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 4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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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재 발간된 책 중 마지막 4권은 성 중사와 정 하사가 F Zone을 침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작가는 두 사람이 침입하는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제주도 서귀포 상모리 앞바다에 설치된 F Zone의 실체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존재감으로 베일에 가려졌지만 국정원의 지시를 받은 성 중사와 정 하사의 침투를 위한 작전 상황이 시작의 문이다. 지금까지 앞 부분에서 F Zone에 관한 수많은 도면들이 수록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 중사가 가진 의문인 F Zone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F Zone의 하부는 생명을 키워나가는 요람이기도 하고 죽음이 펼쳐져 있는 바다이기도 한 혼재된 장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권에서는 F Zone의 구조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F Zone 침투를 통해 목적을 달성해야 할 성 중사와 정 하사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마침내 침투에 성공한 성 중사와 정 하사는 그곳에서 미리 잠입해 있던 국정원 인물과의 만남을 갖는다.






헨리 유 사장은 F Zone 총관리자이자 더 스테이지 게이트사의 사장인 드레이크에게 향후 F Zone을 관리하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투자자들이 F Zone 투자를 철회하게 만들 사건을 일으키라고 요구한다. 드레이크는 F Zone을 침입하려는 의사가 담긴 암호 통신문을 입수했다고 말하며 그들을 이용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일이라는 게 늘 그렇듯 침입자를 이용하겠다는 드레이크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침입자들이 F Zone 내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헨리 유 부사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이전에 성중사가 참여했던 군사 작전과 F-zone의 연관성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난공불락의 성처럼 여겨지는 F Zone의 비밀을 숨기려는 헨리 유와 드레이크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한 대화는 성 중사와 정 하사의 앞날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전에 성중사가 참여했던 군사 작전과 F-zone의 연관성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콘크리트 격자망 구조물로 이루어진 미로를 계속 헤매이다 보니, 마지막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미노타우로스(Minotauros)가 갑자기 튀어나오든가, 아예 모습을 감추고 목소리로만 유혹하는 세이렌(Seiren)이라도 드러날 것 같은 불길한 느낌마저 감돌기 시작했다. 성 중사는 속도를 내어 앞에 가고 있는 정 하사를 잡아 세우고는, 할 수 없으니 아래로 깊이 잠수하여 가자는 수신호를 보냈다. 둘은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다.

온몸을 조이는 수압이 점점 강하게 느껴졌다. 다이브 컴퓨터는 수심 22미터가 넘어가고 있다고 액정 화면에 표시했다. 하강을 멈추었다. 다시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생명이 넘쳐 흐르는 바닷속 ‘미로 정원’을 머리 위로 이고 가면서, 종종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물고기 떼들이 수많은 태양 주위를 불규칙한 폐곡선을 그리며 뱅뱅 맴돌면서, 자신들의 자취를 드러냈다 감추었다 하는 중이었다.(p. 29)




“아무리 봐도, 그림은 살풍경하단 말이야!”

헨리 유는 오직 유리와 철골로만 이루어져 시원하게 바깥 경치가 내다보이는 커튼월(Curtain Wall) 앞에 서서 혼잣말을 지껄였다. 그의 발밑에 펼쳐지는 경치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시이기도 했다. 멀리 해안선의 불규칙한 검은 선들이 푸른 바다에 선명히 드러나고 있었고, 수평선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은근하게 알리는 아주 완만한 곡선으로 하늘과 바다 사이에 부드러운 분할을 보여 주고 있었지만, F Zone은, 선명하고 딱딱한 직선들의 조합일 뿐인 장방형의 인공 대지를 측면 부감으로 위에서 내려다본 결과, 원근 투시가 심하게 먹은 마름모꼴의 생뚱맞음으로 다가오는 중이었다.(p. 51)




이제 총 7권의 이야기 중에서 절반을 읽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읽은 분량에 버금가는 이야기들이 남아있다.

세계 최고 부유층을 상대하는 객실단가 3억2000만원의 제주테마파크이지만 F Zone의 성공과 실패는 아직 점칠 수 없다. 이 무렵 수혁에게 전달된 문서에는 놀라운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4권 후반부는 수혁이 가진 문서의 내용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조금 난해한 부분이 없지 않다. 특히 황당스러운 물질의 순간이동과 복제라는 의미를 담은 재규정화에 대한 부분의 이해는 작가 자신도 미심쩍은 부분으로 지정하고 있기에 소설적 맥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더라도 핵심적인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F Zone 실체에 다가갈 수 있는 의미 있는 것이기에 더욱 명확한 증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F Zone에 얽힌 문서에서 미국의 앞날에 대한 의지를 읽은 수혁에겐 놀라움의 연속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불어 F Zone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또 그곳에서 발생되는 변이라는 문제는 어떻게 벌어질지 벌써 5권이 기대된다. 지금까지의 여정이 '모험으로의 준비'였다는 사실을 밝힌 작가의 말에 따라 유추해보지만 독자의 기대와 일치할지는 미지수다.



비밀문서의 내용이 전재돼 있다. 그러나 핵물리학자나 우주공학 박사들이나 이해할 듯한 매우 어려운 단어, 축약어, 암호 등으로 이루어진 문서의 내용을 파악하기는 독자로서는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 저자도 군데군데 주를 달아 이해시키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그 정도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아무튼 독자는 눈으로 한 페이지 당 서너 단어만 읽고 넘기기로 했다. 저자가 뒤에 지문을 통해 풀어줄지도 모르니까... 다음 내용은 저자가 주까지 달아 그래도 쉽게 이해되는 문서의 한 부분이다.


