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문학집
장용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주는 젊은 여성 작가의 등장이 반갑기 그지 없다. 요즘 사람 같지 않게 이 여성 작가는 이름 앞에 아호를 쓴다. 창의(創意)라는 호다. 작가에게 어울리는 의미로 보인다. 요즘 책을 읽는 주 독자층은 이른바 '한글 세대'다. 한자교육을 학교에서 따로 받지 않아 한자를 잘 모르고 어려운 한자를 굳이 배울 필요도 없어 학교 교육에서도 쓰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유야 어쨌든 주 독자층이 한자를 모르는데 굳이 한자이름이나 조선시대처럼 아호를 따로 쓸 필요가 없어 제목이나 표지에 한자를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저자가 한글 세대이든, 한자를 배운 옛날 세대이든 상관없다. 독자가 거북하다면 당연히 한자이름은 쓰지 않는 게 맞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한자를 몰라 안 쓰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어필되지 않고, 혹시 거부감이 있을지 모를 독자들에게 한자를 제목이나 표지에 드러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책 『창의 문학집』의 저자 창의 장용희(創意 張龍熙)는 제목이나 표지에는 한자를 쓰지 않았지만 안표지부터 아호를 포함한 이름까지 한자를 썼다. 물론 한글보다 작은 글자이지만...

더욱이 저자는 여성이고 젊은 분이다. 또 저자는 '한글 사랑'을 내세우는 철저한 한글 세대일 텐데도 한자를 표기한 것이 궁금하다. 그러나 작품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 독자는 궁금증만 가진 채 작품 읽기를 서두른다.

 


 

처음 보는 작가이름에 한자로 표기하고 아호까지 가진 작가다. 한자 교육을 따로 받았거나 집안에서 옛날 선비들처럼 유교식 교육을 따로 받으신 분인가 싶다. '문학집'이라고 표기한 만큼 책 속에는 문학의 각 종류가 망라돼 있는 듯하다. 시, 시조, 수필, 동극, 시나리오, 동화, 단편소설 등 다채롭다.

더욱이 각 분야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작가의 문학적 재능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더욱이 저자의 창의력은 글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플라워팟, 멀티바스켓, 알알이빅, 에듀스낵을 개발 출시한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게임이나 발명, 기술 개발에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 다방면에 두루 능하다는 것인 탁월한 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라는 속단은 이 책 저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작가의 개인적인 면은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은 이쯤 끝내고 작품 속으로 들어간다. 우선 작가의 어린 시절을 짐작케할 만한 수필이 있어 먼저 읽는다. 자연과 함께하며 대화도 나누고 매우 감성적인 면이 깊숙이 각인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다.

 


 

16살의 나에서 31살의 나로 바뀌며 그전보다 생활도 나아졌지만 어린 시절 숲과 어울려 자연에 묻혀 지냈던 자연인의 삶은 다시는 오지 않을 귀한 날들이었다.

사랑스러운 나의 어린 시절, 순수하였던 시절을 겪고 나니 큰 기쁨의 결실은 15년 뒤 어른이 되어 돌려받았다. 자연은 끊임없이 주는 존재임을, 그리고 메아리처럼 기쁨을 주는 착한 존재들임을 알게 되니 세상에는 더 이상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나의 어린 시절로 돌이켜보면 난 자연과 대화하는 아이였다. 지금은 하늘을 보며 가끔 구름과 대화를 한다. 구름은 비가 되어 내려 다시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안녕, 용희야. 또 만났네? 그새 많이 컸구나. 반가워. 난 보슬비야.”

“응, 예전에는 소나기였는데 더 아름다워졌구나. 눈송이였을 때도 귀여웠어.”

“지금의 너와 같은걸, 난 너의 마음의 거울이니.”

자연이 대답해주었다. 어렸을 때에도 답해주었지만 몰랐을 것이다.

자연처럼 끊임없이 변하며 자연과 닮아가는 내 모습을…….

- p. 146 〈자연과 대화하는 아이〉 중에서

 


 

앞부분부터 읽어나가다 발견한 시 한 편은 작가의 사색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관찰과 사색은 철학뿐만 아니라 문학하는 사람에게도, 과학하는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한 대목일 터, 그의 관찰력과 사유의 힘은 천부적이라기보다 자연과 함께하면서 키워온 것일듯 싶다.

 

끝에서 끝으로

 

한결 나이진 목소리

웃음 짓는 계절의 끝에서

죽음과 연관된 별들이

소스라치며 떨어지는 밤

(중략)

진리가 진심인 듯 알았다면

술래잡기는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쓰고 달아진 밤바다의 울음소리

끝에서 끝으로 돌아서 가는 중

 

삶의 진리를 찾은 듯 아쉬움은 남는 듯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돌아서 가는 중'이란 표현이 인상 깊다.

 


 

시나리오 분야에 소개된 '동극' 한 편을 보면 작가의 상상력과 문학적 재능, 한글과 어린이 사랑이 느껴진다.

「조선시대 공룡마을」이란 제목의 동극이다. 등장인물과 줄거리 및 특징을 앞부분에 간략하게 설명해 놓았다.

"이 동극은 총 2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러닝타임은 2시간 내외입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시대의 요술마을에 사는 수다쟁이 민씨 부인의 남편이 사또가 되고,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를 발견하여 콩쥐에게 빨간 부채를 주게 되고, 콩쥐가 계모에게 시달림을 받다가 젊은 사또와 결혼하여 삼형제와 함께 도둑할아버지를 잡으며, 누명을 쓴 민씨 부인 남편을 구해주어 은혜를 갚습니다. 100년 뒤 요술마을에는 산사태로 호랑이가 마을로 와서 오누이를 잡아먹으려 하는데 달에서 사는 토끼 부부가 구해주게 되고 오누이는 은혜를 갚기 위해 토끼 아들을 찾아줍니다. 토끼 아들과 호랑이가 만나지만 꾀를 부려 살아남습니다.(중략)

