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 - 네트워크 경제 입문자를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서
강성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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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지하철에서 너나 없이 한 부씩 들고 있던 무료신문(타블로이드판 무가지)이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다. 무료신문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은 인터넷의 활성화와 스마트폰의 보급 때문이었다. 복잡한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신문을 들고 읽기엔 어려운 점이 많았다. 공간을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선 사람들이 신문을 읽는다고 접었다 폈다 할 공간도 마뜩찮고 눈치도 보였다.

그러나 휴대전화에 인터넷을 장착한 스마트폰 등장은 이를 말끔히 해소해주고, 훨씬 다양한 뉴스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광고로 운영되던 무료신문을 시민들이 찾지 않음으로써 자연 도태된 것이다. 종이 일간지들도 타격을 받았다. 당시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판매하던 이른바 가판대가 사라졌다. 집에서 구독하던 신문은 일부 구독자가 줄어들었으나 대부분 집에서 뉴스를 접하는 시간에 잠깐 보기 위해서는 필요성이 남아 아직까지 살아남았다. 특히 이들 신문은 일부 중요 뉴스는 인터넷에 올리지 않는 방법으로 직격탄을 피해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 종이신문은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느끼듯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더 앞당겨진 것이란 학자들의 분석에 공감하고 있다. 이 책 『플랫폼 경제와 공짜 점심』의 저자 강성호는 우리는 지금 초연결 사회에 살고 있으며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네이버나 SNS를 통해 뉴스를 보고 댓글을 단다며 이 책의 주제에 접근해 간다. 이 책은 초연결 사회에서 우리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경제적 관점의 미래 사회를 알려주고 우리의 경제 활동에 대한 안내를 맡고자 출간됐다.

우리는 이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상품을 구입하고 필요 없는 물품은 당근마켓에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배달의민족'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주문해 먹는다. 예전에는 신문을 통해 뉴스를 보고 직접 시장에 가서 일상품을 구입했으며 식당에 가서 식사하거나 전단지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시켰다. 이처럼 현대인은 과거와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초연결 사회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수익 발생의 원리가 기존 경제 질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계 인류가 공통으로 닥친 문제이지만 우리 대한민국 경제를 중심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극복 대안을 제시한다. 또 저자 자신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는 독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해 훌륭하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자고 이 책을 썼다. 특히 경제 용어에 친숙하지 않거나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쉽게 쓰인 책이다.

이 책은 이에 따라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경제가 전통 경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새로운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이들은 기존의 기득권자들과 대립하는지, 정보와 데이터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만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식견을 넓히고 우리 사회의 미래와 흐름을 예측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에 이번에 사례로 등장한 기업은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로서, 이 책이 기업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100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어떻게 만년 적자기업인 쿠팡은 이렇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쿠팡은 과연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을까? 카카오그룹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올해 하반기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도 높다. 두 기업의 기업가치는 각각 20~30조 원, 10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IBK기업은행의 기업가치가 약 7조 원이니,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가격이다.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는 간편결제, 쇼핑, 택시, 지도 등 다양한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들은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 이들이 금융기관들과 벌이는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한편, 와츠앱 메신저와 페이스북 메신저는 세계 메신저앱 시장을 정복했다.

 


 

그러나 왜 중국은 위챗을, 한국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을까? 이 책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들을 제시한다. 어떻게 적자기업들이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의 작동원리와 이들이 구사하는 경영전략이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기업들(전통적 기업들을 플랫폼 기업과 대비해서 일컫는 말)과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이처럼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한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플랫폼 기업이 무엇인지, 네트워크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리라 독자는 기대한다.