■ 범위

허수-복소수 차원(Imaginary-Complex Number Dimension)내의 복제를 통한 물질들의 재규정화(Redeterminalization)* / 본 평가서는, 물질복제 연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목적으로, 매우 특수하고 제한된 서술형식을 사용하여 지나친 정보 공개를 억제하는 동시에, 거론된 소수에게 연구의 개괄적 이해를 제공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따라서, 기술적 사용과 응용이 가능한 구체적인 예증과 수식에 대해 우리는 언급을 자제하였으며, 전쟁이 아닌 작전 계획(OPLANOTW) ‘더 스테이지 게이트(THE STAGE GATE)’의 실현 문제에 대해서, 도면화의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어떠한 형식의 프리젠테이션도 사용할 수 없었음을 사전에 말하고자 한다.(p. 225)

*재규정화 : 새로운 조어가 사용되었는데, 본 문서를 기술한 연구진들이 자신들 실험 결과의 개념을 세우기 위해, 새로 만들어 낸 단어로 생각된다.(저자 주)



수혁이 이 부분을 포함한 표지부터 시작하여 2페이지에 이르기까지, 문서 앞부분 석 장이 알 수 없는 축약어와 보안 경구로 점철되는 협박성 문구로 가득 채워지다가, 3페이지에 들어서자 문서의 내용이 서서히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재규정화((Redeterminalization)라는 사전에도 없는 기다란 단어가 시각의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시간단면뭉치'니, '양자적 얽힘'이니 하는, 생소하기가 꼭 아침 해가 서쪽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소리들로 결합된 문장을 읽어 내느라 초장부터 애를 먹는 느낌이었다. 소파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쭈구리고 앉아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영어 단어를 일일이 입력해 브리태니커와 위키피디아로 검색하면서, 대충이라도 무슨 뜻인지를 유추해 내느라고 진땀을 뺐다.(p. 227)



연육교 3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바다 위의 예리한 햇살이 갑자기 사라졌다. 모든 빛의 세기와 그에 따라 반사되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면서, 수혁 들의 앞에 경계면이 나타나며 세계가 갑자기 두동강나는 듯했다. 제주 바다 위의 날씨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변덕의 마술이었다.

경계선이 그려지듯이 저편으로 하늘의 반을 선명히 차지한 구름은, 짙은 회색빛의 융단처럼 빈틈없이 그 자리를 메우는 중이었고, 그 밑으로 연무가 약간 끼어 있는 F Zone의 모습은, 수혁의 눈앞으로 커지는 속도가 더욱더 빨라지며 다가오고 있었다. 흐린 날씨와 연무 때문인지, 바다 위에 어울리지 않는 모나고 장대한 장방형들이, 입체감 없이 연이어 좌-우로, 가끔씩은 위-아래로, 다양하게 결합되어 줄지어 늘어선 느낌으로 시야를 압박하였다. 다양한 장방형들은 다시 모여, 바다 위로 들썩 모습을 드러낸 빙벽인 듯, 옆으로 기다란 하나의 장방형으로 형태를 뭉치고 있었다.

바다 수평선 쪽의 한 부분을 완전히 차지하고 있었다. 수혁은 생각보다 그 모습이 너무 크고 위압적이라 깜짝 놀랐다. 불길한 기운이 돈다는 미신 같은 생각까지 불쑥 들었다. 수혁이 가는 방향으로 비행장이 있는지 검은색 수송기 동체 하나가 순간 이륙했고, F Zone을 방금 벗어난 그 수송기가 수혁들 머리 위를 낮게 스쳐 지나가느라 사방에 퍼뜨린 진동과 굉음이, 접근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맹렬하게 다가왔다.(pp. 294~29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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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3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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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시작할 때 처음 소개된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소설의 스케일과 작가의 집필 구상 등 여러가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글의 흐름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처음 시작 부분을 되새겨 둘 필요가 있다. 더욱이 대하소설은 자칫 흥미에 너무 빠져버리면 작품 전체를 보지 못하고 조각조각을 읽고 맟추려는 독자로서의 오해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다. 한율의 『오딧세이』이다. 『오딧세이』는 200자 원고지로 9,300매의 분량이다.

작가 한율에 따르면 이 작품의 분량은 『전쟁과 평화』에서 「에필로그 제2편」을 빼면 길이가 똑같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하고는 길이가 똑같다고 한다.

우선 그 양이 놀랍다. 14년을 썼다고 한다. 장편소설이다. 대하 장편소설이다. 총 18부로 구성된 『오딧세이』는 총 7권으로, 이번에 4권까지 출간되었고, 나머지 세 권도 출간 예정이다.

『오딧세이』는 「서문」에 이은 「1부 전주곡」에서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 '도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도 도마에 대해, ‘의심 많은 도마’라는 그 동안의 단편적 해석에서 벗어나, 편집증 강박증이란 어찌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 속에 믿음을 추구했던 한 인간의 모습으로 재해석하는 작가의 노력은, 인간 존재에 대한 믿음을 편집적 강박적으로 잃어버렸던 20세기에 대한 비유적 성찰로서,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려는 사전 정지작업, 바로 ‘전주곡’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마침내 「2부 도화선」부터, 탐험선 ‘험난한 모험의 긴 여정’, 바로 소설 제목 그대로인 우리의 『오딧세이』호가 근해(近海)를 벗어나 원양 항해로 막 접어들게 되었음을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작가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이 『오딧세이』의 집필에 매달렸을까? 대단한 미학적 목적의식이 내재되어서일까? 아니면, 개인적 인생체험 때문일까? 그건 본인이 아닌 이상 제 3자 입장에선 완전히는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소설 첫머리 「서문」의 문장 몇 가지로도 작가의 속셈을 어슴푸레하니 유추해 볼 수 있다.

