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 - 당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게 하는 3가지 원칙
레이첼 홀리스 지음, 황보윤 옮김 / 이다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 『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는 도서관이나 서점 분류상 '자기계발' 분야에 속한다. 스스로 늘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고 성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의 방법이나 자신을 다듬는 방법을 제시해준 책을 일컬어 자기 계발서라 한다. 이들 자기계발서가 성공하기 위해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 습관이고 실천(행동)이다.

오래 전 읽은 모 신문 칼럼 '생각이 행동을, 행동이 습관을 습관이 인생을 변화시킵니다'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 칼럼 기사도 생각과 습관, 인생의 연결고리에 주목한다. “금세기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꿀 때 그 사람 인생 전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이라고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다고 한다.

삶이란 게 그리 간단하고 녹록치 않은 것이라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장애물들이 불쑥불쑥 나타나서 앞길을 막곤 한다. 워낙 돌발적이어서 미리 손써볼 여지조차 없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서서히 진행돼 내 몸처럼 익숙해져 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성공을 위해 생각을 바꾸면 이런 장애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소유하는 방법을 배우는 대신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 등 주어진 역할을 강제하는 사회 분위기에 억눌려 있다. 이 책의 저자 레이첼 홀리스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하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변명, 추구해야 할 목표, 취해야 할 행동원칙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자신의 경험과 오랜 노력으로 얻은 삶의 지혜라고 보인다. 꿈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실천해야 할 저자의 일관된 원칙은 다음 3가지이다.

①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식의 핑계를 버리자.

② 좋은 습관과 태도를 만들려고 노력하자.

③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그 일에 집중하자.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위의 '생각-행동-습관-인생'의 연결고리를 머릿속에 완전히 각인해놓은 듯하다. 특히 저자 본인이 여성이어서인지, 아니면 여성들이 사회생활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강력한 자신의 꿈을 펼칠 무대가 적다고 생각해서인지 여성들의 성공을 위한 결심을 하고 실천하기까지 매우 친절하게 안내한다. 위의 공식 같은 연결고리를 아는 사람들도 이 책이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으면 더욱 특별하고, 깊은 인상을 받으리라 독자는 믿는다.

핑계를 버리자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에 따르기를 두려워하는 공통적인 몇 가지 핑계가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아, 나는 실패하는 게 두려워, 나는 나쁜 여자가 아니야 등등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핑계거리를 과감하게 해체하고 자신의 믿음과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와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제시한다.

지금 행동하자

개인적인 성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다. 누구의 허락도 구하지 마라, 한 가지 꿈에 올인하라, 도움을 당당하게 요청하자, 죄책감 없이 거절하기 등등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행동을 반복하면서 좋은 태도와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술을 배우자

누구라도 꿈을 이루려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 요소가 전문적인 기술이다. 또한 기질과 기술 영역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계획 세우기, 자신감 키우기, 인내심 기르기, 리더십 기르기 등등 꿈을 이루고 성공하려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워서 달인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 소유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꿈은 자기 것이고, 또 자기 스스로 이루어야 한다. 누구한테 허락받을 일도 없고 굳이 명분을 만들 필요도 없다. 그저 자기 목표와 꿈을 위해 첫걸음을 내딛고 지금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특히 모든 여성들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데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자신의 야망에 대해 미안해하거나 사과할 일도 없고, 자신의 꿈을 다른 여성의 것과 일치시킬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는 삶을 살아갈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가슴속에 작은 꿈 하나라도 품을 수 있으면, 우리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어떤 꿈을 꾸든 ‘좀 더’를 원하는 우리의 욕망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저자는 살아가는 동안 때때로 데미 로바토의 노래 제목을 떠올리면 큰 힘과 위로가 될 거라고 조언한다.

 


 

성공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에 대한 기준과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다. 무엇보다 저자는 성공 원칙의 핵심 원리를 말해준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표가 분명한 사람의 행동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역사적이든 민족성이든 감성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또한 앞에 있는 문제와 직면해야 한다. 그럼 답이 보이고 길이 보인다. 실수는 허물이 될 수도 있지만 나를 완성하는 과정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 바로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 저자는 여성으로서 스스로 경험한 것들이 풍부하여 우리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해주는 이 책은 여성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기분 좋은 독서가 되리라 독자는 확신한다.

 


 

저자 : 레이첼 홀리스

 

레이첼 홀리스는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의 베이커스필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줄곧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LA로 와서는 할리우드에서 웨딩과 이벤트 기획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수백만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더시크사이트THE CHICSITE.COM’와 이벤트 기획사 ‘시크이벤트CHIC EVENTS’를 설립해 비즈니스 매거진 〈INC.〉에서 선정한 ‘30세 이하 우수 기업가 30인’에 들었다. 《나를 바꾸는 인생의 마법》이 출간되면서 저자의 TV 출연과 강연 요청이 빗발쳤고, 미국 전역에서 ‘레이첼 신드롬’이 일어났다. ‘디지털 오프라 윈프리’라고 불리는 그녀는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강연 스타일로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자기계발의 영감을 불어넣는다. 여성을 위한 프리미엄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그룹 ‘홀리스컴퍼니HOLLIS COMPANY’를 설립해 ‘라이즈 투게더RISETOGETHER’라는 팟캐스트를 비롯해 세미나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도서와 요리책을 펴냈으며,《나를 바꾸는 인생의 마법》의 실천편 《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를 출간했다.