또한 지금도 계속하여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네트워크라는 말은 무수히 많이 들어봤지만,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독자도 마찬가지다. 24시간 내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살면서도 무심코 지나쳐 버린 탓이다. 그러나 저자는 사회가 네트워크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는 이상,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산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연결 자체가 권력이 되고 돈이 되는 현대 사회의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결국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5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졌다. 1장은 정보혁명이라는 화두로 출발해서 양면시장 이론을 토대로 플랫폼 기업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경제의 특성을 살핀다. 2장은 네트워크 경제의 주인공이자 새로운 경제 권력으로 진화한 플랫폼 기업과 뉴파워의 부상에 대해 다룬다. 3장은 플랫폼 기업들이 어떠한 경영전략을 구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4장은 정보와 데이터가 금융자본주의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미래 금융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논한다. 5장은 미래를 대비해 우리가 고민해 볼 만한 새로운 제도와 소유권이라는 개념 위에 서 있는 기존의 자본주의가 존속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 책은 네트워크 세상에 살면서도 미처 알지 못했던 네트워크 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부터 앞으로 일어날 변화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정독할 경우 사회를 바라보는 식견이 넓고 깊어질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와 흐름을 예측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모든 일에는 항상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도 여러 사례 중 하나다. 비용을 지불하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 당연하던 세상을 살다가 이제는 훨씬 편리한 실시간 문자 대화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공짜 점심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원리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저자는 플랫폼 기업이 가진 양면시장의 속성으로 그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양면시장은 비용을 지불하는 쪽과 혜택을 보는 쪽이 다르다. 그래서 혜택을 보는 쪽은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렇듯 과거에는 금과옥조로 여기던 자본주의 원칙이 부정되는 세상에 이미 우리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벌써 네트워크 경제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 지금 세상은 예전에 모두가 상식처럼 받아들였던 자본주의 기본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에 따라 정해지지 않고 개인의 소유권보다는 사회적 공유가 더 중시된다. 시장 독과점은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철저하게 규제해 왔지만 이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은 당연시되고 있다. 그 외에도 과거와는 달라진 경제법칙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모두 네트워크 경제 효과에 따라 파생된 현상들이다.이런 변화를 깨닫거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관성대로 경제활동을 이어 간다면 그 생명력은 그리 길게 가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네트워크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새로운 권력 집단은 누구인지, 네트워크 경제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는 네트워크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등에 관해 다양한 사례와 친절한 말투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통해 초연결 사회와 네트워크 경제의 속성을 이해해서 다가오는 미래에 한발 앞서가는 경쟁력을 갖추기를 저자는 바란다.

 


 

"구글이 웹사이트를 큐레이션하는 비결은 바로 ‘링크’에 있다. 링크는 특정 웹페이지로 바로 넘어가기 위한 주소를 말한다. 구글은 특정웹페이지를 가리키고 있는 링크가 많다면, 그 웹페이지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많은 페이지에 인용될수록 신뢰성을 부여하는 검색어 처리방식을 ‘페이지랭크Page Rank’ 알고리즘이라 하는데 구글은 이를 활용했다."(p. 235)

 

저자 : 강성호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금융위원회 서기관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인터넷이라 불리는 네트워크 세상에 연결되어 살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은 이미 지난 30년간 우리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촉발하는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 책은 이미 네트워크 경제의 일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과 변화의 방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경제가 전통 경제와는 어떻게 다른지,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새로운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이들은 기존의 기득권자들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지, 정보와 데이터가 우리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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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운명 - 오풍연 전 서울신문 법조대기자가 지켜본
오풍연 지음 / 오풍연닷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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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윤석열의 운명』 서평에 앞서 저자 오풍연이 쓴 「프롤로그」에 들른다. 저자는 최근 대권주자 선호조 조사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한 현상에 대해 '윤석열 신드롬'이라고 일컫는다. 윤석열은 2021년 4월 1일 현재 모든 대권주자 중 지지율 1위다. 2위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러나 윤석열이 정치를 하겠다는 말은 아직 꺼내지 않은 상황이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 공산이 크다. 여러 가지 상황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윤석열은 2022년 대선에서 상수다. 민주당으로 갈 리는 없고, 국민의힘으로 갈지, 아니면 제3지대 신당을 만들지는 알 수 없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이 포롤로그는 4월 1일 썼다.

저자는 이 프롤로그에서 현재의 윤석열을 만들어준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단언한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을 두 번이나 발탁했다. 좌천당해 지방 고검 검사로 있던 윤석열을 서울지검장으로 끌어올린 데 이어 선배 기수 대신 검찰총장에 앉혔다. 그런데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지명하면서 관계가 틀어지고 윤석열의 정치적 걸음도 시작됐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윤석열의 압도적 지지 여론조사는 한달 반만에 크게 출렁거린다. 5월 18일 한 일간지에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상황이 변했다. 순위에 차이는 없지만 지지율 격차가 크게 달라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전히 지지율 1위(30.5%)를 지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위(27.1%)로 나타났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10.1%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주자들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순위 변동은 거의 없었다.

다만 1위와 2위의 차는 3.4%포인트로 지난 달에 비해 상당히 좁혀져 ±3.1% 포인트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조사에 비해 윤 전 총장은 3.3%포인트 하락했고, 이 지사는 3.0%포인트 올라 양 후보간 격차가 ‘초박빙’으로 좁혀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6.5%), 정세균 전 국무총리(3.7%), 유승민 전 의원(3.2%), 심상정 정의당 의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1%),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2.6%), 원희룡 제주도지사(1.5%)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인물은 1.6%, 없음은 5.3%, 잘모름은 1.7%였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15~16일 실시됐으며, 1019명이 응답해 전체 응답률은 8.0%다. 조사 방법은 무선ARS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이며, 표본은 2021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윈지코리아컨설팅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음 대통령 선거가 9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서서히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여전히 여론조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가장 차이가 난 지난 4월 19일 발표된(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 지지율 격차 16.2%포인트에 비하면 거의 초박빙세로 돌아섰다.

