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 - 식물의 마음으로 읽어내는 관계의 소리
김지연 지음 / 북스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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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의 제목이 이채롭다. 누가 한 말인가? 저자가 한 말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창문을 열어주라고 부탁을 하는 건가. 마치 말을 거는 듯한 대화체의 제목이 인상적인 이 책은 꽃, 나무 등 식물과 대화를 하는 저자의 일상을 기록한 책이다. 단순한 일상 기록이 아니라 식물과 나눈 대화를 일기처럼 기록해둔 내용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저자 김지연이 좋아하는 꽃과 나무 등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평소 식물 기르기가 취미라고 할 만큼 식물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낸다고 한다. 남편, 아이, 친구 등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식물의 생태와 특징에 빗대어 기록하였다. 처음에 등장하는 라벤더를 들이고 ‘잘’ 키우고 싶어 풍부한 물과 적당한 햇빛과 넘치지 않는 관심을 주었지만 라벤더는 결국 말라 죽었다. 그 이유가 물도 햇빛도 아닌 ‘새로운 공기’에 대한 필요를 채워주지 못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라벤더가 저자에게 한 말로 이 책의 제목을 삼았다. 우리 삶에도 이렇게 새로운 바람, 환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모두 식물을 키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은 비좁은 집안 어디에선가 화분을 들이고서라도 꽃이나 나무를 기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직접 기르면 애정도 더 갈 것이고 꽃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이니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식물은 물만 준다고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떤 식물은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오히려 죽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식물은 아무 이유 없이 자라지 않고 결국 죽는 바람에 식물을 키우는 사람의 마음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속상할 일이어서 적잖은 스트레스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식물의 좋은 점은 하찮은 불편함과 다소의 스트레스를 주어도 키우는 보람을 찾을 수 있다. 꽃을 피우기도 하고 향기도 내주며, 꽃을 피우지 않은 식물은 나름대로 아름다움과 푸른색으로 집안 분위기를 한껏 생동감 있게 바꿔주기도 한다. 또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등장한 이후부터는 푸른잎 식물이 정화작용을 잘 한다고 인기를 한몸에 받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식물도 있다고 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직접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현대인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고 환경도 오염됐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간혹 식물 키우기가 귀찮아 인테리어 용품으로 판매되는 조화를 사다 걸거나 화분에 받쳐 기르는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식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조화는 금세 싫증이 나고 기르는 재미도 못 느끼기에 수명이 오히려 생화보다 짧은 것 같다. 독자는 먼지라도 끼면 아낌없이 버리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또 저자처럼 식물에서 영감을 받거나 대화를 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도 없는 조화다. 쓰임새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 번 쓰면 버리는 일회용품쯤으로 간주된다.

저자는 꽃과 식물 이야기를 하며 우리의 삶의 교훈도 많이 얻는 것 같다. 일상이 스트레스인 현대인들이 ‘잘살아 간다'는 것은 지친 삶 속에서 자신만의 힐링의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힐링의 요인이 저자에게는 꽃과 나무, 식물이요, 자연이다. 이 책은 저자가 겪은, 그리고 앞으로 겪어 갈 모든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식물마다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하듯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나름의 길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식물의 자세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하나의 정답이 아닌 자신의 답을 만들어 가는 식물을 보며 저자가 공감한 깊은 울림을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며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관계로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저자의 마음을 읽는다.

 


 

이 책에는 3장 26개의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개의 소제목에 하나의 꽃(식물)이 나오니까 모두 26개의 식물과의 대화인 셈이다. 대화가 아니면 저자의 독백일 수 있고 사유일 수 있으니, 대화든 독백이든 상관없이 식물에게서 많은 삶의 모습을 끌어내 우리들의 삶에 대입하고 사유하고 지혜를 터득해가는 저자의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삭막해져만 가는 도시, 그 중에서도 아파트 생활이 거의 대부분인 도시인들은 식물에게 영감을 받을 일도 별로 없고, 식물이 주는 위안도 느낄 수 없이 살아간다. 이 때문에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점점 팍팍해지며 스트레스는 쌓여만 간다. 따뜻하게 위로하고 내 펴이 돼서 위안을 주는 가족끼리 관계가 좋은 가족은 다소 힐링도 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도시는 점점 가족과도 함께 살기를 허락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해간다. 직장 때문이기도 하고, 가족과의 관계가 멀어서 그럴 수 있고, 사회 분위기가 개인 생활의 엄격한 보호 분위기여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를 써서 좁은 집안에 화분이라도 들여 식물 기르기를 할 터이다. 자주 돌보지 못해 말라 죽어가는 것을 보면 더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도 식물과 떨어질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관계’ 없이 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관계라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 때가 있다. 생각처럼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갈등이 생기고,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성장하고 삶의 해답을 얻기도 한다. 『바람에 흔들리게 창문을 열어주세요』는 꽃과 나무, 식물과 인간관계를 기록한 이야기다. 저자 김지연은 식물을 보며 자신의 내적 갈등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한다. 식물마다 원하는 환경이 다르다 보니 식물의 마음을 읽으려 애쓰면서 식물의 모습과 닮은 나와 사람들의 관계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길에 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마다 서려 있는 이야기를 지나칠 수 없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밝힌다.