이 동극의 특징은 조선시대 공룡마을은 10개의 전래동화를 재구성한 퓨전 동극입니다. 요술마을에서 펼쳐지는 일을 다루어 주제가 일관성이 있어 어렵지 않아 아이들이 보며 이해할 수 있으며,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는 대화가 많이 있어 흥미도를 높였습니다. 동극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권선징악의 의미와 상부상조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상세한 설명과 함께 동극은 시작된다. 문학적 재능과 상상력이 돋보이며 어린이 사랑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에 들어 있는 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반반 인생

 

휘영청 밝은 달 나무 그늘

슬픈 미소를 짓는 나그네

 

당신은 얼마나 행복해지려고

욕심 단지를 들고 서 있는가

(중략)

백여 년 안 되는 인생길에서

무얼 바라고 무얼 기약하며

 

인생 단지에 행복함은 반만

채우려 하는지 알 수 없구나

 

독자의 마음에 쏘옥 들기도 하고 후벼파기도 하는 시다. 100년 안 되는 인생길 속 독자는 반 이상 살아왔는데도 알 수 없는 상황을 작가는 갓 30을 넘긴 시점에서 보이나보다. 대단한 통찰력이다. 독자로서는 아직 반이 남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의 삶에 대한 고찰이 독창적이고 깊은 사유를 엿볼 수 있다. 한마디로 30대의 시인이 쓰기 쉽지 않은 시라고 생각한다. 공감이 커서일 게다.

 


 

작가의 소박한 출간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창의 문학집을 펼쳐주신 독자분들께 인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세종대왕님과 집현전 학자분들이 만드신 한글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한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공모전에 도전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글을 언어로 말하고 쓰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여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노력하여 더 나은 문학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자 : 장용희(創意 張龍熙)

 

‘창의’라는 독특한 호를 쓰는 장용희 작가는 숭실대학교에서 경영을 공부하였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연구하고 있다. 플라워팟, 멀티바스켓, 알알이빅, 에듀스낵을 개발하여 출시하였고, 시, 시조, 동시, 동화, 동극, 단편소설, 콩트, 수필, 영화시나리오 분야에 등단하여 시인, 시조시인, 동시인, 동화작가, 동극작가, 소설가, 콩트작가, 수필가, 영화시나리오작가가 되었다. 현재는 작문, 게임, 발명, 기술개발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 특히 중고등학교 때 영어는 입시를 위한 필수과목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영어는 입시, 취직, 학문을 하는 데 첫번째 조건이었다. 그만큼 영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혜택을 주는 언어이기도 했고, 한편으론 괴롭힘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산업화 시대 때는 특히 영어가 우선이었다. 국어보다도 영어가 우선시됐을 정도다. 70~8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영어만 잘하면 먹고 사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시대이었다. 회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독해나 듣기 정도는 시험칠 수 있는 시대였으니... 또 사실 영어 시험을 만점 받았다 하더라도 회화는 초보 실력도 안 되는 학생들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영어권 나라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도 많고, 심지어 직장까지 그만두고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들도 있어 웬만하면 영어 회화는 잘한다. 하지만 영어 회화를 구사한다고 해서 영어권 나라의 문화까지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어원(etymology)부터 알아야 한다. 독자의 학창 시절 때도 영어 단어를 외우는 방법은 '무조건 외우는' 방식이 주로 채택됐지만, 가끔은 영어 단어를 많이 알려면 어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있긴 했다. 어원을 중심으로 파생되기도 하고 영어의 변형 모습은 일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그냥 외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이 정설처럼 굳어져 있었다.

 


 

이 책은 영단어의 뿌리를 밝히고, 그 단어가 문화사적으로 어떻게 변모하고 파생되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인문교양서이다.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문화, 예술, 종교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어떤 장을 먼저 펼쳐보아도 상관없다. 각 장마다 독자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영단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동안 여러분의 어휘 실력은 놀랍도록 향상될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이고 장점이다.

이 책의 구성을 잠깐 살펴보자면,

CHAPTER01 자연환경과 민족

CHAPTER02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CHAPTER03 정치·경제와 군사·외교

CHAPTER04 문화·예술과 종교

CHAPTER05 과학 기술과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CHAPTER06 동물왕국의 영어 편을 덧붙여 놓았다.

CHAPTER07 식물나라의 영어, CHAPTER08 신화 속으로 떠나는 영어 여행 CHAPTER09 영국 미국 사람들의 이름짓는 법 CHAPTER10 미국과 영국의 도시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 편으로 이어진다. 언어는 그 시대 인간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문명의 정도에 따라 어휘가 늘어는 식으로 발달한다. 이 책도 한마디로 영어 어원에 관한 한 모든 것을 기술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 같다. 대단한 지식과 엄청난 노력, 그에 못지 않은 열정으로 연구하고 수집한 저자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책을 읽어갈수록 이 생각은 존경으로 바뀔 만하다. 소중히 간직하고 수시로 익히고 싶은 내용들이 차고 넘친다. 예전 우리가 사용하던 표현으로 하면 '영어 어원 만물박사'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난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법철학 비판서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역사는 그 시대가 지나야 올바로 평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엉이는 아테나 여신이 ‘지혜’의 상징으로 데리고 다녔던 새이다. 여기서 bring owls to Athens(아테나 여신에게 부엉이를 주다)라는 말이 나왔는데, 공자에게 『논어』를 선물하는 격이니, ‘쓸데없는 짓’이나 ‘사족을 달다’라는 의미이다.

언어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기호체계이다. 영어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과 같다. 그것은 풍부한 어휘력과 문장 독해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단어를 외우는 것은 무식한 짓이다.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뜻을 파악하고, 거기서 파생된 단어들을 거미줄 치듯이 엮어서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영어공부의 길이 열린다.

이 책은 단어의 뿌리는 물론이고 그 줄기와 가지, 어원 속에 숨겨진 에피소드까지 재미있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영어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교양상식사전이다.