과연 다음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출입기자와 법무부 정책위원 등으로 법조계와 약 12년간 인연을 맺어 온 오풍연 전 서울신문 법조대기자는 이 책 『윤석열의 운명』을 통해 갑작스럽게 ‘폭풍의 눈’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주목하면서도 동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정치는 생물과도 같아 시시각각 바뀌며,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풍연 저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그가 기존의 비정치인 출신 대권주자들과는 다르게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출신으로서 여의도 정가의 정세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점, 정부의 묵인하에 조국과 추미애 전 장관이 펼친 맹공세에도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의 맷집을 갖고 있다는 점, 대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판단을 기반으로 오풍연 저자는 윤석열 전 총장을 두고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야당 내부 및 제3세력들 간의 밀고 당기기에도 주목한다. 총선 패배 이후 이렇다 할 대선주자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입장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을 붙잡아야 할 명백한 이유가 있으나 제3지대를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약 12년간 법조계와 인연을 맺어온 기자 출신의 저자가 들려주는 윤석열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 거듭나는 과정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면서도 분석적이고 치밀하다. 다만 이 책에 나오는 칼럼들의 총합은 보수적 시선이다. 진보 성향의 정치에 대해 '디스'도 자주 눈에 띈다. 이 때문에 저자의 기사가 보수적 시각에서 쓰인 칼럼이 많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언론인의 시각에서 평가하는 검찰개혁 이슈와 윤석열 전 총장의 향후 거취와 행동에 대한 예측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여러 언급을 통해 강조하는 저자의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꿈꾼다’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언론을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검찰개혁’의 네 글자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국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그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있었다.

일년여 동안 조국과 추미애 전 장관의 가족 특혜 논란, 윤석열 전 총장 가족의 불법행위 논란이 뜨겁게 부딪혔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새로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추미애 전 장관은 공격적인 검찰 내부 인사, 검찰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 등 고강도의 ‘윤석열 때리기’를 시도했으나 윤석열 전 총장 역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으며 둘의 대립은 연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종국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모두 사퇴하게 됨으로써 2022년 대선에 새로운 폭풍의 눈을 만들게 된 셈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일종의 헤게모니 싸움을 하고 있던 모습을 나타낸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미안한 생각은 없는 것일까. 국민을 진영논리로 양분했다는 오명을 씻어낼 방법은 없을까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는 정치가는 대한민국에 없었을까. 코로나 극복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극복의 신념을 심어주는 정치인다운 정치인이 나오기를 지금도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

 


 

“내년 대선은 누가 될 것 같아요.” 저자가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고 한다. 내년 대선처럼 점치기 어려운 때도 없을 것 같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지금은 여야 모두 대선 후보마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절대 강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모두 사정이 녹록지 않다. 또 '정치는 생물'이라서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저자는 1988년 13대 국회부터 정치 현장을 취재하거나 칼럼을 써왔다. 30년 이상 국내 정치를 봐온 셈이다.

그는 조심스럽게 현재 지지율 1, 2위인 윤석열과 이재명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여론 조사도 그렇게 나온다. 둘 다 권력투쟁에서 이겨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흔드는 세력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본격적인 싸움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즉, 각 당의 대선후보가 되기까지 두 사람 모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까지 쉽게 대선 후보가 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는 게 저자가 신중하게 응답하는 이유다. 앞으로 치열한 당내외 투쟁을 통해 그 자리에 올라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민주당을 들여다본다. 이재명이 강자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재명도 친문이 인정한 사람이 아니다. 이는 언제라도 바뀌거나, 바꿀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재명도 불안할 것으로 저자는 예측하다. 친문의 지지 없이는 최종적으로 대권 후보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명도 친문을 끌어안으려 애쓴다. 당장 정세균 총리도 사표를 내고 대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세균이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세균이 조직 관리 측면에서는 이낙연보다 뛰어난다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정세균은 낮은 지명도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민주당은 이재명이 앞서가고 정세균과 이낙연이 쫒아가는 형국이 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어느 순간 이 같은 구도가 바뀔지도 모른다. 여기에 친문이 끼어들 것은 분명하다. 친문이 아예 자신들의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변수를 감안해서다. 만일 이재명도, 정세균도, 이낙연도 윤석열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별수 없이 다른 후보를 물색할 것으로 저자는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자체 후보가 없다시피 하다. 윤석열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금은 윤석열만 쳐다보고 있는 격이다. 윤석열을 놓고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윤석열이 함부로 처신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금태섭도 윤석열 영입을 목표로 제3지대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종인도 이 판을 기웃거리고 있다.

