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매우 재밌게 읽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의 리뷰가 궁금해져서 들어와 봤는데, 평균 별점이 짜서 놀랐다.
-별 시덥잖은 책들엔 팍팍 주더만. 제기랄:-)

정말 구절구절마다 공감되고 옳은 얘기들 -
생기가 줄어들어 생기있는 식물에 관심이 생긴다라던가, 마음에 관심사가 점점 넘쳐 오지랖이 된다던가, 옛날 것에 대한 회귀 회고에 대한 얘기들, 삭신이 조금씩 자신이 없어짐, 비교적 낯작이 두꺼워지지만 그래도 노년에 비하면 아직은 젊음의 끈을 놓지못해 초조하고 불안한 감정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하지만 결국엔 어떻게 감춰도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중년의 포스라던가.

읽으며 계속 비어져나오는 실소를 참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풉- 풉- 거리며 읽었다.

사실 요즘
점점 트로트가 편안해진다거나(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 웃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주름과 함께 눈꺼플 쳐짐이 보인다거나, 이젠 처녀적 옷은 (설령 맞다고 치더라도) 더 이상 품위가 없어보이는 것 같아서 입기 힘들다거나, 관리가 잘 된 또래 여자를 보면 거르지않고 질투가 난다거나, 항상 날카롭고 비판적이었던 시선이 점점 동글동글해지는 것 같은 느낌에 초조함이 생길때가 있다거나- 처럼

뭔가
형용하기 힘든 부분들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데
묘하게 (늙어감을 드러내는 듯한) 치부같은 생각도 들고, 상담할 사람도 마땅찮고 해서 곤란했던 나에겐


사이다같은 책이었다.
- 얼추 십년 선배님의

결혼을 안해서인지 원래 그런 투인지 사카이준코씨의 말씨는 좀 뾰족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좀 날 선 미혼이던 아이랑 둥그래진 기혼이던 결국 똑같이 중년으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고, 누구나 나이를 먹어간다.

나만 특별하지 않다는 걸 자꾸 깨닫게 되어 한 켠에 서운함도 있지만, 뭐 덕분에 편해지지 않았는가.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흘러가는 것이다.

- 물론 미래에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생긴다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
참, 표지그림 참말 귀엽다. 정말 의뭉스럽게 깜찍하지않나.
덧붙여 나이 40이전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