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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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행복이 불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모습이 모두 다른 것처럼 살아가는 모습이나 주변 환경은 같을 수가 없다. 사람의 얼굴이 비슷하거나 닮은 것처럼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살아가는 모습 역시 비슷하거나 닮은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정으로 보나 결과적으로 보나 한 사람의 인생이나 주변 환경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은 소중하고 누구나 행복을 누리고 살 수 있으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게 되는 것 같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느 순간 예기치도 못한 병으로 자신의 삶의 끝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절망과 동시에 살아가야 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자신의 환경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더욱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현실은 냉혹한 법이니까 말이다.

 오랜만에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작가 조정래 선생님의 말씀처럼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합니다.”라는 문장이 몇 번이나 마음과 머릿속에 박혀 버렸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정래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생각할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하는 부자와 가난함은 항상 존재한다. 아니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부자여서 행복하거나 가난하다고 해서 불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 속에 절망적인 상황이 플러스 되면 불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1970년대 시대적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가난한 환경과 서민의 생활이 그 당시에 어떠하였는지를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 ‘복천’을 보며 보이지 않는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에 안타깝기만 했다. 무엇보다 1970년대의 모습이 저러했다는 것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복천’은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농사꾼 생활을 하던 중 부인이 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병원비와 약값과 생활고에 시달려 논도 팔게 되고 결국 남의 소까지 빌려서 몰래 팔게 된다. 그렇게 소를 판 돈으로 자식과 함께 서울로 야반도주를 선택하게 된다. 그 상황에서 ‘복천’은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서울로 왔지만 낯선 곳에서 갈팡질팡하던 중 고마운 떡 파는 아주머니를 만나서 임시 거처와 함께 판자촌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의 야박한 인심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일을 알아보지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그들은 안타깝게 지켜보던 떡 파는 아주머니가 땅콩장사를 권하게 되고 점점 안정된 생활을 시작하던 무렵 손수레를 도둑맞게 되고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준 떡 파는 아주머니는 연탄가스로 가족 모두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 사건으로 잠시나마 충격을 받지만, 자신도 가족을 지켜야 했고 살아야 했기에 칼을 갈아주는 일로 다시 일을 시작한다. 시골의 인심과는 다른 서울 사람들의 인심에 혀를 내두르게 되고 가난은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속임수를 쓰는 나쁜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에 알았던 여자를 보게 되고 그 여자를 보는 순간 지난 과거의 기억들과 함께 당했던 일도 함께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는 과거이겠지만 과거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더욱이 가난은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던 1970년대에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나 환경으로 삶에서 아주 희미한 불빛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으로 설움을 받으며 살아가야 했던 그때 그 시절 그들의 마음을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조금이라도 알 수 있고 느껴질 것이다. 비록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많은 부분을 다 알지 못하지만 「비탈진 음지」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어쩌면 지금도 누군가는 ‘복천’처럼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난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존재하고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결코,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없고 실제로 존재했을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에 국가가 성장하면서 그 성장통과 고통을 겪는 것은 과연 누구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덧붙여 누구를 위한 희생인지도 생각해 본다면 결코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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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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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헤어짐과 이별은 어쩌면 한순간에 예기치도 못한 채로 찾아오기에 그 고통과 슬픔은 두 배로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의 연결된 고리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아픔으로 서서히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이별 혹은 헤어짐이 자신에게 찾아왔을 때 머리에는 온통 혼란스러운 생각들로 가득 차 버릴 것이다. 더욱이 그 헤어짐이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누군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보이지 않는 내면의 갈등으로부터 시작되어 결과적으로 그 만남은 헤어짐 그리고 이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고 지금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미래에 다가오는 사랑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사랑에 대해서 충실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있을까? 어느 날 문득 나 자신도 모르게 사랑이 찾아오는 것처럼 이별도 그렇게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이별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이 이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서 그 이별의 크기가 작거나 크거나 하는 기준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이별과 받아들일 수 있는 이별의 정도는 이별을 경험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고 많은 이별 중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연애하고 사랑을 하며 결혼이라는 종착역에 다다르게 되면 가족 혹은 가정이라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겨난다. 서로서로 의지하며 부부로 살아가면서 자식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꿈꾸는 것은 당연한 바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하면서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싸움도 할 것이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하며 아픔과 슬픔, 분노도 느끼게 되겠지만, 서로가 그 과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끌고 간다면 절대 바라지 않는 ‘이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별에 관해서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구구절절 언급하는 것은 우연히 제목 때문에 읽게 되었지만 「홀로서기」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과 책을 읽으면서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삶이 현실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려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버려진 여자의 마음속의 깊은 내면을 잘 묘사하고 있기에 단순하게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도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이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줄 알았고 결혼생활 역시 누구나 꿈꾸는 평범한 삶을 생각했었던 그녀였다. 