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민지의 영어혼공 - 혼공러를 위한 영어 실력 급성장의 비밀
임민지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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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학원, 인강과 문제집으로 촘촘하게 채워지는 공부 일정.

그 일정을 빠지지 않고 소화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

문제가 무엇일까?’ 고민하거나, ‘이 방향이 맞나?’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잠시 멈추어 점검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그래서 애초의 목표 지점과는 멀어지면서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그저 나아가기만 하는 공부의 시간을 보낸 사람은

과연 혼자 공부가 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외국어라니.

, 노래, 영상, 뉴스 등 공부하기 위해 사용할 콘텐츠도 풍부하고

AI가 점점 섬세한 표현까지 해내는 번역기 및 영상통화 등으로

현지의 원어민과도 이야기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가도

수강료를 내며 인강이나 학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별 것 없다.

 

1. 내가 하는 공부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2. 나태해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먼저 해보고 성공한 방법들을 다양하게 모아서 취향껏 고를 수 있도록 한

<헤이민지의 영어혼공>은 처음부터 '혼공'을 목표로 쓴 책이니만큼

혼자서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활용 만렙'의 희열을 느끼게 한다.




미드나 영화, 동영상을 활용해서 섀도잉을 하고 

받아쓰기(딕테이션), 디지털 혹은 핸드라이팅 필사로 영어의 구문과 친해지는 법,

북클럽이나 시사토론 동아리를 만들어서 온라인 스터디로 함께 하는 법도

꿀팁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혼공'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것은

수많은 사이트와 방법들을 어떻게 제대로 활용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였다.




내가 하는 발음이 맞는지 셀프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사이트의 제시+활용법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무료 사이트 목록과 특장점을 함께 제시->선택을 쉽게 하는

책 제목에 나와있듯이 '해보겠다는 마음'이 있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영어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실력별 학습 전략이 가득 담겨있어

읽는 내내 감사한 마음이 무럭무럭 자랐다.


'이렇게까지 판을 깔아주는데, 그 판에서 놀아봐야지!' 라는 즐거운 마음과

'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이 뿜뿜되는 책을 만나서 기분 좋다! ^^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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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가리로만 할까?
박정한.이상목.이수창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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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말하지 않고 밈으로 무한 활용이 가능한 화법을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책의 화끈하고도 솔직한 제목을 보면 끌릴 수 밖에 없다.



<왜 아가리로만 할까?>의 표지는 그야말로 뼈를 때려 순살 만드는 어록의 향연이다.

'오늘도 해야지 해야지 -두 번 반복한 것이 핵심이다- 하며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와

이불을 덮고 휴대폰은 이불 위에 둔 상태로 눈만 말똥말똥 뜨고 누워있는 캐릭터까지.

그야말로 아가리 내공만 키워봤던 사람들은 이해를 넘어 공감 100%를 찍을 요소가

한 가득 담겨있는 제목과 표지.

여기서부터 매력포인트 +10인 상태로 들어갔다.


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들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미루기'를 미루고 말 뿐인 위로는 그만 하고 그만 듣자며

밥 먹듯이 후회를 소주에 말아 먹는 것 대신에 아가리 탈출 대작전에 합류하라는

3명의 저자 박정한, 이상목, 이수창은 오래도록 친구이며 이 책의 저자라는 점을 

제외하곤 각자의 삶의 궤적대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며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뛰어난 점도 있지만 인생에 있어 쓴맛을 본 비율도 꽤나 채운 그들이 

이 책에서 정의하는 '아가리'는 다음과 같다.

아가리: 명사. 입으로만 한다고 말해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 


책은 의지를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다양한 아가리들의 사연과 사례 제시로

이 세상에 나만 아가리처럼 사는 것은 아니라는 동질감과 안심을 채워주고

아가리들이 양산되기 쉬운 사회적 환경을 짚어주며 좌절감과 죄책감을 덜어주다

'아가리 탈출할 수 있어'에 해당하는 Level 4에서 탈출 방법을 구체적으로 방출한다.