‘장중하면서도 신비로움에 가득한 일이라는 것은 현실엔 흔치 않은 법이다.’ ‘진실로 독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이야기란, 그 자체로 내재된 복잡다단한 모순과 다층적인 구조들 덕분에, 겹겹이 둘러쳐진 황금의 베일들 속에 내밀히 숨어 있다 하겠지만,’ ‘신의 이야기란 언제나 인간에게 옷깃을 여미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티어 내야 하는, 긴장과 경건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장중함과 신비로움’,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이야기’, ‘다층적인 구조들’, ‘황금의 베일들’, ‘신의 이야기’, ‘긴장과 경건’, 이 단어들이 표현하고 있는 의미들을 모두 견디어내려면 무엇보다도 소설이 풍부해야 한다. 소설의 길이도 길이겠지만, 구조와 형식~(하략)



이상의 작품 배경을 뒤로 하고 3권 읽기에 돌입한다. 바야흐로 테마파크를 둘러싼 대장정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느낌이다. 제주도 서귀포 상모리에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한 탐모라디자인공작소 가동 4개월 후에 발생된 마을 주민들의 거센 반발 데모로 3권은 시작된다.

현실에서나 소설에서나 이권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은 늘 있다. 테마파크 부지로 결정된 상모리 지역이 국방부 소속이기에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줄 알았던 수혁과 헨리 유 사장은 상모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문제가 되고 언론에서조차 부정적 시선을 보여 난감함을 감출 수 없다.

테마파크 진행을 위한 대책이 나오고 기자단 설득 작업 및 주민들을 위한 마을회관 연회 등을 열어 대처하는가 하면 수혁과 미란의 달콤한 로맨스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른 흐름으로 전개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의 흐름에서 반전은 극적 분위기 쇄신이나 놀라운 전개를 펼치고자 할 때, 혹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 앞서 극적 요인을 첨가하는 데 주로 쓰인다.

지금껏 알아왔던 헨리 유 사장의 과거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지금까지의 인물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그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3권이면 이제 기-승-전-결의 승의 자리쯤 도달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앞서 1, 2권에서 다소 느리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고 하면 이제는 무언가 박차고 이야기를 훅 끌어올릴 단계가 되었다 싶다. 독자의 기대감이 소설 내용에 따라 크게 올라간다.

이에 따른 3권의 시작이 좋다. 첫 장면은 제주도에 세우려는 테마파크에 제동이 걸리는 장면이다. 소설의 묘미라고 할 만한 갈등의 서막이 서서히 부상한다. 갈등의 시작은 테마파크 부지로 결정된 상모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다. 테마파크 부지로 선정된 상모리는 국방부 소유지이지만 이전부터 상모리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은 따로 있었고, 이들이 자신들의 부지에 결코 테마파크를 세울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상모리 주민들의 반발과는 달리 수혁과 미란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거리를 선사한다. 2권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3권에서는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 두 사람이 쌓아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의 감정은 이 책의 또 다른 묘미이다.



제주도 서귀포 상모리 앞바다에 'F Zone'이라는 인공섬을 세우려 하는 헨리 유 사장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더하여 현세중공업 엔지니어로 신분을 속인 정 하사는 반잠수식 해양구조물인 F Zone의 누에고치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려 하지만 철저하게 비밀에 가려진 F Zone의 정보는 국정원의 의지대로 그들을 침투조로 만드는데... 과연 이들은 F Zone의 '누에고치'에 침투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수혁의 미란과의 달콤한 로맨스가 후반부의 일부를 차지하고 미란에게 빠진 수혁의 모습과 욕망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수혁의 고뇌를 보여주기도 한다.

작가는 또 다양한 역사적 실체를 소설 속에 버무려놓아 독자층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현실감을 더하는 묘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 4.3 사건과 같은 이야기들은 역사적 실체를 가진 존재이기에 그저 흘려 듣거나 무시할 대상이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삶에 상처로 기록되어 있는 현실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하는 내용이다. 지나간 역사적 사건을 부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간혹 작가들은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을 등장시켜 글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는 호흡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 소설의 내용이 살갑게 느껴지는 이유의 하나이다.



1, 2권에 비해 조금씩 구체화되는 모습들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높여준다. 중간 중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섞여드는 건 1, 2권과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3이라는 숫자에 관한 이야기를 3권에 실은 건 우연인지 작가 나름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꽤 흥미롭다. 다양한 문화적, 종교적 의미까지 끌어와 설명하는 장면에서 작가의 전체 소설의 신비로움을 강조하는 의도적 장치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독자의 추측에 머물 수는 없다. 읽다보면 작가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드러날 터. 작가의 작품 구상이나 스토리 구성 능력이니 독자는 판단하지 말고 읽기만 하면 의문점은 풀릴 것이다.