판이 어떻게 짜일지는 더 두고 보아지 지금 판단하기는 섣부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윤석열의 선택에 따라 야권 지형도 바뀔 것으로 저자는 전망한다. 따라서 여도, 야도 윤석열의 거취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판이 짜여질 것으로 내다본다. 윤석열도 조만간 정치 활동에 나설 것이다. 그와 함께할 사람들도 아직은 알려진 게 없다.

윤석열이 여태껏 반짝 떴다가 사라진 대권 주자들과 다른 것도 사실이다. 한평생을 검사로 살아왔지만 정치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우선 메시지 관리에 있어 웬만한 정치인을 능가한다. 일부에서는 윤석열이 완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하나 저자는 잘라 말한다. 그는 권력의지가 매우 강하다. 대통령은 운도 따라주어야 하지만 자기 노력도 절대적이다.

 

저자 : 오풍연

 

196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대전고,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서울신문 기자, KBS PD시험에 동시 합격한 뒤 기자의 길을 걸었다.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청와대 출입기자단 전체 간사, 법무부 정책위원, 법조大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오풍연닷컴(OHPOONGYEON.COM) 대표, 오풍연구소 대표, 오풍연 칼럼방 대표 등으로 있다. ‘행복전도사’ ‘걷기전도사’를 자처한다. 정직은 좌우명. 도전과 실천을 강조한다. 상식과 양심을 바탕에 두고 글을 써다.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다. 이번에 도서출판 ‘오풍연닷컴’을 만들어 직접 책을 펴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새벽찬가’ ‘새벽을 여는 남자’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吳대사의 행복 편지’ ‘남자의 속마음’ ‘여자의 속마음’ 등 13권을 펴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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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 만능 백신은 없다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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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 속으로 빠질 우려가 있다"며 확산을 경계했고, 극도로 혼란스러웠지만 몇몇 나라들은 적극적인 방역을 선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일정 기간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나라는 지도자들부터 코로나19를 너무 쉬운 상대로 오만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코로나 팬데믹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말았다. 엄청난 문명을 이룬 인류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대혼란에 빠진 것은 사실 아이러니다.

달은 물론 화성까지 왔다갔다 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되고, 인간의 생명과 신체적 안전을 지켜줄 의학도 불치병이라고 명명되던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못 고칠 병이 없다'는 현대 의학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미립자에 불과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팬데믹까지 몰고 가는 데 몇 달이 걸리지 않았다. 인류는 혼란에 빠졌고,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인명 피해와 헤아릴 수 없는 물적 피해도 가져왔다. 아직도 코로나는 현재진행형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올해 안에 코로나 종식은 어렵다는 사실뿐이다.

 


 

그러나 오만했던 지도자들과 일부 시민들이 나라별로 세운 방역 대책에 순응함으로써 시간을 벌고, 백신과 치료제가 등장했다. 이에 인류는 코로나 팬데믹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명적인 전환이 없다면 이러한 팬데믹이 근원적으로 해결되지는 않고 또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나타나며 다시 인류는 혼란에 빠지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감염병 전문가와 의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예상되는 변화는 현대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창을 열어주기도 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인류의 삶의 방식이 초래한 문명의 위기를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할 기회를 준 것이다.

