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브랜딩을 위한 2주 책 쓰기 - 1인 퍼스널 브랜딩이 힘이다
김인희 지음 / 다온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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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를 통해 1인 브랜딩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에서 1인 브랜딩은 혼자 하는 자신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한 게 목적임을 말하고 있다.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자신을 알리는 데 책까지 쓸 필요가 있나?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하는 '1인기업'의 자기소개서로 생각하면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단순히 책을 쓴 '저자'로서의 경력이나 프로필보다는 어떤 내용의 책을 썼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에 앞서 필요한 책 쓰기가 목적이다.

이 책 『나만의 브랜딩을 위한 2주 책 쓰기』의 저자 김인희는 1인 브랜딩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썼다. 자신의 목적보다는 '1인기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필요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는 이 책이 첫 발간이 아니다. 이미 『완벽한 강의의 법칙』 『말 한마디 때문에』 『언택트 시대, 왜 그 강사만 강의 의뢰가 더 늘었을까』 등 3권의 출판 경험이 있다. 저자는 기업강사에서 시작해 책 출간을 통해 방송 출연, 사업까지 그 범위를 스스로 확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독자에게 나누고자 했다. ‘어떻게 하면 책을 쉽게 쓰고,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2주 만에도 책을 쓸 수 있도록, ‘쉽게 책 쓰는 방법’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마케팅을 하는 방법’을 한 권으로 담아냈다.

 


 

철저하게 마케팅, 특히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낸 책이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형식이 강조될 터,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솔직한 심정도 이 책에 담았다. 누구든 자기를 ‘드러내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면, 브랜딩이 가능한 시대라는 저자는 "이 책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이 시대에서 ‘책 쓰기’를 통해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1인 브랜딩의 첫 번째 방법을 책 쓰기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책 안에는 단순히 글쓰기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자신을 홍보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안정성이 보장된 직업’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업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뉴스는 전하고 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적으로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는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된 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일상은 변화했고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경기도 불투명해 국민들의 불안감은 이중삼중으로 겹쳐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해고할 수 없는 1인 브랜드’가 된다면, 지금보다 조금은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고안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특히 이 책이 단순 마케팅보다는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강조한다. 강사라는 직업적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꼼꼼하고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

더 이상 글쓰기 아카데미를 찾아서(저자도 처음 책을 내기 전 글쓰기를 가르치는 곳에 가서 수백만 원의 수업료를 내면서 배웠다고 하지만 책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토로한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누구든 2주 만에 책을 쓸 수 있고, 포털 사이트에 인물검색을 등록할 수 있다. 또한 블로그나 유튜브의 메인을 차지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훌륭한 고수로, 사람들에게 전문가로 인정받는 1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책에 실었다. 너무 쉽게 '장밋빛 미래'를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의혹도 있지만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 출판사 측 설명이다.

 


 

일부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설명도 이 책에 넣었다. 콘셉트 잡기, 제목 정하기, 목자 정하기 등 기획하는 법과 초고를 써서 투고하는 방법까지 현실적인 방법과 조언에 이어 마케팅하는 방법까지 설명한다. 마치 출판사를 경영해보고 편집도 해본 유경험자인 것 같다. 그러나 목적은 자신의 개인 브랜딩이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바로 책을 읽어주는 독자를 위한 마음으로 써야 한다. 내 이름을 건다는 것에만 도취되어 자비출판을 하는 것을 말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초고를 2주 만에 완성했다는데 이쯤되면 '책 빨리 쓰기'의 고수로 인정해야 할 듯하다. 2주만에 혼자서 책을 낸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명 출판사에서도 책 한 권 내는 데도 여러 사람이 함께 협력하면서 한두 달씩은 걸리는데 독자로서는 '혼자서 2주만에'의 근거를 알고 싶다.(근거 자료와 저자의 솔직한 심정도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다)

저자는 책 쓰기에 스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열정도 필요하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자료 수집도 게을리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혼자 책 만드는 데 2주라는 것은 '빙산의 일각'만 보여준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보여주는 출간기획서가 있다. 또 군데군데 저자의 설명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중요 포인트를 놓칠 우려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고 조급함은 금물이다.

 


 

저자를 따라 책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본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왜 책을 써야 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본 다음 구체적인 책 쓰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책을 홍보하는 방법,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까지 설명한다.

「1장. 브랜드, 책 쓰기부터 시작하라」에서는 1인 브랜드가 왜 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고, 앞으로 1인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그 미래를 전망한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좀 더 발전된 ‘나’를 위해, 안전지대 밖에서 머무를 것을 권고하며 책 쓰기를 시도한다.

「2장. 나는 이제 작가다」에서는 책 기획 방법, 타깃독자 선정 및 목차 짜는 방법, 자료 수집법 등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필요한 과정 등을 제시하고 설명한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단계임에도 저자는 위트 있는 말투로 설명해 독자들이 지루함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3장. 2주 만에 초고를 완성하는 비결」에서는 본격적인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는 글을 쓸 수 있는지, 2주 만에 글을 쓸 수 있는 계획과 방법, 분량은 어떻게 설정하는지 등을 제시했다.

「4장. 두드림과 기다림」의 문학적 표현의 제목으로 한 이 장에서는 출간기획서 작성 방법, 출판사 선정 노하우, 출간 계약시 주의해야 할 사항, 인세 정산 방법 등을 알려준다.