어느덧 소설의 전반부가 끝나간다.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듯싶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전체적인 윤곽에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4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16조 원이 들어가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것, 그것은, 선점한 자에게 막대한 이윤을 가져다 주는 첨단 산업 이외에 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 F Zone에 들어오는 것은 첨단 산업이에요. 게다가 어쩌면 경이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첨단 산업이란 대부분 국방과 유흥에 먼저 쓰이는 법이지요. 레이저 광선이 처음 나왔을 때, 어디에 처음 쓰였는지 압니까? 산업 시설인 줄 압니까? 아니에요. 쇼 무대 조명 장비로 먼저 쓰였어요. 첨단 산업은 유흥, 즉 노는 것에 먼저 쓰여요. 또한 하나가 더 있으니 바로 군사, 즉 국방 시설에 먼저 쓰이지요. 아마도 F Zone, 우리의 그 인공섬에 들어오는 것은 유흥 시설이자 아마 군사 시설이기가 쉬울 거예요.”(p. 16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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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 2
한율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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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읽기 시작했다. 테마파크에 합류하기로 한 수혁의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독자의 예상을 깨고, 처음에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1권을 다시 찾아 대충 훑어본다. 왜 갑자기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아, 이거 7권짜리 대하소설이지! 비로소 아직 이야기의 전개가 끝나지 않았는데... 독자의 조급성을 가라앉히고 다시 천천히 읽어나간다.

이번에도 테마파크나 도마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군사작전 이야기이다(2권 후반부에서 테마파크와의 연관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군대 이야기, 그것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특전사의 비밀스런 작전 이야기라 상당히 흥미진진하다.(군대 용어가 나오면 남자 독자들은 재미있어 하지만 여성 독자들은 에이~ 하고 넘어가 버릴까 괜히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제대한 지 20여년 되어서 군대 용어도 많이 바뀌었겠지만 편제가 바뀐다든지 명칭이 바뀐다든지 하면 국민들에게도 다 알려져 알고 있지만 복무한 주특기가 다른 데다 최첨단 군사 장비들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인지, 가공의 무기인지 조금 의아해하긴 하다. 그러나 작가의 치밀성은 군대를 안 간 사람이 책을 놓치게 놔주지 않는다. 건축 설계도 등을 직접 그린 건축미술가 출신이라니...

군사 작전 관련 이야기, 훈련 이야기 등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니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저자는 친절한 설명을 기술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읽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사실 군사작전 이야기나 군사 용어 등은 몰라도 상관없다. 소설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저자가 기술해 놓은 것일 뿐이다.



곧 뒤이어 스티글리츠 회장과 헨리 유가 나누는 이야기와 제주도에 내려간 수혁이 테마파크를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을 시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2권 마지막 부분에서 드디어 군 작전과 테마파크와의 연관성이 드러나고 작전 지역에서 가져온 돌에 관한 궁금증을 남긴 채 마무리된다.

2권에서 가장 강하게 받은 인상은 얘기를 너무 장황하게 끌고 가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줄거리의 전개를 늦추지 않는다. 조바심도 나고 읽을수록 만만치 않은 소설이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와 관련해 스티글리츠 회장과 헨리 유가 나누는 이야기나 수혁과 이안이 나누는 테마파크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는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전공 서적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한-미 합동 공중강습작전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 한국군 특전부대 야간기습침투 표적지점-동굴진지의 마지막인 비밀창고. 그 장소의 진실은? 그곳에서 공군CCT 대원 성준모는 무언가를 발견하는데…. 붉게 빛나는 아름다운 홍옥석! 펠드스파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수혁. “드림밸리사 디자이너들과 함께 월트 디즈니 문법을 벗어난 혁신적인 테마파크를 디자인해라.” 갑자기 떨어진 헨리 유의 명령으로, 푸른 제주에서 새로운 테마파크를 궁리하지만 쉽사리 해결되진 않는다. 한편 미란의 사랑은 다가오고 수혁은 갈등에 빠진다.



그러나 저자가 자세하게 기술하면 기술할수록 점점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드게 하는 매력이 있다. 대하소설로의 면모를 보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2권의 내용은 사건의 전개보다 세밀 묘사에 치중한 느낌이 강하다. 중간 중간 너무 전문적인 용어가 나와 읽어나가기에 다소 걸림돌도 있지만 저자를 믿고 찾아서 확인하지 않고 읽으면 언젠가는 용어에 익숙해지고 사건의 줄거리도 손에 잡힐 듯하다. 아주 생소한 것은 밑에 달아놓은 저자의 주석만으로도 충분하다. 2권을 끝나는 시점에선 저자와 독자의 머리 싸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앞으로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하려고 세밀한 묘사에 치중하나를 생각하다보니 미리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를 더할 것 같아서다. 매우 차분한 마음으로 2권을 덮는다.

앞으로 남은 5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테마파크를 둘러싼 이야기는 도마의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될까? 수혁이 그려낸 테마파크의 새로운 모습은 과연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까? 무엇보다 그렇게 비싼 입장료를 내고 테마파크에 간 사람들은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해진다.



군사작전과 훈련에 대한 이야기와 수혁과 헨리 유 사장의 제주도 테마파크 비즈니스에 대한 기초작업 이야기가 드이더 실체로 드러나고 작전 지역에서 가져온 돌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2권의 여정은 마무리된다. 기대감을 가졌던 향단고택과 도마와의 관련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새로운 방향으로 소설이 전개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소설의 주 무대가 테마파크인 걸 보면 작가의 테마파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더욱이 저자는 건축미술의 전공 아닌가. 사전 지식이라 할 저자의 약력이 독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 있어 미리 읽지는 않지만 이 소설은 처음 대하는 작가이고 그림도 직접 그리는 건축가라니 아마 소설 구성이나 첫 구상 단계부터 예술성과 치밀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테마파크에 가까이 온 것 같다.

현실적 상황으로 드러나기까지는 아직 무수히 많은 난관이 존재하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작가의 이력에 어울리는 테마파크의 존재를 생각하면 꽤나 멋진, 어쩌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테마파크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막연하지만.