“강렬하게 피어난 포인세티아에 자신의 약점을 극복한 수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강인하게 피어난 솜다리 꽃에 열악한 환경을 받아들인 인내가 고여 있었습니다.가냘프게 피어난 맥문동에 부족한 조건을 메워준 지혜가 녹아 있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 김지연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어서, 미리 가 보고 싶은 시간이 있어서 글을 쓴다. 글은 나를 과거로 또는 미래로 데려다준다. 그리고 한 번 더 살 수 있게 해 준다. 글로 삶을 미리 그린 뒤 그 선을 따라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지금이 순간을 담을 수 있게 해 준다. 오늘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삶을 글로 겹쳐 살아간다. 글이 곧 나이고 내가 곧 글이란 생각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말을 가르쳤다. 〈월간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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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시 바로 알기 1 : 서부유럽.중부유럽 세계도시 바로 알기 1
권용우 지음 / 박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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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치자 고등학교 시절의 세계지리와 세계사를 가르치시던 은사님들이 생각난다. 당시 세계사 교과서 분량으로 볼 때 미국에 비해 유럽의 역사가 압도적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유럽의 역사를 기술했고, 미국은 중국 등과 같이 요점만 약간 다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대학 시험에도 세계사 부분은 대부분 유럽의 역사에 대해 출제됐다. 미국의 역사는 짧고 유럽의 역사는 긴 데다 화려하고 치열했으며 웅장하고 아름다움 등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미국에 비해 이야깃거리가 많으니까.

이 때문에 세계사 선생님들은 인기가 있었다. 왕과 왕비, 유명 예술인과 연인 등의 야사를 곁들여 설명해주면 머리 쓰지 않고 재미 있게 배울 수 있어서다. 그만큼 유럽의 역사는 다양하고 재밌었다. 이에 비해 우리와 관련이 깊은 중국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적성국가(한중 수교 전이어서)라는 이유로 한, 당, 송, 명, 청 등 통일 제국의 변천 정도만 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럽의 역사는 아테네 시대부터 로마제국을 거쳐 영국의 대제국 건설 과정까지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어떤 선생님들은 칠판에 세계지도(약도, 대륙 모양만 그린)를 그려 놓고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어서 지금까지 엊그제 일처럼 기억된다.

 


 

이 책 『세계도시 바로 알기. 1: 서부유럽ㆍ중부유럽』은 정확하게 그때의 독자의 기억을 소환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로마 제국에 큰 관심이 있었지만 오래 전 일이라 제국 건설과 카이사르의 활약 등만 부각돼 있었던 것도 기억난다. 지금의 유럽 문화는 대부분 로마 제국의 유산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건축뿐만 아니라 유럽인들과 유럽의 각 국가들은 이념이나 사상적으로도 로마 제국에 뿌리를 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체적으로 유럽 역사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나라는 약 5~6개 나라다. 물론 독자가 배운 교과서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점 때문이다. 로마의 후손 이탈리아와 영국, 프랑스, 독일이다.

유럽 수많은 나라가 명멸했지만 이들 4개 나라는 유럽의 중심국이 되려는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왔다. 심하면 전쟁도 불사할 정도로 치열한 것으로 배웠다. 그 경쟁 속에서도 로마의 영향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모두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부분도 이채롭다. 로마의 영화를 그리워해서일까? 위 4개국 이외에도 스페인(에스파니아),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이 자주 거론되지만 이들 나라는 유럽 패권을 쥐어본 적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모두 독자적인 장점을 잘 살려 유럽 문명에 기여했고 합류했다.

 


 

독자는 수차례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다. 한 번에 전부 갈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여러 번에 걸쳐 갔다왔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고 오스트리아, 스위스다. 아주 작은 공국 수준의 나라를 빼고. 첫 번째 여행에서 받은 느낌은 왜 영토 싸움을 했을까를 나름대로 생각해본 결과다. 관광차 가서 관광지 중심으로 돌아다녀서인지 빼어난 경치를 가진 곳이 많았다. 그때 경치가 좋은 곳을 차로 돌면서 "이런 땅을 빼앗으로려 서로 싸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이없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지중해 연안의 도시들은 빼어난 경관만큼 건축들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옛날 로마 제국의 귀족들이 해변의 별장을 지어 살았다고 하는데 이런 곳이 아니었나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다음에 갔을 때는 프랑스 파리 등 내륙 중심의 도시를 들렀다. 가는 도시마다 느낌이 다르고 색깔이 달랐다. 어떤 곳은 그들 나라가 강성했던 시절을 회상하듯 더욱 드러나게 꾸미고 가꾸었다는 느낌이 들고, 어떤 곳은 쇠락한 느낌을 지울려고 했는지 옛 유적을 그대로 방치한 곳도 있었다. 역사적 유물이라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한 가지 공통점은 옛 로마 제국의 정신을 자신들이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당히 일하고 즐기는 여유 많은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그때 그들은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어김 없이 오후 7시에 문을 닫고(호프집은 손님이 원할 경우 8시까지) 점심 시간에도 2시간씩 문을 닫았다. 24시간을 일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었고 사실 충격이었다.

이런 문화를모르고 나중에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려고 했지만 허탕만 쳤다. 몇 번의 유럽여행에서 독자가 얻은 결론은 "유럽인들은 조상덕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 책은 유럽 도시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도시들의 특성을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연계해 쓴 책이다. 저자 권용우는 지리학(도시지리학) 교수로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직접 방문 확인한 일을 계속 해왔다. 하계와 관직에서도 오랫동안 관련 일을 했다. 수많은 저서 이외에도 현재는 「세계도시 바로 알기」 YOUTUBE 강의교수를 하고 있다. 저자는 도시지리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외교학을 부전공하여 석사과정까지 공부했다. 대학에 들어오면서부터 우리나라 곳곳을 답사했다고 한다. 대학교수가 된 이후 1987년부터 해외답사를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34년간 60여 개국 수백개 도시를 답사했다고 한다. 답사가기 전 답사지역을 예습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고 현지에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면서 학습했다. 답사를 다녀온 후 복습하여 답사내용을 정리했다. 지역 연구자들이 행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답사의 핵심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라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지리학 이후 수많은 방법론이 나와 있다. 세 가지 설득력 있는 방법론이 있다.

첫째는 독일학자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의 총체론(Totalitat)이다.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으로 현지답사를 통해 지역을 이해해야 그 실체가 오롯이 드러난다고 했다.