 

역자 : 황보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후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피아노 연주를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책벌레로 음악은 물론 다양한 도서 기획과 편집에 흥미와 관심이 많다. 우연히 미국에서 레이첼 홀리스의 신드롬을 접하고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기획과 번역 작업까지 겸하게 되었다. 《나를 바꾸는 인생의 마법》을 기획하고, 《1인 블로거에서 미디어제국 CEO까지》를 번역했다. 인생은 독일어 누미노제NUMINOSE(두렵지만 황홀한)와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현재 미국에서 음악과 출판 분야의 일을 병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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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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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시구문(屍口門)의 정식 명칭은 '광희문'이다. 표지에 '시구문' 현판은 소설적 제목이어서 대신 써놓았을 뿐 현판은 '광희문'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조선 숙종 때(1719년) 현판이 걸렸다고 한다. 광희문은 조선의 사소문(四小門) 중의 하나로 서울 중구 광희동(光熙洞)에 있다.

광희문은 태조 5년(1396) 도성 창건 때 동남쪽에 세운 소문이다. 광희문은 실질적인 도성의 남소문으로 이를 흔히 수구문으로 불렀다. 청계천이 흘러 나가는 곳에 세워진 수구가 거리상으로는 광희문보다는 동대문이 가깝지만, 남소문이 장충단공원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언덕에 따로 있었기 때문에 편의상 수구문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수구문은 실제로는 시구문으로 이용되었으니, 서쪽의 서소문과 함께 도성내의 장례행렬이 동쪽 방향으로 지날 때 통과하는 문이었다. 임진왜란으로 도성과 궁성이 파괴될 때 광희문도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숙종 때 기록을 보면 남소문과 광희문의 자리를 혼동하기도 하고, 성문 터과 군영의 위치 확인도 어려울 정도로 파괴된 도성을 수축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광희문은 도성 수축이 이루어진 이듬해인 숙종 37년(1711)에 중건에 착수하는데, 수구문을 다시 쌓고 아울러 문루도 조성하게 하였다. 수구문은 심하게 파괴되어 석축을 새로 개수하는데 시일이 많이 걸리므로 서대문 지역을 담당하는 아문에 목재를 넘겨 주어 돈의문 문루를 만들게 하였던 것이다. 이 때에 성문이 수축되고 그 이후 언제 문루가 중건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런데 숙종 45년(1719)에 수구문은 옛 이름이 광희문이니, 해당 군문에서 액호를 써서 걸 것을 요청하자 대리청정하던 세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기록이 있다.(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시구문』은 조선시대에 시신을 내어가던, 죽음과 삶의 순간이 어우러진 시구문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넘어 새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청소년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지금의 나이에 비유해 청소년이지, 당시로서는 성인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생활 전선에 뛰어든 청소년을 아이라고 특별한 대우를 하던 시절은 아니니까. 따라서 이 소설은 조선시대 성장소설로 분류하면 될 것 같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었던 인조 시대, 백성들의 어려웠던 삶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청소년들이 등장한다. 무당인 어머니를 부끄러워하고 원망하는 기련, 편찮은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책임지는 소년 가장 백주, 누명으로 몰락한 양반가의 소애 아씨. 어느 시대나 청소년들의 삶은 불평등하고 아프듯이, 이들 역시 괴롭고 힘든 삶을 이겨내려 애쓰지만 각자의 발목을 움켜쥔 운명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삶은 언제나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제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왜냐하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무당의 딸인 ‘기련’은 시신을 내어가는 시구문 앞에서 사람들을 속이고 푼돈을 벌어들이는 소녀다. 무당인 어머니를 원망하고 외면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것 역시 어머니를 따라하는 것이었다. 친구인 백주는 그런 기련을 나무라며, 아픈 아버지와 어린 동생 백희를 책임지기 위해 바삐 살아간다.

기련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양반가의 소애 아씨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런데 청나라의 침략에 도망쳤던 임금이 돌아옴과 동시에, 역모를 꾀한 양반가의 참수가 있었다는 소문이 돈다. 이 사건으로 집안이 몰락한 소애 아씨는 누명을 벗지 못하고 어느 대감 집의 몸종이 되어 버린다. 기련은 팔려간 소애 아씨를 만나기 위해 백희와 함께 김 대감 집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오해와 누명을 쓰고 크나큰 고초를 겪는다.

무당의 딸이라는 운명을 짊어진 기련, 홀로 아버지와 동생을 지켜야 하는 백주, 양반가에서 자라나 누명으로 한순간 노비가 된 소애. 세 사람은 각자의 운명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운명 너머의 삶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러나 치열한 삶의 의지가 펼쳐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족과 갈등을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때론 벗어나고 싶지만, 그럼에도 끝내 곁에 남는 유일한 존재가 가족이다. 기련 역시 어머니가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후에야 세상에 자신을 위해 기도해준 단 한 사람이 어머니뿐이었음을 깨닫는다. 조선시대 무당의 딸이라는 독특한 배경에도 어머니, 가족, 운명의 이야기는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시대가 변해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의 고민과 마음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비롯된 이 소설은 마치 그 시대에 살고 있던 아이들을 만나는 것인 양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면서도 시대를 초월하여 요즘의 청소년들과 한없이 공감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시구문 바깥의 삶도 여전히 거칠고 험난하겠지만, 직접 두려움의 문을 넘어선 이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덮은 아이들 역시 마음속 자신만의 시구문을 넘어, 서툴고 어리숙한 모습을 벗고 조금 더 변화한 내일을 맞이할 것임을 믿는다.