총 230여 페이지에서 p.125부터 시작되는 Level 4까지가 책의 절반이라면

마지막 장인 Level 4와 5가 나머지 절반을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실용성(!)이 돋보였고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의지박약과 마음가짐이 문제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들은 별로 없겠지만

언제나 다짐하고 결심하며 실천에 이르는 기간이 짧고 주기가 반복된다는 것에

슬슬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안 될거, 마음이라도 편하자~'며 타협의 길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체력과 의지가 바닥이어도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사소한 방법이

오래도록 실천하는 비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들은 잘 알고 명확하게 보여준다.


루틴-습관-바이오리듬으로 궤도에 올라타는 연습 혹은 몸풀기의 시간을 갖고

대개의 아가리들이 운명처럼 가지고 다니는 소위 '완벽주의'와 '큰 그림'에서 벗어나

일일 목표양을 30%로 줄여서 부담을 확- 줄이고 체력도 적절히 안배하라는 말은

아량과 포용력 같은 정신계의 능력은 육체적 체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절절히 느끼고 있는 요즘 나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면서 극공감을 불러왔다.

 

덕질과 몰입으로 매일의 행복을 알알이 즐기며

한번 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목표'를 

지금, 여기에서 누려가며 살자는 저자들의 멋진 말들에 '생활력'이 붙는 까닭은

자신들도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고 끊임없이 실천중이라는, 

어찌보면 자기계발서로서는 가장 금기할 만한 실패담을 솔직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될까, 말까를 고민하고 따져보고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해보자. 

무엇이든 -범죄가 아니라면- 해보고, 경험해서 삶에 굳은살과 근육을 붙여보자.


인생이 팍팍할 때는 Level 1, 2,3으로 공감하며 정서적 위로를 받으며 힘을 얻고

원기옥처럼 힘이 조금이라도 모일 성 싶을 때는 Level 4, 5를 오가며 실천할테닷!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왜아가리로만할까 #박정한 #이상목 #이수창 #도서출판들녘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아가리대탈출 #말은늘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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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마음은 명상 - 하루 한 번, 나를 배려하는 셀프 컴패션 연습
아리미쓰 고키 지음, 이미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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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챙기고 아끼기.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몰아치는 일, 지켜야 하는 기한이나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나'는 내가 감당하면 되는 존재여서 곧잘 뒷전이 되기도 한다.


일이나 인간관계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라는 사람 한 명이 없어도 세상은 -야속하게- 잘도 돌아가겠지만

적어도 나와 나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 의미 없는 곳이다.

그리고 미련하게도 그 중요한 사실을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새삼 깨닫는다.


내 마음과 건강, 혹은 존재 자체가 

먼지처럼 흩어지고 바닥을 치며 산산이 부서지도록 스스로를 몰아세우기까지 하면서 세상이 정하고 권하는 것들을 해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하기 위함이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면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된다.


혹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 던져주는 시련과 고난 앞에서

무력감과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마음챙김, 마인드풀니스, 셀프 컴패션은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그 상태에 머물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힘주어 얘기하며,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며 아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더 괜찮은 나, 어제보다 성장한 내가 되어야 한다고 채근하고

'나와의 경쟁'의 무한 쳇바퀴로 자신을 몰아넣어 끝나지 않는 불안 속에 빠지지 말고

완벽주의라는 허상에 갇혀 타인도, 내면의 나도 결코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없는

기준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서로를 배려하며 협력하는 셀프 컴패션.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복을 바라고 배려하는 마음을 전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셀프 컴패션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친절해지는 자세를 연습하라고 권한다.


굳이? -ㅁ-++ 하고 입이 삐쭉- 튀어나올 참에 사무량심에 대한 글을 읽으니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곧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깨우침을 얻게 된다.


자비로움.

자신의 이미지를 부족한 대로, 생긴 그대로 받아들이며 

더욱 넓어지는 이해심과 겸허함, 그리고 애쓰는 존재에게 갖는 연민과 애정이

나를 스트레스에서 해방시키고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차려 보자.


