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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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머릿 속을 반나절즈음 골똘히 들여다 본 느낌이다.
(중요 줄거리 들어있음)
작가의 말에도 씌어있더라. ‘장편임에도 몰두한 작품이고 쉬이 쓰인 곳이 없으니 천천히 읽어달라...‘

겸연쩍게도 잘 쓰인 소설은 천천히 읽히지가 않는 법이라, 점심 후에 낸 짬으로 충분히 잘 읽혔주었다.

초반에 취미와 악취미에 관한 얘기가 나와서 잠깐 멈춰섰다.

작가는 취미라고 말하는 것이 정말 취미냐고 묻는다.
난... 책읽기 인가? 근데 지겨워지면 오랫동안 꼴도 안보는데. 바느질? 마찬가지. 목욕? 도 한동안 시들했고.
쉬지 않고 질려도 계속 하는 것이라면... 아들한테 잔소리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후회하는 것? なるほど (악취미 승리)

누구나 취미보단 (자랑하기 힘든)악취미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중반부 즈음엔 주인공이 ‘너는 왜 이렇게 사냐‘ 고 물어보는 것이 실례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사실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삶에 큰 우여곡절을 가진 주인공 당사자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얘기일 것이다.
주인공의 개똥철학으로 분한 약점.
내 경우엔 남편과 대화할 때 그의 대답이 단호해지고, 그 이유가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면 순간적으로 물러서는 것이 좋다고 느끼는 것? 그런 것이 비슷하려나. 내가 가진 선 혹은 벽, 개똥철학.
- 비록 이런 것들은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이지만 결국 자기가(만) 가장 잘 지키게 되는 게 맹점일 수 있겠지만.

누구나 나에게 이것만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가 있는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이모의 죽음은 내러티브상(필요했지만) 자연스러운가,
모순은 이 소설의 제목으로 어울리는가.
누구랑 결혼할지 맞췄나-

전반적으로는 치기어린 느낌도 들었지만,(주인공 25세)
틀에 박힌 소재로 특별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소설가라면
양귀자는 이름값을 하는 작가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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