '습관들이기 노트'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큰 노트를 사서 직접 그려넣고 사용했을 정도이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말대로 좋은 습관을 몸에 길들여 평생 가져간다면 '성공'은 모르지만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꽤 큰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습관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독자는 지금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자신 있게 평가할 수 없다. 코비의 말대로 습관을 들이지 못해서 그런지, 중간에 습관을 잃어버려서 그런지 모르지만 지금은 기억에만 남아 있고 그때 길들인 습관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지 않았나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부는 남아서 지금까지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 중에 하나가 독서다.

물론 메모 습관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지한 것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면 분명 코비의 가르침이 내 삶의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긴 하다.



형식상 자기계발 분야로 분류되는 '습관책'은 지금도 조금씩 방법이나 내용을 달리 하면서 서점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나온 것 중의 가장 관심이 갔던 『습관의 디테일』은 그렇게 읽게 됐다. 눈길이 금세 갔던 것도 정보화된 사회에 맞춰 디테일 부분이 습관을 들이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습관은 단순 행동의 반복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좋은 습관은 좋은 삶으로 이어지고, 나쁜 습관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것은 스스로의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고민해서 어떤 습관을 길들일지 결정하는 일은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학자나 전문가들이 지적해준 습관을 길들여 그 습관대로 사는 게 좋은 삶이고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한다면 애초에 잘못된 생각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어떤 습관이든 사람의 습관은 환경에 따라,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것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습관을 길들여 어떤 것이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자신이 원하고 필요한 습관을 길들여야지 지적해주는 습관을 길들여서는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없고, 나중에 애써 길들인 좋은 습관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



"습관이 되었으면 하는 좋은 행동을 순서대로 반복하고, 그것을 바로 축하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다." 이것은 지극히 평범한 얘기다. 이미 100년 전 심리학자나 의사들이 세워놓은 행동 습관 이론에 근거한다. 프로이드 등 정신과 의사나 현대 심리학의 원조 구스타프 칼 융이 주장한 이론이다.

생각-행복-반복-습관-인생의 공식 프레임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 맞는 것이 있으면 꾸준히 반복해서 습관화하란 얘기다. 이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운동 선수에게나 군대에서 훈련할 때 해본 사람은 금세 수긍이 가는 이론이다.

다만 운동 선수나 군대는 코치가 좋은 습관을 가르쳐주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꾸려야 할 일반 사람에겐 스스로 좋은 습관 길들이는 일을 해야 한다. 운동이나 공부에는 코치가 있지만 삶, 인생에는 코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처한 환경도 다른데 획일적으로 어떤 것을 길들여 습관을 들이면 당신은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습관책은 거기까지의 안내일 뿐이며 더 이상의 어떤 것을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지는 않는다.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신(神)이 아니라면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은 진리 아닌가. 습관책 저자들의 이론,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옳은 내용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실생활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습관책이어서 더 신뢰가 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비약이다. 습관책 중에서 저자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쓸 수는 없다. 의사라면 치료와 연구 경험이 있을 것이고 자기계발 전문가라면 자신의 생각대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논리이기 때문이다. 아직 인생관이나 가치관 등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가르침이 될 수 있다. 또 그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하다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더 신뢰가 간다. 어떤 일이든 아주 작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로 쪼개서 습관화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그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탠퍼드대 행동설계연구소장이 6만 명의 삶을 추적해 완성한 습관 설계 법칙이 이 책 『습관의 디테일』이다. 저자 BJ 포그에 따르면 20년 간 6만 명의 삶의 추적하며 놀라운 비밀을 발견한다. 바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부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나비효과처럼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든 사람들이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이에 영감을 얻는 저자는 6만 명의 행동 데이터와 최신 행동과학, 뇌괴학 연구를 집약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습관 설계의 법칙(TINY HABITS)을 정립했다.