둘째는 프랑스학자 블라슈(Vidal de la Blache)의 생활양식론(genre de vie)이다. 땅과 연관된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들여다봐야 지역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셋째는 독일학자 헤트너(Alfred Hettner)의 지역론(Landerkunde)이다. 자연과 인문 현상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현상을 알아내야 지역의 본모습이 나타난다고 했다. 세 분은 박물학적 식견을 갖추고 현장답사를 실천한 지리학자들이다. 세 가지 방법론을 종합하면 총체적 생활양식론으로 정리될 수 있다.

총체적 생활양식론으로 세계도시를 바로 알기 위한 구체적 논리는 무엇인가? 먼저 각 도시의 지리, 역사, 종교,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각각의 내용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알아내야 한다. 알아낸 내용이 정확한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관련 문헌과 자료를 검토하며 현지답사를 통해 경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오랜 시간과 검증이 요구되는 일이다.

 


 

저자는 이어 세계 도시는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총체적인 특성을 바르게 알 수 있다고 제시한다.

첫째는 말(language)이다. 한 나라와 도시가 생겨나고 유지되는 과정에서 독자적인 말을 가지고 있을 때 소멸하지 않고 존속한다. 자국어가 세계 언어인 나라는 그 자체로 세계 국가가 된다. 식민지 상태로 있다 해도 자국어를 붙들고 있으면 독립국가로 일어선다.

둘째는 먹거리(industry)다. 근대 이후 오늘날까지 세계 유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핵심 배경은 산업이다. 자기들에 맞는 산업을 일으켜서 끊임없는 혁신으로 유연하고 다양하게 시대의 흐름에 적응한다. 핵심적 산업은 자동차, 조선, 전자, 건설, 석유, 기계, 의료, 방위산업, 교육, 관광 등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빅 데이터,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사물 인터넷, 생명산업, 3D 프린터 등의 신산업이다. 세계도시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들은 이들 핵심 산업의 상당 부분을 세계 상위권에 자리매김해 놓고 있음이 확인된다. 부유하지 못한 나라들은 이들 핵심 산업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상위권에 들어 있지 않음이 관찰된다.

셋째는 종교(religion)다. 한 나라와 도시가 흔들림없이 유지되는 배경에서 종교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종교로 인한 전쟁과 분쟁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여하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상당수가 종교적 신앙으로 뭉쳐있는 경우에는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견고하다.

 


 

『세계도시 바로 알기』 1권은 서부유럽과 중부유럽 6개국을 다루고 있다.

영국은 섬나라에서 해양강국으로 올라섰다. 영어를 세계공용어로 만들었고,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했으며, 기독교로 정신적 안정을 추구했다. 영국은 의회민주주의를 처음 세운 국가로 전 세계 의회민주주의 모델이 되고있다. 런던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로 영국의 총체적 생활양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국인의 심장이다. 전원도시 레치워스와 웰윈, 신도시 밀턴 케인즈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친환경도시다. 영국 도시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며, 시민중심의 도시 거버넌스를 도모한다.

프랑스는 비옥한 땅과 3면의 바다를 가진 나라로 유럽의 교차로 역할을 해왔다. 불어를 세계 5위 언어로 만들었다. GDP 규모는 세계 7위다. 가톨릭의 장녀(長女)라 불리는 가톨릭 국가다. 프랑스는 대혁명을 통해 세운 자유·평등·박애의 시민정신을 전 세계에 널리 보급했다. 파리는 세계의 문화수도다. 칼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공민정신의 표본도시다. 보르도는 세계적 와인산지다. 남부의 아를, 마르세유, 소피아앙티폴리스, 칸, 니스는 지중해 연안의 명품도시다.

 


 

네덜란드는 바다를 메꾸고 방조제를 쌓아 땅을 만들어 국토를 넓혔다. 무른 땅을 농목업 농지로 바꿨다자국어 외에 영어, 독일어, 불어 등을 익혀 국제적 경쟁력을 키웠다. 식품·금융·제조업 등에서 부를 창출해 1인당 국민소득 51,290달러를 올렸다. 국민적 단결과 기독교 신앙으로 스페인과 싸워 독립을 쟁취한 나라다. 암스테르담은 수도로 교통기능과 3차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헤이그는 정치행정 중심지이며, 로테르담은 유럽의 관문도시다.

독일은 통일과 분단, 재통일의 과정을 겪었다. 탄탄한 산업과 푸른 환경, 내실 있는 문화적 콘텐츠, 종교가 있어 이겨냈다. 독일어는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언어다. 독일은 마르틴 루터가 촉발한 종교개혁이 일어난 국가다. 베를린은 1701년 이후 독일의 수도다. 베를린과 본은 내용상 2극형 수도다. 라인 강 연안의 도시에서는 독일인의 다양함이 꽃핀다. 함부르크는 한자도시(Hansa city)다. 라이프치히는 바흐가 활동했던 도시이며, 뮌헨은 1백만명 마을도시다. 프라이부르크, 슈투트가르트는 환경도시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가문과 함께 했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어를 사용한다. 제조업 강국으로 1인당 GDP가 48,634달러이다. 신성로마제국의 흐름이 이어지는 가톨릭 국가다. 빈은 오스트리아 역사의 중심지로 음악도시다. 그라츠에는 전통적 도시경관과 현대적 이미지가 공존한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와 카라얀의 고향이다.

스위스는 독어, 불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등 4개 국어를 쓴다.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해 1인당 GDP가 81,867달러로 세계 2위다. 장 칼뱅과 츠빙글리가 활동했던 기독교 국가다. 앙리 뒤낭은 적십자운동을 펴 스위스를 박애실천 선도국가로 올려 놓았다. 스위스 최대도시 취리히, 국제회의가 많이 열리는 제네바, 사실상의 수도인 베른, 교역과 문화중심지 바젤 등은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했다.