이 책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는 다시 올 팬데믹을 막기 위한 우리의 과제를 진단하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미래 도시를 제안한다. 옆에 「만능 백신은 없다」는 부제를 달고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 진흥원장인 홍윤철 교수가 전염병을 예방하는 해답을 이 책을 통해 고찰하고 있다. 저자가 내놓은 해답은 '도시 재편'이다. 독자는 저자의 도시 재편이 '인간 중심'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도시 조성 개념이 '건강'과 '돌봄'이어서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언급되겠지만 저자의 도시 재편과 도시의 개념을 인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개념이 대한민국에서 실현되고 인류 번영과 인류 번성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금세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19는 1년이 넘게 우리의 일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쩌면 올해 안에 '코로나 종식'이란 단어를 듣기 힘든 상태다. 대한민국은 치밀한 역학조사와 우수한 의료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재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코로나 19를 종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랜 기간으로 코로나 19 관련 종사자들과 일반 시민들 모두 지쳐 있으며, 방역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고 시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이 책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스마트 건강 도시 등의 제안을 통해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한 도시 재건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지난 1년 넘게 코로나 19로 고생하고 있는 질병관리청과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많은 정책 관계자들이 반드시 읽고 공공보건 의료 체계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홍콩 인플루엔자, 스페인 독감, 그리고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도시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도시가 원인이라는 증거를 문명의 탄생부터 현대 질병들까지 되돌아봄으로써 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긴 병들이 코로나 19로 이끄는 전조 현상이었음을 보여주고, 해결책을 의료 시스템의 수평화와 대도시의 분산화라는 두 갈래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 대부분은 오랜 기간 외출을 하지 못하고 집에 갇혀 있어야만 했거나, 삶을 위해 불편한 마스크를 쓴 채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나 숨죽이고 있는 것 만으론 언젠가 다시 찾아올 팬데믹의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제 우리는 새롭게 나타나는 질병에 대해 백신이 발명되길 기다리기보다 그 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예방책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는 방역대책이나 나라별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선하는 방역대책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구의 집중과 거대한 과밀은 감염병이 유행하기 좋은 특성을 지닌다. 저자는 도시가 원인이라는 증거를 문명의 탄생부터 현대 질병들까지 되돌아보고, 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긴 병들이 코로나 19로 이끄는 전조 현상이었다고 주장한다.

““도시가 발전해가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을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가 거대화되고, 또 서로 연결되면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 명 가까이 희생된 지 100년 만에 다시 전 세계가 엄청난 규모의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았다.”(「들어가며」 중에서)

그렇다면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의료 시스템의 수평화와 대도시의 분산화라는 두 갈래로 나누어본다. 이 가운데 하나는 ‘건강’이요, 다른 하나는 ‘돌봄’이다. 책에 따르면 건강을 지킬 수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분명해졌다. 한편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 체계와 서비스는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 녹지와 여가 활동 등과 같은 도시의 다른 기능들과 분리되어서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도시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저자가 주장하는 두 번째는 ‘돌봄’이다. 안전함을 느끼고 인적 교류를 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즉 사회적 시스템에서 나오는 돌봄이 건강한 생활을 꾸려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지금, 돌봄의 체계를 도시 안에 갖추지 못하면 건강한 도시가 될 수 없다.

저자는 향후 또 다른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도시, 스마트한 건강 도시 같은 도시 재건을 제안한다. 스마트 건강 도시에 적합한 의료 시스템은 디지털 분산형 의료다. 이는 수직적인 의료전달체계와 달리 수평적이고 분산적인 의료협력체계를 이루는 기술적 기반이다. 이에 따르면 미래 도시는 의료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건강 도시여야 한다. 건강이 중심이 되지 않은 스마트 도시는 새 문명을 이끌어가는 도시가 될 수 없다. 새 문명 도시는 지금까지 문명을 이끌어왔던 도시의 문제점을 넘어서서 건강하고 안전하며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이른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시계획과 주거환경계획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계획들이 도시민의 건강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이 지역사회 안에 있는 기업, 학교, 병원, 그리고 녹지 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조성한 주거환경은 도시민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시민의 건강, 그리고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 보호 같은 기본적인 사회의 건강과 안전 서비스와도 연결된다. 특히 녹지 공간이 도시의 주거지 근처에 있으면 정서행동발달, 기억력, 주의력이 좋아지고,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줄어든다. 아마도 공원과 같은 녹지 공간이 있으면 걷기와 조깅 등 신체활동이 많아지는 한편, 대기오염과 소음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도시와 주변 지역 간 대중교통 연결, 적절한 보행 환경 조성, 자전거 이용의 편의성 등을 잘 계획하면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를 저감하면서 도시민의 건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도시화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지만 잘 계획된 건물배치와 주거환경은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pp. 201~202 「도시를 계획하다」 중에서

 


 

이 책은 모두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에서 4장까지는 문명을 이끌었던 도시, 그리고 감염병과 만성질환을 다룬다. 5장부터 8장까지 변화하는 삶의 조건과 지속 가능한 건강한 도시를 이야기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도시는 그렇지 못한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하여 재해나 재난과 같은 사회적 역경에 직면했을 때, 보다 탄력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 이러한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자본 기반이 되어 도시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풀뿌리 차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건강한 환경과 활발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다.”(P. 248~249)

이제 우리는 새롭게 나타나는 질병에 대해 격리하고 백신을 기다리기보다 예방하는 근원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때다. 이에 따라 팬데믹에 대한 저자의 도사회학적인 통찰은 새로운 각도에서의 감염병을 극복해나가는 인류의 앞서가는 모습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도시는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하여 재해나 재난과 같은 사회적 역경에 직면했을 때, 보다 탄력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 이러한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자본 기반이 되어 도시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풀뿌리 차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건강한 환경과 활발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다.

