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인의 건강에 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건강의 개념이 병을 치료하는 것에 있었다면, 현재는 건강의 안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병이 들기 전 관리하는 차원으로 발전되었다. 정신 건강도 마찬가지다. 정신병리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소중하게 다루어줘야 한다는 정신 건강 이론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심리적인 안녕에 대한 사회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감정노동'은 우리 곁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발생하는 분노나 슬픔에 대한 감정은 신체 건강만큼 중요한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항이다.

이 책 『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감정노동'의 범위다. 우리가 보통 뉴스에서 보고 들은 감정노동은 고객 응대 서비스 직업(전화 상담직)에서 막말이나 욕설을 거칠게 내뱉는 고객을 응대하며 발생하는 불편한 감정을 겪는 사람들의 일이라고 알고 있다.

이들 직업 종사자들은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사람들이다. 전화든 대면이든 또는 인터넷 상담사라든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피해자의 범위를 훨씬 확대하고 있다. 직업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척 등 관계에서도 감정적 피해를 보고 있다면 이들 모두도 감정노동의 피해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노동은 ‘긍정적 감정노동’이다. 고객에게 무조건 친절하고 긍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감정노동’은 이러한 ‘긍정적 감정노동’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 감정과는 다른 정서를 표현해야 하는 모든 상황이 감정노동에 속한다. ‘긍정적 감정노동’ 뿐 아니라, ‘중립적 감정노동’, ‘부정적 감정노동’에 대해서 알아보고 나는 어떤 감정노동을 일으키는 직업에 종사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감정을 관리하는 일, 즉 상대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업무의 40% 이상이 되는 사람을 감정노동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고객센터 불만 고객을 응대하는 부서에서 일하는 윤 대리는 현재 심각한 감정노동을 느끼고 있다. 벌써 1주일째 ‘나의 모든 질문에 대해 법 조항을 근거해 답변해달라!’는 고객과 하루에 2~3시간씩 통화하고 있다. 윤 대리는 그 고객에게 느낀 감정노동으로 장염을 앓고 있다.

답답한 윤 대리는 감정연구소 소장을 찾아간다. 대체 ‘감정노동’은 무엇인가? 윤 대리는 ‘감정노동’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나의 현재 감정을 알아차리고, 현재 느끼는 감정노동을 측정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의 ‘리소-허드슨 테스트’를 통해 나의 성격을 알고, 성향에 맞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제시해준다. 이 책은 근본적인 감정노동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윤 대리와 감정연구소의 대화를 통해 감정노동을 지혜롭게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

감정연구소 : 숨을 크게 쉬어보니 어떠세요?

윤대리 : 흥분은 좀 가라앉은 것 같긴 해요.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도대체 저 고객은 왜 그러는 걸까요?

감정연구소 : 흥분이 조금이라도 가라앉았다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화가 계속해서 난다는 말에도 공감이 돼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윤대리 : 이렇게 화가 나는 제가 이상한 게 아니죠?

감정연구소 : 이상하다니요. 윤 대리님이 화를 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윤대리 : 조금 전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다른 증상들도 있나요?

감정연구소 : 스트레스나 감정노동,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에 관한 사례는 많습니다. 우울증, 식욕과 성욕의저하, 심하면 자살에 이르기도 합니다. 정신건강도 신체건강과 같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관한 모든 사례를 설명하자면 상당히 극단적인 사례를 포함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모두 다 상황이나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저의 경우에는, 10년 넘게 근무한 고객센터의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고 스트레스가 높아 위염약을 달고 살았죠. 불만 고객 때문에 짜증 난다는 생각이 들면 속이 쓰라리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증상에 대한 사례도 중요하지만, 내가 현재 느끼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윤대리 : 우울증에 자살이라니 상당히 극단적이긴 하네요. 오히려 소장님의 위염 이야기가 저에게는 확 다가와요. 실은 저도 그 고객 때문에 장염으로 고생 중이거든요. 내 몸을 위해서라도 스트레스 관리를 잘해야겠군요.



이 책의 구성은 6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Part 1은 감정노동에 관한 내용이다. 특히, 미디어에 노출된 ‘긍정적 감정노동’, 웃으면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감정노동 외에도 부정적 감정노동, 중립적 감정노동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혹은 사회적 위치나 기대로 인해 현재 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모든 상황을 감정노동으로 보고 있다. 첫째,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노동은 ‘긍정적 감정노동’이다. 고객에게 무조건 친절하고 긍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직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승무원이나 백화점, 레스토랑, 놀이동산, 고객센터 등 일반적인 서비스업에 속한 직업들이 거의 대부분 해당된다.