저자는 책에서 습관을 만드는데 동기, 의지, 노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팔굽혀펴기 2회 하기’ ‘플랭크 5초 버티기’ ‘포스트 잇 한 장 쓰기’처럼 작고 사소한 행동을 일상의 자극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실천하고, 이를 실천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축하하면 우리는 뇌는 이 행동을 습관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힌다. 『습관의 디테일』에는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행동 설계 7단계를 통해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습관을 만드는 과학적 방법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출판사 측은 『설득의 심리학』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뉴욕타임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 전 세계 명사와 언론이 극찬한 BJ 포그 박사의 습관 설계 법칙을 익히면 당신도 책상 정리, 아침 운동 같은 좋은 습관은 몸에 익히고 휴대폰 과다 사용, 음주, 흡연처럼 나쁜 습관은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흔히 ‘작은 것이 강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적어도 삶에 있어서만은 누구나 거대하고 극적인 변화를 꿈꾼다. 아니 그런 변화여야만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 5시 기상을 목표로 알람을 맞추고, 한 달에 10kg 감량을 향해 식사와 운동 계획을 짜고, 하루에 한 시간은 꼭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이뿐인가. 연말연시가 되면 어김없이 금연과 금주, 다이어트를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작심삼일’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란 것쯤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아침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다.” “하루 10분이라도 운동하고 싶다.” “푹 자고 싶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하고 싶다.” 이런 작은 결심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이를 매일의 작은 습관으로 만든 사람일수록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부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나비효과처럼 작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안 해서 그러지 저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저자가 참여한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 결과 대답은 ‘아니오’다. 의지가 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조차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심각한 수준의 비만, 불면증, 스트레스를 겪는 이들의 일상을 따라가 보면, 사소한 실패가 쌓여 큰 좌절감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작은 것은 강하지만, 작은 변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구루로 불리는 BJ 포그 박사는 이 책에서 6만 명 이상의 행동 데이터와 최신 행동과학, 뇌과학 연구를 집약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습관 설계의 법칙(TINY HABITS)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은 그 어떤 것이라도 동기, 능력, 자극의 3요소가 함께 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이 3요소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습관을 만들 수 있고 없앨 수도 있다. 단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동기부여, 의지력 같은 요소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습관 설계의 법칙을 배우기 전에 ‘내 탓하기’부터 그만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제 또 폭음을 하고 말았어. 나는 틀려먹었어.” “또 늦잠을 잤어. 나는 왜 이리 게으를까.” “또 운동을 빼먹었어. 나는 의지가 너무 약해.” 우리는 자신을 탓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늦잠을 자고, 폭음을 하고, 운동을 빼먹은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다. 그러나 저자는 변화에 실패하는 원인은 ‘내’가 아니라 ‘접근 방식’에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수납장을 조립하는데, 설명서가 잘못되었고 빠진 부품도 있다면? 결코 수납장을 완성할 수 없다. 누구의 잘못일까? 내 잘못은 아니다. 제조사의 잘못이다. 그런데 우리는 노력하다 실패했을 때 ‘제조사’를 비난하지는 않는다. 자신을 탓한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면 우리 내면의 비판자는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고,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데 실패하면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기 바쁘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었다면 실패하지 않았을 텐데.” “규칙과 프로그램을 정확히 따랐다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면 성공했을 텐데.” “마음을 가다듬고 더 노력했다면 잘 됐을 텐데.” 하고 말이다. 저자는 습관 만들기에 실패하는 원인은 성격상 결함이 아니라 설계상 결함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동기, 의지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말한다.



『습관의 디테일』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작고 사소한 행동의 반복(능력)과 우리 뇌를 지배하는 감정의 연결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7단계 행동 설계를 따라야 한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그리고(1단계) 실천 가능한 목록을 만든다(2단계). 이후 “화장실에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를 한다”처럼 구체적인 행동과 짝을 이룰 수 있는 일상의 자극을 찾아(3단계) 연결한다(4단계). 단 모든 행동은 실천이 가능한 최소한의 단위로 잘게 쪼개고 나눈다(5단계). 실천한 후에는 뇌의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즉각적으로 축하한다(6단계). 앞의 단계를 반복하고 확대하면(7단계) 원하는 행동은 어떤 것이라도 습관으로 만들 수 있고, 나쁜 습관은 없앨 수 있다.