“난 드림밸리(Dream Valley)사에 있는 디자이너들을 모조리 다 한국에 불러 합숙을 시키면서, 완전히 새로운 테마파크를 생각해 내게 할 결심이야. 새로운 것, 혁신적인 것, 한 번 구경한 사람은 반드시 다시 오고 싶어서 좀이 쑤시는 것, 월트 디즈니를 넘어서는 것, 그게 내 꿈이자,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일세. 이런 내 마음을 자네가 가장 잘 이해해 줄 거야.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그래 맞아 자네가 앞장서야 돼. 걔네들을 모두 제주도 현지에 합숙시키고 해내야 돼. 현지의 실제 입지 지역을 수시로 보면서, 그리고 이 한국의 정취도 맛보면서, 정말 대단한 디자인을 해야 되네. 그러니 자네는~"(p. 74)


“Hey Guys! 한국 친구들. 고생 많아. 나는 USSOCOM* 소속 알렉산더 스티븐슨(Alexander Stevenson) 대령일세. 귀관들과 같이, ‘오퍼레이션 나이트 고스트’를 진행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네. 여기는 네바다주, 모처에 위치한 USSOSTC**이네. 자네들은, 여기서 우리들과 향후 4주 동안, 모든 상황에 맞추어진 훈련을 실시하고,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대, 즉 북 와지리스탄에 투입될걸세. 나는 귀관들의 건승을 믿네. 한국 친구들. 우리 같이, 한번 잘해 보자고."(p.102)

*USSOCOM : 미합중국 특수작전사령부

**USSOSTC : 미합중국 특수전 과학화 전투훈련장((저자 주)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차원이 아니고, 조경과 건축이 같이 결합되어 인간이 자연에게 인위적 상징을 부여하면서, 보다 높은 차원으로 같이 나아가고 흔연히 돌려준다는 의미를 내포(內包)하고 있네. 바로 한국 정원과 고건축을 한 범주 안에 묶어 버리는 거지. 그런 후에 ‘환원(還元)’이란 개념을 붙여 보는 거라네. 어떤가, 내 생각이? 이런 생각들을 평소에 하고는 했지. 좋지 않은가?” 스티글리츠 회장은 동의를 구하는 듯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헨리 유를 쳐다보았다.(p. 149)


“이걸로 가는 거야! 이만큼 새로 만들기도 쉽지 않아! 모든 건 만들기 나름이야! 이제부턴, 다른 컨셉 스케치들을 보면서 품평해 보자고. 이 친구, 진땀 좀 나게 말이지. 핫하하하.” 마크 페린의 말에 다섯 명의 로컬 디자이너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각자 다른 데를 쳐다보며 딴전을 피워 댔다. 수혁의 제주테마파크 개념도가 일단 수용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수혁은 자신이 그린 컨셉 스케치들을 가지고 다음 순서를 밟아 나갔다. 로컬 디자이너들은 이제, 그의 설명을 꽤 열심히 듣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p. 248)



정 하사가 손에 쥐어 주는 것을 받아 들고, 성 중사는 무슨 소린가 싶어 들여다보았다. 순간, 험준한 산맥 사이를 뚫고 나와 여명의 시작을 알리는, 호박 색깔 같은 부드러운 여린 햇살 한 조각이, 헬기의 창문 너머로 대원들의 윤곽을 도드라지게 하기 시작했다. 성 중사는 자세히 보고 싶어, 정 하사가 건네 준 그 조그만 돌덩어리를 햇살에 비추어 보았다. 선홍색(鮮紅色) 표면을 가진 별도의 조각들이 두 군데 정도 돌덩어리 속에 박혀 있었다. 돌덩어리 자체는 평범해 보이는 갈색과 연한 회색빛의 불투명한 재질이었다. 돌덩어리에 햇살이 비추어지니, 선홍색 부분들에서 붉은 광채가 번지듯 흘러나왔고 전체를 불사르듯 찬란히 물들여 갔다. 블랙호크의 강한 진동으로, 핏빛 광채는 떨리는 잔상을 남기며 성 중사의 눈으로 들어왔다.(p. 260)


뭐 어떻게 하겠는가! 어차피 하윤정이가 어디 가나 감내해야 할 인생의 축복이자, 가시이다. 다만 저 경국지색(傾國之色)이 몰고 온 파문이 오늘 하루로 한정되기만을 바랐다. 하윤정도 미란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무 소리 없이 버스에 올라탔다. 이 두 여자는 중문단지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어 놓고 있었다. 이래저래 미란이를 부른 덕분에, 수혁은 썩 유쾌하게 오늘을 자신의 의지대로 요리하지는 못한 꼴이 되고 말았다. 퍽 신경 쓰고 준비했던 것인데..... 아들 자신의 사생활은 희생하고 있지 않은가! 마음이 찜찜했다.(pp. 296~29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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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리커버) -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 100년 전통 수업
류리나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가를 뜻하는 'statesman'의 어원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말을 잘하는 것은 정치가로서는 필수적 요소일 것이다. 연설을 통해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가는 자신의 정치 신념, 정책 등 유권자의 표심을 사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어원이 된 것 같다.

존 애덤스(2대) 러더포드 헤이스(19대, 하버드 법대) 테오도어 루즈벨트(26대) 프랭클린 루스벨트(32대) 존 F 케네디(35대) 조지 W 부시(43대, 하버드 경영대학원) 버락 오바마(44대, 하버드 법대) 총 7명의 대통령이 하버드대 학부 및 대학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학별로는 최고다. 대학에서 말하는 법을 배워서인가?

물론 따로 배우지는 않을 것 같다. 하버드대학을 안 다녀봤지만 대학에서 말하는 법을 가르쳤을까. 아마 그런 수업이 있었다면 특강이나 별도 마련된 프로그램이지 정식 커리큘럼에는 없을 듯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버드 대학 출신의 대통령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대학의 자부심과 함께 고유 문화로 자리잡을 만하다. 그래서 이 책의 의미는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될 수 있을 터이다.