「5장. 나를 돋보이게 하는 마케팅」에서는 뉴스기사 작성 방법, 블로그 상단 노출 방법, 이미지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책 쓰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잘 알릴 수 있는 비법까지 배울 수 있다. 저자는 마케팅 강의와 출판 경험을 잘 융화시켜 이 책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저자 : 김인희

 

사내 강사로 12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프리랜서 강사를 선언하고 활동했다. 그러면서 강의의 기회와 강의료가 브랜딩이 되어 있는 다른 강사들과 차이가 있음을 깨닫고, 일찍이 1인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꼈다. 수많은 노력 끝에 《완벽한 강의의 법칙》 《말 한마디 때문에》 《언택트 시대, 왜 그 강사만 강의 의뢰가 더 늘었을까》를 기획출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 인해 여러 기업에서 강의요청을 받고 15년째 강사로 활동했다. 책 쓰기 경험과 쉽게 익히고 가르치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남들보다 월등히 빠른 책 쓰기와 기획출간 성공 노하우를 베풀고 나누었다.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마케팅을 꾸준히 연구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그녀만의 노하우로 유튜브 채널 ‘골든버킷리스트’를 운영하며 1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블로그 상단노출은 물론 네이버 인물검색 등록, 방송출연 기회까지 얻으며 1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는 퍼스널 전문 교육기업 ‘골든버킷에듀’의 대표로 활동하며 책 쓰기 코칭 및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개개인에 맞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퍼스널 브랜딩을 돕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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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 씽 - 반짝이는 것은 위험하다
자넬 브라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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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프리티 씽』은 "심리스릴러와 윤리에 관한 이야기가 적절하게 섞여 있는 최상의 서스펜스다. 읽는 순간 빨려 들어간다. 믿기 어려운 엄청난 속도로 홀린 듯이 읽어냈으며 모든 순간이 좋았다"는 평을 낸 제시카 놀(베스트셀러 《The Favorite Sister》 저자)의 말처럼 쉽게 읽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소설이라면 쉽게 읽히는 것이 제 1조건일 터, 당연히 이 작품은 미국 내 최고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으면 인기를 몰아 영화화에도 성공했다.

이 소설은 가족애와 로맨스, 인간 내면에 숨겨진 욕망과 이중성, 잃어버린 진정한 관계에 대한 의미, 삶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까지 절묘하게 담아낸, 한 편의 ‘아름다운 수작(秀作)’임에 틀림없다. 이 소설은 한편으론 오늘날 세계 최강국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주기도 한다.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면, 황금만능주의가 개인의 부(富)에 대한 집착과 비이성적으로 결합되면서 가장 흉악한 범죄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모습에서는 독자들에게 강한 경계의 메시지도 준다. 저자의 타고난 천재적 문장력으로 직접 묘사를 피해도 드러나는 미국 사회의 가장 심각한 현상이 숨어 있다.

독자도 소설적 재미보다 사실 메시지에 더 치중해서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돈에 대한 개인의 욕망과 일탈은 이미 붙잡을 수준을 넘어서고 있음을 엿볼 수 있어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 없다.

 


 

한때 가난하지만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니나는 예술사 학사 학위만 있으면 갈망하던 직업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 꿈은 산산이 부서졌고 교활한 아일랜드인 남자친구 라클란과 함께 상류층 자녀들에게 사기를 치고 부유한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며 살아간다. 니나는 최고의 사기꾼에게 기술을 배웠다.

니나의 엄마는 타고난 사기꾼이었고, 자신은 떳떳하지 못한 고된 삶을 살아도 딸에게는 괜찮은 어린 시절을 갖게 해주려고 애썼다. 그런 엄마가 병에 걸렸다. 엄마의 병을 고칠 수 있다면 니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그것이 대담하고 위험한 사기 행각일지라도. 니나의 결심은 냉혹하고 차가운 미국 사회 현실의 어두운 면을 담고 있다. 차가운 타호 호숫가에서 니나, 바네사, 라클란, 세 사람의 인생이 충돌한다. 부와 욕망, 질투와 분노, 사랑과 배신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듯 진실과 거짓이 뒤엉킨다.

 


 

저자는 부를 쫓는 자본주의 속 세상에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나뉘는 현대판 계급의식과 그것을 욕망하는 자와 질투하는 자 사이의 미묘한 심리를 꿰뚫어본다. 또 소셜미디어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전부를 거는 사람들, 남들의 사생활을 은밀히 지켜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심리도 날카롭게 파헤친다.

가난 속에서 사기꾼이었던 엄마의 모습을 닮지 않기를 꿈꿨지만 결국 거짓된 사기극을 꾸미게 되는 니나와 부유했지만 불우했던 가족사를 숨긴 채 SNS 속 세상에서 사치와 행복을 꾸며대는 바네사의 모습은 진짜와 가짜가 모호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현재 우리들의 자화상과도 묘하게 닮아 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쇼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지금 여기에 진짜는 하나도 없었다. 우리 모두는 그저 허울뿐인 위조품들이었다.”

니나의 말에서 독자는 현재 미국 사회의 병리 현상을 읽었다. 그러나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시대나 어느 사회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함께 병존하니까.

소설은 치밀한 범죄를 계획하고 전개하는 과정을 통해 쫄깃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복수극이자 사기극을 표방하지만, 과연 누가 누구를 속고 속일지, 어떤 게 진짜이고 가짜인지, 무엇이 허상이고 실체인지 들여다보게 하는 심리스릴러에 가깝다. 가질 수 없는 반짝이고 위험한 부와 욕망만을 쫓으며 살다보면, 우리 모두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괴물이 되어 갈 수 있음을 상기시키며, 스스로 어떤 자아로 살아갈 것인지 되묻는다. 완성도 높은 필력과 빠른 전개, 놀라운 흡인력으로, 결코 벗어날 수 없지만 애증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가족애와 로맨스, 인간 내면에 숨겨진 욕망과 이중성, 잃어버린 진정한 관계에 대한 의미, 삶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까지 절묘하게 담아낸, 소설의 텍스트 같다.