 


 

이 소설은 '죽음'에 대해 계속 밀도 높은 비중을 두는 것 같다. 소설의 제목도 그런 의미에서 채택된 것이 아닌가 하는 독자의 생각이다. 작중 화자를 통해 죽음의 공포에 대해 작가는 고민하는 것 같다. 작가가 내놓은 해결책은 '기억'이다.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써 떠나보내게 되지만 그 사람의 기억이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화자와 함께 살아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은유적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기련의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기억, 소년가장 백주의 기억, 몰락한 양반 아씨 소애의 기억도 모두 가슴속에 살아 있는, 죽은 이의 원망과 한을 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지금 청소년 혹은 청년들의 나이이고, 그때는 충분히 성인 대접을 할 때라 삶의 최일선에서 아픔과 상처를 겪지만 그 상처가 단단한 굳은살이 될 때, 비로소 서툴고 미숙한 자신을 끊어내고 새로운 자신이 될 수 있다. 소중한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모순된 행동을 직시하고, 원망하던 가족을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이들은 조금씩 성장한다.

 


 

어머니는 지금 이 순간 무당도 아니고, 아버지를 잡아먹은 나쁜 아내도 아니었다. 그저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일 뿐이었다. 아니, 어머니는 한순간도 어머니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그저 내가 외면해온 순간들이 있었을 뿐이었다.(p. 162)

“어머니가 이리 되신 게 저 때문인가요?”

드디어 묻고 싶었던 질문이 입 밖으로 튀어나갔다. 어머니의 대답이 나를 아주 오래 힘들게 할 것을 예감했지만 이런 나와 달리 어머니에겐 작은 두려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기련아, 그저 이 삶은 나의 몫일 뿐이란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어머니가 내 두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어머니가 기꺼이 내 짐을 짊어졌는데도 이제껏 내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무너뜨리고야 말았다. 매 순간마다 내 옆에 있었던 건, 오로지 어머니뿐이었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떠나는 사람은 가볍게 가는 거야. 그래야 좋은 길로 간단다.”

이 세상에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단 한 사람은 어머니뿐이었다. 사실을 넘어선 진실은 이것 하나뿐이었다. 나는 이외에 다른 어떤 진실이 필요했던 걸까. 무엇이 더 필요해서 어머니와 나 사이를 괴롭혔을까.(p. 166)

 

저자 : 지혜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지나치기 쉬운 누군가의 마음에 대해 오래도록 쓰고 싶은 소망이 있다. 2017년 계간 『어린이와 문학』 청소년 단편소설을 통해 등단했고, 2020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시구문』은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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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회의 경찰을 생각한다 생각한다 시리즈
김인회 지음 / 준평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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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의 하나인 '검찰개혁'이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의 '세 겨루기'하다 일단락된 듯 보인다. 주요 과제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출범하자마자 수장인 김진욱 공수처장이 비서관 특혜채용 논란에 휘말리는 등 모양새도 그닥 좋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지난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사상 유례 없는 야권(국민의 힘)의 압승으로 끝나자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는 데다 선거 압승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도 점쳐지는 등 여권으로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고 있다. 선거 완패의 충격을 채 추스리지도 못한 때 검찰개혁 최고의 과제인 공수처 초대 처장이 비서관 특혜 논란에 휩싸여 야권의 공격은 더 강세로 돌아서는 등 정국이 매우 불안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 시점에 경찰개혁 책을 낸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조금 안 맞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어 경찰개혁이 시작부터 머뭇거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독자는 이와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과제인 권력기관 개혁은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미 국가정보원, 검찰과 법원의 개혁은 손을 댔고, 진행 중에 있으니 나머지 하나인 경찰개혁으로 마침표를 찍으라는 것이다. 경제나 부동산 문제는 정책의 문제다. 그러나 개혁은 의지의 문제이니만큼 문재인 정부가 부족한 대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저자는 이 책 『김인회의 경찰을 생각한다』를 통해 경찰개혁은 자체적으로 상당 부분 진척돼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완성까지는 아직 상당 부분 개정과 바꾸어야 할 것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요즘 코로나19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우리 삶이 더 숨가쁘게 느껴진다. 국민 대다수가 적폐청산으로 검찰개혁을 소망하던 때가 언제 일인가 할 정도로 많은 시일이 지난 것 같은 느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의 정체성이자 토대로 출발했던 권력기관 개혁은 어떤 모습으로 가시화된 것일까. 개혁 주체자들인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일련의 논란과 사건, 그리고 여러 정책들에 대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울함까지 더해져 많이 답답함이 분노로까지 어어질까 조마조마하다. 이렇게 일상이 일그러져 있는데 경찰개혁이 왜 부각되는가 하는 의아심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럴수록 민생 치안을 일선에서 담당하는 경찰이 바로 서야 그나마 코로나로 답답한 국민의 가슴에 시원한 바람이라도 호흡하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2011년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과제를, 2018년 법원개혁의 필요성과 과제를 정리한 책 두 권을 출간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책으로 경찰개혁의 필요성과 과제를 정리한다. 저자는 검찰이 개혁되면 법원과 경찰도 자연스럽게 개혁되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고 술회한다. 지금은 검찰개혁은 아직 진행 중이고 법원개혁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저자는 경찰이 독자적인 개혁과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지적하고 널리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 책에서 기본 전제는 경찰개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정리다. 경찰개혁을 검찰개혁의 연장선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경찰의 문제를 곧 개혁의 출발점으로 볼 것인가. 저자는 두 관점의 장단점ㅇ르 비교하면서 중도의 관점을 역설한다. 즉, 국가 권력기관 전제 개혁의 큰 그림 속에 그동안 경찰에게 요구된 개혁과제를 적절하게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이때 시민의 자유와 인권보호가 핵심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의 불균형에 있다. 경찰개혁이 상대적으로 더 적게 이루어져서 경찰권한에 대한 분산과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경찰의 개혁의지와는 무관하게, 큰 틀에서 바라본 개혁의 불균형을 지적한다. 개혁의 불균형이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지체로 이어진다는 관점이다. 검찰개혁과 경찰개혁은 왜 동시에 진행되지 못햇을까. 경찰개혁의 필요성은 왜 간과되고 있을까. 이 책에서 저자의 문제의식, 경찰개혁의 중요성을 언급한 내용만으로도, 이 책이 왜 지금 나와야 했는지 설득력을 갖는다. 이 책 자체가, 문재인 정부가 현재 상태로 권력기관 개혁을 끝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목소리로 들린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과제를 정리한 2011년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오월의 봄), 법원개혁의 필요성과 과제를 정리한 2018년 『김인회의 사법개혁을 생각한다』(뿌리와 이파리)에 이은 3부작의 완결판으로 오랫동안 고민해오던 권력기관 개혁의 마침표를 찍는다.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개혁지체, 경찰을 보는 5개의 창, 경찰개혁의 3대 원칙, 경찰개혁 5대 과제, 개혁의 3대 토대를 제시하며 경찰개혁의 필요성과 방향, 향후 과제를 보여준다.