 

저자 : 권용우

 

서울 중 · 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문리대 지리학과 동 대학원(박사, 도시지리학), 미국 MINNESOTA대학교 / WISCONSIN대학교 객원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사회대 지리학과 교수 / 명예교수(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총장권한대행 /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한지리학회 / 국토지리학회 / 한국도시지리학회 회장, 국토해양부 · 환경부 국토환경관리정책조정위원장,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 부위원장, 국토교통부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장,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위원회 위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대표 / 고문, 「세계도시 바로 알기」 YOUTUBE 강의교수(현재), 『교외지역』(2001), 『수도권공간연구』(2002), 『그린벨트』(2013), 『도시의 이해』(2016) 등 저서(공저 포함) 72권 / 학술논문 152편 /, 연구보고서 55권 / 기고문 800여 편.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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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스마르크 - 전환의 시대 리더의 발견
에버하르트 콜브 지음, 김희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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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비스마르크에 대한 기억은 학창 때 세계사 교과서 한 구석에 자리잡은 '철혈재상'이란 닉네임으로 인해 공포정치를 한 사람으로 생각했을 때부터다. 닉네임으로 기억해서인지 그의 정치 철학이나 국민에 대한 봉사 이념 같은 건 별로 아는 게 없었다. 세계사 수업 시간에 잠깐 이름만 알고 넘어갔으니 더 깊게 알기 어려웠을 터다. 직장에 들어가 정치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가끔씩 그의 이미지를 되살리곤 했지만 우리 정치인도 아닌데 열심히 그에 대해 공부할 일은 없어서 더 이상 알지 못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그때 좀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정치에 대한 독자의 인식도 조금은 바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단순히 비스마르크 전기를 쓴 책이 아니라 제목처럼 "왜 비스마르크를 '지금' 소환하는가"라는 생각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정치나 각료 중에 그처럼 정책을 펴거나 확실한 정치 철학을 가진 사람이 없어서일까. 제목이 독자의 마음을 끌었다. 마음이 갔던 이유는 2021년 대한민국에도 비스마르크 같은 재상이나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취지와 맞는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독자는 정치에 문외한이다. 다만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이끌 내년 대선에 비스마르크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탄생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

 


 

출판사는 이 책 발간 취지를 책 소개글에 내비치고 있다. 정치 리더의 역할은 무엇인가. 오늘날 한국 사회는 포스트코로나라는 시대적 불확실성에 놓여있다.

또한 올해 선거는 지나갔지만 내년엔 대통령 선거라는 굵직한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바야흐로 대전환의 시대다. 이러한 시점에 역사적으로 회자되는 성공한 해외의 정치 리더를 살펴보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지금, 비스마르크』는 19세기 독일 통일을 이룩하고 복지국가의 기틀을 다진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일대기를 다룬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비스마르크라는 인물을 재해석한다. 그는 통념과 달리 전쟁이 아닌 평화를 추구했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상황에 따른 유연한 해법을 제시한 실용주의자였다. 무엇보다 비스마르크는 정통 보수주의자였지만 이데올로기에 천착하지 않았다. 당면한 현실에 발맞춰 그때그때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 리더였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자였다. 당시의 독일과 현재의 한국이 처한 국내외적 상황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정치 리더는 물론 ‘의사결정자’들을 위한 지침서를 제공해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에버하르트 콜브다. 그는 독일 역사학자이고 쾰른 대학교 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19세기 유럽은 역동적인 변화의 시절이었다. 정치를 비롯한 경제와 기술 발달이 숨가쁜 시기였다. 당시 독일은 두 개의 강대국(프로이센, 오스트리아)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제후국으로 분열돼 있었다. 이러한 변화와 혼란의 시기 한가운데,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프로이센의 귀족 가문의 넷째로 1815년 4월 1일 태어났다. 방황하는 젊은 시기를 거친 비스마르크는, 36세의 나이로 외교관이 되자 마침내 그 정치적 재능을 꽃피운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리 등 유럽의 주요 도시를 거치며 국제정세를 읽는 안목을 길렀다.

프랑크푸르트와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리에서 프로이센의 사절로 보낸 11년은 비스마르크가 외교관으로서 인맥을 넓히고 정치 분야 전반에 걸쳐 많은 경험을 쌓은 수련 시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때 그는 무엇보다 강대국과 중소 국가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읽어내는 안목을 키웠고, 독일과 국제정치 무대에서 중요한 정치가들을 만나며 그들의 성품과 정치적 목표, 야망을 두루 꿰뚫었다. 그래서 비스마르크가 1862년 9월 프로이센 정부의 수반으로 부름을 받았을 때, 그는 독일과 유럽을 가장 잘 아는 정치가였다.

 


 

책에 따르면 비스마르크는 흔히 외교의 거장이라 불린다. 47세의 나이로 프로이센의 수상이 된 시기, 프로이센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비스마르크는 이러한 강대국의 틈바구니속에서 프로이센(당시 독일 국가명)의 외교관으로서 끊임없이 국익을 추구했고 현상의 변화를 끌어냈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목표는 ‘하나된 독일’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강대국들은 독일의 통일을 바라지 않았다. 이러한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는 ‘통일독일’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의 유연성을 추구하며 혼란에 빠진 국내외 정치 현실을 극복해냈다. 무엇보다 방법의 유연성에 주목할 만하다.

그는 오스트리아까지 포함한 대(大)독일 통일을 추구하지 않았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였다. 대신 그는 북부 독일만이라도 하나로 통합하는 최소한의 목표, 즉 소(小)독일 통일을 지향했다. ‘철혈재상’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비스마르크는 전쟁이라는 수단을 최선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결 노선을 지양했다. 그가 추구한 독일 정책에서 오스트리아와의 무력 대결을 통해 소독일 민족국가를 세우는 일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에 불과했다. 오히려 비스마르크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독일 내 권력을 오스트리아와 나누어 가지고, 상호 균형을 추구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겼다.