“희망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라는 오바마의 연설은 무명의 그를 순식간에 정계의 다크호스로 만들었다.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는 오바마를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연설가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고교 시절, 오바마는 말을 잘하지 못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대체 무엇이 ‘평범한 소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을까?



저자에 따르면 하버드는 일찍부터 ‘세 치 혀’가 돈과 원자폭탄에 이어 ‘세계 3대 위력’에 속한다고 봤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말하기 비법은 여기서 출발했다. 말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잘하려면 열심히 말하기 기술을 익히고, 다른 사람이 쌓은 경험까지 흡수해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에서 100년간 이어온 말하기 비법을 익히고 활용한다면 누구든 말하기의 고수가 될 수 있다. 오바마의 성공은 이러한 하버드 말하기 수업의 보편적인 성공 사례일 뿐이다.

이 책 『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에는 소통 전문가, 심리학자, 정치가, 협상가 등 하버드대 교수와 동문 54명이 집약한 말하기의 모든 것이 알차게 담겨 있다. 자신의 말하기 문제점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나와 이야기하고 싶게 만들 것인가?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상황을 컨트롤할 것인가? 평소 궁금해하는 모든 내용의 답을 말하기 공식과 말하기 전략으로 알기 쉽게 들려준다. 하버드에서 다루는 이론이지만 지나치게 심오하지 않고, 유명한 사람의 사례이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직장이든, 집이든,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든 일과 관계가 원하는 대로 풀리게 하는 명강의 『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을 책으로 만나본다.



사회생활에서 말하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 누구나 말을 잘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갈등을 처리하는 능력을 비롯한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든, 직장이든, 집이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잘 표현하고, 인간관계를 강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버드는 소통학의 대가인 홀리 윅스와 협상 전문가 베이저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말하기 고수들을 배출해왔다. 하버드는 말하기에 대해 무엇을 가르쳤을까? 이 책은 하버드가 어떻게 최고의 달변가들을 키워내는지, 말하기를 소통의 기술로 만드는지, 어떻게 말하기로 인생을 바꾸는지 그 비밀을 파헤친다.

100년 전통의 하버드 말하기 비법은 이 책에서 총 '8개의 수업'에 나눠져 담겨 있다. 대화법에서 스피치, 협상과 설득의 상황까지 말하기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을 망라한다. 일단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첫걸음은 자신의 말하기에 대한 단점과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하버드 토론클럽에서 전해내려 오는 자가진단 테스트로 자신의 말하기 능력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 어떻게 해야 말하기 능력이 향상되는지, 말하기의 중점은 무엇인지, 자신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 막연하고 모르니까 답답하고 발전이 없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다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이미 자포자기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입 다물고 살 것인가? 하버드의 말하기 기술을 습득하면 다른 사람과 말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일과 관계가 원하는 대로 술술 풀릴 것이다.



이 책에는 특별함이 있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말하기 기술’을 공식으로 바꿔놓았다. 예를 들어, 말은

간결할수록 좋다. 말 한마디로 많은 뜻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말하기 대본을 ‘압축 3부 구성법’이라고 부른다. 구체적인 말하기 방식은 ‘말하기 시작(도입)-전개-결말’로 구성된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미 알겠지만 이 책의 구성 또한 요약집처럼 매우 간결하고차례대로 차근차근 구성돼 있다. 어떤 독자가 읽든 무슨 내용인지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졌다. 누구나 한 번 쭉 읽어내려가면 책의 내용에설득되고 잘 만들어진 책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3부 구성법의 원칙에 따라 의미 전달에 최적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1. 하고 싶은 말

2. 주요 내용, 일반적으로 세 가지 구체적인 항목이나 조항

3. 이유와 근거, 한두 가지의 구체적인 실제 사례


이 순서로 말했을 때 말이 매끄럽고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말하기 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랑 법칙’, ‘SOFTEN 법칙’ 등 말하기의 기술을 이해하고 실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게 공식과 법칙으로 명료하게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대화 사례는 흥미를 더하고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대화법에서 스피치, 설득력과 논리력 높이기까지 하버드에서 가르치는 말하기의 모든 것을 담은 바이블과 같다.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의 특별한 말하기 수업으로 일과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보자.



잘못된 평가는 뒤집을 수 있다

1. 상황을 상상해보라

2. 꼭 재미있을 필요는 없다

3. 인사에 한 마디를 덧붙이면 수월해진다

4. 여러 사람에게 인사해야 할 때

5. 자주 쓰는 여섯 가지 인사 방식


인사는 흥미로운 모험이다 모험은 원래 흥미로운 일이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흥미로운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p. 62)

1. 대화의 방향을 리드하자

2.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좋다

3. 단답형 질문으로 상대의 마음을 알아보자

4.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게 만들어라

5. 화제를 바꾸면 새롭다


먼저 말을 거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1. 교류에 교류를 연결하라

2. 상대를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라

3. 말 걸기에서 잡담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컨트롤하라



part 3 상대가 말하고 싶게 자극하라


언제 말해야 하는가

1. 한 번에 다 말하지 않기

2. 모든 사람에게 100% 공개는 좋지 않다

3. 주의 : 당신이 사적인 비밀을 잃는 것은 아니다


친밀도에 따라 말의 깊이가 달라진다

1. 자기 노출 1단계 : 의례적인 질문

2. 자기 노출 2단계 : 기본 정보에 대한 대화

3. 자기 노출 3단계 : 취미, 관점, 입장, 태도를 밝히는 것

4. 자기 노출 4단계 : 민감한 화제와 인생의 히스토리를 밝히는 것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먼저 하라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아주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p. 107)