저자를 비롯해 그의 코칭을 받은 전 세계 4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의 습관 설계 법칙을 통해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실제로 저자는 사랑하는 조카의 죽음과 사업상의 실패 때문에 극심한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매일 아침 일어나면 침대에 잠시 걸터앉는 버릇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잠에서 깨어 발을 바닥에 댄(자극)’ 후에 ‘멋진 하루가 될 거야’라고 말하고(행동) 미소를 짓는다(축하)는 작은 습관을 실천했다. 이제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매일 아침을 긍정의 에너지로 채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경험 외에도 “화장실에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하기” '매일 아침 이 하나에 치실질 하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오늘 할 일 하나 쓰기'처럼 사소한 습관 하나를 통해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놀라운 이야기와 그 노하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칫솔을 새로운 장소에 두기, 매일 아침 식사 전에 식기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내 정리하기, 저녁마다 화분에 물주기, 아침에 커피를 내리면서 스쾃 2회 하기, 수요일에 쓰레기 내놓기, 흡연과 금연, 새벽 3시까지 인스타그램 하기, 퇴근 후 남편에게 키스하기, 침대 정리하기 또는 정리하지 않기, 초콜릿 먹기 또는 먹지 않기. 앞에 나열한 행동의 일부는 긍정적 습관이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 내가 알아낸 사실은 이 모든 인간 행동의 구성 요소가 똑같다는 것이다. 구성 요소들 간의 관계에서 행동과 반응이 나온다. 그것들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작동 원리는 같다. 인간 행동의 구성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무력감에서 탈출할 수 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말처럼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작동 원리는 모두 같다. 독한 의지력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내는 동기부여 방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내가 꿈꾸는 열망을 작고 사소한 행동으로 만들고 이를 자극과 연결하자. 그리고 매순간 자신을 축하하라. 시간과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 잠깐 실패해도 괜찮다. 작은 습관은 짧게는 10초 길어도 3분이 넘지 않는 행동이므로 하루 이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습관의 디테일』은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비즈니스인사이더」 「포브스」 등 주요 매체에서 극찬을 받았다. 「포춘」은 저자를 “당신이 기억해야 할 10명의 새로운 구루”에 선정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만든 케빈 시스트롬과 실리콘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가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기도 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그의 연구 업적을 두고 “인간 행동과 그 발생 요인을 이해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습관 관련 도서들이 주로 개인적인 체험이나 여러 과학 이론을 차용해 온 것이 비해 『습관의 디테일』은 과학과 실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회의에 지각하거나 약속을 잊어 먹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라.(비즈니스인사이더)” “다이어트, 금주, 금연에 매번 실패하고 낙담한다면, BJ 포그를 만날 시간(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서평처럼 인생의 변화를 꿈꾸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는 사람들,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없애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 BJ 포그(BRIAN JEFFREY FOGG)


미국 최고의 습관 설계 전문가이자 행동과학자. 브리검영대학교에서 언어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심리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사회심리학의 대가인 필립 짐바르도 교수와 인간 심리와 행동 기제에 대해 연구했다. 1997년 우수한 심리학자에게 수여하는 멕코비 상을 수상했다. 잠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다가 1998년 스탠퍼드대학교 행동설계연구소(BEHAVIOR DESIGN LAB)를 창립했다. 연구소장으로 일하며 20여 년간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이면에 작동하는 원리를 탐구했다. 자신의 연구를 활용해 포춘 500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계발에 참여했다. 인스타그램을 창업한 케빈 시스트롬과 실리콘밸리의 양심으로 불리는 트리스탄 해리스가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다. 2018년〈포춘〉에서 ‘당신이 기억해야 할 10명의 새로운 구루’로 선정됐다.

한때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린 저자는 행동과학 이론을 자신에게 적용하면 불면증에서 탈출하고 건강한 습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여러 가지 시도 끝에 ‘화장실을 다녀온 후 팔굽혀펴기 2회 하기’ ‘이 하나에 치실질하기’ 등 아주 사소한 행동이 습관을 만드는 가장 좋은 출발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행동과학과 자신의 경험을 결합해 이론으로 정립하고 TINY HABITS이라 이름 붙였다. 현재 TINY HABIT ACADEMY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습관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역자 : 김미정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10년 넘게 영상번역가로 활동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바른번역에 소속되어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그릿》 《자기통찰》 《끝까지 해내는 기술》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의 52가지 공통점》 《변화의 시작 5AM 클럽》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 《슈퍼버그》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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