 


 

여러 제후국으로 분열돼 있던 독일을 하나로 통합한 비스마르크는 이후 평화주의자로서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쟁보다는 외교적 방법을 선호했고, 세력 균형을 추구하며 전쟁을 억제하는 ‘평화의 중재자’로서 면모도 보여준다. 비스마르크는 독일 통일 후에도 최소 20년 동안 유럽의 평화를 지켰다. 이러한 유럽의 외교 구도를 ‘비스마르크 체제’라고까지 부른다는 점에서 그가 유럽의 평화에 기여한 바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그는 ‘예방전쟁’이라는 수단을 마지막까지 지양하는 원칙을 준수했다.

1871년 이후 평화 수호는 비스마르크 외교정책의 최고 목표였다. 그래서 그는 ‘예방전쟁’, 곧 적의 공격이 예상된다고 해서 가하는 선제공격을 1870년 이전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거부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런 견해를 피력했으며, 특히 1887년 1월 11일의 제국의회 연설에서 힘주어 강조했다.

“나중에 불가피해지지 않을까 해서 치르는 전쟁, 나중에 불리한 상황에서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해서 치르는 전쟁은 나와는 거리가 먼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언제나 철저히 거부해왔다. (중략) ‘전쟁을 치러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전쟁을 하자는 충고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비스마르크가 독일제국에 남긴 유산은 외교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는 통일된 제국을 안정화하는 데에도 힘썼다. 구체적 계획을 통해 독일제국의 근대화를 추구했으며, 연방 정부 차원의 행정국가를 수립했다. 이 중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비스마르크의 주요 업적은 무엇보다 독일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비스마르크가 설계하고 도입한 사회복지 법안이 국내 정치에서 이룩한 가장 중요한 성과였다고 평가한다.

비스마르크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복지 정치를 추진했다. 그는 산업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폐해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노동자의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위치를 정부 대책으로 개선해줄 필요성을 인식했다. 보편적 국익에 부합하는 한에서 노동자 계층에 희망을 주고자 한 것이다.

비스마르크 정부가 1880년대에 국내 정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던 것은 입법 과정이다. 특히 사회복지 법안은 오래 걸렸으며, 숱한 난제를 극복해야만 했다. 질병, 사고, 상해, 노년 등에 따른 생활고를 덜어주고자 전국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한 첫 번째 사회보장제도는 독일제국을 “전 세계에서 사회보장의 최신 체계를 발전시킨 선구 국가”로 만들어주었다고 게르하르트 리터Gerhard Ritter(1929~2015)는 평가한다.

 


 

다만 비스마르크가 국내 정치에 남긴 유산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그가 시도한 모든 것이 성과를 낸 것은 아니며, 비판적으로 검토해볼 때 그의 선택이 독일에 남긴 부정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는 자신의 정치적 적대자인 사회민주주의자와 가톨릭 세력을 때로는 단호하고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덧붙인다.

비스마르크의 국내 정치가 남긴 유산을 어떻게 볼 것인지 하는 문제는 더 어렵다. 제국의 수상은 민주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민주주의자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 독일 민주주의는 비스마르크를 그 조상이나 후원자로 섬길 수 없다. 그가 보여준 국내 정치 행보는 문화투쟁, 보호관세 관철, 사회민주주의의 무자비한 탄압 등 거칠기만 한 저주로 점철됐다. 비록 그때마다 의회의 지지를 끌어냈다 할지라도 이런 일을 주도한 결정적 책임은 분명 그의 몫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철혈재상’이라 불린 비스마르크의 인간적인 면모에도 주목한다. 그는 수상으로 재임하면서 잦은 질병과 고독에 시달렸고, 권력에 지나치게 집착해 20년 가까이 몸담은 수상직에서 깔끔하게 물러나지도 못했다. 그는 인생의 말년에 새로운 카이저인 빌헬름 2세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했고, 국내 정치의 세력 구도를 판단하는 능력까지 상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카이저와의 불화로 퇴임한 후에도 언론을 통해 지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고, 심지어 의원직에까지 출마해 후배 정치인들을 당황케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앞서 살펴본 대로 『지금, 비스마르크』는 전환의 시대를 살며 유럽의 체제는 물론 독일 사회 전반의 깊숙한 뿌리까지 영향을 미친 인물인 오토 폰 비스마르크를 재조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오늘날 소환한 이유는 당시의 유럽 정세가 오늘날 한국의 정세와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중·러·일이라는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는 물론, 분단국가라는 특성 탓에 국제적으로 쉽게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과 마주하는 일이 잦다. 따라서 한국의 지도자는 시시각각 변하는 냉엄한 국제 질서 속 국가이익을 추구할 탁월한 외교 역량과, 이를 힘있게 추동할 통합된 국가 여론을 끌어낼 리더십이 요구된다.

비스마르크는 두 개의 축(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으로 분열돼 있던 독일을 하나로 통합해 근대국가의 초석을 마련한 국가지도자다. 그 과정에서 주변 정세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탁월한 외교 리더십을 발휘해 끊임없이 국익을 추구했다. 냉엄한 국제 질서 속 실력을 키우는 나라만이 국익을 얻는다는 비스마르크의 철칙은, 무엇보다 평화를 절실하게 추구해야 할 한국의 정치 리더에게 필수불가결한 지침을 제공해줄 것이다.