 


 

악수는 천상의 신이 지상의 지배자에게 권력을 수여한다는 의미가 담긴 동작이라고 전해진다.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악수 그림이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에도 이런 악수의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로마시대 때 악수는 사람들끼리 서로 해칠 의사가 없다는 의미의 몸짓이다. 주로 무기를 쓰는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면 상대의 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오른손잡이들과 달리 왼손잡이들은 왼손으로 무기를 썼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진다. 그래서 왼손잡이는 못 믿을 상대로 생각했으며, ‘불길한(inauspicious)’이라는 뜻의 라틴어 sinister를 ‘왼손잡이(a left-handed person, a left hander)’라 불렀다. 이후 오른쪽(right)은 ‘정의로운’ ‘정상적인(normal)’ ‘건강한(healthy)’ 등 긍정적인 의미를 차지했으며, 왼쪽(left)은 ‘급진적인’ ‘좌익의’ 등 부정적인 의미로밖에 쓰이지 못했다.

미국의 야구장 구조는 투수의 왼손(left paw, paw는 익살스럽게 사람의 손을 뜻하기도 한다) 방향이 남향이 되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좌완투수를 southpaw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왼손잡이들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편견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그래서 왼손잡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영국 왼손잡이협회’는 1992년 8월 13일을 ‘세계 왼손잡이의 날’로 정해 지금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런데 하필 불길한 숫자 13일로 정했을까. 다행히 그날은 목요일이었다.

 


 

‘수(數)’를 나타내는 영어 number의 어원은 라틴어 numerus이다. 우리가 number의 생략형으로 쓰는 No.는 바로 라틴어 Numero의 약자이고 No.1은 ‘순서대로 1’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인자(numero uno)’, 조직의 ‘최고위층(top)’ ‘최고품(supremacy)’ ‘자기 자신(oneself)’이라는 뜻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약간 지저분한 이야기이지만 No.1은 어린이의 소변을 가리키며, No.2는 대변을 가리킨다. 우리 식으로는 ‘대소변’이지만 서양식으로는 ‘소대변’인 셈이다. 그러면 No.3는 무엇일까? 우리 영화 「No.3」에서는 ‘삼류 인생’을 뜻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코카인(cocain)을 가리키는데, 이니셜 c가 알파벳 순서로 세 번째라는 이유에서다. 코카인에 의지해 살아가는 인생이 바로 삼류 인생이지 않을까 싶다. 이 밖에도 No.10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No.10 Downing Street)에 자리 잡은 ‘영국 수상관저’를 가리킨다.

 


 

‘창문’을 뜻하는 window는 고노르드어 vindauga에서 차용해온 단어이다. 즉, vindr(바람) + auga(눈) = ‘바람의 눈’이라는 뜻인데, 추운 지방에서 살았던 고대 게르만족의 창문은 지금처럼 크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Window가 영어로 들어오면서 창문의 뜻으로 쓰이고 있던 고대영어 eagthyrel의 자리를 차지했다. eag는 눈을, thyrel는 구멍을 뜻했는데, eag는 영어의 eye가 되었고 thyrel은 nosu(코) + thyrel(구멍) = nostril(콧구멍)이라는 복합어의 어미에 흔적을 남겼다.

창문은 고대 게르만족에게는 ‘바람의 눈’, 앵글로색슨족에게는 ‘눈의 구멍’이라는 뜻이었다. 우리에겐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는데, 서양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한자로 창(窓)은 穴(구멍)과 心(마음)을 합쳐서 만든 글자이다. 동양과 서양 가릴 것 없이 구멍이라는 뜻이 들어 있음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은 바지를 pants, 영국에서는 trousers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속옷의 용어를 정리해보자. panty는 여성이나 어린이용 속옷, under pants는 남성용 속옷, drawers는 일반적인 속옷을 뜻한다. pants는 pantaloons(판탈롱)에서 유래되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pantaloons은 trousers와 같이 쓰였지만, 19세기 중반부터 일반화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들어서부터는 pantaloons의 줄임말 pants가 완전히 바지의 의미로 자리 잡았다.

Pants의 모태인 pantaloons은 14세기에 내과의사로 활약했던 ‘판탈레오네(San Pantaleane)’에서 따온 말이다. 그리스어 pan(모든)과 lean(사자)의 합성어인 그의 이름은 ‘아주 용감한’이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이탈리아 희극에서는 베네치아에 사는 나이 든 호색한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인공 판탈레오네는 테 없는 모자와 정강이 부분이 좁은 지저분한 바지를 입었는데, 그의 이름을 따서 바지에 판탈롱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이다.

 


 

Quiet(still, silent 조용한)와 quit(give up, stop 그만두다) 그리고 quite(completely, wholly, entirely, thoroughly 완전히)는 어감이 비슷하다. 물론 어감뿐만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면 어원도 같다. 모두 라틴어 quies(평온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 치자. 사람들은 그곳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quit). 그러면 그곳은 조용해지고(quiet), 사람도 동물도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이 완전히(quite) 폐허가 되고 만다. 이렇게 연상을 하면 이해하기가 좀 쉬울 것이다.

은행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환전상이었다. 은행을 뜻하는 bank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banka이다. Bank는 게르만조어에서 비롯되었는데, 게르만 일족인 롬바르드(Lombard)족이 북부 이탈리아에 정착하면서 사용했던 말이다. bank는 처음에는 ‘환전상의 작업대’를 가리켰다. 이들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온갖 손가락질을 받아가면서 작업대를 놓고 환전과 고리대금업을 시작했다. 이 작업대의 의미가 점차 확대되어 금융업자의 점포를 가리키게 되었다. 런던에 최초로 금융업을 시작한 사람들 가운데는 롬바르디아 출신이 많았으며, 그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던 곳이 바로 오늘날 영국 금융가의 중심지인 ‘롬바르드 가(Rombard Street)’이다.

‘은행’이라는 뜻의 bank에서 파생된 단어로는 영어 bankrupt(파산시키다, 성격 파탄자)와 독일어 Bankrott가 있다. 원래의 뜻은 ‘banco rotto(부서진 작업대)’인데, 환전상이 정확히 계산해주지 않아 화가 난 손님이 작업대를 부숴버렸다는 에피소드에서 나온 말이다.

 


 

일찍이 이집트인과 로마인은 기름을 바른 동물의 방광과 내장을 페니스의 덮개로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550년대 이탈리아 파두아 대학 해부학 교수 가브리엘 팔로피우스가 약을 바른 아마포를 귀두에 씌우는 덮개, 즉 지금의 콘돔을 남성용 성병 예방기구로 처음 만들어냈다. 그는 clitoris(음핵)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해부학자이기도 하다.