그녀의 이름은 ‘올가’였고 올해 나이 서른여덟이었다. 그리고 소중한 그녀의 아이 둘과 결혼 15년 차라는 주부의 타이틀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헤어지자고 느닷없는 말을 내뱉었고 그런 그녀는 일방적으로 그 헤어짐이라는 통보를 인정해야만 했다. 왜냐면 남편에게는 그녀 자신도 몰랐던 다른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통보 이후 그녀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 마음에는 큰 상처가 되었고 몸은 두 아이를 책임져야 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기에 자연스레 몸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두 가지의 고통을 한꺼번에 이겨내야 하는 그녀였기에 남편을 향한 그녀의 마음은 점점 증오와 분노 그리고 배신의 감정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아이들 역시나 함께 그 고통을 지켜봐야 했고 아이들도 그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어느 날, 집에서 키우는 개가 영문도 모른 채 죽어버리고 심지어 아이까지 아파진다. 그렇다. 그녀는 개가 왜 죽었는지 자신의 아이가 왜 아픈지에 대한 관심이 없을 만큼 남편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에 곪아 있던 큰 응어리는 키우던 개가 죽음으로써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 큰 상처가 된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던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이별이라는 통보로 상대방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그것을 견뎌내고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이 이야기를 통해서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결코,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아니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고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것이 아닌 서로 사랑해서 새로운 울타리에서 출발했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 변하면서 그 사랑이 깨어지고 울타리도 무너져버린 슬픈 현실에 그 고통을 혼자서 극복하고 견뎌야 했던 그녀의 삶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져 왔다. 때로는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 상황을 그녀가 빨리 받아들이기를 바랐던 마음도 있었다. 이 이야기는 그녀의 심리적 묘사를 상당히 잘하고 있었다. 그녀가 겪어온 내면의 고통을 하나씩 극복하고 이겨내면서 천천히 아물어 가는 마음의 상처로 그녀 자신이 변화하고 마음가짐을 달리한다면 마음도 아름다워지고 겉모습도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즉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내면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홀로서기」에서 그녀는 진정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비록 그녀가 아파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은 자신이 만들어 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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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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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에서는 천재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천재 과학자, 수학자, 물리학자, 음악가 등등. 다양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이른바 우리가 말하는 ‘천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인구수를 고려해 봤을 때 천재만 기억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학교 다닐 때에도 1등 하는 학생만 기억하는 선생님처럼 우리의 삶이나 인생에서 천재 혹은 1등은 무의식 혹은 의식 속에서 기억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 사회에서 학벌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학벌이 높아지면서 똑똑한 사람도 자연스레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천재들이 이 세상을 바꾸었을까. 천재가 있기에 바보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가 아닐까 한다.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꿈꾼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똑똑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바보처럼 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바보가 되라는 것도 아니며 바보처럼 살아가라는 것도 아니다. 바보인 것처럼 하되 정작 그런 사람이 오히려 더 똑똑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역사와 세계를 바꾼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바보 Zone」은 저자 《차동엽》 신부님의 책이라서 나도 모르게 궁금증이 생겼다. 이전에 그의 책을 ‘무지개 원리’를 통해서 많은 공감을 받았었고 무지개 원리의 힘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바보 Zone」이 더 궁금해졌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 바보 리더십의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천재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똑똑한 사람들보다 ‘바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은 하나같이 모두 바보였다는 것임을 말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책에서도 모두 천재들만 소개하고 있었기에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떤 인물들이 바보였고 그들이 어떻게 세상과 역사를 바꾸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의미하는 ‘바보’라는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른바 우리가 알고 있는 바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서 혹은 세상을 살아가며 타인과 혹은 사회의 어떤 일원과 어울리지 못하고 아웃사이더처럼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즉 사회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이를 일컫는다. 이 책에서는 ‘12가지 블루칩’과 ‘바보 철학 12훈’이 적혀 있었는데 많은 공감이 되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에 적혀 있는 것만으로 실천만 한다면 자신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그 실천이 어렵다는 사실에 하나하나 체크를 해서 자신의 인생과 삶을 위해서 책에서 언급하는 것을 실천한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차동엽 신부님처럼 희생과 봉사로 바보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 이 책은 누구나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사고나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고 봉사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자신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행동하거나 실천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기적인 마음과 자세를 버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바보’로 살아가라는 것임을 차동엽 신부님은 말씀하고 싶어하셨나 보다. 그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해 조금 더 나은 삶과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 “바보처럼 꿈꾸고, 바보처럼 상상하고, 바보처럼 모험하라!”라는 말처럼 현대 사회에서 꼭 실천해야 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 중에서 차동엽 신부님의 「바보 Zone」은 색다른 자기계발서였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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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씨의 최후