하루에 적어도 한 번, 한 가지씩이라도 

기꺼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어 실천하는 셀프 컴패션의 방법으로 

오늘도 잘 살아낸 나를 위로하는 힘을 얻는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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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회사 오신 날 - 사무실에서 따라 하면 성과가 오르는 부처의 말씀들
댄 지그몬드 지음, 최영열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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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들었다는 건, 지금 사무실에 부처님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

원래 마음이 괴롭고 상황이 안 좋을수록 -혹은 그렇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돌파구를 찾게 되는 것이니까.


이 때가 바로 '마음챙김'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비슷한 유형의 책들을 한 두 권 정도는 보았던 내공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의 시즌 2에서, 웃긴 장면이 나온다.

능력도 있고 스펙도 쩌는데다가 인물마저 잘났는데 환아를 진심을 돌보는 참의사.

안정원 선생님은 형제자매들이 모두 수도자인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자제로,

본인도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를 그만 두고 성직의 길을 걸을까 고민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별명이 '생불' ㅎㅎㅎ


종교간의 차이는 감안하고서라도, 동양권에서 누군가를 '부처'라고 불러줄 때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고 그만한 평판 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상황과 사람에 쉬이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영적인 충만감에 가득 차서 평탄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속세의 더러움과 불의함에 타협하거나 물들지 않고 진=선=미의 삶을 보여주는

그런 부처님이 회사에 오신다면 어떨까??

(부처님, 괜찮으시겠어요?;;;;)


부처님 vs 그 사람.

에서 그 사람의 존재가 바로 머리 속에 떠오른다면, 

어쩌면, 당신의 회사 생활은 명확하게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문제일까? '자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남'과 '상황'의 변화를 끈질기게 희망하는 

'나'의 문제일까?



이 책의 저자 댄 지그몬드는 작가, 데이터 과학자, 선승이다.

유명한 SNS 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했고, -과거형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미국 잡지에서 선정한 '당신이 알아야 할 비즈니스 천재 20인'에 뽑히기도 했다.


순간 순간이 변하고 숫자가 그 사람의 성과로 치환되는 정글같은 곳이

비단 저자만 근무한 사무실만은 아니겠지만

누구든 먹고 살기 위해서 남의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라면

그런 곳에서 만난 사람들끼리라도 서로 긍휼히 여겨도 모자랄 판에

까딱- 약한 모습을 보이면 먹혀버린다는 약육강식같은 살벌함에 긴장도 해야하는

'일터'에서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일은 속세를 떠나 수행만을 하고 사는

수도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부처님은 일하지 않았다는데, 

그렇다면 부처님이 주는 말씀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면

더더욱이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왕자로 태어나도 유한한 인간인 이상 '삶'이 주는 고통을 모두 피할 수 없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구걸'로 다른 사람이 그날그날 주는 대로 먹고,

아무리 애를 써도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포용하고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음으로, 다른 존재/상황으로 뻗어가는

분노, 탓, 경멸,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지치지 않게 꾸준히 수행하고 정진하는 부처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다고 책을 읽으며 느꼈다.


부모님이나 어른의 보살핌을 무조건적으로 받는 어린 시절을 지나

내 힘과 능력으로 무언가를 쟁취하며 기쁨과 성취감, 만족감과 우월감을 느끼다가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헛되게 노력하며 지쳐가는 자신이 포기하지 않도록

제대로 돌보고 싶다면 모든 행동에 마음을 쏟고 휩쓸리지 않게 중심을 잡는

오롯이, 충만하게 생활하는 방법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책 속에는 관념적인 '마음챙김'보다는 

실제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책에서 읽은 것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차근차근 풀어놓는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 속에 일어나는 변화,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을 무심하게 대하지 않고 따뜻하게 돌보는 마음.

여기저기 바람에 휘날리듯 부대끼지 말고, 흔들리는 그 순간의 감각도 깨우치며

내가 사는 삶을 채우는 과정에 욕심을 내리고 여유를 갖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그게 참.... 실천이 어렵네. ㅎㅎㅎ


그래서 수행의 길에는 도반이 필요하구나~ 싶다.