이 책의 특징은 또 영단어에 대한 어원 및 얽힌 이야기와 함께 아랫부분에는 관련된 표현도 몇 개 제시해두어 해당 단어와 관련된 관용어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편안하게 읽다보면 전혀 의외의 지식들, 혹은 친구한테 써먹어 보고 싶은 포인트들도 많이 보인다.

프랑스어 ami, 이탈리아어 amico, 스페인어 amigo는 동사 amare(사랑한다)에서 파생된 친구라는 뜻을 가진 단어들이다. 미국에서는 amator(사랑하는 사람)를 친구라는 뜻으로 쓰려고 보니 영어에는 이미 freind라는 단어가 정착되어 있었단다. 그래서 amateur(아마추어)라는 뜻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보통 풋내기나 실력없는 사람을 아마추어라고 표현하는데 어원을 보면 '그 일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어원을 가진 단어인 것이다. 프로가 아니면서도 어떤 일을 너무 사랑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아마추어 라는 단어가 갑자기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가. 이렇게 별거 아닌 어원이라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고, 재미있는 법이니까.

 

저자 : 김대웅

 

저자 김대웅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나와 문예진흥원 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지금은 충무아트홀 갤러리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커피를 마시는 도시》, 《그리스 신화 속 7여신이 알려주는 나의 미래》, 《제대로 알면 더 재미있는 인문교양 174》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 《배꼽티를 입은 문화》, 《반 룬의 세계사 여행》이 있다. 번역서로는 《마르크스 엥겔스 문학예술론》,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루카치 사상과 생애》, 《영화 음악의 이해》, 《무대 뒤의 오페라》, 《패션의 유혹》(공역),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영어 이야기》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자는 비움의 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이 세상에는 쓸모 없는 것, 쓰임이 없는 것은 없다고 가르쳤다. 또한 인간의 흥망성쇠는 온 지구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기 때문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설파했다. 무엇보다도 장자는 덜어냄으로써 비워내는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장자의 비움 교훈은 2000년을 넘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장자가 살던 시대에서 했던 고민은 지금 이 시대에 와서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선과 악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지적한 말이다.

2300년 전의 사상임에도 불구하고 장자는 인류의 평화와 삶의 행복에 맞닿아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 인위를 버리고 자연의 본성에 순응할 때 진정한 도를 배울 수 있다는 장자의 가르침은 오늘날 부와 편리함만을 좇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우리들은 장자의 가르침을 현대의 창작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하고 있다. 장자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과 교훈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장자의 철학은 한마디로 말하면 '비움'이다. 독자도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배웠다. 다만 더 깊이 들어갈 기회는 없어서 그 정도로만 알고 지내왔다.

 


 

 

코로나로 정신 없이 지나던 작년 어느 날 우연히 본 TV방송에서 어느 학자가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우리가 돈과 편리만 좇다가 이번 기회로 코로나 예방과 함께 인류의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시청한 적이 있다. 이후 독자는 그 분의 말을 곱씹어가며 코로나 방역에 정성을 기울여 생활해 왔다. 그때 그 분은 코로나의 원인이 인간의 부와 편리를 좇는 삶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다. 이 기회에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라는 정도의 말을 했다. 그러나 독자 머리에서는 코로나와 인간의 삶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도 그런 관점에서 읽고 싶었다. 또 책을 찾아 읽다보니 '코로나 19 이후, 『장자』에게 묻다'라는 책도 읽었다. 물론 그 책은 제목처럼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을 다룬다. 디지털 기기와의 소통, 공유, 생명의식, 그리고 시대상황을 춘추전국시대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오늘을 대비시키며 장자의 철학을 얘기한다. 그 역시 시대 통찰력이나 생명에 대한 의식, 소통의 방식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장자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인간 삶의 해법을 장자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꽤 설득력이 있었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독자의 지식이 장자를 잘 몰라서 그 이상의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진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택한 책이 이 책 『장자의 비움 공부』이다.

 


 

 

이 책 소개글은 다음과 같이 나와 있었다.

"현대인들은 앞만 보고 나아가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쓸데없는 것들로 내면을 채우는 것이 아닌 자신의 본연의 마음과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움입니다. 비움을 통해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비움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비움은 자신만의 것을 발견해 가꾸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은 등수나 한 줄 세우기가 아닌 자신만의 'ONLY ONE'을 발견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유교적인 철학 속에서 괴로워했던 저자가 장자를 만나 마음이 편해졌듯이 비움을 통해 치열한 경쟁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들 역시 괴로워하지 않고 참된 자유를 만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 책은 장자의 핵심 철학인 비움 공부를 담고 있습니다. 배움을 강조하는 공자가 당신을 압박했다면, 비움을 중시하는 장자는 당신에게 휴식을 줄 것이고 또한 내려놓음 철학을 통해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삶에 영감을 줄 것입니다."

찾아 헤매던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거침없이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쉬운 말로 잘 설명을 한 인문학자인 저자 덕분에 별 막힘이 없다. 그러나 장자란 인물에 대한 얘기는 많지 않고 시대 배경도 독자들이 모두 아는 것으로 전제해서인지 이 책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독자의 부족한 지식을 탓하며 장자란 인물에 대해 백과사전을 뒤져본다.

 


 

 

장자(莊子, BC 369 ~ BC 289)는 중국 고대 도가(道家)의 사상가다. 이름은 주(周). 송(宋)에서 태어나 맹자와 동시대에 노자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재성은 의심스럽다. 전국시대 말기, 도가의 사상가들이 원본 『장자』(莊子)를 편찬할 때, 이것을 장주(莊周)에게 가탁(假託)하여 『장자』라 명명한 것인 듯하다. 이 『장자』는 공자ㆍ맹자보다 노자와 함께 장자가 존중되기에 이르렀던 한대 초기에, 전국 말 이래의 도가의 논저(論著)를 부가하여 성립한 것으로서, 통일된 체계는 없지만 도가 사상의 역사적 전개를 볼 수 있다.

