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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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비움의 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이 세상에는 쓸모 없는 것, 쓰임이 없는 것은 없다고 가르쳤다. 또한 인간의 흥망성쇠는 온 지구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기 때문에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된다고 설파했다. 무엇보다도 장자는 덜어냄으로써 비워내는 것을 강조했다.

이같은 장자의 비움 교훈은 2000년을 넘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장자가 살던 시대에서 했던 고민은 지금 이 시대에 와서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 부와 가난, 선과 악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지적한 말이다.

2300년 전의 사상임에도 불구하고 장자는 인류의 평화와 삶의 행복에 맞닿아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 인위를 버리고 자연의 본성에 순응할 때 진정한 도를 배울 수 있다는 장자의 가르침은 오늘날 부와 편리함만을 좇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우리들은 장자의 가르침을 현대의 창작으로 재해석하여 활용하고 있다. 장자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과 교훈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장자의 철학은 한마디로 말하면 '비움'이다. 독자도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배웠다. 다만 더 깊이 들어갈 기회는 없어서 그 정도로만 알고 지내왔다.

 


 

 

코로나로 정신 없이 지나던 작년 어느 날 우연히 본 TV방송에서 어느 학자가 코로나를 지나오면서 우리가 돈과 편리만 좇다가 이번 기회로 코로나 예방과 함께 인류의 삶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시청한 적이 있다. 이후 독자는 그 분의 말을 곱씹어가며 코로나 방역에 정성을 기울여 생활해 왔다. 그때 그 분은 코로나의 원인이 인간의 부와 편리를 좇는 삶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지는 않았다. 이 기회에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라는 정도의 말을 했다. 그러나 독자 머리에서는 코로나와 인간의 삶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도 그런 관점에서 읽고 싶었다. 또 책을 찾아 읽다보니 '코로나 19 이후, 『장자』에게 묻다'라는 책도 읽었다. 물론 그 책은 제목처럼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을 다룬다. 디지털 기기와의 소통, 공유, 생명의식, 그리고 시대상황을 춘추전국시대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의 오늘을 대비시키며 장자의 철학을 얘기한다. 그 역시 시대 통찰력이나 생명에 대한 의식, 소통의 방식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장자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인간 삶의 해법을 장자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꽤 설득력이 있었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독자의 지식이 장자를 잘 몰라서 그 이상의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진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택한 책이 이 책 『장자의 비움 공부』이다.

 


 

 

이 책 소개글은 다음과 같이 나와 있었다.

"현대인들은 앞만 보고 나아가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쓸데없는 것들로 내면을 채우는 것이 아닌 자신의 본연의 마음과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움입니다. 비움을 통해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비움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비움은 자신만의 것을 발견해 가꾸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은 등수나 한 줄 세우기가 아닌 자신만의 'ONLY ONE'을 발견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유교적인 철학 속에서 괴로워했던 저자가 장자를 만나 마음이 편해졌듯이 비움을 통해 치열한 경쟁 사회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들 역시 괴로워하지 않고 참된 자유를 만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 책은 장자의 핵심 철학인 비움 공부를 담고 있습니다. 배움을 강조하는 공자가 당신을 압박했다면, 비움을 중시하는 장자는 당신에게 휴식을 줄 것이고 또한 내려놓음 철학을 통해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삶에 영감을 줄 것입니다."

찾아 헤매던 책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거침없이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쉬운 말로 잘 설명을 한 인문학자인 저자 덕분에 별 막힘이 없다. 그러나 장자란 인물에 대한 얘기는 많지 않고 시대 배경도 독자들이 모두 아는 것으로 전제해서인지 이 책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독자의 부족한 지식을 탓하며 장자란 인물에 대해 백과사전을 뒤져본다.

 


 

 

장자(莊子, BC 369 ~ BC 289)는 중국 고대 도가(道家)의 사상가다. 이름은 주(周). 송(宋)에서 태어나 맹자와 동시대에 노자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실재성은 의심스럽다. 전국시대 말기, 도가의 사상가들이 원본 『장자』(莊子)를 편찬할 때, 이것을 장주(莊周)에게 가탁(假託)하여 『장자』라 명명한 것인 듯하다. 이 『장자』는 공자ㆍ맹자보다 노자와 함께 장자가 존중되기에 이르렀던 한대 초기에, 전국 말 이래의 도가의 논저(論著)를 부가하여 성립한 것으로서, 통일된 체계는 없지만 도가 사상의 역사적 전개를 볼 수 있다.

그 기본적 사상의 중심은 당시 지배자의 지위에서 몰락하고 있던 사상가들이, 뜻대로 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삶에 얽힌 근심과 고난으로부터 관념론적으로 도피하려고 한 인생론에 있다. 이상적인 삶이라는 것은 근심의 근원인 자기의 육체ㆍ정신을 버리고 '허정'(虛靜), '염담'(恬淡)의 심경에 도달하여 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어떠한 것에도 침해받지 않는 자유ㆍ독립을 얻어 세계의 밖에서 초연하게 노니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한 사람이 '진인'(眞人)이다. 이 인생론의 근저에는 세계는 불가지의 실재인 '도'(道)의 표상이라는 세계관과, 개념적 인식과 가치판단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무의미한 것이고 철저한 무지(無知)만이 올바른 것이라고 하는 지식론이 깔려 있다.