1장에서는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의 현재의 단계를 살핀다. 먼저 검찰개혁의 성과로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출범,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들 수 있다. 형사공공변호인제도와 재정신청 확대, 검찰권의 자치 분권의 과제가 남아 있다. 국가정보원 개혁의 경우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법'이 전면 개정되었다. 경찰개혁의 성과는 자치경찰제 도입, 국가수사본부 신설 및 책임수사 체제 구축, 대공수사권 이관, 정보경찰 개혁, 경찰대학 개혁 등이다.

경찰개혁위원회는 2017년 6월 출범해 1년간 활동했는데, 그 위원회의 권고안(97개 과제)은 경찰개혁의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자치경찰제, 형사공공변호인제도,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통제기구 신설, 경찰의 노동기본권 보장, 경찰위원회 실질화, 경찰의 정보활동 개혁, 보안경찰 활동 개혁, 경찰대학 개혁 등은 시도되지 못했거나 불충분하게 이루어졌다.

 


 

2장에서 자자는 검찰을 보는 다섯 개의 창으로 역사, 제도, 정치, 사회, 신뢰로 나누어 서술한다. 미군정기부터 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경찰의 모습부터 집회, 시위에 관련한 경찰의 인식까지 전방위적으로 다룬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3장과 4장에서 각각 경찰개혁의 3대 원치과 5대 과제를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서술해나간다. 앞서 1장에서 언급한개혁 항목들의 미비점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5장에서 제시한 개혁 토대는 민족주의, 민주주의, 세계주의인데, 이는 경찰개혁뿐 아니라 권력기관 개혁과 나아가 사회개혁의 동력이 된다.

경찰개혁의 소홀함이 국가권력기관 전체, 사회 전반의 개혁지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저자의 통찰이 강하게 남는 책이다. 우리나라 경찰개혁과 관련해 종합적인 이해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책이기도 하다.

 


 

3장에서는 경찰개혁 3대 원칙을 제시한다. 경찰개혁 3대원칙은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다. 바로 지금 여기의 경찰개혁 원칙이다. 검찰개혁과 국정원개혁으로 경찰에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 권력이 집중된 경찰을 개혁하는 지금 여기의 개혁 원칙이 필요하다. 경찰 권력 확대가 시민의 자유와 인권, 안전과 평화를 위협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3대 원칙은 경찰권력의 분산과 견제, 지방자치의 완결성, 권력기관 총량 동결이다.

4장에서는 구체적인 경찰개혁 과제를 살펴본다. 개혁과제는 제도개혁 4가지, 윤리개혁 1가지다. 제도개혁은 자치경찰제 도입, 경찰위원회 강화, 인권 친화적 수사절차 개혁, 전문성 제고다. 윤리개혁은 윤리의식 제고다. 윤리개혁을 말하는 것은 제도개혁을 뒷받침하고 제도개혁을 안착시키기 위함이다. 이 장에서는 또한 경찰개혁 과정에서 나온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국가수사본부, 정보경찰의 문제다. 이들 문제는 작은 문제는 아니지만 5대개혁과제에 딸린 과제들이다.

5장에서는 개혁지체 현상을 넘어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개혁의 토대를 살펴본다. 지금까지의 경찰개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많은 노력이 있었고 성과도 적지 않다. 이제는 그 성과를 바탕으로 큰 틀의 개혁을 이야기하고 추진해야 한다. 개혁의 토대는 3가지다. 민족주의, 민주주의, 세계주의가 그것이다.