 


 

바네사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면으로는 명예와 기대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우면서 부모님과 아픈 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니나와 바네사는 모든 면에서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닮은 부분도 있다. 바네사를 향한 니나의 접근을 보면서 일생일대의 사기극을 꾸미는 사기꾼과 그들의 표적이 된 바네사의 운명이 궁금해진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SNS와 인스타그램에 소개하면서 너무 자세한 내용으로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고 인스타그램에 나와 있는 것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이 소설적 구성으로 절묘하게 독자의 가슴으로 다가온다.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해 올리는 글을 보면서 그 사람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거짓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을 보며 안타까움에 독자는 애써 개운치 못한 뒷맛이 생각날까 눈을 질끈 감아본다.

"가족, 돈, 인스타그램의 충돌이 만들어낸 온갖 반전으로 가득한 이 소설은 상류층이 머무는 대저택의 벽을 사이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한 현실을 풍자한다"고 소설의 속을 간파한 줄리아 필립스(베스트셀러 《사라지는 대지》 저자)의 추천사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저자 : 자넬 브라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리티 씽PRETTY THINGS》을 비롯하여 《사라지는 나를 지켜봐줘WATCH ME DISAPPEAR》,

《우리가 원한 건 전부였어ALL WE EVER WANTED WAS EVERYTHING》, 《이곳이 우리가 사는 곳THIS IS WHERE WE LIVE》을 출간한, 영미 문학계가 주목하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 〈보그〉, 〈뉴욕타임스〉, 〈엘르〉, 〈와이어드〉, 〈셀프〉,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살롱〉 등 여러 매체에 기고하는 에세이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전작인 《사라지는 나를 지켜봐줘》는 고담 그룹에 영화 판권이 계약되어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고, 최신작 《프리티 씽》 역시 니콜 키드먼 주연, 리드 모라노 감독의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현재 《프리티 씽》의 드라마화를 앞두고 각본을 맡아 진행 중이며,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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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농서 - 이름 없는 영웅들의 비밀 첩보 전쟁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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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풍기농서』는 나관중의 『삼국지』와 크리스티앙 자크의 『이집트의 판관』을 많이 닮았다. '닮았다'는 표현은 자칫 '표절'을 의심할지 모른다. 그러나 삼국지의 배경과 등장인물 등이 많이 겹치고, 크리스티앙 자크의 구성력과 소설을 끌어가는 이야기의 전개가 닮았다는 뜻이다. 표절된 책이 이렇게 대한민국 출판계에 버젓이 출판되어 나올 리 없잖은가. 이 책의 저자 마보융 (?伯庸, 1980~ )이 스스로 밝힌 말이기에 독자도 마음 편히 이 사실을 먼저 밝힌다. 저자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650페이지에 이르는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소설은 중국 삼국시대의 첩보전을 다룬다. 전쟁 중이던 세 나라의 첩보원들의 암약과 숙명적으로 생사를 오가는 위험하지만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등장인물도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저자가 창조해낸 캐릭터들이다. 즉 시대적 배경과 현대의 첩보전을 적당히 가미해 독자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소설을 읽는 신선한 맛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저자는 「후기」에 "드디어 끝났다. 이십 만 자(중국 한자로, 독자 주)가 훌쩍 넘는 분량은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프로작가에게는 별일 아니겠지만, 천성이 게으른 내게는 한계를 절감하는 일이었다"고 술회한다. 대하드라마를 쓰는데 시간이나 체력은 물론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도 소모됐을 터다. 그래서 저자의 엄살 섞인 후기 1성이 오히려 정감 있게 느껴진다. 저자는 이 같은 소설을 구상하는 데 자신의 성격을 드러낸다.

"사실 나는 천성적으로 일반적인 것보다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 철저한 고증을 기반으로 한 역사 소설보다 이렇게 새로운 역사 소설이 훨씬 매력적이다."

이에 따라 이 소설을 집필하면서 최대한 열심히 역사 자료를 조사하고 현대적 감각이 살아 숨 쉬는 삼국시대를 창조하고자 노력했으나 어색한 흔적을 지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삼국 시대를 만들어냈으나 어색한 흔적은 지우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이집트의 판관』은 사실과 허구가 완벽한 혼연일체를 이뤘지만 『풍기농서』는 가공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독자는 그의 겸손함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정안사, 사문조, 군정사 등 『풍기농서』에 등장하는 관부 명칭과 자질구레한 촉나라의 행정 절차는 모두 명확한 고증 없이 지어낸 것들이라고 밝힌다. 또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낸 관부 명칭이 많다고 말한다. 저자는 "『풍기농서』는 삼국 역사 소설이 아니라 삼국 역사를 차용한 공상 소설이다며 누군가 저자에게 삼국 역사르 제대로 보기는 했느냐는 비난한다면 아마도 "아, 사실 이건, 다른 차원의 세상에서 일어난 일입니다"고 답한다는 여유 있는 유머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풍기농서』는 크리스티앙 자크가 영감을 주고 프레더릭 포사이스가 살을 붙이게 해준 작품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두 대가의 덕분이라는 뜻이다. 가장 먼저 접한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작품은 『자칼의 날』이고 올해 초 그의 작품집을 구매해 독주를 한입에 털어넣듯 단숨에 완독했다. 그의 문장은 아주 차분하고 간결했다. 어떤 상황 묘사든 늘 변함없이 맺고 끊음이 명확했다. 화려한 수식어나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그야말로 첩보 작전에 딱 어울리는 명료한 문장이다. 그리고 매우 섬세했다. 사소한 사건도 대충 넘기지 않고 세부 사항까지 자세하게 묘사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두 작가 사이의 문체적 비교를 하면 재미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앞서 언급되지 않았던 또 한 명이 『풍기농서』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댄 브라운의 음모론적 관점은 절대적으로 내 취향이다. 나는 확실히 음모론자다. 그래서 모든 역사 사건에는 반드시 내막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정말 없다면? 그럼 만들어야지. 사실 역사 소설에서 팩트와 진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장르를 불문하고 소설은 재밌어야 한다. 내가 음모론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역사의 진실과 더 가깝다거나 인간 내면의 추악한 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다.

