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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 - 만능 백신은 없다
홍윤철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평점 :
코로나 19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 속으로 빠질 우려가 있다"며 확산을 경계했고, 극도로 혼란스러웠지만 몇몇 나라들은 적극적인 방역을 선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일정 기간 안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나라는 지도자들부터 코로나19를 너무 쉬운 상대로 오만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코로나 팬데믹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말았다. 엄청난 문명을 이룬 인류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대혼란에 빠진 것은 사실 아이러니다.
달은 물론 화성까지 왔다갔다 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되고, 인간의 생명과 신체적 안전을 지켜줄 의학도 불치병이라고 명명되던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못 고칠 병이 없다'는 현대 의학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미립자에 불과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팬데믹까지 몰고 가는 데 몇 달이 걸리지 않았다. 인류는 혼란에 빠졌고,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인명 피해와 헤아릴 수 없는 물적 피해도 가져왔다. 아직도 코로나는 현재진행형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올해 안에 코로나 종식은 어렵다는 사실뿐이다.
그러나 오만했던 지도자들과 일부 시민들이 나라별로 세운 방역 대책에 순응함으로써 시간을 벌고, 백신과 치료제가 등장했다. 이에 인류는 코로나 팬데믹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명적인 전환이 없다면 이러한 팬데믹이 근원적으로 해결되지는 않고 또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나타나며 다시 인류는 혼란에 빠지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게 감염병 전문가와 의사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예상되는 변화는 현대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창을 열어주기도 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인류의 삶의 방식이 초래한 문명의 위기를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할 기회를 준 것이다.
이 책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는 다시 올 팬데믹을 막기 위한 우리의 과제를 진단하고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미래 도시를 제안한다. 옆에 「만능 백신은 없다」는 부제를 달고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 진흥원장인 홍윤철 교수가 전염병을 예방하는 해답을 이 책을 통해 고찰하고 있다. 저자가 내놓은 해답은 '도시 재편'이다. 독자는 저자의 도시 재편이 '인간 중심'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도시 조성 개념이 '건강'과 '돌봄'이어서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언급되겠지만 저자의 도시 재편과 도시의 개념을 인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개념이 대한민국에서 실현되고 인류 번영과 인류 번성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금세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19는 1년이 넘게 우리의 일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쩌면 올해 안에 '코로나 종식'이란 단어를 듣기 힘든 상태다. 대한민국은 치밀한 역학조사와 우수한 의료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재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코로나 19를 종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랜 기간으로 코로나 19 관련 종사자들과 일반 시민들 모두 지쳐 있으며, 방역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고 시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이 책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스마트 건강 도시 등의 제안을 통해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한 도시 재건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지난 1년 넘게 코로나 19로 고생하고 있는 질병관리청과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많은 정책 관계자들이 반드시 읽고 공공보건 의료 체계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홍콩 인플루엔자, 스페인 독감, 그리고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도시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도시가 원인이라는 증거를 문명의 탄생부터 현대 질병들까지 되돌아봄으로써 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긴 병들이 코로나 19로 이끄는 전조 현상이었음을 보여주고, 해결책을 의료 시스템의 수평화와 대도시의 분산화라는 두 갈래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리 대부분은 오랜 기간 외출을 하지 못하고 집에 갇혀 있어야만 했거나, 삶을 위해 불편한 마스크를 쓴 채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나 숨죽이고 있는 것 만으론 언젠가 다시 찾아올 팬데믹의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제 우리는 새롭게 나타나는 질병에 대해 백신이 발명되길 기다리기보다 그 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예방책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실천하는 방역대책이나 나라별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선하는 방역대책으로는 인류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구의 집중과 거대한 과밀은 감염병이 유행하기 좋은 특성을 지닌다. 저자는 도시가 원인이라는 증거를 문명의 탄생부터 현대 질병들까지 되돌아보고, 문명의 발달로 인해 생긴 병들이 코로나 19로 이끄는 전조 현상이었다고 주장한다.