그 기본적 사상의 중심은 당시 지배자의 지위에서 몰락하고 있던 사상가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에 얽힌 근심과 고난으로부터 관념론적으로 도피하려고 한 인생론에 있다.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은 근심의 근원인 자기의 육체ㆍ정신을 버리고 '허정'(虛靜), '염담'(恬淡)의 심경에 도달하여 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어떠한 것에도 침해받지 않는 자유ㆍ독립을 얻어 세계의 밖에서 초연하게 노니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한 사람이 '진인'(眞人)이다. 이 인생론의 근저에는 세계는 불가지의 실재인 '도'(道)의 표상이라는 세계관과, 개념적 인식과 가치판단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무의미한 것이고 철저한 무지(無知)만이 올바른 것이라고 하는 지식론이 깔려 있다.

이 지식론은 명가(名家)의 궤변이나 전변(田騈)의 제물설(齊物說)의 비판적 섭취에서 성립, 얼마 후에는 세계관과 혼합하여 세계의 존재와 운동은 '도'(道)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존재론, 우주 생성의 전설을 받아들여 태초의 '혼돈'='도'로부터 세계가 유출하였다고 하는 우주생성론 및 음양 오행설을 채용하여 물(物)의 생사(生死)를 기(氣)의 집산으로 설명한 자연론 등이 전개되었다. 『장자』의 새로운 부분에는 위와 같은 생각에 기초하여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인민을 통치한다고 주장한 정치 사상도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철학사전』

 


 

 

세상은 꿈과 같기에 부질없다.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꿈속에 내가 있었던 것일까. ”

이는 장자가 한 말이다.

어느 날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장자가 잠깐 나비가 되었는지 구분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 꿈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모든 사물은 다르지 않다'와 '자연에 깊이 빠진 경지'를 알 수 있다.

현실에서 왕으로 살고 꿈속에서 거지로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 사람은 현실에서는 거지지만 꿈속에서 왕으로 사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즉, 꿈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고, 악몽을 꾼다고 걱정할 것도 없다.

이들은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현대인은 누구든 끊임없이 성장을 향한다. 쉬고 있을 때도 머릿속은 늘 일하는 현장에 가 있고,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쉬고 있으면, 자고 있으면 남에게 뒤처진다는 생각에 쉼도 잠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건강에 위협이 되는데도 그치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잘 살기 위해서. 지금 잘 사는 것 아닌가? 더 잘 살기 위해서. 충분히 매일매일 더 잘 사는 것 같은데. 세상에서 제일 잘 살기 위해서?그런 건 아니지만 남보다 잘 살기 위해서이지. 맞다. '남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일을 잠시도 쉬지 않고 한다. 요즘은 일 잘하고 못하고가 '돈'으로 판단 기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가치 기준이 돈이다. 결국 돈을 남보다 더 벌기 위해 잠도, 휴식도 없이 일만 한다. 돈으로 보상받기 위해.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짜여 있는데 홀로 남보다 다른 가치 기준을 갖기에는 어렵다. 아무튼 돈을 벌기 위해 일만 한다면 과연 잘 사는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헤어나기 어려운 모순, 역설에 빠진다. 처음에는 부정한다. 내가 일을 잘 하니 돈을 많이 버는 것이고, 잘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러나 자신과 남을 그렇게 이해시켜 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찜찜하다. 그렇다면 '돈 버는 기계'이지 '사람 사는 삶'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오래 생각할 시간도 여유 있는 마음도 없다. 이미 그렇게 시스템화된 머리와 육체로 변했으니까. 디지털 시대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자연스럽게 변화된 인간의 모습일까? 독자의 생각은 다소 억지스럽고, 좁은 범위의 생각이긴 하지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봤음직하다. 그래서 일탈이 나오기도 하고, 오히려 예술에 더 빠져들기도 한다. 자신이 인간임을 확인하고 확인시켜주는 곳이 예술이니까.

 


 

 

이 책은 장자의 90가지 말과 저자의 해석, 나아가 ‘비움’의 미학이 어떻게 현 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10가지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꿈 속 나비와 나를 헷갈려 하는 ‘호접몽’처럼 꿈과 현실은 맞닿아 있기에 현실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장자의 철학은 초연함 그 자체다. 불행은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고, 욕심만 버린다면 근심도 없는 법이다. 죽으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져갈 것은 단 하나 없으니 무(無)의 회귀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닌 듯하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일을 벌여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란 뜻으로 해석된다. 또 무언가를 비움에 있어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할 수 있으니 장자의 철학으로 통찰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는 말로 풀이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편안함. 이 책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적용되는 것들을 담고 있다. 건강과 죽음, 사람과의 관계, 지혜와 어리석음, 차별과 평등, 성공과 겸손, 외모와 성품, 소박한 삶과 욕망, 비움과 나눔 등 삶 전체를 아우른다. 특히 지금처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의 변화까지 일어나 혼란스러울 때, 순리에 맡기라고 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다. 힘을 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물론, 무조건 니나노 놀면서 자연에서 풍류나 즐기라는 게 아니다. 무소유와 비움을 강조하지만, 어떠한 상황에 처했든지 모든 것에서 균형을 맞추면 아름다운 삶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아름답고 인간답게 사는 삶, 그것이 잘 사는 삶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장자는 노자의 생각을 더욱 발전시켰다. 물이 굳세면서도 연약하여 모든 골짜기에 물이 모여들 듯이 사람이 결백하면서도 굴욕을 참고 견디면 천하의 골짜기처럼 모든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것이다."(p. 190)

"기교가 많은 자는 수고롭고, 지혜가 많은 자는 근심게 되는 법이다."(p. 255)

 

저자 : 조희

 

인문 고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이 사는 길을 찾는 인문 고전 연구가이자 평론가이다.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을 바탕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통찰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찾아서 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책의 바다에 빠져든지 수십년, 읽은 책은 만여권에 이르러 더 이상 책장의 빈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저자는 현실과 이상을 넘어서는 생각의 근원을 찾아 사유하던 중 장자의 철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왕으로 살아도 꿈속에서 거지로 산다면, 현실에서는 거지지만 꿈속에는 왕으로 사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장자의 철학을 통해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장자는 꿈과 현실은 모두 하나라고 보았다. 저자도 이러한 장자의 철학을 통해 비움을 깨달았고 이를 전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배움을 강조하는 공자가 당신을 압박한다면 비움을 중시하는 장자는 당신에게 휴식을 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장자의 비움 철학을 배울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회 없이 그림 여행 - 화가의 집 아틀리에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난 예술의 숨결
엄미정 지음 / 모요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갔다. 일상은 아니지만 교통기관의 발달로 이른바 '하루면 갈 수 있는 세상'의 모든 길이 어느날 갑자기 막혔다.