첩보 소설의 기본 요소인 계략과 내막, 그 이중성과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음모론적 관점은 확실히 색다른 세계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고 자신의 소설론을 밝힌다. 따라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음모는 당연히 팩트가 아니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이용한 공상일 뿐이다. 저자는 전혀 다른 세상의 관점에서 이중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저자의 소설 집필과 출간 배경이 되는 위에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독서를 즐기면 훨씬 재미를 더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제 소설 속으로 독자의 안내대로 따라 들어가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재미 위주로 읽어도 좋다는 저자의 말을 밑바탕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시대적인 배경은 서기 229년 위, 오, 촉의 삼국 시대이다. 이 세 나라는 중국의 패권을 쥐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던 시기이다. 촉나라 승상 제갈량이 출사표를 던지고 위나라를 치는 동안 각국의 간첩들이 비밀스럽게 움직임을 시작한다. 책 속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요 인물을 새삼 열거한 필요는 없다. 책 앞 부분에 등장인물들을 간략하게 나라별로 소개해서 작품 이해를 돕는다. 주요 인물 중 첫 번째로 꼽는 사람이 진공이다. 진공은 위나라에 파견된 촉나라 고정 간첩으로 자는 문례, 간첩명은 '흑제'다. 실제로는 촉나라의 비밀 정보국인 시문조 소속이지만, 오랜 세월 위나라 천수군 태수부의 주기로 근무한 인물이다.

손령은 천수군 태수부 문학좨주이나 쉽게 전란에 휩싸이는 지역의 특성상 주어진 업무가 많지 않은 인물이다. 자는 정경, 재능이 있지만 천성이 거만한 인물이다. 위량은 천수군 태수부 문하서좌로 문서 창고인 서좌대를 관리한다. 술을 좋아하며, 호방한 성격이다. 또 곽회는 옹주 자사로 농서 지역 위나라 군대 최고 통솔자이자 근엄하고 검소한 성격의 전형적인 군인이다. 곽강은 곽회 수하의 아문장으로 자는 의정이며, 천수군 지역의 촉나라 간첩을 색출하는 간군사마로 활동한다. 이밖에도 임량, 마균, 서영, 적제, 백제, 장관, 극정, 설영, 배서, 성번, 마충 등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촉나라가 위나라에 간첩을 심어두었듯, 위나라 또한 촉나라 고위층 가운데 정체불명의 간첩을 숨겨놓았다. 촉나라의 최강 병기인 노기 설계도를 탈취하겠다는 위나라의 음모 아래, 금지된 사교인 오두미교 조직이 연합하면서 두뇌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져간다. 그저 ‘올빼미’로 통칭되는 베일에 싸인 간첩들 중 사상 최악의 위나라 간첩 ‘촉룡’의 뒤를 쫓는 촉나라의 비밀 정보국 정안사 소속 관리 ‘순후’. 촉룡의 암흑 같은 그림자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면서 순후는 절체절명의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책에 따르면 촉한은 2차 북벌에서 실패하고 후퇴하고 있었는데 촉한의 '노기'가 왕쌍의 군대를 공격하고 그때 왕쌍의 군대는 전멸을 면치 못하고 왕쌍도 전사한다. 진공은 위나라의 천수부 태수부에 근무하고 있는데 그는 원래 촉나라 고정 간첩으로 파견되어 있었다. 옹주 자사인 곽회와 곽강으로 진공은 긴장한다. 그러다 황제가 보낸 급사중에 대해서 알게 되어 그와 관련하여 조사를 벌이게 된다. 진공은 급사중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촉나라 고정 간첩이며 천수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제를 만나려 하지만 백제가 곽강에게 포위되고 백제는 진공의 신분을 지키기 위해 자결한다. 진공은 백제가 자결하면서 남긴 정보들을 통해서 급사중의 정체와 위나라에서 벌이려고 하는 일들을 알게 되고...

 


 

저자 : 마보융

 

중국 현대 장르 소설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문학 귀재鬼才’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작가 마보융은 1980년 내몽골자치구 츠펑시에서 태어난 만주족 출신이다.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발표한 글들이 유명세를 얻어 작가로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2005년 삼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편 소설 『풍기농서』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중화권 젊은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치밀한 자료 조사, 흡입력 넘치는 빠른 전개, 생동감이 느껴지는 인물들, 약간의 유머 감각이 결합된 그의 작품들 중 『장안 24시』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5년 SF문학상인 은하상, 2010년 인민문학산문상, 2012년 주즈칭산문상을 수상하며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동시에 얻었다. 대표작으로 『풍기농서』, 『장안 24시』, 『용과 지하철』, 『삼국기밀』, 『초원동물원』 등이 있다.