- p. 248 「건강한 신문명 도시」 중에서

 

저자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정의학,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이면서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간, 사회, 그리고 의료〕라는 학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질병의 탄생』, 『질병의 종식』이란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이는 각각 『The Origin of Diseases』와 『The Changing Era of Diseases』로 번역되어 해외 출간되기도 하였다. 국제학술지에 30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 그리고 세계보건기구 WHO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 『펜데믹』, 『미래의 귀환』,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를 썼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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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지혜의 습관 - 무엇이 그들을 강인하게 만들었는가 좋은 습관 시리즈 9
김정완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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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현실은 늘 차이가 있다. 종교와 현실이 차이가 없다면 종교가 존재할 리도 없고, 유지될 수도 없다. 즉 종교의 세상보다는 현실 세계는 늘 악이 만연돼 있고, 싸움, 갈등, 탐욕, 교만, 질투, 색욕 등이 가득 차 있다. 종교는 그것들을 '악'이라 보고 늘 저지하는 입장에 선다. 인간의 양심은 종교를 받아들이지, 결코 악을 추종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종교와 현실은 잘 조화를 맞춰야 세상이 유지 발전될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만일 세상이 평화롭고 악은 사라졌다면 사람들은 굳이 종교에 의지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너무 큰 악의 유혹이나 악에 의한 피해가 두려우니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절대자가 존재하는 세상, 즉 종교에 의지한다. 그렇다면 종교가 현대 사회 악의 근원이 되는 돈을 번다면 어떻게 될까. 종교는 유지될까, 아니면 돈을 추구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세상 사람들이 의지하지 않는 기업이 될까. 이 점은 종교에서도, 현실에서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삶을 산다는 유대인의 돈에 대한 가치관은 어떨까. 궁금하고 알고 싶다. 그것은 유대인이 특히 경제계에서 성공한 인물이 많다는 데 원인이 있다. 이 때문에 유대인의 부와 성공을 다룬 책은 많았다. 하지만 유대인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 습관을 다룬 책은 별로 없었다. 이 책 『유대인 지혜의 습관』에서 저자 김정완은 "유대인들은 부를 쌓는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해석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유대인은 투자와 투기를 구별한다. 이스라엘 사회는 정통파 유대인들과 IT/금융의 벤처 창업가들이 한데 뒤섞여 살면서 불변의 가치와 세상의 변화를 어떻게 조화시킬 때 가장 행복한 지를 함께 고민한다는 것. 이처럼 이 책은 영적 삶과 세속적 삶이 어떻게 조화되어 유대인의 번영을 낳았는지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유대인의 지혜는 한마디로 '신(神)과 속(俗)을 조화시켜가는 삶의 지혜다. 정신과 물질, 자유과 절제, 기쁨과 고난, 부와 자선 등 '토라'와 탈무드로 상징되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붙들고 다른 한쪽으로는 변화의 시대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 결과 유대인들은 5,000년의 유랑 끝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민족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지에서 현지 유대인들과 함께 공부하며 오랫동안 탈무드 원전 연구를 수행했다. 저자는 일상 삶에서의 유대인 습관이 어떤 연원을 가지고 있는지 토라와 탈무드 원전 하나하나를 다 뒤져가며 직접 그 실체를 밝혀냈다. 이에 따르면 유대인 사회는 불변의 가치를 추구하는 유대인들과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유대인들이 뒤섞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사회다. 이스라엘 사회는 하나님 말씀 그대로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정통파 유대인들과 세계 IT와 금융을 이끄는 벤처들이 뒤섞여 있는 사회다. 그들은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서 서로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어가고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단지 읽었다는 것만으로는 나귀가 많은 책을 등에 지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네. 나귀가 아무리 많은 책을 등에 지고 있어 봤자 나귀 자신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지 않은가. 책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질문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할 게 아니라 질문을 통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라는 뜻이 담겨 있다.

