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옷들은 벗어버리고 바람에 떠밀려 가도록 뗏목은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두 손으로 헤엄쳐 파이아케스족의 땅에 닿도록 노력하세요. 그대는 그곳에서 구출될 운명이니까요.
자 이 불멸의 머릿수건을 받아 가슴에 두르세요. (중략)“

여신은 이렇게 말하고 그에게 머릿수건을 건네주고는 섬새처럼 물결치는 바닷속으로 도로 들어가니 검은 파도가 그녀를 감춰버렸다.
참을성 많은 고귀한 오뒷세우스는 심사숙고하다가 지신의 고매한 마음을 향해 침통하게 말했다.

“아아, 괴롭구나! 그녀가 나더러 뗏목을 떠나라고 명령하니 불사신 중 어떤 분이 또 음모를 꾸미시는 게 아닌지 두렵구나.
나는 아직은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거야. 나의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그녀가 말한 뭍은 내가 보기에 아직은 멀리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 할 작정이야. 그것이 내게는 상책인 것 같아. 선재들이 나무못으로 튼튼히 결합되어 있는 동안에는 이곳에 머무르며 고통받더라도 참고 견딜 거야.
하지만 파도가 뗏목을 산산이 박살내면 그때는 곧바로 헤엄칠 거야. 그때는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으니까.”

그가 이런 일들을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 대지를 흔드는 포세이돈이 그를 향해 큰 파도를 일으키니,

_ p146-148


오디세우스의 태도에 이물감을 느꼈다.
신의 의견이지만 무턱대고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생각한 계획 안에 배치함으로서 목적을 위한 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는 모습.
현대인에게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것은 이런 느낌이 아닐까.


그리고, 목숨을 건졌다면 빌린 구명조끼는 바로 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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