 

역자 : 양성희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사범대학에서 수학했다. 『장안 24시』, 『아, 베이징』, 『용과 지하철』, 『위장자』, 『참새 이야기』, 『전족』, 『란란의 아름다운 날』, 『도시를 읽다』, 『다그치지 않는 마음』, 『대국굴기』, 『채근담』 ,『공유경제』 등 7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출판번역 강의와 출판기획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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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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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월에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제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꺼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아직 학술적으로 정착된 용어는 아니지만,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열광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 로봇을 둘러싸고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로봇은 최근 대중적 관심을 듬뿍 받고 있지만, 사실상 로봇의 역사는 제법 오래 되었다. 로봇은 오랫동안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가 20세기 후반에 산업용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후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결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보토피아'는 아름다운 미래다. 인간이 힘들게 해오던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저 물질적 풍요와 시간적 여유를 누리는 세상이다. 이와 반대로 로보칼립스는 끔찍하고 어두운 미래다. 인간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경제적 궁핍 속에서 생존을 위해 허덕여야 한다. 과연 어떤 세상이 우리를 기다릴까?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단언한다. 인류의 역사가 언제나 그래왔듯이 양극단의 세계 중 하나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로봇이 가져올 변화에 잘 대응하여 찬란한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찰을 게을리하다 갈 곳을 잃고 패배자로 전락할 것이다.

 


 

이 책 『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의 저자 제이슨 솅커는 직업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직업의 과거를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과거 산업혁명기에 일어났던 직업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자동화 시대에 겪게 될 직업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바짝 다가온 '로봇시대'에게 우리 인간의 일자리를 내주고 실업자로 전락하는가에 대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인 제이슨 솅커의 깊은 고찰이다. 뿐만 아니라 로봇의 일반화가 진행될 경우 파생되는,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 로봇과 인간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스미스(Smith)는 영어권에서 가장 흔한 성이다. 기원전 1500년부터 기원후 1800년까지, 대장장이(blacksmith)는 중세와 근세 동안 가장 흔한 직업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이 직업에 대한 애착이 너무 큰 나머지 그들의 성을 ‘스미스’로 지을 정도였다. 그래서 자신들의 직업이 아예 사라진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현 시대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며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산업혁명기의 사라진 대장장이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과거를 분석한 후 노동의 단기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직업의 현재와 최근 동향을 살핀다. 그런 다음 미래를 전망한다. 자동화의 부정적 영향을 크고 빠르게 받을 직종과 더 많은 기회가 창출될 분야를 논한다. 산업혁명 속에서 사라져 간 대장장이가 되기보다는 다양한 역량으로 기술 변화를 받아들이며 도전할 수 있도록 독자들에게 일자리의 미래를 제시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로봇과 자동화의 물결이 밀려들면서 전 지구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장단점을 살피고 이 제도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저자는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은 교육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며, 로봇 시대에도 끄떡없는 일자리는 앞으로 어느 분야에 있을지를 알려 준다. 격변하는 로봇 시대를 살아갈 우리는 미래 기술 산업의 도래 이후 인공지능 로봇이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주어진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길거리에서 부쩍 자주 볼 수 있는 차종이 있다. 바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일론 머스크가 만들어 낸 전기자동차 테슬라이다. 일론 머스크는 조만간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을 완성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그의 말이 전혀 허풍으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무인 자동차가 거리를 점령한다면 수많은 운전과 관련된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자동화는 바로 우리 코앞에서 인간의 직업을 위협하고 있다. 로봇의 침공은 운전과 같은 분야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고도의 지능이 필요한 전문직까지 위협하고 있다. 기사를 써내고 환자를 진단하며 음악을 작곡하고 소설을 쓴다. 이미 바둑은 인간을 압도하고 법률적인 조언을 하며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주식 거래를 해 인간의 돈을 빼앗아 간다. 길어야 앞으로 10년 안에 과연 무사하게 살아남을 직업은 무엇이 있을까 두려움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제이슨 솅커에 따르면 미래의 직업은 크게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으로 나뉜다. 자동화로 인한 산업의 부흥과 더 많은 일자리의 창출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산업혁명 속에서 사라져 간 대장장이(스미스)보다는, 다양한 역량으로 기술 변화를 바라보며 도전하는 이들이 바로 오늘의 노동자인 것이다. 일례로 스마트폰은 로보토피아를 실현할 손안의 상점이다. 손안의 상점이 가져다준 전자상거래 시장은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것은 로봇과 자동화로 우리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미래의 직업에 대해 설명한다.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보편적 기본소득의 맹점, 교육의 중요성, 로봇 시대에도 밀리지 않는 일자리 등이다. 즉 변화를 거부하기 보다 변화의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변화가 올바른 방향을 갈 수 있도록 사회제도의 수정과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 묘사를 진행해야 좋은 결과가 있는 것이 순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따라 들어가본다.

