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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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선을 참 섬세하게 다듬어 끌고가는 힘을 가졌다.
엘리자베스스트라우트씨.

캐릭터들의 각각의 애티튜드는 그냥 생각하는 대로 나왔다기 보담 오랜 관찰과 고심을 통한 것이 아니었을까.

전편은 뭔가 압박과 부담스러운 기교가 느껴졌다면,
이번 속편에서는 물 흐르듯 힘을 뺀 전개가 편안하게 다가와 한층 무르익은 작가의 솜씨를 엿볼 수 있었다.
- 덕분에 더이상 개인적인 소설 기피증을 들이대 불평을 하기는 좀 힘들어져 버린.

여전히 세상이 변해가는 얘기들을 잡다하게 끌어왔으나 좀 더 세련되게 에둘러 하고 싶은 얘기들을 했고,
작가 스스로가 60대에 진입한 탓인지 중심 인물인 올리브를 전편보다는 능숙하게 컨트롤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솔직히 죽음에 대한 얘기는 불편하다. 진짜로 혼자가 된다는 상상은 더 불편하다.
이 책을 30대나 그 이전에 읽었다면 아마 조금은 더 감상적인 기분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은 살짝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은 듯. - 주인공이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허세 부려봤자 허세라는 걸 인정해야만 할 날이 올 것이라는 느낌이 슬슬 오는 것.

레오나르도다빈치 전기를 쓴 월터아이작슨씨가 주변에 호기심을 가지면 삶이 변한다는 그런 뉘앙스의 얘기를 했었는데,(금붕어라 뉘앙스 정도의 기억이 최선) 이 작가야말로 다채로움을 지닌 눈길로 주변을 바라보며 평생 호기심어린 삶을 살아가는가 싶어,
내심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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