나만 바뀐다고 해결되는 '사무실'이 아니므로

나의 노력은 노력대로 하되, 나와 비슷한 괴로움에 빠져 구원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이 책을 슬쩍- 들이밀어보아야겠다. ^^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처님회사오신날 #자음과모음 #댄지그몬드 #최영열 #문화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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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8
한진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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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팬데믹으로 나라 간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탁 트인 바다와 이국적인 풍경, 맛있는 먹거리 그리고 '청정 자연'의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관광지로서의 제주의 매력이 작년과 올해 매우 핫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라고 말하는 것이 슬프긴 해도- 백신 접종으로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면

과연 제주도의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언어가 통한다는 장점,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제외하고서는

사실 비싼 물가, 맛집 혹은 SNS에 올리기 좋은 사진찍기로 즐기고 보여주는 여행,

관광지 마다 몰리는 인파와 그로 인해 쌓여가는 쓰레기, 망가지는 환경으로

제주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점점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고 짓다말고 버려진 건물이나 

깎이거나 메워지는, 혹은 콘크리트로 덮여가는 오름들과 해안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라는 것은 한가로운 감상이고 슬프고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에 대한 여행 안내서, 가 아니라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는 주제로 

우리나라 곳곳에 새겨진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발견하고 소개하는 시리즈인

대한민국 도슨트에서 <제주 동쪽> 을 출간했다는 소식에 반갑고 기대가 되었다.




제주의 동쪽은 '성산'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성산은 1만 8천 신들의 본향이자 강인한 해녀들의 땅이 성산이다.


<제주 동쪽>의 저자 한진오님은 제주도의 문화 예술가이다.

제주도 신화와 굿을 배우고 연구하며 문학, 연극, 음악, 미디어아트 등

전방위로 예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관광지', '즐기는 곳'이라는 허상에 가려진

제주가 가진 내밀한 역사와 문화, 아픔과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책 곳곳에서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새삼 '타자화', '대상화'가 얼마나 사람과의 관계를 얄팍하게 만들고

사람의 내면을 외롭게 만드는지 깨달아갔다.



지금은 뭍의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지만,

예전에 제주도는 말과 문화가 사뭇 다른, 그래서 뭍 사람들이 '귀양'을 가는 곳이었다.

망망대해의 끝부분에서 육지를 가늠하며 언제 다시 복귀할 지를 꿈꾸던 제주의 바다.


속을 알 수 없는 미지가 공포가 될 수도 있지만,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로 생계를 꾸려가는 해녀에게는

그들의 노동을 오롯이 인정받는 물질이 곧 힘=권력이 되기도 했다는 것,

그리고 무속신앙도 마을과 직업마다 각각 다른 수호신을 모셨다는 것도

신기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바람과 돌이 많은 제주도라도, 

농지가 많은 서촌에 비해 동촌은 상대적으로 척박했고 

이것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성정과 기질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외면하거나 잊혀지게 두어서는 안되는 4,3.

지금의 제주를 보면 결코 상상하거나 떠올리기 힘든 4.3은 

4월 3일 하루 동안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해방의 혼란기,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이념갈등이 극악의 형태로 표출되고

당시 제주의 30만 명 인구 중 -공식적인 숫자로만- 3만 명이 학살된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되던 날까지 이어진

7년 7개월 동안의 잔인한 역사였다.


3여년의 시간 동안 대한민국 전국을 생지옥으로 만들었던 6.25 전쟁도

결국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역사를 가진 한국인들의 얽히고 설킨 비극인데

육지도 아니고 바다로 막힌 섬에서 피아가 구분되지 않은 학살과 복수의 행위가

무려 8년에 가깝게 벌어졌다는 점이, 

그리고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한달 살기, 1년 살기로 제주도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육지 사람이 아니라,

몸이 그곳에 있든 없든, 제주도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

꾸준한 애정과 관심, 아끼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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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제주역사 #제주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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