 

저자 : 에버하르트 콜브

 

1933년생의 독일 역사학자다. 쾰른 대학교 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이다. 1960년 괴팅겐 대학교에서 독일 국내 정치의 노동자 문제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콜브 교수는 특히 바이마르공화국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콜브 교수는 1870년에서 1871년까지 벌어졌던 독일과 프랑스의 전쟁과

관련한 기록들을 철저히 분석,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프랑스로 하여금 선전포고를 하도록 도발했다는 역사의 통설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장을 해 학계에 충격을 안겼다. 콜브 교수는 1998년부터 ‘오토 폰 비스마르 재단’의 상임 이사로 재직하며 비스마르크의 자료를 편집·출간하는 일을 주도해오고 있다. 모두 아홉 권의 저서를 썼으며, 다수의 책을 편집·출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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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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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이미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물건'이 됐다. 협의의 사전적 의미의 돈(화폐)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돈이 큰 위력을 갖게 되고, 사람들의 삶의 가치 기준이 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지 않다. 독자의 생각으로는 자본주의가 잘 발달된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로 올라선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이때부터 세계 최대의 부를 가진 미국은 자국화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세계 경제를 한손에 틀어쥐었다. 이는 막강한 자원과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는 토지, 많은 인구의 노동력 등 여러 가지 기본 요소들이 잘 갖춰진 데다 제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정착돼 갔다. 그 전 상업이 발달해 무역이나 항로를 확보한 나라들이 큰돈을 벌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적은 있지만 세계를 아우를 정도의 무기 제조나 과학 기술의 발달을 이루지 못해 군사력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 기술이나 무기 발달이 더뎠던 낙후국들은 그들의 식민지로 전락해 '일하는 기계'로 그들의 부를 채워주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노예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막강한 부와 무기, 과학기술을 갖췄더라도 세계를 제패할 꿈을 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토가 좁고 인구도 그만그만한 나라들이 모여 있는 유럽의 상황이다.

그러나 신대륙 미국에서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우수한 인재들의 영입 등의 적극적 정책으로 과학기술과 경제 정책 등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세계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해갔다. 거기에 필요한 돈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밑바탕도 확보가 된 채로 서서히 국제 무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돈' 얘기하다 갑자기 '미국'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미국이 '돈'을 바탕으로 세계 최강국, 세계 최부국의 위치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이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대로 국어사전을 통한 사전적 풀이로는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 정도로 정의한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를 뛰어넘어 돈이란 뭇엇이냐?에 대한 대답은 각 인구 수만큼 많고 다양할 것이다. 의견을 모아 본다면 인류 '삶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의미가 확대될 수 있다. 즉 지구 안에서는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단돈 몇만 원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또 어떤 이는 평생을 힘겹게 모은 돈을 뒤돌아보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기도 한다.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어떤 짓이라도 하겠다는 이가 있고 큰돈으로 유혹해도 본분을 지키는 이도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잘살아가던 부부가 로또에 당첨된 이후 오히려 서로를 죽일 듯이 싸우고 결국 이혼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돈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을 뒤흔들까? 과연 돈이란 무엇일까? 이 책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는 돈의 심리도 아니고, 심리학이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를 살피는 책이 아니다. '돈의 속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저우신위에는 ‘돈’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인간 심리를 연구한 학계의 선두주자이다. 그의 신선한 연구 주제들은 영국 공영방송 BBC를 포함한 다수의 유명 매체에 보도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네이처》나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같은 저명한 학술지도 그의 논문을 특집으로 다뤘다고 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돈과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심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가 세밀하게 살펴본 인간 심리와 돈의 관계는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우리는 돈이 인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어렴풋이 알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시원하게 긁어 준다. 돈은 인간의 심리를 조종한다. 그리고 인간의 심리는 다시 돈을 통해 외부 세계로 표출된다. 따라서 그 사람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사용하는 ‘돈을 이용한 독심술’의 방법이다.

돈과 인간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돈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 돈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란 무엇일까? 돈의 실제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열쇠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돈으로 촘촘히 연결된 사회 네트워크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돈에 대한 일반적 접근부터 돈의 속성, 돈을 다루는 인간의 심리 등으로 확대해 들어간다. 각 챕터에 있는 소제목으로 들어가면 깜짝 놀랄 이야기들이 많다. 「돈을 좇다 보면 재미없는 인간이 된다」, 「‘얼굴값’은 도대체 얼마일까」, 「가난한 과학자들이 중요한 발견을 하는 이유」, 「돈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한다」, 「물건 살 때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돈을 아낀다」, 「시간을 황금 보듯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떤 아이가 자라서 돈을 더 많이 벌까」 등 돈의 속성을 살피는 제목부터 기상천외한 접근 방법으로돈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독자도 이 책에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음 접해보는 얘기들이다. 흥미 있고, 도발적이기까지 한 제목도 많다. 이 가운데 몇 개는 돈에 대한 독자의 철학을 송두리째 흔들리는 내용도 있다.

 

1장 돈과 심리/돈에도 감정이 있다

2장 돈과 사회생활/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인다

3장 돈과 소비행위/합리적 소비일까, 함정에 빠진 걸까

4장 돈과 가정생활/비극의 80퍼센트는 모두 돈과 관련 있다

5장 돈과 도덕적 평판/부자와 가난한 자의 도덕 수준

 


 

1장에서 돈이 인간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돈을 대하는 인간의 5가지 유형을 고찰하고 돈 때문에 상처받는 이유, 갑자기 큰돈을 번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돈과 행복과의 상관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 외에도 돈에 깃든 희로애락, 돈으로 유혹하는 상대의 위험성, 죽음도 두렵지 않게 만드는 돈의 위력 등, 다양한 내용으로 독자들이 무릎을 치게 만든다. 다음 장에서는 돈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고찰한다. SNS에 왜 그렇게 돈 자랑이 올라오는지, 금전적 보상이 언제나 효과적인지, 기부하는데 얼굴이 중요한 이유 등을 포함해 돈과 사회생활의 상호영향을 분석해서 독자의 지혜를 높여 준다.

3장에서는 돈과 소비행위에 대해 다룬다. 우리가 함정에 빠져 소비를 하는지 아니면 합리적인 경제행위로서 소비하고 있는지에 관해 저자가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한 내용을 읽다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4장에서는 가정생활 측면에서 돈을 살펴본다. 가정 내에서 돈을 어떻게 다루고 관리해야 하는지와 더불어 저축을 늘리는 3가지 방법이라든지 예산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내용도 많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돈과 양심의 관계를 다룬다. 일반인들이 자신의 양심을 얼마에 팔지, 부자와 빈자 중 누가 더 인색할지, 돈을 보면 더 이기적으로 변하는 이유 등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줄 것이다.