이처럼 코로나는 우리의 세상을, 일상을 모두 바꾸어 놓았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 설문조사에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른 것이 '여행'이다. 물론 국내 여행이든, 해외 여행이든 구분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생활 필수 요소인 의식주가 아닌 여행이 선택된 것은 우리 생활이 그만큼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여행을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움의 '대명사' 역할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인간에게는 여행 본능이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풍요로운 생활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구나 하는 성찰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우리가 풍요와 편리를 계속 추구해온 '벌'이라는 급진적 반성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나가도 조금 멀리 나갔다는 느낌은 있지만 우리 일상에 대한 반성할 것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고 교훈적인 지적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책 『후회 없이 그림 여행』의 저자 엄미정의 말도 매우 설득력을 갖는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었다. 연차를 모으고, 차곡차곡 적금을 부어서 때가 되면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하늘 길이 막혔다. 한두 달이면 끝나겠지 했던 팬데믹 상황은 일 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다. 백신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자유로운 해외여행은 언제 가능할지 아무도 점치기 어렵다. 갑자기 조바심이 생긴다. 이러다가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영영 못 보는 게 아닐까. 고흐와 세잔과 마티스의 흔적이 가득한 남프랑스는 아예 가보지도 못하는 건 아닐까.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라는 말은 백번 맞는 말이었다. BTS의 RM조차 팬데믹 상황이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곳은 오르세 미술관이라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그림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라며..."

 


 

이어지는 저자의 말은 저자가 예술, 특히 미술(그림)에 관해 얼마나 극한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단초를 준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품은 여행지가 있다. 고흐의 아를, 세잔의 생트빅투아르 산, 마티스의 니스… 미술사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이라면 살인범이 되어 로마에서 나폴리, 시칠리아까지 도망 다닌 카라바조의 길을 따라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혹은 클림트가 정사각형의 캔버스를 가득 채운 꽃과 물과 하늘을 보러 아터 호수에 가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책에 실린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열망, 직접 원작을 보고 싶은 열망은 언제나 그림 여행을 꿈꾸게 한다. 어쩌면 미술관에 걸린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림 여행은 어느

퇴락한 마을의 성당, 아틀리에, 낡은 집으로 이어진다. 화가의 구체적인 삶의 흔적을 좇는 여행이야말로 그림의 성배를 찾아가는 진짜 여행이므로. 언제 다시 떠날 수 있을까?"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을 쓴 저자는 ‘떠날 수 있을 때’ 떠났다. 미술사를 전공한 뒤 미술책을 번역하고 편집하는 일을 한 터라, 화가의 눈으로 그림을 보고, 풍경을 보고 싶은 열망은 그 어느 누구보다 강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부분의 프리랜서 번역가는 살림이 넉넉지 않다.

프리랜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마감을 맞추느라 시간에도 늘 쫓긴다. 처음 출판사에 그녀가 서른 곳이 넘는 도시가 표시된 지도를 내밀었을 때 이 ‘무모한 여행’에 제대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내심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유레일패스와 항공권을 무사히 손에 넣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여행을 떠났다. 그녀를 배웅하고 올려다본 하늘 위로 날아오른 비행기를 보며, 걱정은 이내 질투로 바뀌었다. 그래, 당신이 위너다!

 


 

저자를 그토록 무모한 여행길로 이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저자가 쓴 책 1장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의 그림 여행은 ‘뒤러의 길’에서 시작되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홀연히 나타난 ‘뒤러의 길’ 사이트를 발견하면서부터다. 정말 이 길이 남아 있다고? 눈이 번쩍 뜨였다.”

뒤러가 첫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그 길, 그가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온몸으로 배우기 위해 떠난 그 길을 따라 걷고 싶은 열망이 저자를 이 여행으로 이끌었다. 이 때문에 저자의 여행에서 '뒤러의 길'은 고난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의 이름이 된다. 그래도 어떤가. 이제 저자에게 뒤러는 도판으로만 보던 화가가 아니라 살아 숨쉬는 육체를 가진 화가로 가슴속에 각인되었을 터다.

 


 

뒤러의 길에서 시작된 그림 여행은 이후 델프트로, 아터 호수로 이어진다. 마르셀 프루스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극찬한 페르메이르의 〈델프트 풍경〉을 보고, 클림트가 빛나는 윤슬을 그려낸 호숫가를 거닌다. 독자가 가본 적은 없지만 프루스트의 말을 빌려 상상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조토의 스크로베니 소성당은 중세가 가고 르네상스가 시작된 현장이지만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 책에는 스크로베니 소성당에 입장하기 전 15분을 대기하며 저자가 느낀 설렘이 생생하게 쓰여 있다. 소포니스바 앙귀솔라는 르네상스 최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여성 화가지만, 유명한 남성 화가들과 달리 정작 그녀의 그림을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단 한 점의 초상화를 보기 위해 시에나까지 달려간다.

카라바조의 도피 행로는 두 장에 걸쳐 이어진다. 도망자를 좇아가는 여행이라 그녀의 여행도 긴박하다. 사하라의 모래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카라바조의 최후를 이미 알고 있는 저자는 내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어지는 여행은 저자의 그림에의 열정을 잘 말해준다. 가는 곳마다 마치 새로운 것을 대하듯 짜릿함과 예술로만 인식할 수 있는 행복한 느낌의 연속이다. 문자나 언어로 표현하기에 벅차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저자의 가슴은 환희로 가득하다. "프랑스는 과연 인상파의 천국이었다.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보러 간 길에 마주친 폴 시냐크의 회고전은 이번 여행 최고의 수확이다. 우연히 보석 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기에 여행은 늘 짜릿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가 요트 여행을 즐긴 뱃사람이라는 사실마저도 새롭게 느껴지고 처음 보는 것처럼 신비롭고 환희로 가득 찬 마음속이 드러난다.