둘째, 중립적 감정노동이 있다. 이는 정서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직업에서 많이 나타난다. 판사나 운동경기 심판처럼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거나 장의사, 카지노 딜러와 같이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되는 직업이 이에 속한다.

셋째? 부정적 감정노동은 위의 경우와는 달리 격앙된 정서를 요구받는 직업에서 발생한다. 경멸, 공포, 위협, 공격성 등 부정적인 정서상태를 최대한 표출하는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 직업으로 형사, 경찰, 검찰, 조사관, 감독관, 보안 경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감정노동의 직업과 법률에 대해서 다루었다.

Part 2는 감정노동에서 중요한 감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감정노동은 감정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는 감정을 제하고 감정노동을 말할 수 없다. 감정은 어떻게 우리에게 인식되고,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다루어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Part 3은 Part 1에서 다루었던 다양한 감정노동의 상황에 대해 구체화한 사례로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우리는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감정노동을 느끼며 살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Part 4는 에니어그램을 통해 나의 기본 감정을 알아차리는 내용이다. 감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지만, 나의 기본 감정은 어떤 감정에 더 가까이 있는가에 대한 성격진단이다.

Part 5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에 관해 에니어그램의 성격 유형별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는 모든 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해소법이다. 하지만, 감정노동해결연구소를 운영하며 실제로 강의에서 실행했을 때의 강의 만족도 분석결과를 적용했다. 유형별 선호도가 높았던 실습 위주로 기재했다.

마지막으로 Part 6은 감정노동을 해소하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삶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감정노동을 일으키는 밑마음에 대해 알아보고, 삶의 본질을 위해 나의 삶에 어떤 ‘물음’을 던지며 살 것인가에 관해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확고한 답이 있다면 감정노동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나의 마음 근육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내 마음의 그림자'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제시한 최초의 도서라는 점에서 무척 의미가 큰 것 같다.

책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감정노동에 관한 연구가 아직은 부족한 상태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존에 출판된 대부분의 감정노동 관련 책은 외국의 도서를 번역했거나 혹은 외국의 사례를 들고 있어 공감하기가 어려운 면이 많았다. 또한 사례 위주로 나열된 책이 대부분이었고 해결방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이 책의 저자 윤서영 감정노동해결연구소 소장은 ‘감정노동심리해결사’ 자격증(한국직업능력개발원 제 2014-2674호)을 운영하며 수집한 다양한 사례와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이론이 아닌 실습 위주로 제시하는 최초의 책을 썼다고 밝힌다.

또한 감정노동은 비정규직,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진행하는 직업에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선입견에 대해 비판하고자 한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감정노동의 상황에 부닥쳤다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연구나 실제 사례 등을 통한 해소 방안이 비교적 부족한 상태에서도 스스로의 성격에 맞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에니어그램의 리소-허드슨 테스트를 통해 나의 성격을 알아보고, 내 성격유형과 어울리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조용히 책을 읽고 따라 하면서 성격이나 심리 상태를 파악해 감정노동에서 쌓인 나쁜 감정을 해소함으로써 개인의 정신적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어려운 이론을 쭈욱 늘어놓은 게 아니라 대화체로 풀어써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저자 : 윤서영


감정노동해결연구소의 원장으로 ‘감정노동심리해결사’, ‘감정노동보호관리사’ 자격증을 운영하며 감정노동에 대해 강의하고 글을 쓴다. 13년 동안 SK텔레콤, G마켓, KT의 MOT에서 근무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텔레마케팅 관리사 자격증 채점위원으로 활동했다. 멘사 코리아 회원이며, 전남대에서 전자상거래학을 전공했다. 연구 및 저서로는 「감정노동 직업군의 정의 및 감정노동 권익보호 매뉴얼의 문헌연구」, 고객센터 서비스 저널, 2018, 7(1), 「불만고객에 대한 콜센터 상담사의 지각된 감정표현규칙이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감정소진의 매개효과」, 전남대학교, 2020. 『진상 고객 갑씨가 등장했다』_감정노동 보호 매뉴얼, 커리어북스, 2019 / 경기콘텐츠진흥원 우수출판 선정도서, 『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커리어북스, 2016, 『영향력 있는 BJ 유투버를 꿈꾼다』, 커리어북스, 2016, 『동심_감정의 미니멀리즘』, 커리어북스, 2018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