 


 

저자 : 김인회

 

1964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996년부터 변호사를 시작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수석사무차장, 통일위원장, 사법위원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재직했다. 참여정부의 사법개혁과정에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의 전문위원, 대통령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기획추진단 간사로 일했다. 서울대 법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형사법과 법조윤리를 강의하고 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 상임운영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주권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형사소송법』, 『시민의 광장으로 내려온 법정』, 『문제는 검찰이다』, 『정의가 희망인 이유』,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공저), 『법조윤리』(공저), 『로스쿨 실습과정』(공저), 『이토록 아찔한 경성』(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전락자백―사람은 왜 짓지도 않은 죄를 자백하는가』(공역)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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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심플 라이프
직장사역연구소 / 한세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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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제가 어려울 땐 일자리 역시 줄어든다. 특히 연공서열이 높은 사람들의 자리는 위태로워진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불황 땐 모두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려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사오정'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었다. 45세가 정년이라는 뜻이다. 이는 법적 정년인 58~63세의 기준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처럼 정년은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이럴 때면 한없이 자영업이나 자유업이 부럽기도 하다. 정년 걱정은 없으니까. 45세가 정년이라면,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만일'을 대비해 자기계발을 통해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조기퇴직, 희망퇴직 직장인들은 그래서 얼마간의 퇴직금이나 위로금을 쥐고 너도 나도 자영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한참 인기 있는 품목의 자영업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프랜차이즈일 경우 더욱 그렇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직장 생활과 달리 거의 24시간을 장사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인기 품목일 경우 너도 나도 몰려들어 너무 많은 공급망이 형성되면 수요가 일정한데 결국은 제살 깎아먹기인 셈이다. 물론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성공한 사람의 수는 많지 않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수익이 많지 않거나 너무 크게 시작해 올인하는 경우 실패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더욱이 동물 감염병과 코로나처럼 전 세계적 감염병 시대는 매상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수요가 늘지 않는 한 다시 일으켜 세우기 어렵다.

 


 

이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늘어가고 있다. 다행히 코로나에도 별 변동 없는 수요가 있는 자영업은 근근이 유지하거나 일시적 휴업을 하며 버티지만 자영업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장사하기 가장 어려운 시대, 코로나 팬데믹 시대인 이때 장사를 하는 자식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한국 제빵업계의 거인이자 40년의 장사 내공을 가진 숨은 고수 곽지원 교수가 어떤 시대에도 '망하지 않는 장사법'을 책을 통해 들려준다. 『장인의 장사』는 저자가 자영업인 빵집 운영을 시작해서 현재까지의 성공담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장사하는 기술, '장인의 장사법'이라 해야 할 것 같다. 40여년 제빵 기술 습득과정에서 발전 과정, 빵집 운영의 기술 등 거의 모든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대기업에서 일하던 중 오일 파동 등 대규모 경제 불황을 맞이했다. 지금 코로나 충격과 유사한 경제 위기를 일찌기 경험하며 회사원 생활의 한계점을 느꼈다. 이러한 불안감을 극복하고자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장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돌을 갓 지난 아들을 부모님께 맡겨 두고 부부가 일본으로 가서 장사를 하며 학비를 벌어 제빵기술을 배웠다. 아울러 파리 최고의 빵집과 한국 최고의 빵집에서 경험을 쌓고, “집밥처럼 질리지 않는 건강한 빵” 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외진 양수리 두물머리에 정착했다. 양수리는 산양과 닭을 직접 키우고 우리밀로 천연효모종 빵을 만드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현재, 그가 만드는 빵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사람이 직접 방문해 구매할 정도로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장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제빵 장인이기 전에 20대부터 40년 넘게 음식점, 카페, 과일장사 등 여러 개의 장사를 운영해 온 장사꾼이라는 것이다. IMF, 금용위기 등 위기도 시대를 미리 보고 지극히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낸 그를 꺾지 못했다. 최근 '장사하는 장인' 곽 교수는 사랑을 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전수하는 제빵기술과 장사법으로 60대에도 장사로 제 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는 여전히 새벽 4시에 일어나 빵을 구워 팔며 수많은 사람의 등대가 된다. 그의 따뜻한 품에서 가족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 심지어 그의 애완견 설이와 복이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이 엄중한 코로나 시대 자영업자들은 그의 장사법이나 장사의 기술을 들어보면 한줄기 빛이라도 만난 기분이 들 것이다. 천천히 읽으며 그의 기술 노하우와 빵집 운영법 등에 하나씩 배운다면 불황이나 경제 위기 상황에도 망하지 않고 더욱 번창해가는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책의 구성도 단순하다. 사용 단어도 매우 일상적이어서 이해하기 쉽다.

