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사 모았는데, 심경의 변화로 처음으로 구입했던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분을 한 상태이다.그리고 오랫만에 그의 에세이.이 책엔 하루키의 속내뿐만 아니라내심 궁금했던 성공한 직업 예술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그의 시선으로)풀어 내어져 있었다.내향적인 사람이 서비스업을 하고 소설가로서 다시 은둔을 선택하고. 또 안전한 운동인 달리기를 선택하고.감히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키가 고해하는 성향들 중에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나 역시 내 몸이 동력이 아니라 기구가 끼어서 스피드가 생기는 운동은 믿을 수 없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사실 겁이 많아서) 단순한 동질감을 넘은 작은 감동이었다.이젠 가끔 그 여전했음을 회상하는 것마저 희미해져가는 입장으로서,여전함을 붙잡아두려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귀감이었다.하루키가 이 책을 낼 때 50대였는데,문득 일흔을 넘겼겠구나 싶어 근황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