- 「질문, 유대인 최고의 습관」 중에서

 


 

유대인은 우수한 민족이다는 가설이 정설로 굳어진 것 같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민족을 꼽으라면 세계인들은 유대인을 꼽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심심찮게 신문과 해외토픽을 장식한다. 심지어 독일의 히틀러에 의한 유대인 학살은 민족적 우월성이 게르만족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다 유대인에게 뒤진다는 세간의 설로부터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역대 노벨상 수상자가 2020년까지 무려 210명이 유대인이다. 작년까지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단체가 모두 951명인데 이 가운데 22%인 210명이 유대인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부자들도 수없이 배출했다. 포보스라는 미국 시사경제잡지가 2020년 세계 최고부호 순위를 발표했는데, 20위권 안에 유대인이 6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2013년 더 데일리 프레스는 미국 억만장자 중 48%가 유대인임을 밝히고 있다. 미국 인구에서 유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경제력은 미국 경제의 20%를 좌지우지할 만큼 막강하다.

 


 

유대인은 토론을 즐길줄 알고 심지어 토론하는 도서관도 있다. 예시바는 유대인 전통 교육기관으로 탈무드와 토라 등을 가르치는 곳이고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학습실인 베이트 미드라시가 있다고 한다. 여럿이 토론하고 너무 소란스러워 싸우는 듯하지만 다들 자기 공부에만 몰두한다.

"하늘을 위한 반대는 오래 가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오래 가지 않는다." 여기서 하늘은 진실을 뜻한다. 이렇듯 유대인들은 정치·경제·문화·사회·과학·예술 등 모든 방면에 걸쳐 그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는 곳이 없다. 유대인들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기에 나라 없이 전 세계에 흩여져 살고 있음에도 강력한 정체성을 나타내며 전 세계 다방면에서 빛을 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그들을 강인하게 만들어준 이유가 이 책 『유대인 지혜의 습관』에 담겨 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후천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먼저 이 책은 유대인의 습관 23가지를 선별하여 알려준다. 습관을 말하며 유대인 민족의 역사,문화, 율법,계명부터 그들의 삶까지 유대인의 모든 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유대인은 어린 시절부터 경제교육을 실시하며 자선을 통해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먼저 가르친 후 정직하게 돈을 버는 행동을 가르친다. 돈을 터부시하고 살아왔고 돈보다는 공부만을 강조했던 우리나라와는 결이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경제습관이 앞서 말했듯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유대인들이 많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공동체에 헌신하는 습관이다. 유대인의 단결력을 보여준 사건은 시나이반도에서 이스라엘과 아랍간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국외에 있던 이스라엘 청년들이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국내로 모여든 반면 아랍 청년들은 짐을 싸 다른 나라로 피신을 갔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킬 때 돈은 시장을 통해 늘 순환되어야 하며 허투루 써서는 안 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마음에 새기도록 가르친다. 돈을 벌 때는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서 팔되 그렇게 해서 번 돈은 다시 공동체를 섬기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 「공정, 비즈니스를 하는 습관」 중에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칫 탐욕에 휩싸일 수 있는데 이런 이기적 본능은 파괴적이다. 하지만 자선은 이런 본능을 완화시키고 이타적인 성품을 갖게 한다. 따라서 유대 현자들은 자선을 반복할수록 성숙한 인간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10만 원을 한 번에 자선하는 것보다 1만 원씩 열 번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 「자선, 부자의 심장을 갖는 습관」 중에서

 

저자 : 김정완

 

유대인 쉐마 교육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다 2010년 랍비 마빈 토케이어와의 인연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탈무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여러 랍비들로부터 토라와 탈무드를 배웠고, 지난 2019년에는 이스라엘 마하나임 예시바에서 현지 유대인들과 동문 수학을 하며 탈무드 공부를 했다. 한양대 사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탈무드 원전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caf?.naver.com/talmudkorea). 저서 및 번역ㆍ감역서로 『비즈니스는 유대인처럼』 『질문하고 대화하는 하브루타 독서법』 『비즈니스 성공의 비밀 탈무드』 『랍비가 직접 말하는 탈무드 하브루타』 『질문 잘하는 유대인 질문 못하는 한국인』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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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는 사람 -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을 위한 치유 에세이
고용환 지음 / 렛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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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 속에는 늘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 어떤 이유로든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상처를 준 사람을 쉽게 잊지 못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 중 마음에 오래 남는 상처를 주는 사람은 대개 가까운 사람들이다. 먼 관계거나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으로부터의 상처는 금세 잊기도 하고 일부만 제외한다면 애써 지우려 하지 않아도 망각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이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상처는 여간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자신만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아 일부러 없애려 할수록 더 오래 기억에 남아 결국 한(恨)으로 남을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상처를 입는 것은 가족들에게서라고 답한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상처를 주고받아도 가족간의 상처는 화해만 한다면 얼마든지 지워진다는 점이다.