1장 나의 길을 찾다

2장 장사의 길

3장 장인의 길

4장 장인의 장사

5장 절대 망하지 않는 장사의 20가지 비결

6장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장인의 정신

 


 

코로나 충격은 일시적인 일자리 감소나 양극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계와 미래학자들의 우울한 전망이다. 앞당겨진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AI와 자동화,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아날로그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는 가속화할 것이고, 계속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급격한 부의 이동과 생활의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어두운 전망 아래, 일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며 주식과 부동산에 몰리지만 투자로 생계를 지속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 사람들에게 남은 생계수단이 택배, 대리운전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는 플랫폼 노동이나 자영업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듯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의 길로 뛰어 든다. 하지만 일년도 못 버티고 문 닫는 가게가 비일비재하다. 맞닥뜨린 상황으로 인해 어차피 자영업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망하지 않고 장사할 수 있을까? 제빵 장인 곽지원의 이 책은 우리의 생존이 달린 이 중요한 질문에 40년간 쌓아 온 장사 내공을 담아 묵직하고도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장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알맹이 없이 그럴 듯한 포장으로만 짧은 기간 안에 장사로 대박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려놓으라고 조언한다. 대신 내 손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고객을 만족시키고, 가족을 부양하며, 매일처럼 자기 자신과 겨루며 실력을 높여 가는 마라톤 같은 장사, 어떤 불황에도 절대 망하지 않고 은은하게 오래 하는 장사야말로 지금 시대에 행복한 삶을 사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그는 제안한다.

여기서 독자의 머리에는 한 가지 의문점이 떠오른다. 얼마 전 TV를 통해 경제적 부가 국민행복지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강의를 들은 바 있다. 행복지수에 반영되는 요인은 소득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안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조사결과에 대한 분석이다. 이 때문에 북유렵 국가들이 국민행복지수가 10위 안에 대부분 분포됐다. 사회보장제도 등과 서로간의 신뢰감이 잘 형성돼 있어 안심하곳 살고 있는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행복지수 54위, 자살율 1위의 수치를 보이는 한국에서의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이 문제의식은 현대 한국인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동일한 것을 원하고 상대를 밟고 올라서야 생존하는 세상이 아니라, 각자 원하는 길을 가고 그 길에서 빛날 때 우리 사회가 행복한 공동체가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것이 장사하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되지 않을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실력 없고 특색 없는 동네 가게들은 문을 닫지만 자기만의 철학으로 승부를 거는 가게들 앞에는 전국에서 온 손님들이 줄을 선다. 부자 동네에 사는 사람도 외딴 곳의 허름한 냉면 맛집은 일부러 친구들을 데려 가 자랑하며 먹는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 맞는 장사를 잘 하는 방법을 명쾌하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백종원 대표가 동네 가게를 돕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만큼 장사를 잘 하는 방법을 알고 싶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다. 또 우리 주변에 있는 동네 가게를 마음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프로그램만으로 모든 사람의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

 


 

이렇게 시대적인 결핍을 느끼는 이들에게, 아재 개그의 원조 전유성과 개그 배틀을 벌이기도 하는 저자가 선물을 보낸다. 저자는 서문에서, 본인이 지난 40년 간 빵을 만들어 팔면서 ‘절대 망하지 않는 장사’, ‘장인의 장사’를 추구해 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어떤 불황에도 절대 망하지 않는 장사를 하는 법은 분야를 막론하고 관통하는 기본과 원칙이 있다고 언급한다. 그는 이 책에 자신의 실제 장사 경험을 기반으로 한 절대 망하지 않는 장사 비결 20가지를 공개한다.

혹시 “어떤 불황에도 망하지 않는 장사 비결”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뛴다면 이미 절반은 장사의 길로 뛰어든 셈이다. 이미 망하지 않는 장사의 길, 시간이 흘러 장인이 되는 길에 발을 들여 놓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비결이 있고 길 안내가 있다. '비결'이라니 보통 사람들은 쉽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기본 체력과 의지, 노력, 성실, 인내, 집중, 비전 등 우리가 아는 모든 내용도 포함되지만 추상적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저자 : 곽지원

 

최근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서 양평을 대표하는 가게로 소개된 "곽지원 빵공방" 의 주인장. 우리 밀과 천연효모종으로 만드는 그의 천연발효빵은 제주도에서 찾아와서 사 먹을 정도로 극성 팬덤을 갖고 있다. 롯데백화점 고위층의 부탁으로 여섯시오븐이라는 베이커리를 백화점에서 운영했다.

40년 가까이 빵을 만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제빵사지만 일흔살을 바라보는 지금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빵을 굽는다. 자신이 추구하는 "건강하고 집밥 같은 빵"을 만들기 위해 잠실에서 잘 나가던 빵집을 접고 양평 두물머리로 들어 갔다. 신선한 빵 재료를 얻기 위해 직접 산양과 닭을 기르고, 풍차로 밀가루를 만들고 화덕 오븐에 나무를 떼서 빵을 굽기도 한다. 그는 "공부는 엉덩이로 하고, 빵은 발로 만든다"고 얘기하는 빵의 장인일 뿐 아니라 카페, 해변가 디스코 클럽, 넝마주이, 트럭 과일장사 등 여러 업종에서 수십 년간 장사를 해 온 성공적인 장사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처럼 오래오래 장사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며 30여년의 장사 경험을 통해 구축한 절대 망하지 않는 "장인의 장사"라는 철학과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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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길
레이너 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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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삶에는 무수한 역경이 있고 전환점도 있다. 그만큼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함께 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역경에 굴복해 삶의 의지를 잃고 방황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놀라운 투지를 발휘해 역경을 이기고 기적 같은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이 책 『소금길』의 두 주인공 레이너와 모스는 결혼 32년을 맞이한 중년부부다. 열심히 살았고 행복한 삶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집도 절도 없는 신세로 전락한다. 더욱이 남편 모스는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희귀병 진단을 받는다. 늦은 나이에 이런 신세가 될지 꿈에도 생각지 못한 부부는 그야말로 맨붕 상태였을 것이다. 실제 "이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막연하고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고 고백한다.