1. 상대방의 감정 원소를 찾아내라

2. 상대방의 위해 무슨 말을 할까

3. 말을 너무 많이 할 필요 없다



part 5 설득하면 당신을 거절할 수 없다


상대를 당신 편으로 만들어라

1. 사회적 규범을 활용해라

2. 주고받는 전략을 세워라

3. 상대방의 잠재적 손실에 대해 말해줘라

4. 공통점으로 동지가 되라


설득과 강요를 혼동하지 마라

마음을 울리는 감정을 더하라

1. 감정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라

2. 상대에게 맞춤형 근거를 제시하라

3. 일의 순조로움을 위해 상대방을 추켜세워라

4. 강요는 반항을 불러온다


증거를 보여주고 마음을 사로잡아라

1. 수치적 증거는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2. 전문가의 말을 빌려오자



part 7 의견이 나뉠 때는 공통점을 찾아라


이익만 따지는 것은 분열을 일으키는 폭탄이다

1. 사전에 규칙을 정해라

2. 중요한 결정을 누가 할 것인지 정하라

3. 공동의 이익을 명확하게 하고 찾아야 한다

4. 세 가지 큰 공통점을 찾아라

5.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냉정하게 만들어라

6. 쌍방이 신뢰하는 사람을 찾아라

7. 분열이 생기고 난 뒤의 태도


성공적인 대화를 위해 이야기 시작에 신중하라

좋은 시작은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다.(p. 283)

1. 두 사람의 공동이익을 찾아라

2. 가식적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마라

3. 상황에 따라 자신의 지지자에 대해 이야기하라



이해하기 쉬운 말하기 순서는 따로 있다

1. 주제는 한마디로 전달하라

2. 할 말로 뼈대를 짜고 내용을 덧붙여라

3. AREA 법칙을 사용하여 사고의 논리성을 강화하라


말을 잘하면 듣는 부담이 줄어든다

1. 대화의 신비감을 건네고 목적지를 향해 가라

2. 큰 주제를 알려주고 듣는 부담을 줄여줘라

3. 상황에 따라 정보 전달 방식을 다르게 선택하라


소통의 요소로 더 명확하게 말하기

1. 정보 소통의 다섯 가지 요소를 명확히 하라

1) 말하는 사람 2) 듣는 사람 3) 주제 4) 해답 5) 기대하는 반응

2. 앞뒤 상황과 배경을 소개하라

3. 상대에게 당신의 신뢰를 알려라



중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알려진 이 책의 저자 류리나는 하버드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에 주목했다. 전 세계의 군사, 정치, 경영, 사회 등 각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들의 말과 연설에 세계의 이목은 집중된다.

저자는 대중의 심리를 꿰뚫어 위안을 주고 힘을 부여하는 연설로 공감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반대 여론까지도 설득하는 말의 힘을 분석했다. 말을 잘하는 그들이지만 결코 선천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타고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이 책의 집필 이유와 취지가 가슴에 와닿는다.

사실 출판사나 독서카페지기 분들은 서평단이 책의 제목만 나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독후감이나 서평가들의 완전한 평가를 원한다. 사실 책의 제목만 나열하는 것은 무성의해 보일 뿐만 아니라 서평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전문 서평가의 서평을 한 번이라도 보면 수긍이 쉽게 된다. 책 내용에 대해 쓸 때는 문학평론가 못지 않고, 책의 편집이나 기타 외형을 논할 때는 편집인을 능가하는, 책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고수'다. 일반 독자들이 쉽게 쓰기 어렵다. 독후감과 차별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책의 소제목을 열거하거나 소감이 없는 서평을 원하지 않는 출판사와 저자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서평엔 불가피하게 소제목이 열거되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잘 정리된 목차를 가지고 있고, 평론가처럼 책의 내용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를 전제로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몇 개의 부분만 떼어 정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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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유진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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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우울증은 아주 흔한 마음의 질환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의 감기'로 생각하라는 주문까지 한다. 그럼 왜 극한 상황까지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가기만 하나. 물론 감기만 걸려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감기 자체보다는 합병증에 의해서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고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데서 우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관련 전문의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19세기 산업혁명 후 사회는 근대에서 현대로 접어들면서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기계문명이 극대화되면서 예전에 노동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던 농경사회는 산업사회로 급속도로 바뀌어갔다. 노동의 많은 부분을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농경사회 때까지만 해도 인간의 노동력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어서 같이 노동을 하면서 교역과 상업의 발전에 따른 교류가 잦아질 때까지 인간은 외로움을 느낄 사이가 별로 없었다. 일터에서나 집에 와서나 거의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낄 틈이 별로 없어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자 도시가 발전하고 가족이 핵가족화 됐다. 외로움을 느끼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훨씬 많아진 것이다.