이 지식론은 명가(名家)의 궤변이나 전변(田騈)의 제물설(齊物說)의 비판적 섭취에서 성립, 얼마 후에는 세계관과 혼합하여 세계의 존재와 운동은 '도'(道)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존재론, 우주 생성의 전설을 받아들여 태초의 '혼돈'='도'로부터 세계가 유출하였다고 하는 우주생성론 및 음양 오행설을 채용하여 물(物)의 생사(生死)를 기(氣)의 집산으로 설명한 자연론 등이 전개되었다. 『장자』의 새로운 부분에는 위와 같은 생각에 기초하여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인민을 통치한다고 주장한 정치 사상도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철학사전』

 


 

 

세상은 꿈과 같기에 부질없다.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일까. 아니면 꿈속에 내가 있었던 것일까. ”

이는 장자가 한 말이다.

어느 날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는데 나비가 장자가 된 것인지 아니면 장자가 잠깐 나비가 되었는지 구분을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 꿈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모든 사물은 다르지 않다'와 '자연에 깊이 빠진 경지'를 알 수 있다.

현실에서 왕으로 살고 꿈속에서 거지로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 사람은 현실에서는 거지지만 꿈속에서 왕으로 사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즉, 꿈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고, 악몽을 꾼다고 걱정할 것도 없다.

이들은 모두 하나이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현대인은 누구든 끊임없이 성장을 향한다. 쉬고 있을 때도 머릿속은 늘 일하는 현장에 가 있고,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쉬고 있으면, 자고 있으면 남에게 뒤처진다는 생각에 쉼도 잠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건강에 위협이 되는데도 그치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잘 살기 위해서. 지금 잘 사는 것 아닌가? 더 잘 살기 위해서. 충분히 매일매일 더 잘 사는 것 같은데. 세상에서 제일 잘 살기 위해서?그런 건 아니지만 남보다 잘 살기 위해서이지. 맞다. '남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일을 잠시도 쉬지 않고 한다. 요즘은 일 잘하고 못하고가 '돈'으로 판단 기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가치 기준이 돈이다. 결국 돈을 남보다 더 벌기 위해 잠도, 휴식도 없이 일만 한다. 돈으로 보상받기 위해.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짜여 있는데 홀로 남보다 다른 가치 기준을 갖기에는 어렵다. 아무튼 돈을 벌기 위해 일만 한다면 과연 잘 사는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헤어나기 어려운 모순, 역설에 빠진다. 처음에는 부정한다. 내가 일을 잘 하니 돈을 많이 버는 것이고, 잘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러나 자신과 남을 그렇게 이해시켜 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찜찜하다. 그렇다면 '돈 버는 기계'이지 '사람 사는 삶'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오래 생각할 시간도 여유 있는 마음도 없다. 이미 그렇게 시스템화된 머리와 육체로 변했으니까. 디지털 시대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자연스럽게 변화된 인간의 모습일까? 독자의 생각은 다소 억지스럽고, 좁은 범위의 생각이긴 하지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해봤음직하다. 그래서 일탈이 나오기도 하고, 오히려 예술에 더 빠져들기도 한다. 자신이 인간임을 확인하고 확인시켜주는 곳이 예술이니까.

 


 

 

이 책은 장자의 90가지 말과 저자의 해석, 나아가 ‘비움’의 미학이 어떻게 현 시대에 통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10가지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꿈 속 나비와 나를 헷갈려 하는 ‘호접몽’처럼 꿈과 현실은 맞닿아 있기에 현실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장자의 철학은 초연함 그 자체다. 불행은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고, 욕심만 버린다면 근심도 없는 법이다. 죽으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져갈 것은 단 하나 없으니 무(無)의 회귀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닌 듯하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일을 벌여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란 뜻으로 해석된다. 또 무언가를 비움에 있어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할 수 있으니 장자의 철학으로 통찰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는 말로 풀이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편안함. 이 책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적용되는 것들을 담고 있다. 건강과 죽음, 사람과의 관계, 지혜와 어리석음, 차별과 평등, 성공과 겸손, 외모와 성품, 소박한 삶과 욕망, 비움과 나눔 등 삶 전체를 아우른다. 특히 지금처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의 변화까지 일어나 혼란스러울 때, 순리에 맡기라고 하는 것 같아 인상적이다. 힘을 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물론, 무조건 니나노 놀면서 자연에서 풍류나 즐기라는 게 아니다. 무소유와 비움을 강조하지만, 어떠한 상황에 처했든지 모든 것에서 균형을 맞추면 아름다운 삶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아름답고 인간답게 사는 삶, 그것이 잘 사는 삶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장자는 노자의 생각을 더욱 발전시켰다. 물이 굳세면서도 연약하여 모든 골짜기에 물이 모여들 듯이 사람이 결백하면서도 굴욕을 참고 견디면 천하의 골짜기처럼 모든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것이다."(p. 190)

"기교가 많은 자는 수고롭고, 지혜가 많은 자는 근심게 되는 법이다."(p. 255)

 

저자 : 조희

 

인문 고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이 사는 길을 찾는 인문 고전 연구가이자 평론가이다.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을 바탕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통찰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찾아서 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책의 바다에 빠져든지 수십년, 읽은 책은 만여권에 이르러 더 이상 책장의 빈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저자는 현실과 이상을 넘어서는 생각의 근원을 찾아 사유하던 중 장자의 철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왕으로 살아도 꿈속에서 거지로 산다면, 현실에서는 거지지만 꿈속에는 왕으로 사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장자의 철학을 통해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장자는 꿈과 현실은 모두 하나라고 보았다. 저자도 이러한 장자의 철학을 통해 비움을 깨달았고 이를 전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배움을 강조하는 공자가 당신을 압박한다면 비움을 중시하는 장자는 당신에게 휴식을 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장자의 비움 철학을 배울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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