더는 내몰릴 곳 없는 벼랑 끝에 선 두 사람은 내일을 위해, 희망을 되찾기 위해 배낭 하나씩만 메고 영국 남서부 해안의 절경을 품고 이어지는 내셔널 트레일 코스인 ‘사우스 웨스트 코스트 패스’로 가기로 결심한다. 벼랑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길로 간 것이다. 이 길 사우스웨스트코스트 패스(South West Coast Path)는 영국에서 가장 긴 보도(步道)이자 국립산행로이다. '쥐라기 해안(Jurassic Coast)'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동부 데번의 엑스머스(Exmouth) 근처 오컴브(Orcombe Point)로부터 도싯의 스워니지(Swanage) 근처 올드해리록스(Old Harry Rocks)에 이르는 약 153km 길이의 해안을 포함해, 1,000km에 이른다. 책에서는 '무작정'이었는지 모르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처지여서 무모한 도전이 가능했으리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평범한 주부였던 레이너 윈이 쉰이 넘어 1,000km 도보 장정을 한다는 것은 쉽게 용기를 낼 일이 아니다. 더욱이 동반자 남편 모스는 희귀병 환자로 체력이 따라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부부가 다시 삶을 위해 시작하는 대장정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작했다.

 


 

열여덟에 처음 만나 서른두 해를 함께한 중년 부부 레이너와 모스. 수십 년 동안 머리를 누이고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집과 농장은 3년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 모스가 겪고 있는 극심한 통증의 원인은 치료제도 없이 진통제로만 버텨야 한다는 희귀병, 피질기저퇴행이었다. 의사에 따르면 모스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년 정도이고, 치매 증상과 함께 몸은 점점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그대로 숨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레이너로서는 청천벽력도 이런 날벼락이 없을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걷기 시작한 부부는 사실 그저 걷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말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 같지만, 이대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멍하니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밤이 되면 자연 한가운데에서 텐트와 침낭을 펴 잠을 청하고, 위험한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면서도 절벽과 바다, 하늘을 벗 삼아 그 곁을 걷고 또 걸었다. 이제 남은 희망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 1년여 동안 1,000km가 넘는 길을 묵묵히 걷는 동안 자연은 진심 어린 위로를 선물했고 그래도 희망이 있음을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중년의 부부는 배낭을 메고 마인헤드부터 시작하는 1,000km가 넘는 긴 여정을 두 사람의 발자국으로 채워가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두 사람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어느 칠흑 같은 밤,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밀려드는 파도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 텐트를 그대로 들고 해변을 달리기도 하고, 가진 돈이 없어 야영장에 몰래 들어가 조용히 텐트를 친 뒤 짧은 잠을 청하고는 빠져나오기도 한다. 한번은 큰맘 먹고 산 파이를 제대로 맛보기도 전에 먹을 것을 찾던 약삭빠른 갈매기에게 빼앗기는 수모를 겪는 레이너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느껴지면서도, 위로인 듯 약 올리는 듯한 모스의 말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부부여서 가능했을까.

“우리한테 일정이 있었던가?”

“그야 물론이지. 이렇게 걷고 쉬다가 다시 우리 미래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걷고 또 걷는 거야.”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야.”(p. 110)

 


 

SWCP에 들어선 이후부터 이 초록색 텐트는 우리의 집이 되어 주었다. 매일 저녁이 되면 우리는 마치 의식이라도 치르듯 텐트를 치고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다 들여놓았다. 우선 저절로 부풀어 오르는 깔개를 깔고 그 위에 작은 플리스 담요를 덮었다. 그런 다음 침낭을 편 후 우리 발이 닿는 곳에, 그러니까 텐트 문 앞에 배낭을 들여놓았다. 우리는 배낭을 열어 작은 주머니에 따로 들어 있는 조리도구를 꺼냈고 옷가지들을 꺼내 추위를 막기 위해 텐트 바닥 여기저기 빈 공간에 깔았다. 그리고 텐트 문 지퍼 위쪽 지붕 부분에 달린 고리에 손전등을 매달았다.

이렇게 준비가 다 끝나면 비로소 차를 끓이기 시작했고 모스는 짧게 편집된 《베오울프》를 읽었다. 우리가 가져온 단 한 권의 책이었다. 뭔가 의식 같은 걸 치르고 싶어 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편안히 잠에 빠져들기 전에 안전한 주변 환경을 만들어두려 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고? 우리는 그런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한 결코 진정으로 편하게 잠들 수는 없는 것일까? 바닷가 어딘가쯤에 세워놓은 이 텐트 안은 중추 신경 진통제를 먹지 못해 벌벌 떨고 있는 죽어가는 한 남자와 내가 기대고 매달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p.165~166, 「걷기」 중에서)

 


 

“어디로 가는 길이세요? 배낭여행을 하기에는 좀 시기가 늦지 않았나요?”

스무 살 남짓 되었을까,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와 모자 달린 티셔츠를 입은 남자가 우리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이렇게 물었다.

