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우스가 파이아케스족의 나라에 머물면서 환대를 받던 와중 유흥거리인 운동경기를 권해받았다)
그러자 에우뤼알로스가 면전에서 그에게 시비를 걸며 이렇게 말했다.
”나그네여! 인간들 사이에는 실로 많은 경기가 있지만
보아하니 그대는 경기에 능한 사람 같지는 않구려.
오히려 그대는 장사하는 뱃사람의 우두머리로
노 젓는 자리가 많은 배를 타고 일삼아 오가며 고향에서 싣고 가는 화물을 생각하거나 고향으로 싣고 가는 화물과 탐욕스럽게 얻은 이득을 생각하는 사람 같고 경기하는 사람 같지는 않소이다.“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친구여! 그대가 한 말이 곱지 않구려. 그대는 무례한 사람 같소이다. 이렇듯 신들께서는 몸매든 지혜든 달변이든 사랑스러운 것들을 만인에게 다 주시지는 않는 법이오.
어떤 이는 생김새는 누구보다 빈약하지만 신께서 그의 말을
우아함으로 장식하니 사람들은 그를 보고 기뻐하고
그는 달콤하고도 겸손하게 청산유수처럼 말하지요.
그래서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 가운데 돋보이고
그가 시내를 걸어가면 사람들은 신처럼 그를 우러러보게 되지요.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생김새는 불사신들과 같지만
그의 말은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지요.
그대도 그와 같아서 생김새는 매우 돋보여 신들께서도
달리 더 훌륭하게 만드실 수 없겠으나 지혜는 빈약하오.
그대는 도리에 맞지 않는 말로 내 가슴속 마음을 흥분시키는구려.
나는 그대가 장담하듯이 경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며
내가 아직도 내 젊음과 두 손을 믿을 수 있던 시절에는
일인자들에 속했다고 자부하오. 그러나 지금 나는
불행과 고통에 붙들려 있소. 인간들의 전쟁과
고통스러운 파도를 헤치고 오느라 모진 고생을 겪었기 때문이오.
그렇듯 모진 고생을 고생을 겪었지만 그래도 경기는 해 보이겠소.
그대의 말이 내 마음을 할퀴고 그대가 말로 나를 분기시켰소.“
오뒷세우스는 이렇게 말하고 겉옷을 입은 채 벌떡 일어서서
아주 큼직하고 두꺼운 원반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파이아케스족이 저희들끼리 던지곤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거운 것이었다.
그가 원반을 빙글빙글 돌려 억센 손에서 내던지자 돌이 윙윙
소리을 내며 날아갔다. 그러자 돌이 날아가는 기세에 눌려
이름난 뱃사람들인 긴 노의 파이아케스족이 땅에 엎드렸다.
돌은 그의 손에서 가볍게 내달아 모든 사람들의 표시 너머로 날아갔다.
(하략)
----
정말 아프게 치고 싶으면 잘 어르고 난 다음에 쳐라.
마음에 거리 낄 것이 없는 사람은 도움을 받는 자리조차 당당하고 느긋하다.
사람들 앞에서 아직 ’내가 그 전설의 오딧세우스‘ 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 이런 식의 -슈퍼맨이 힘을 숨기고 있다가 잠깐씩 드러나는 모양, 복선들은 정말 짜릿한 맛이 있다.
그리고 오뒷세이아가 두꺼워진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