“내 집과 올랭피아(요트)를 정박할 곳만 있다면, 원하는 건 하늘, 바다, 저무는 해뿐입니다.”

저자는 드문 여성화가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서 잠시 쉴 수 밖에 없는 지경이 된다. 발이 퉁퉁 부어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 것이다. 빡빡한 일정은 타국에서 온 열정의 관람객들의 시선이나 처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재촉한다. 심신은 고달프지만 시선이 닿는 곳곳에서 전해지는 '예술혼' 때문인지 힘든 줄도 모르고 또 걷고... 결국 사달이 난 게 아닐까. 안타깝고 안쓰럽다. 저자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여성화가 앙귀솔라. 독자 그 화가의 이름도, 그림도 처음 보지만 왜 그토록 저자가 보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강렬하고 역동적인 카라바조, 신비스럽고 웅장한 엘 그레코 두 거장은 그림만큼이나 삶의 폭이 넓고 자유로웠다. 특히 엘 그레코는 독자도 스페인에 갔을 때 가본 적이 있는 미술관이어서 추억도 새록새록 피어난다.

 


 

저자에 따르면 머리로는 대단한 화가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좋아하기 힘든 화가가 있다. 바로 세잔이다. 아마 대부분의 미술 애호가들도 이 말에 머리를 끄덕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생트빅투아르 산과 마주하면서 세잔은 어느덧 그녀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숲 속에 좁게 난 길을 따라 홀로 걸었던 세잔을 이제 나는 근대 회화의 아버지가 아니라 ‘길 위의 화가’로 먼저 기억할 것이다.”

그림 여행은 마티스를 찾아 떠난 니스에서 끝난다. 처음 마티스의 그림을 보았을 때 세상 물정 모르는 화가의 그림이라며 경원시했던 저자. 하지만 니스에서 마주친 마티스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국 그녀는 2019년에 다시 방스로 떠나 마티스 최후의 걸작이라는 로제르 소성당까지 보러 간다. ‘편안한 안락의자 같은 그림’의 진실을 마침내 발견한 것일까. 왜 독자는 니스에 갔으면서도 마티스를 못 봤을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말이 다시 생각나는 지점이다.

 


 

“그림 여행을 하는 동안 책에서 도판으로만 보던 그림들의 이미지가 도미노처럼 넘어졌다. 도미노가 쓰러진 자리엔 구체적인 공간에서 존재감을 내뿜는 실제 그림의 이미지가 들어섰다. 말하자면 이 여행은 기존에 내가 알던 미술사를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준 중년의 그랜드투어였다.”

저자의 그림 여행 이야기를 읽다 보면, 빠듯한 일정에 쫓겨 여행 내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애가 탄다. 산속을 헤매다 길을 잃고, 기차가 연착되어 일정이 꼬이고, 연간 3백 일 이상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아를에서는 세찬 비바람에 울상이 된다. 여행을 하는 동안 하도 걷고 걸어서 파스 냄새를 향수처럼 달고 다녔다는 그녀. 그럼에도 보고 싶었던 그림 앞에만 서면, 화가가 그린 바로 그 풍경과 마주하게 되면, 여행길의 모든 고난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감사한 마음과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교차한다. 독자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무모하지만 아름다운 그녀의 여행에 절로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 그리고 장담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동안 독자들도 역시 그 고난의 여행길에 오르고 싶은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질투는 독자들의 몫이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설명에 따라 화가들의 생가, 작업실, 가족, 그들이 지나온 길을 지나니 자연스레 그림과 사연이 하나가 되어 다가온다. 한 예술가를 향한 시선은 어떤 순간, 어떤 공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모두 다를 수 밖에 없고 작가의 일생을 놓고도 감정의 농도가 다르기에 매번 같은 작가의 이야기를 읽어도 새롭게 다가온다. 내가 알고 있던 페르메이르의 델프트의 풍경 속 '노란벽의 작은 자락'은 어느 곳을 의미할까. 이렇듯 예술작품과 문학(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 만나면 그 의미가 더 심오해진다. 오랜만에 도슨트와 함께 서양화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한 박물관을 한바퀴 돌아본 느낌은 대단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잃은 것만 있는 게 아니라 그림에 대한 책을 찾아 잘 읽은 덕분에 그림을 대하는 태도도 성숙되고 이해도 한층 높아진 느낌이어서 구름 타고 박물관을 돌아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황홀하고 환희에 벅차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들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후회 없이 그림 여행'이라는 제목의 깊은 뜻이 이제야 가물가물 보이기 시작한다.

 

저자 : 엄미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사회학을, 동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뒤 예술서 편집자로 출판사에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편집자로 일한다. 매일 예술과 지식의 숲에서 그림과 글자 사이를 오가며 고군분투한다. 주말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유적지를 답사하는 여행자로 살고 있다. 책을 만들면서 예술가들 역시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고, 그들의 삶과 예술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그림 여행’을 떠났다. 『후회 없이 그림 여행』이 그 첫 결실이다. 옮긴 책으로 『그림을 본다는 것』, 『판도라의 도서관-여성과 책의 문화사』, 『죽음과 부활, 그림으로 읽기』, 『모던아트-인상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의 역사』, 『조지아 오키프』, 『살바도르 달리』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종병기 복음 - 복음 촉복의 아이콘 시리즈 3
이영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 『최종병기 복음』은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사역하기 위한 전도 방법서다. 저자 이영철 목사는 1만 명의 불신자(不信者)를 전도한 후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기독교인들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대표적인 복음전도지로 ‘사영리’를 들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이는 사영리의 복음 전도가 복음을 가볍게 한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복음을 전혀 들을 길이 없는 이에게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도 필요하다는 것이 기독교인들의 바람이리라. 저자는 그 동안 전도를 한 내용을 요약한 ‘3분 브릿지’를 책을 통해 설명한다.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3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서 한 영혼을 구원하는 탁월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혼자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서 요즘 교회에서 전도훈련 교재로 사용하면 좋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배우고 실천하면 탁월하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고 강조하고 있다. 독자는 크리스찬이 아니어서 저자의 말을 열심히 배운다는 입장에서 경청해보기로 했다. 저자는 현대인들을 전도하는 데 딱 맞는 3가지 특징을 꼽고 있다.