“랜즈엔드로 가요. 그다음은 아마 날씨에 달려 있겠지만, 어쨌든 계속 걸어갈 겁니다.”

“얼마나 더 갈 건데요?”

“그야 우리가 가고 싶은 만큼.”

“아니, 그럼 돌아갈 계획이 없다는 거예요?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로 대단들 하시네요. 일상을 박차고 나와서 원하는 일을 하다니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서요.”

“아니, 내 말이 맞잖아요. 돌아갈 계획이 전혀 없다면 자유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거지요. 정말 대단합니다.”

남자는 다른 길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러나 이렇게 외치는 걸 잊지 않았다.

“어르신들, 인생을 즐기세요.”

우리는 버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렇게 빨리 움직이고 있으려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걸어서라면 몇 시간은 걸릴 거리를 단 몇 분 만에 가고 있는 것이다. SWCP는 우리에게 걸어서 가는 길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실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게 되었고 출발 지점에서 다음 목적지까지 그리고 다음에 목을 축일 수 있는 곳까지의 공간이 얼마나 넓은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중략) 우리는 그렇게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p.298~299, 「살가죽」 중에서)

 


 

“우리가 과연 잘한 걸까?”

모스가 진통제 네 알을 삼키고는 바위 위에 앉았다. 나는 중국 약재상에서 구한 진통제 연고를 그의 어깨에 발라주었다. 삶은 양배추 냄새를 풍기는 이 약은 효과는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기분은 들게 해주었다.

“우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겠어. 방이 필요하면 우리가 번 돈으로 방을 얻으면 되고 당신은 다시 공부를 하고. 그리고 나는 또 뭐든 일을 찾을 수 있겠지. 아니면 나도 뭘 다시 배우던가. 그렇지만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어 사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된 거야.”

“그래, 나도 알아. 그건 확실하지. 내 말은 이렇게 다시 걷고 있는 게 잘한 선택이냐는 거지.”

“우리가 살면서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일 거야.”

“그렇다면 좋아. 사실은 그 말을 당신에게서 듣고 싶었지.”(p. 454~455, 「생명의 기운」 중에서)

 


 

우리는 바위 위에 드러누웠다. 몸이 갈색 가죽처럼 바짝 말라갔다. 14개월 전만 해도 힘없이 늘어져 있던 연약하고 창백했던 우리의 몸은 이제 군살 하나 없이 햇볕에 탄 몸이 되었으며 영원히 되찾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탄탄한 근육까지 붙어 있었다. 머리카락은 형편없이 상해 있었으며 손톱은 부러졌고 옷은 올이 다 드러나 보일 정도로 닳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시간만 죽이며 지내는 것이 아니라 일분일초가 지나가는 것을 잘 알고 그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바위는 점점 기울어가는 태양을 따라 그대로 열기를 전달해주었고 바닷물이 들락날락할 때마다 갈매기들은 각자 다른 소리로 울어댔다. 내 손은 시간이 갈수록 주름이 더해졌고 허벅지는 먼 길을 걸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다. 그렇지만 모스가 나를 끌어안고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분명한 열정으로 서둘러 내게 입술을 가져다 댔을 때 갑자기 시간이 거꾸로 흘러갔다.

나는 19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모스의 집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의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순식간에 자라버린 갓난쟁이들의 엄마였다. 우리는 우리였고, 우리가 살아간 일분일초도 우리였고, 온갖 경험을 넣어 푹 끓인 인생이 바로 우리였다. 우리는 우리가 되기 원했던 모든 것이었으며 동시에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모든 것이기도 했다.(p. 532~533 「소금길」 중에서)

 


 

이 책은 저자 레이너의 첫 번째 책이다. 『소금길』은 1년여 동안 1,000km가 넘는 길을 묵묵히 걷는 동안 경험한 가지각색의 사람들, 쉽지 않은 여정 그리고 자연이 두 사람에게 선물한 진심 어린 위로와 희망을 담았다. 무려 550페이지에 이른다. 영국에서는 출간 직후부터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선물하며 여러 매체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관찰 예능을 보는 듯한 현실감 넘치는 부부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와 함께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유려하게 묘사한 문장으로 가득차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유례없는 세계적 팬데믹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함께 다시 한 걸음 내디딜 용기를 준다.

당장 가보고 싶지만 지금은 팬데믹 상황으로 오가기가 몹시 어렵고 불편하다. 더욱이 여느 때와 달리 반길 리도 없을 터, 이들 부부가 간 길을 따라 독자의 삶에 희망과 용기를 담아오고 싶다.

 

저자 : 레이너 윈

 

자연의 치유력과 캠핑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이자 장거리 워커(walker). 3년여 동안 지루하게 이어진 법정 공방은 손수 일군 집과 농장 등 모든 것을 앗아가고 말았다.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었다고 느꼈던 그때, 남편 모스와 함께 영국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약 1,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내셔널 트레일인 ‘사우스 웨스트 코스트 패스’를 무작정 걷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걸음을 옮기면서 경험한 자연이 준 위로와 희망을 첫 책 《소금길》에 담았다. 출간 직후부터 수많은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며 위로를 선물한 이 책은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코스타 북 어워드’와 생태와 환경 분야 도서에 수여하는 ‘웨인라이트 프라이즈’의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금길》 이후 새로운 터전에서의 정착 과정을 담은 《와일드 사일런스》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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