 


 

저자는 단순한 주장이나 훈계, 가르침 따위가 아니라 실제 실험을 통해 검증해낸 사회과학의 결과물들을 집약하여 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들은 저자가 연구한 돈의 심리학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실험을 통해 돈을 세기만 해도 진통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저자와 그의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불안감을 덜고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고 한다.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돈이 심리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돈은 인간 외적인 물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존재다. 그렇게 돈은 우리 인생의 다양한 장면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인간과 더불어 존재한다.

 

저자 : 저우신위에

 

절강대학교 경영학 교수, 경영학과 주임. 《뉴욕타임스》, 《타임》, 《월스트리트저널》, 《사이언스》, 《네이처》, BBC 등 다수 해외 유명 매체에 연구 성과가 보도되었다. 중국 국가걸출청년과학기금 수상자이자 중국에서 논문 인용이 많이 되는 학자이다. 우리는 돈이 교환의 도구 그 이상을 의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등장한 ‘돈의 심리학’의 연구 목적은 돈과 사람의 정서, 인간관계, 행동 그리고 각종 전략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포함한다. 오랜 기간 돈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온 저자는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돈과 관련된 재밌는 현상을 분석하고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마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돈의 주인이자 곧 나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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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 - 미라클 코리아 70년, 개정판
장대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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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은 인류 현대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자격이 있는 대한민국 현대 경제의 성장 과정 그리고 전망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민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강점기에 세를 잡은 친일 매국 세력이 다시 새 정부에 대거 포진되는, 아프고 힘든 역경을 모두 헤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됐다는 자부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독자의 이 분석은 저자 장대환의 집필 취지와도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일제 36년의 지배는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더욱 악랄해지고, 수탈도 극심했다.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나 2세와 자손을 위한 교육에는 남다른 열의를 보였고, 그 결과는 고급 노동력 확보로 이어졌다. 고급 노동력은 섬세하고 풍부한 노동력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엄청난 경제 성장을 지속했다.

세계의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빠른 성장세다. 어쩌면 현 지구상의 나라 중 전무후무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가늠해본다. 정치적으로 독재자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야당 지지자도 경제 성장이 목표였으며 치열하게 서로를 죽이려는 다툼을 보여도 국민 경제 발전에는 한목소리를 낸 정치 지도자들도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써 2021년 현재 세계 10대 경제 부국에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경제 성장 과정과 현재 경제 실태를 정확하게 궤뚫어 더 강한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향을 제시하는 데 발간 목적이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참 이상하다. 벌써 지도상에서 없어져야 할 나라처럼 보이는데 아직도 존속한다. 중국, 일본, 러시아 틈바구니에서 5,000년 동안 망하지 않고 이렇게 성장했다는 건 세계사의 기적이다."고 『강대국의 흥망』 저자 폴 케네디가 놀라워했다.

외국인들은 한국 경제 성장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기적'이라고 일컬으며 경이로운 눈초리를 보낸다.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떤 정서를 갖고 어떤 정도의 교육 수준이고, 삶의 의지를 어느 정도 갖고 있는지를 모르니까. 그러나 경제력은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경쟁 대상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본보다 우수한 노동력, 독식보다 협력적 배분이 더 중요하다. 지금 현대 경제의 기본 아닌가.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러한 경제 경쟁 밑바탕이 확고한 사람들이다. 당연히 건설 수주 경쟁이나 여타 분야 경쟁력은 최고의 능력을 바탕에 깔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2021년 현재 이 지점에서 '대한민국은 어디쯤 와 있나'를 살펴보고 성찰을 통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큰 위협 속을 돌파해 여전히 경제 강대국의 위치를 누리려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모색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상황에서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하위 그룹으로 뒤처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기적과도 같은 경제 발전을 경험해왔다. 이 경험은 후손들에게 반드시 이어줘야 할 대한민국만의 찬란한 무형유산이다. 지금 우리가 ‘미라클 코리아 70년’의 역동적인 운동에너지를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재 잠시 멈춰 확인해봐야 하는 이유다. 저자의 주장과 논리에 강한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은 2019년 6월 초판을 발행했다. 발행 후 우리 경제와 사회에 불어 닥친 가장 큰 변화는 팬데믹 위기였다.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2020년 초부터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급격한 경제 침체와 실업 대란, 무역 전쟁과 부채 위기,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충격파를 몰고 왔다.

이에 이번 개정판에서는 잃어버린 일상과 K-방역의 명암, 한국 경제 개발이 시작된 후 세 번째로 겪은 역성장과 고용 빙하기, 급속히 달라진 일터와 자산시장 등 팬데믹의 충격파를 짚어보고 위기 이후의 기회와 위협 요인들을 점검한다고 개정판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저자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경제 분야 전문 언론인으로서 오랜 시간 경험하고 수집한 거시ㆍ미시 경제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지 냉철히 분석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과 변화 속에 빠져 있다. 이때 우리가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개척해야 할 분야는 무엇이며, 특히 취약하거나 고쳐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대한민국의 ‘대大’ 자에 진정 어울리는 초우량 국가, 과연 실현해낼 수 있을까.