첫째, 복음을 전할 때 변론이 없다.

둘째, 시간이 짧다.(3분)

셋째, 인격적으로 예수를 영접한다.

 


 

책에서 저자는 똑같은 예수를 믿고 살지만 복음을 전하는 순간 당신은 엄청난 사람이며, 당신이 전한 복음이 어둠을 가를 것이라고 말한다. 이로써 죽은 영혼이 살아난다고 주장하는 것.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참된 생명은 육신에 있지 않고 영에 있다. 그리고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되도록 간략하게 3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전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영혼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데 3분이면 됩니다. 복음에 익숙한 자가 되십시오. 전도는 절대 은사가 아닙니다. 전도가 즐겁고 당신의 사역과 삶이 행복한 현장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누구나 혼자서라도 쉽게 3분 브릿지를 익숙하게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복음의 진수를 장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기회는 지나가 버리며 다시는 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할 것은 하나님의 최종병기인 복음을 3분 만에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비기독교인인 독자가 쓸데없는 계산일지 모르지만 하루에 5명씩 복음을 전했다고 가정하면 1년이면 1500명이 넘는 숫자이다. 이렇게 7년을 해야만 1만 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된다. 모르는 이에게 복음을 직접 전하는 일은 하루 한 명에게도 쉽지 않을 터인데 저자의 복음 전도의 열정은 대단하게 느껴진다. 책에서 저자도 지적했지만 특히 현대인들은 과학적이지 않는 내용에 대한 설명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의심부터 한다. 과학적 계산과 편리성에 이미 수백 년간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일상이 매우 바쁘기 때문에 낯선 이의 대화에 시간을 오래 두려 하지 않는다. 심한 이는 전하려는 내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수십 년 전 가가호호 방문하며 기독교를 전도하던 분들은 지금은 거의 없는 듯하다. 우선 가족과 친한 사람들 이외의 방문은 탐탁치 않게 여기고 어떤 사람들은 살림살이 살피러 오는 사람이라고 백안시하기도 한다. 이런 현실적 상황 속에서 불신자 만 명에게 복음을 전한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는 일은 어쩌면 매우 귀한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따르면 전도할 때 '브릿지'라는 화살 하나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더욱 더 익숙하게 집중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데 정말 익숙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정확하게 한 영혼을 그리스도께 인도해야 한다. 브릿지를 전할 때 상대방에게 3분을 허락받는다. 그 이유는 상대방에게 언제 끝날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미리 시간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또 성경에서 말하는 유업과 상속권 이야기를 할 때 유명한 자동차, 아파트 같은 고가의 물건을 예로 들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들은 듣는 이로 하여금 그것의 가격과 가치로 인해 다른 생각을 하게 해 복음에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책은 이와 함께 3분 브릿지를 연습할 수 있도록 '실전연습'을 책 뒷부분에 담고 있다. 온전히 숙지할 수 있게 반복해서 연습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사람을 만드셨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죄를 지었고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떠나면서부터 인생에 고난, 질병, 저주, 정신적 질환, 죽음이 찾아왔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것은 하나님을 떠난 죄의 결과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사람은 하나님을 떠나서는 행복할 수 없다. 하나님을 만나면 해결된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으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인생에 진정한 축복이 시작된다. 많이 들어본 '원죄설'과 예수 '구세주설'이지만 다시 들어도 싫진 않다.

 


 

여기서 저자의 말에 더 가까이 집중해본다. 예수 그리스도를 들어본 적도 없는 이가 주변에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나의 가족, 배우자, 자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수수방관하며 하나님이 알아서 개입해 주실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그것은 성경적이지 못하다. 낯선 타인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즉각 순종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어쩌면 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부터 시작해야 한다. 말을 건네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외면하고 모른 척 할 수 없다. 죽음 이후 심판이 있고 영원한 지옥이 있다고 성경은 기록한다. 그 사실을 믿는다면 즉각 복음을 전해야 한다.

 


 

이 책은 결국 불신자보다는 하나님의 말씀 전도자들이 읽어야 할 책 같다. 물론 비신자라고 해서 모를 정도로 어렵거나 종교적으로 일관해서가 아니다. 주된 내용이 전도하는 방법, 즉 비신자, 불신자를 어떻게 하느님의 품으로 데리고 올지를 가르치는 전도서 성격의 책이라는 말이다. 비신자인 독자가 느끼기에 그렇다는 말이다. 저자의 기독교 전파의 열정을 집약해놓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비신자에게도 꼭 기억해야 할 말도 저자는 잊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비록 육신은 이 땅에 살지만 천국백성으로 살아야한다. 우리의 가치관을 예수님이 행하셨던 것처럼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다."

비신자로 계속 살지, 전도됨으로써 기독교에 귀의할지는 아직 자신 있게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독자는 저자의 이 말에 공감하고 꼭 기억해야 할 말로 머릿속에, 가습속에 집어넣고 살 것 같다.

 


 

저자 : 이영철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리전트대학교 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그는 목회자로서 영적, 정신적, 육체적, 환경적 질환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대인들을 치유와 회복에 도움을 주고자 건양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총체적 치유 선교학을 전공했다. 그는 1992년 2월 25일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가지고 수원 온누리교회를 개척하여 불신영혼을 전도하여 주님의 제자로 세우고 있다. 교회적으로 하나님 나라 뜻을 이루기 위해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우간다에 학교와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목회자들을 통합적으로 코칭을 하고 있다. 그의 논문과 저서로는 「열정적 영성을 회복하기 위한 은사 배치 사역」, 《축복의 지경을 넓히라》, 《행복을 위한 축복의 아이콘》, 《상처가 별이 된 사람들》, 《벌거벗은 위인들》 등이 있으며 목회코칭과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