 


 

이 책 『보잘것없는 사람』은 저자 고용환이 부모, 특히 아버지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 못해 한으로 남아 힘든 시절의 이야기다. 나중에 깨달아 뉘우칠 때는 이미 부모가 세상에 계시지 않을 때다. 이럴 때 저자의 삶 속에 한으로 응축되었다가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우려가 크다. 다만 저자처럼 뒤늦게 께우쳐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뼈저리게 느낀 교훈을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치유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거기서 그친 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의 상처를 갖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용서와 화해로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아버지를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표현할 정도로 심했던 것 같다. 저자는 상처의 기억을 “한때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부모라는 존재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철이 들고 부모가 되고 나니 그 소중함과 사랑을 절실히 그리워하게 되었고, 딸이 태어나고 서툰 부모 노릇을 하면서 나 또한 자식에게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무서운 현실과 마주하면서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한심한 자신도 결국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자기 성찰을 통해 뒤늦은 후회와 화해를 한 것이다.

 


 

이 책 『보잘것없는 사람』은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님은 늘 짐이 되는 존재라고 원망만 하며 살아온 저자가 아버지의 암 투병에 이어 어머니의 치매, 그리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너무 가까이 있고 항상 내 편이어서 소홀하기만 했던 부모님께, 그리고 언제나 주어도 미안하고 부족했던 자식들에게 서로의 사랑을 더 늦기 전에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진심 어린 바람이 이 책을 쓰게 했다고 술회한다.

아울러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성찰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새로운 기회의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토로한다.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에만 존재하는 효(孝)의 개념이 서양에는 없다고 한다. 개념이 없으니 효라는 단어도 없다. 저자가 추구하는 개념 중 하나는 효이다. 가족간의 불화나 마음의 상처 등이 주된 얘기로 나오지만 화해와 용서의 근원을 따져들어가면 결국 효와 맞닿는다.

 


 

삶이 고통스럽거나 현실의 만족도가 낮을 때, 사람들은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찾기보다 가장 쉬운 남탓을 한다. 또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심리에서 이런 말을 꺼내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막연하게 생각하며 내 잘못은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하며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것이 보통 가족을 향하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아 후세에 그대로 전하는 중간자 역할이 되는 것이다.

이런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증오의 대물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 상황에 대해 회피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씻으려고 노력하지만 진정한 용서와 화해 없이는 공염불이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비열한 본성, 포장하면 내면적 솔직함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이젠 이런 자세를 버리고, 나를 위해서도, 나와 관게된 주변인들을 위해서도 더 나은 방향이나 방법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의 가치는 부모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자기 성찰을 통해 사랑과 화해, 넓게는 효의 개념까지 동원해 부모에 대한 증오심을 사랑으로 바꾸어놓은 저자의 노력에 있다. 이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가 책에서 쓴 내용 중 어떻게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가 집을 저토록 내팽개치고 자신의 쾌락만을 추구하며 일생을 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 혹은 일제 강점기에나 있었을 법한 '한량'(저자의 표현)'이지 가장의 모습은 아니다. 피해는 오롯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들이라는 악연으로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저자의 가슴은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 쉽게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저자는 증오 대신 용서를 택했고, 한(恨)을 버리고 화(和)를 택했다. 그래서 가정이 다시 온전한 가정으로 돌아옴은 물론 더 단단한 가족애로 뭉칠 수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코로나로 잔뜩 위축되고 불안한 우리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제 사랑을 전해줄 대상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 사랑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가족 이야기여서 공감 형성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저자의 사랑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하고, 더 넓은 가슴속을 사랑으로 가득 채울 것 같다. 이 책이 주는, 드러나지 않은 메시지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마음과 마음으로, 가슴에서 가습으로 옮아가며 세상에 대해 더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보내줄 것 같다. 내용이 주제에 집중돼 읽기가 편하고 가슴속을 거쳐 머릿속에도 각인된다. 자칫 어울리지 않을 어느 가족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잘 전해질 정도의 문장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독자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너무 당연하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고, 혹시 떠오르는 부정적 감정을 이 책을 덮으며 모두 망각속으로 밀어넣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또 한 번 깨닫고 '가정의 달' 의미 깊은 책을 읽은 기분이 가볍고 개운하다. 독자와 함께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웃음과 희망이 넘치는 가정에서 마지막 고비가 될 코로나 팬데믹을 잘 넘기기를 저자와 함께 바라본다.

 

저자 : 고용환

 

삶이 지치고 힘들 때 글쓰기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솔직함을 공유합니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좋아합니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포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행복하고 도전을 통해 삶을 충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한 권의 솔직한 에세이가 여러분께 치유가 되었으면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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