 


 

이번 개정판에서 새롭게 추가된 5부 ‘위기 후에 더 강해져야 할 대한민국’에서는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후의 기회와 위협 요인들을 점검했다. 1부 ‘세계가 놀란 한국의 기적’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70년 동안 한국인이 이뤄놓은 성과들을 다양한 통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런 우리 모습이 세계인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 점검해보았다. 2부 ‘기적을 일군 강점과 저력’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성과를 만들어낸 한국인의 강점이 무엇인지 되돌아봤고, 3부 ‘기적을 망치는 내부의 적들’에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약점들을 냉정하게 짚어봤다. 그리고 4부 ‘또 한 번의 기적을 위하여’는 이런 성찰의 바탕 위에서 보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따져봤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잘해왔다. 눈부신 경제발전 성과에 무덤덤한 건 의외로 우리 한국인들뿐인 것 같다. 전쟁의 폐허에서 70여 년간 땀과 눈물로 만들어낸 한국인의 성과에 대해 세계인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식량 원조로 굶주림을 해결하던 나라가 어느새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했고, 세계인들은 이런 한국을 ‘한강의 기적’이라 부른다. 첨단 산업의 첨병 TV,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은 물론 K팝, 드라마, 영화 등 한류 문화 산업에 이르기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인은 이런 성과를 외면하거나 제대로 평가하지 않을 때가 많다. ‘헬조선’이란 단어까지 만들어내며 스스로 깎아내린다. 개인의 자존감이 중시되는 요즘이지만, 이쯤 되면 국가의 자존감부터 챙겨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가 모르는 대한민국』을 출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제와 오늘의 기록을 통해 우리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욱 빛나는 내일을 설계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책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오랜 전쟁과 폐허에 가까운 벌판에서 세계 경제10위를 이룬 저력이 있는 국가이다. 특히 주변에 둘러싸여있는 강대국들과 냉전과도 가까운 역사적 대립을 겪으면서도 굳건하게 그 민족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기적과도 같은 국가로 평가 받고 있다.

돌이켜 보면 1900년대 초 일본에게 합병되어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패배로 인해 해방된 뒤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민주주의를 기치로 건국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유당의 부패로 학생들의 4.19 혁명이 있었고, 반공을 국시로 한 박정희 대통령의 5,16 군사정부가 들어섰다. 경제의 부흥을 제 1로 삼은 군사 정부는 경제개발 1차 2차 3차 4차 5개년 계획을 착착 진행했고 일본에게 차관을 받고 독일에게 돈을 빌려 공장을 짓고 산업을 발전시켰다. 이때 대통령이 여러나라에 차관을 빌리려 해도 하도 나라가 가난해서 아무도 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에 가서 돈을 빌리러 갔더니 보증을 서라고 하니 할 수 없이 지하 100m 이하 깊은 땅 속에서 석탄을 캐는 광부와 시체를 닦아내는 간호원들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는 것은 눈물겨운 우리의 현실이었다. 36년 억압했던 일본에 가서 돈을 받아내고 그 돈으로 경제 건설에 매진했다. 월남전에 참가하여 번 돈으로 고속도로를 깔고 포항 제철을 만들고 경제를 끌어올렸다. 수출이 제일이라는 명목으로 전 국민이 한데 뭉쳐 500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정권 초기 68달러에서 1만 달러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대단한 업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18년 이라는 장기 독재로 유신 헙법을 제정하여 많은 반대파들을 숙청한 과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혹자는 말한다. "3천명을 죽이고 3천만을 살렸다." 이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그때 우리 경제가 비약적으로 도약한 것은 사실이다. 뒤를 이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치안을 확보하고 사회정화라는 명목으로 조직 폭력배등 삼청교육대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7년 6.29 선언으로 민주화의 기틀을 닦았다. 민주화를 요구하던 야당 투사들의 입지도 엇갈렸다. 두 사람 대통령에 먼저 그리고 나중에 당선돼 국정을 운영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IMF로 문민정부, 민주화투쟁, 금융실명제 등 많은 업적이 IMF의 뒤로 가리워졌다. 온 국민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고비라고 했지만 국민의 힘을 합쳐 김대중 대통령 시절 4년 만에 이 위기를 극복하였다. 그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기를 지나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 19 로 인해 기업과 산업이 위축되고 있으며 경기는 후퇴하고 민생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성폭력 관련 서울 부산 두 곳의 민주당 출신 시장이 사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치러진 보궐선거는 완전히 야당 쪽으로 기운 민심을 읽기에 충분하다. 이번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서울 부산 행정구 모든 곳에서 야당인 '국민의 힘'이 압승했다. 그러나 선거에 관계없이 여든 야든 우리나라는 정치가 가장 낙후하고 부패했다고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는 강행과 저지 투쟁으로 여전히 당권 정권 싸움만 한다는 인식을 국민의 매서운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한다.

 


 

경제의 비약적 발전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의 문화는 대단한 약진을 거듭했다. 이른바 '한류의 약진'이다. 5명 중에 한 명은 한류 관련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다. 우리는 문화 강국이다. 작금에 중국이 자국 드라마에 한복과 갓을 착용하여 우리 문화를 도용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 문화는 신해혁명 등으로 공산당들이 거의 다 죽여버리고 파괴했다고 한다. 중국의 문화는 없는 것이라는 말도 한다. 사실 여부는 독자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일부는 시인해야 할 터다. 문화혁명 때는 또 어땠는가. 소수 민족인 조선족의 아리랑과 한복이 있으니 자기 나라 것이라 주장하는 중국도 참 어처구니 없는 나라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여러 나라를 빚쟁이로 만들고 항만과 도로를 건설해 준다 하고 빚만 잔뜩 지우는 파렴치한의 나라이다. 중국의 지속 발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때로는 대국이라 크게 호령하지만 약한 나라를 위협하고 문화를 훔치려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 아닐 수 없다. 또 그런다고 이루어질 일이 아니란 것을 그들도 잘 알 텐데.

이번 개정판은 팬데믹 이후의 상황을 예상하고 경제 발전의 방향의 축을 제대로 짚으려는 데 목적이 있다. 업데이트됏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 쓰고 잘 만든 책이라도 현장에서 멀어지면 그야말로 문서로 존재할 뿐이다. 이 책이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각종 통계 자료 등이 모두 매일경제신문사의 데이터 베이스를 주축으로 마련된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우리 시대 경제 관련 '큰 책'의 하나인 이 책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제 2의 미라클'의 기점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란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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