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기업들이 세제 혜택에 반응한다는 것에는 일치한다. 증가하는 국채, 사회보장제도, 인구 통계 등의 요소는 사람을 몰아낼 정도로 자동화를 급속히 도입하도록 하는 완벽한 세금 인센티브 폭풍을 만든 예이다. 세금 장려책은 현재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 전반에 지속 가능성을 넘어 자동화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국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81년 10월 1조 달러를 넘기기까지 205년이 걸렸다면, 채 5년이 되지 않은 1986년 4월에는 2조 달러가 되었다. 국채의 비율과 비례에 사회보장제도의 재정 상황 또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보장제도에 개혁이 없다면, 점점 불어나는 미국 정부 부채와 변화하는 인구 구조가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미국의 세수는 복지제도와 국채에 대한 이자로 모두 나갈 것이다. 국가 부채는 잠재적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정치적 논의는 부족하다. 개혁하지 않는 복지제도는 노동시장의 로보칼립스로 가는 가장 큰 위협이다. 개혁이 없다면 급여세는 상승할 것이고 고용주와 피고용인, 그리고 자영업자들은 일할 의욕을 잃어버릴 것이다. 처음 사회보장제도가 탄생했을 당시 현실 정치 기반으로 편리하고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보장제도는 미국 경제를 무너뜨리고 노동시장에 로보칼립스를 끌어들일 위협으로 작용한다. 많은 노령층에서 복지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왜 이 시스템이 무너지게 된 것일까. 답은 인구 통계에 있다.

미국 인구 성장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기대수명은 증가한다. 이것은 사회보장제도의 자금 부족 현상을 악화시키고 있다. 더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느 누구도 미국 인구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데 있다. 미국의 출산율은 1.93명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인구가 유지되는 데 필요한 '황금 수(golden number)'인 2.1%에는 미치지 못한다. 비스마르크가 1889년 복지제도를 만든 이래 미국의 기대 수명은 약 40세에서 80세로 두 배가 되었지만 출산율의 감소로 치명적인 결함을 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구가 고령화되며 문제는 더욱 커진다. 노령 인구의 증가는 노동력 상실을 의미하며, 사람이 없는 자리는 필연적으로 로봇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특히 복지 시스템을 지탱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급여세가 증가한다. 하지만 노동력 문제로 인간 노동자 대신 자동화로 대체되고, 기술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안이 로봇에 급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제안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우리는 키오스크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 노동자의 사회적 참여와 더불어 최저 임금제도 로봇의 도래를 앞당긴다. 급여세가 상승하면 고용주들이 더 많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고, 총 인건비 상승을 피하고 싶은 고용주들은 자동화와 키오스크화 추진을 앞당길 것이다.

자동화를 부추기는 사회보장제도와 함께 보편적 기본소득도 다음 네 가지의 주요 문제가 있다. 인플레이션 심화, 세금 인상,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발전 저해, 사회 분열. 보편적 기본소득제는 다분히 정치적 성향이 강한 제도이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는 민주주의와 본주의를 추구하는 대다수 선진국에서 거론되고 있는데 그 바탕에 공산주의적 이념이 있다는 사실은 크게 인식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기본소득에 많은 수가 찬성하는 유럽에서의 통계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각 정부에서는 무한의 화폐를 공급했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되었겠지만 넘쳐나는 통화량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상시화한다면 일하지 않아도 보상받는 것과 달리 물가는 그만큼 상승 압박을 받게 마련이다. 자산 보유자와 채권자에게는 좋지만 고정 수입자들에게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다.

 


 

문제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법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더 높은 급여세, 법인세, 재산세나 로봇 노동 급여세와 같은 새로운 세금을 창출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확실한 사실은 '세금은 오른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혜자의 노동이나 활동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부의 재분배를 위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면 기술 개발이나 투자, 경제 활동 전반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릴 것이다. 이 때문에 로봇세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많은 기업 지도자들도 로봇세에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어떤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스마트폰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로봇세에 대한 범위도 상당히 어려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삶에서 두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졸탄 이스트반Zoltan Istvan과 같은 '특이점주의자'들과 트랜스휴머니스트(Transhumanist)들은 인간이 앞으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미래에는 영원히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금은 여전히 부과될 것이다. 그리고 보편적 기본소득의 구현과 함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p. 162)

 


 

그렇다면 일련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제이슨 솅커는 답을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이 로보칼립스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큰 방어수단이며, 우리가 인간을 생산적이고 사회에 참여하는 구성원으로 준비시키기 위한 최고의 도구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교육의 민주화를 통해 노동자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온라인 교육은 초등부터 대학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것은 오랜 준비 기간과 짧은 점화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는 그런 촉발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막연한 미래의 불안감을 키우기보다 우리 스스로 미래의 일자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연히 얻어걸리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바뀐 현실에 적응하고 변화의 흐름을 인지해야 한다. 모든 것이 대면 교육으로 이뤄졌던 2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는 너무도 다양한 학습을 비대면으로 선택할 수 있다. 온라인이 인간관계를 단절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생각의 전환과 함께 실질적인 학습과 노력을 해야 한다. 인류의 역사가 끊임없이 순환, 반복하는 것처럼 일정 부분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당히 직관적인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도록 배려한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현실적인 문제만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럴 때는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이야기를 따라 먼 훗날를 생각하며 큰 크림을 그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저자 :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Prestige Economics)와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Futurist Institute)의 회장.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금융 예측가이자 미래학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43가지 평가 기준을 통해 블룸버그가 선정한 최고의 예측가다. 이 중 유로화, 영국 파운드, 러시아 루브르, 중국 위안화, 원유 가격, 천연가스 가격, 금 가격, 산업 철강 가격, 농산품 가격, 미국의 일자리 등 총 25가지 평가 기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그가 내놓은 분석들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 타임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에 실렸으며 CNBC, CNN, ABC, NBC, MSNBC, Fox, Fox Business, BNN, Bloomberg Germany, BBC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행사에 참석하며 민간 기업, 공기업, 산업 단체 등 다양한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일의 미래, 블록체인, 비트코인, 암호화폐, 양자컴퓨터, 데이터 분석, 예측, 가짜 뉴스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나토(NATO) 및 미 정부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 출간 도서로는 21권이 있고, 이 중 11권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 『금융의 미래』, 『The Promise of Blockchain』, 『Futureproof Supply Chain』, 『The Fog of Data』, 『Robot-Proof Yourself』, 『Financial Risk Management Fundamentals』, 『Midterm Economics』, 『Spikes: Growth Hacking Leadership』, 『Reading the Economic Tea Leaves』, 『Be the Shredder』, 『Not the Shred』 등이 있다. 저서 『After Shock』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학자로 선정되었다. 현재 오스틴에 거주하면서 주 및 연방 선거의 텍사스 당선인에게 조언해 주는 초당파적 기구 텍사스 기업 리더십협의회 소속 CEO 100명 중 한 사람이다. 전미법인이사회연합에서 정부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각종 이사회에 소속되어 있다. 텍사스 내 저명한 초당파 리더십 그룹인 텍사스 레퀴움 집행위원회의 재무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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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집 정리 - 부모님과 마주하는 마지막 시간 즐거운 정리 수납 시리즈
주부의벗사 편집부 엮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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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집 정리란 책을 왜 냈을까. 처음 왜 이런 책이 필요하지란 게 독자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직접 책을 펼쳐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누구나 거쳐야 할 부모님의 노환과 죽음이다. 평범한 가정이든 특별한 가정이든 이 점은 모두에게 닥치는 문제다. 따라서 부모님의 집과 짐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는 책을 내기에 충분하다.