스칼렛 토마스 지음, 이운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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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철학자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주인공이 철학자라는 사실에 어려운 내용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설이었고 주인공 ‘에어리어 만토’는 영문학과를 전공하지만, 철학과 과학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래서 철학과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사고 실험에 관련된 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이었을까.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일찍 퇴근할 수 없었고 그러던 찰나 우연히 발길이 갔던 헌책방에서 「Y씨의 최후」라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 책은 ‘저주받은 책’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말이 많은 책이었고 많은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다. 「Y씨의 최후」는 토머스 E. 류머스의 작품으로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 현재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주인공은 겁도 없이 이 책을 사서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점 그 내용으로 빠져들어 가게 되고 Y씨는 다른 사람의 의식으로 들어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그 책에 쏟아 붓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다른 사람의 의식으로 들어가면서부터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책 내용 중에서 어느 부분은 찢어진 페이지가 있었다. 아마도 그 부분은 마법의 물약 같은 것을 조제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찢긴 페이지를 뒤로하던 중 갑자기 행방을 감춘 지도교수 ‘벌렘’의 책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찢어진 페이지의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알게 된 방법으로 ‘트로포스피어’로 들어가게 되고 CIA의 등장으로 더욱 긴박해지기 시작한다. CIA 요원은 그녀가 자신의 앞을 막는 대상이었기에 제거해야 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의 의식을 넘나들며 일은 점점 커지고 자신을 제거해야 하는 CIA의 요원을 막기 위해 이 책을 처음에 쓴 ‘토머스 E. 류머스’를 만나 이 책을 쓰지 않게 해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의식을 조정하겠다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과연 그녀는 「Y씨의 최후」를 쓴 ‘토머스 E. 류머스’의 의식을 조정할 수 있을까.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동감이 있다. 주인공이 철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모르는 부분도 있었지만, 소설이기에 철학적인 요소는 많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누구나 쉽게 이 책을 읽어내려 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인셉션》이 생각났다. 누군가의 의식에 혹은 기억이나 꿈에 들어가서 그것을 조정하고 변화시키는 것을 소재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헌책방에서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발견하면서 누군가의 의식을 조정하고 현재의 공간에서 제3차의 공간을 보여주는 의식세계를 바탕으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전개된다. 

 일반 소설보다 조금 독특하게 느껴졌던 소설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3의 세계라는 소재로 의식과 무의식이나 시공간 그리고 또 다른 세계를 통해서 봐서는 안 되는 것들, 한마디로 금기시되는 것에 호기심을 보인 주인공 덕분에 새로운 공간이나 경험을 엿볼 수 있었다. 가끔 방송에서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해할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의식이 있는 삶을 살면서 무의식으로 공간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통해서 색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 때론 긴장감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그 재미를 더해주기에 주인공 ‘에어리어 만토’가 의식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그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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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전거여행 - 산길.들길.바다.오름. 두 바퀴로 만나는 제주 풍경화!
김병훈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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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여행이나 자신의 취미생활을 통해서 느낀다면 더 큰 행복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가 행복을 느끼고 싶어하지만 늘 멀게 느껴지는 행복이기에 그 기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요즘처럼 현대 사회에서 여유롭게 살아간다는 것은 힘들다. 여유로운 것은 돈이나 재산이 아닌 마음의 여유를 의미한다. 바쁘게 살아가고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에 거기에 발맞추기 위해서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러므로 자연스레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있고 스트레스로 때문인 각종 질병이나 마음의 병이 생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마음의 치유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을 위해서 마음의 여유를 조금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한다. 이를테면 등산한다든가 수영을 한다거나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취미 생활 중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웠다. 무엇보다도 체력이 바쳐줘야겠지만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를 통해서 마음의 여유와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보다 조금 색다른 여행이 아닐까 한다. 몸은 힘들지 몰라도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느끼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여행 코스가 생겨나고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자전거 도로도 점차 생겨나고 있다. 이 부분에는 환경문제도 고려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매연도 줄이고 나쁜 공기도 줄이자는 취지에 자전거 길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기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제주 자전거여행」이라는 책을 통해서 제주도와 자전거 여행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제주도에서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는 코스로 제주도의 풍경과 주제별로 코스까지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자전거 여행의 초행길이라고 할지라도 이 책으로 제주도와 자전거 여행의 두 가지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로 이동을 하지만 자전거로 달리는 제주도의 모습은 또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자동차처럼 빠르게 지나온 길도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지나치며 풍경을 눈과 마음에 한 번 더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관광지를 비롯하여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 13개 코스로 색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제주도에도 자전거 길이 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때론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과 운동도 함께 되는 일거양득의 여행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는 총 36개의 코스로 되어 있기에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여 여행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지도와 숙식에 대한 정보도 있기에 알찬 내용이 가득하였고 라이딩을 하는 기본적인 부분부터 장비체크까지 설명하고 있기에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이 책은 필수적이지 않을까 한다. 

 한 때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서 이곳저곳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무것도 모르고 페달을 밟으며 달리기만 했는데 이 책을 보니, 제주를 자전거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 모두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제주도의 모습을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느끼고 눈에 담는 것이야말로 색다른 여행이 아닐까 한다. 다들 바쁘고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이지만 조금은 여유와 즐거움을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위한 길이 아닐까 한다. 비록 자전거가 취미가 아니더라도 자전거 여행은 꼭 한 번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라이딩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한 제주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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