““도시가 발전해가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을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가 거대화되고, 또 서로 연결되면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이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 명 가까이 희생된 지 100년 만에 다시 전 세계가 엄청난 규모의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았다.”(「들어가며」 중에서)
그렇다면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의료 시스템의 수평화와 대도시의 분산화라는 두 갈래로 나누어본다. 이 가운데 하나는 ‘건강’이요, 다른 하나는 ‘돌봄’이다. 책에 따르면 건강을 지킬 수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분명해졌다. 한편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의료 체계와 서비스는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 녹지와 여가 활동 등과 같은 도시의 다른 기능들과 분리되어서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합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도시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저자가 주장하는 두 번째는 ‘돌봄’이다. 안전함을 느끼고 인적 교류를 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 즉 사회적 시스템에서 나오는 돌봄이 건강한 생활을 꾸려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노인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지금, 돌봄의 체계를 도시 안에 갖추지 못하면 건강한 도시가 될 수 없다.
저자는 향후 또 다른 팬데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도시, 스마트한 건강 도시 같은 도시 재건을 제안한다. 스마트 건강 도시에 적합한 의료 시스템은 디지털 분산형 의료다. 이는 수직적인 의료전달체계와 달리 수평적이고 분산적인 의료협력체계를 이루는 기술적 기반이다. 이에 따르면 미래 도시는 의료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건강 도시여야 한다. 건강이 중심이 되지 않은 스마트 도시는 새 문명을 이끌어가는 도시가 될 수 없다. 새 문명 도시는 지금까지 문명을 이끌어왔던 도시의 문제점을 넘어서서 건강하고 안전하며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이른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도시계획과 주거환경계획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계획들이 도시민의 건강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이 지역사회 안에 있는 기업, 학교, 병원, 그리고 녹지 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조성한 주거환경은 도시민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시민의 건강, 그리고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취약계층 보호 같은 기본적인 사회의 건강과 안전 서비스와도 연결된다. 특히 녹지 공간이 도시의 주거지 근처에 있으면 정서행동발달, 기억력, 주의력이 좋아지고,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줄어든다. 아마도 공원과 같은 녹지 공간이 있으면 걷기와 조깅 등 신체활동이 많아지는 한편, 대기오염과 소음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도시와 주변 지역 간 대중교통 연결, 적절한 보행 환경 조성, 자전거 이용의 편의성 등을 잘 계획하면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를 저감하면서 도시민의 건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도시화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지만 잘 계획된 건물배치와 주거환경은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pp. 201~202 「도시를 계획하다」 중에서
이 책은 모두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에서 4장까지는 문명을 이끌었던 도시, 그리고 감염병과 만성질환을 다룬다. 5장부터 8장까지 변화하는 삶의 조건과 지속 가능한 건강한 도시를 이야기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도시는 그렇지 못한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하여 재해나 재난과 같은 사회적 역경에 직면했을 때, 보다 탄력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 이러한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자본 기반이 되어 도시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풀뿌리 차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건강한 환경과 활발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다.”(P. 248~249)
이제 우리는 새롭게 나타나는 질병에 대해 격리하고 백신을 기다리기보다 예방하는 근원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때다. 이에 따라 팬데믹에 대한 저자의 도사회학적인 통찰은 새로운 각도에서의 감염병을 극복해나가는 인류의 앞서가는 모습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서,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가 활성화된 도시는 그렇지 못한 도시에 비하여 재해나 재난과 같은 사회적 역경에 직면했을 때, 보다 탄력성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의 거버넌스가 활성화되어 이러한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자본 기반이 되어 도시가 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풀뿌리 차원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건강한 환경과 활발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길이다.
- p. 248 「건강한 신문명 도시」 중에서
저자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가정의학,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이면서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간, 사회, 그리고 의료〕라는 학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질병의 탄생』, 『질병의 종식』이란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이는 각각 『The Origin of Diseases』와 『The Changing Era of Diseases』로 번역되어 해외 출간되기도 하였다. 국제학술지에 30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 그리고 세계보건기구 WHO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 『펜데믹』, 『미래의 귀환』,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를 썼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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