사실 우리 주위에도 부모님의 사후에 집 정리보다는 짐 정리로 골치 깨나 썩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독자는 '물건은 버리면 된다'라고 생각했던 게 사려 깊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짐 정리는 정작 닥치면 어려워하고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형제가 없이 혼자라면 타인의 의사를 물어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 않으면 귀중품이나 돈으로 환산되는 물건을 빼고는 모두 쓰레기 처리하게 된다. 사는 곳 주민센터 등에 가면 폐기물이나 가구, 이불 등을 버릴 때 사용하는 폐기물 처리 부대 같은 것을 살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 처리한다. 말 그대로 쓰레기로 처리하는 것. 이것도 번거로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만큼 편리함에 길들여지는 동안 부모님의 물건에 대해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결과다.

독자도 2년여 전 어머니 상을 당했다. 그 전에 아버지 상도 당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짐을 정리하기 위해 시도했다가 동생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던 경험이 있다. 옷을 물론 이불, 침구류, 식기, 생활잡화 등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동생에게 "어떻게 그리 매몰차냐"는 힐난을 면치 못하고, 결국 그대로 방치 후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 짐 정리를 못한 상태다. 더욱이 어머니는 그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의 물건 중 상당 부분을 그대로 장롱이고, 린넨 창고 등에 그대로 보관해오고 있었다. 이젠 삼년째를 맞아 어머님의 짐 정리를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부모님의 집 정리』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이 책은 우선 부모님의 짐은 '부모님 삶의 기록이자 증거다'고 말한다. 짐 정리는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마지막 시간'이란 엄숙함을 강조한다. 이후 짐 정리의 15가지 사례를 들며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해 독자들이 알맞는 방법을 채택해 '아름다운 이별'의 기회를 제공한다. 15가지 사례의 대부분이 우리의 실정과 잘 맞는다. 현대의 역사를 일본과 대한민국은 떼려야 떼놓을 수 없는 악연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부모님 세대는 물건이 귀하던 시대를 살아왔다. 2차대전 후에야 비로소 사회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경제도 물질도 풍요로워진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 세대에게는 물건을 '아낀다'는 사고방식이 깊이 박혀 있다. 그들에게 물건은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쓸모가 없어진 물건도 '아까워서',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며 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웃나라여서인지 역사의 가해자와 피해자로서 경제적인 면은 같은 길을 걸어왔다. 오히려 우리가 좀 늦은 감이 있다. 우리의 산업사회로의 이전이 1960년대 이후 시작됐으니 패전 후 건설과정의 일본에 비해 다소 늦었다고 본다. 일본은 강점기 이전에 이미 산업사회(군수산업 위주로)로 바뀌어오고 있었다. 아무튼 우리 부모님 세대는 물건을 무척 아끼고 때가 끼고 광이 반들반들할 때까지 썼다. 독자의 기억에도 생생한 여러 장면이 많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이처럼 부모님 세대는 물건을 아끼다 결국 버리기도 더 어렵게 된다. 언제 또 쓰임새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집안 안 보이는 곳에 잘도 쌓아두신 우리의 어머니들이다. 이 책이 제시한 집 정리 가이드와 기본규칙 11가지를 옮겨 쓴다. 몇 가지는 독자의 경우와 거의 같고, 몇 가지는 다르다. 이 책이 15개나 되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 만큼 개인적인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항목만, 자신이 원하는 항목만 발췌해 적용하면 좋을 듯하다.

〈부모님 집을 정리하기 전 기억해야 할 7가지〉

1.부모님의 집 정리, 이제 우리 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숙제다.

2.물건을 귀하게 여기던 부모님 세대 쉽게 버리지 못하니 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3.부모님의 집 안 상태를 냉정하게 점검하라

4.정리 계획을 세우고 ‘정리 노트’를 작성한다.

5.혼자서는 어렵다.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청한다

6.처분할 물건은 지역의 규정을 미리 확인한다.

7.누구나 한 번은 도중에 좌절감을 느낀다.