‘외로움’이라고 하면 흔히 ‘오직 나 혼자’일 때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외로움이란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든지,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저는 ‘아무도 나를 상대해주지 않고 놀아주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면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내 편은 아무도 없어’라든지 혹은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외로움이 더욱 강렬했 던 것입니다.(p. 17)



거기에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며 함께 어울리던 친구나 동료들간의 관계도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유지될 정도로 소통이 자유로워졌다. 전화는 그래도 상대의 음성을 듣는다는 의미에서 혼자 있는 느낌이 덜하지만 각종 디지털 정보기기는 엄청난 정보량과 빠르고 비접촉 관계를 더욱 가중시켰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 팬데믹으로 가족 이외에는 접촉으로 나눈 소통은 아예 원천 차단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일상은 완전히 무너져내렸고 언컨택 4차산업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우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갖고 있는 보편타당한 감정의 소유자들이다. 분노, 공포, 우울, 슬픔 등 부정적 감정과 기쁨과 즐거움, 평온함으로 대별되는 긍정적 감정을 모두 갖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이 감정의 발로가 되기도 하고 충격에 따라서는 감출 수 없을 만큼 크게 표출되기도 한다. 또 오래 한 가지 감정에 노출되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 상황을 의학계는 신경증, 정신질환증 등으로 구분돼 치료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는 정신의학이나 신경정신적인 치료에 특효제가 없다. 감정의 조절에까지는 약품이 개발됐지만 치료제는 없는 질환이 대부분이다. 이 말은 가벼운 정신실환이나 신경 이상 증세는 일상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약물 치료가 가능하지만 완전한 치료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우울증은 가장 흔한 감정 이상 증세를 보이는 질한이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아직은 긴 기간이 아닌 데다 심각한 이상 증세를 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빨리 치료에 임하면 증세를 바로잡을 수는 있는 단계로 보여진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필요한 만큼의 약물치료가 가능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제때 치료받지 않고 장기간 노출되면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크다.



이같은 코로나 지속 상황은 소통과 교류 등 인간이 필수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를 억제시킨다. 타인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어려워지면 인간은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모두가 외로워진 사회에서 외로움이라는 악순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와 함께하길 원한다. 그리고 누군가가 곁에 있어도 외로움이 채워지기는커녕 오히려 고립감과 공허함만을 확인하고 커지기만 한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 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서이 크다.

이렇듯 외로움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늘어난 심리치료, 마음치유 등의 에세이 발간과 분석심리학의 창시자로 현대 심리학의 원조라고 불리우는 칼 융의 이론과 연구서도 심리 치료 책으로 많이 발간되고 있다.

이 책 『너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도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팬데믹으로 인한 우울과 공포감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발간됐다. 일본의 저명한 심리 상담가인 오시마 노부요리 저자는 25년간 8만여 건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게 된 외로움에 관한 연구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외로움의 원인은 무엇인지, 외로움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떠한 패턴을 보이는지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저자가 실제로 만났던 상담자들의 사례들을 들어 누구나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자신의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해 이해해보는 시간은 자신의 외로움을 한결 덜어줄 진정한 동반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외로움의 실체를 알고 나면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음도 평온해질 것이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외로움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근본적으로 외로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외로움은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외로움은 ‘나만 외롭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제2장 ‘외로움은 왜 문제가 되는가?’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설명하며 그로 인해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말한다. 외로움은 파괴적인 인격을 갖게 하고 그로 인해 타인과의 마찰이 생긴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외로움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구분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먼저, 외로움이 느껴지면 눈을 감고 자신의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자신 외에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의 외로움입니다. 내면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내 안에서 나가달라’라고 부탁함으로써 진정한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로워서 힘들다는 마음이 느껴질 때는 다시 눈을 감고 그 감정에 주목해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그 사람에게 나가달라고 말합니다. 내 안에 타인이 존재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입니다. 내 안에서 누군가가 사라졌을 때 쓸쓸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나의 외로움’입니다. 그 외로움을 깨닫기 위해서 차례차례로 내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pp. 50~51)



제3장 ‘외로움을 없애는 법’에서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나만 외롭다’라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며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외로움을 식별하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어린 시절의 외로움을 깨달으면 과거조차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에서는 5가지의 실제 사례를 들어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방법들을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외로움으로 인해 생기는 타인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외로움을 알고 나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나만’ 외로움을 느끼고, 음지를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양지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완전히 다른 타입의 인간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문을 말하며 모함하는 괴물로 보이거나, 상식이 없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거침없이 흙 묻은 발로 들어가 마구 짓밟는 저급한 사람처럼 생각되거나, 자기보다 뛰어난 것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 질투 덩어리의 괴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로움이라는 색의 선글라스’로 상대방을 보면 사실은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겠지만 상대방도 자신의 외로움을 알아주지 않으면 외로움이 늘어나 발작을 일으키고,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하고 맙니다.(pp. 142~143)



그녀는 길을 걷고 있는 예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봤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하니 이 사람도 사실 외롭다는 것이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예뻐서 좋겠다. 나 같은 건…’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따뜻한 눈으로 상대방을 볼 수 있게 되었기에 길을 걷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아이와 있는 부모를 보았을 때도 ‘외로움의 색을 식별하자’고 생각했더니 아이가 그녀를 지그시 쳐다봅니다. 아이 엄마가 “예쁜 누나를 보고 있구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pp. 154~155)


저자 : 오시마 노부요리


일본의 저명한 심리 카운슬러이자 (주)인사이트 카운슬링 대표이사. 25년간 8만여 건의 임상 상담을 진행했다. 미국 사립 애즈베리 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브리프 테라피인 FAP요법(FREE FROM ANXIETY PROGRAM)을 개발해 트라우마와 같은 다양한 심리 증상을 치료해냈다. 저자가 집필한 30여 권의 저서는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저서로는 『쉽게 흔들리는 감정을 지금 당장 없애는 법』 『늘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것을 단번에 바꾸는 방법』 『무의식의 힘으로 무적으로 살아간다』 『지배당하는 사람들』 『무시하기 기술』 등이 있으며, 국내 출간된 저서로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고 느낄 때 읽는 책』 『남보다 내 마음이 우선입니다』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지는 1%의 마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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