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 취향이 오페라로 모자라, 그림에까지 뻗쳤다.

오래된 볼보(중국제조가 아닌), 8기통 재규어, 싱글몰트 위스키, 우아한 여자의 외적 묘사, 고상한 인테리어 묘사, 영국식 고풍스러움에 대한 찬양, 오뜨꾸뛰르에 대한 존경, 빌어먹을 65c사이즈등

작가 자신의 삶의 추구를 반영하는 듯한 동경어린 취향 (고상의 집착과 천박은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닐텐데, 어찌보면 대단) 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어깨에 힘이 좀 빠진 거 같다- 라는 기분이 든다.
마치 노년을 준비 하는 완숙기에 발을 디딘 듯한.

그놈의 메타포는 하다하다 이데아랑 짝을 이루어 실체화가 되어 나타난다.
거기에 더해, 공간을 초월한 염원(?도 다시 한번 녹아든다.

현실에서 자녀를 가졌으면 여자나 아이에 대한 환상이 이렇게까지 오래 갔을까 하는 생각도.
뭐 그것도 개인 취향이라면 취향이겠지만.

모티브가 난징대학살이니, 2차 세계대전이니 그런 것에 대한 뒷 이야기들이 많이 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눈엔 그것마저 취향.
뭐랄까 깊은 것 같은데 딱히 깊지 않은 이 느낌은
작가에서 추출한 듯한 주인공의 모습처럼(언제나 그렇지만)적당히 에둘러 결국 딱히 내 감정은 한 발 뺀 상태.

어휘의 적절함은 이제 그가 신경 쓸 영역이 못되는가 싶을 정도이며,
전체적으로는 다시 상실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오랫만에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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