 


 

〈부모님의 집 정리 기본규칙 11가지〉

1. 분류한 물건을 둘 장소를 먼저 확보한다.

2. 코너를 정해 차례대로 정리한다.

3. 가족과 함께 정리할 때는 역할을 나눈다. 상대방의 처분 방법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4. 망설여지는 물건은 일단 보류하고 진행해나간다.

5. 한번에 다 하겠다는 생각은 금물! 체력과 기력을 고려해 몇 번에 나눠서 정리한다.

6. 옷은 재활용법을 찾아 처분한다.

7. 한여름에는 집 정리를 피한다.

8. 추억의 물건은 유예 기간을 두고 정리한다.

9. 마음 먹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긴다.

10. 새 물건이라도 필요없으면 정리한다.

11. 혼자 사는데 많은 물건은 필요치 않다.

 


 

이 책은 의외로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화제를 몰고오며 크게 열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TV는 물론이고 경제 잡지까지도 ‘부모님의 집 정리’를 다루었고, 문화센터에서는 ‘부모님 집 정리’ 강좌가 개설되었다.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다가 부모님의 집 정리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 같다. 가족에 관련된 민감한 문제여서 공론화할 기회가 적었지만, 고령의 부모와 떨어져 사는 장년 세대 대부분이 안고 있는 문제다. 해결을 위한 노하우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님의 집 정리’ 문제에 직면한 자식세대의 미혼율이 증가했다. 자녀가 없는 독신자도 드물지 않다. (TDB 경기동향 보고서 2018. 9. 5.) 노인 단독 세대의 비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가야 할 문제가 되었다.

독자의 생각은 그랬다. ‘정리 업체도 많은데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깔끔하게 정리된 집에서 살고 있는 이들도 막상 부모님의 집 정리는 어려워한다는 것.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물건을 대하는 ‘가치관’의 차이다. 대부분의 부모 세대는 물건을 버리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 쓸모가 없어진 물건조차도 버리는 것을 아까워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서는 부모님의 집을 정리한 15인의 사례를 소개한다.

부모님의 집을 혼자 정리하면서 물건을 끝도 없이 내다버리다가 울어 버렸다는 사람, 늙은 부모님을 어르고 달래가며 겨우 설득해 생활에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처분한 사람, 남편과 함께 여름 내내 짐을 정리한 사람, 맹렬한 속도로 정리해 이사와 집 매각까지 불과 몇 개월 만에 해치운 사람, 5년이 지난 지금도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람, 정리하다 결국 중단해버린 사람……. 15인 15색, 같은 사례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례에서 보듯 부모님이 정리를 완강하게 거부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은 물건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해서 결국은 돌아가신 후 정리한 경우도 있다. 어려운 시절을 지내온 부모님 세대는 물건을 아끼고,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버리는 것을 죄악시한다. 또한 추억이 가득한 물건을 버리는 것이 마치 자신이 버림받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 저항감이 크다.

두 번째 이유는 정리의 목적이 다르다. 자식 세대는 바닥에 물건이 많으면 위험하니 안전하고 건강하게 사시도록 정리하려고 한다. 또 물건이 많으면 생활 공간도 좁아진다. 물건을 관리하는 것도 힘에 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지금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무엇이 위험한 것인지, 무엇이 불편한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환경의 변화도 두려워한다.

세 번째 이유는 정서적인 부분이다. 집과 물건은 삶의 기록이자 증거이다. 물건 하나하나에 지나온 시간이 담겨있기 때문에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추억이 담긴 물건, 평소 살뜰하게 모아온 취미용품, 즐겨 입던 옷가지 등 부모님의 흔적이 가득한 물건을 쉽사리 정리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숙제’처럼 다가왔지만 부모님과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었다는 내용은 인상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부모님의 집 정리’는 살아 계시는지, 돌아가셨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남겨진 물건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부모님이 구입한 것인지, 대대로 물려받은 것인지, 추억의 물건인지 등 물건의 내용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100명이면 100명 모두 상황이 다르게 마련. ‘부모님의 집 정리’는 표준이 없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진다.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은 모두 부모님의 물건을 정리하면서 각자 다른 형태로 부모님과 마주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많은 양의 물건을 정리, 처분해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부모님에 대한 갖가지 감회에 젖고, 부모와 자식 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한다.부모님의 집 정리가 힘든 일이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손쉽게 업체에 의뢰해 하루 만에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님의 삶의 흔적이 가득한 물건들을 그렇게 한꺼번에 쓸어버리듯이 정리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모시면서 집을 정리한 경우, 부모님을 집으로 모신 경우, 부모님의 집으로 합가한 경우,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집을 정리한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부모님의 집을 정리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만한 7가지, 부모님과 합가할 때 기억해 둘 것, 유료 서비스 이용의 장단점, 부모님의 집 정리 기본 규칙 11가지 등의 구체적인 팁들이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앞 부분에 명기함, 독자 주) 또한 노령자를 위한 다양한 요양 시설, 치매의 초기 증상 등 가이드 팁도 실려있다.

특히 부록으로 수록된 ‘부모님의 집 정리 노트’를 활용하여 집 정리 계획부터 정리 과정, 정리 후 소회까지 하나하나 기록해 볼 수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시기를 조정하고, 계획을 세움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는 것은 내 삶에 대해 고민해보는 더없이 중요한 기회가 된다. 20년, 30년 후의 내 모습을 미리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얼마나 소유해야하는지부터 나의 삶은 어떻게 정리해나갈 수 있을지 등 미래를 계획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독자도 이제 이 책의 지침이나 규칙을 이용해 짐 정리를 할 생각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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